올해의 마지막 날이다. 마지막 날이 되다보니 지금 여기에서 무엇을 해왔나를 생각하게 된다. 책을 펴들면 올 한 해 동안 나는 무엇을 읽어왔나를 생각하게 되고, 책상 앞에 앉으면 나는 이 책상에서 올해 무엇을 해왔나를 생각하게 되고, 사람의 얼굴을 보면 올해 나는 이 사람과 무엇을 하고 있었나를 생각하게 되고, 마지막 날에 무엇인가를 남기려 블로그에서 하얀 빈 창을 열게 되니 나는 이 블로그라는 공간에서 무엇을 도대체 써왔던 것인가를 생각해 보게 된다. (...) 그러므로 다른 정리는 다른 곳에서 하고 이곳 블로그에서는 그간 이야기했던 영화들을 다시 한 번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올해의 영화를 이야기하려면 싫어도 정치적인 이야기를 해야만 한다. 늘 어느정도는 그렇긴 하지만, 2012년은 대선이 있었고, 거의 1년 내내 정치를 이야기하던 지극히 정치적인 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화는 그런 정치적인 대중들과 분리되어 이야기할 수 없는 지극히 대중적인 예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 1년 내내 이어진 이야기들 속에 과연 '정치'라는 것이 있었나를 되새겨보게 된다. 그것은 예를 들어 대선 이후에 벌어진 몇몇 이상한 이야기들, 누군가를 패배의 원흉으로 지목한다거나, 혹은 어떤 집단을 몰아세운다거나, 누군가를 비웃고, 조롱하는 이야기들에서도 찾을 수 있다. 그것은 다른 것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월드컵 경기에서 누군가의 실수가 있었을 때 그를 패배의 원흉으로 몰아붙이는 것 같은 것. 그러니까, 이것에는 정치는 없고 스포츠만 있다. 중대한 스포츠 경기가 있을 때 승리하게 되면 누군가를 추켜세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패배했을 때에는 누군가를 희생양을 삼는 것. 왜? 그렇게 해야, 자신은 승리자로 남아있을 수 있으니까. 패배자는 다른 누군가이니까.

 

그러나 정치는 스포츠가 아니다. 정치가 스포츠와 가장 다른 점은 정치는 그 정치의 과정, 그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스포츠라고 해서 그 결과만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정치를 스포츠를 응원하듯이 소비했다. 그것도 가장 나쁜 방식으로 소비했다. 그것은 투표 이전부터 이미 강하게 드러났다. 예를 들어 TV토론 같은 것에서부터 말이다. 스포츠관람자들이 관심을 둔 것은 오로지 어떻게 이길 것인가의 문제였고, 어떻게 토론에서 상대방을 '바를 것인가'의 문제였다. 그러나 그런 스포츠관람자들 자신도 사실은 잘 알고 있듯이 TV토론에서 중요한 것은 '여기에서 무엇이 이야기되고 있는가'이지, '누가 더 잘 이야기하는가'가 아니다. 그러나 어느 쪽에서도 이야기의 화제에 주로 오른 것은 누가 더 나았는가의 문제였다. 그러므로 이후 그런 스포츠관람자들이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모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러나 사실 누군가 때문에 졌다고 말하는 것은 '패배를 내 안에서 다른 곳으로 내보내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심지어는 스포츠에서도 누군가 때문에 졌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에서 혜경(김정은)은 연습경기에서 진게 너 때문이라고 한 선수를 몰아세우는 코치에게 되묻는다. "그런 말이 어딨어? 그럼 이겼을 때는 누구 때문에 이겼다고 할 거예요?" 승패를 중시하는 스포츠에서도 승리하면 모두 때문에 승리한 것이듯이, 패배하면 모두 때문에 패배한 것이다. 하물며 정치에서 더 말할 것이 있을까. 아니 굳이 패배의 원흉을 찾자면, 아마도 그 패배의 원흉을 찾는 생각 그 자체가 바로 패배의 원흉일 것이다.

 

쓸데없이 이야기가 길어졌다. 이번 만큼은 지극히 정치적인 선택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였다. 영화로서의 선택이 아니라 정치적인 선택을 했다고 비난받는 어떤 영화제의 심사위원장과 비슷한 심정이라고 허세를 떨어보자. 아마도 나는 이 인물들이 2012년이 아니라 다른 때 나타났으면 이 인물들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고, 이 영화가 2012년이 아니라 다른 때 개봉했으면 이 영화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올해의 마지막에서 떠오르는 것은 이 인물들과 이 영화들이다. 영화는, 그리고 그 영화를 본 몇몇 사람들만이라도 이들을, 이 영화들을 기억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몇몇 표현과 형식은 S님을 참고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데헷.) 

 

 

올해의 남자 : <토리노의 말>의 마부(야노스 데르즈시)

 

마지막 여섯번째 날, 마부와 딸은 '소멸'된다. 그렇다. 나는 그것을 소멸이라는 말로밖에 표현할 수가 없다. 그것은 급작스러운 것이라기 보다는 예정된 것이며, 파괴라기 보다는 소멸이다. 그리고 영화는 완벽한 무(無)가 남는다. 그것의 영화적인 형태는 그러니까 검은 스크린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자신의 마지막 영화를 찍는 감독의 완전한 종결의 선언인걸까, 혹은 그것을 넘어선 한 세계의 종결이 지금 여기에서 시작되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일까. 그러나 하느님이 육일동안 세상을 만든 후 일곱번째 날 쉬시고는 그 일곱날은 계속 반복되고 있음을 또한 우리는 알고 있다. 아니 나는 종교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우리는 영화관에서 검정색 스크린을 딱 두 번 본다. 한번은 영화가 완전히 종료될 때에, 다른 한 번은 영화가 시작하려 할 때에. 한 영화가 완전히 종료되어야만 다음 영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믿어보자).

 

 

올해의 여자 : <화차>의 차경선(김민희)

 

<화차>의 세계는 부루마블 게임과 같다. 우리는 싫든 좋든 주사위를 굴려야만 하고, 우리는 싫든 좋든 그 판을 빙글빙글 돌아야만 한다. 부루마블 게임에서 아이러니한 점은 때로는 무인도나 감옥이 더 좋을 수 있다는 것. 아, 그 영화에서 깡패도 "나도 차라리 빵이 더 편해!"라고 소리를 질렀던가. 우리가 그 게임에서 떠나려면 파산을 해야만 한다. 그러니까 우리에게는 딱 두 가지의 선택지, 하나는 어떻게든 빙글빙글 돌던가, 아니면 파산해서 영원히 게임에서 떠나든가 하는 딱 두가지의 선택지만 남아있다. 그나마 우리는 파산하게 되면 길 위에서 말을 치울 수 있지만, 불쌍한 차경선은 여전히 기차길 위에 누워 있다. 누군가는 이제 그 말을 치워주어야만 하고, 다른 많은 차경선들을 어떻게 뛰어내리지 않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아야만 한다.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모두가 파산하게 되고 승자 하나만 남으면 결국 게임은 '완전히 끝난다'. 즉 다른 방식으로 모두가 '소멸'된다.

 

 

올해의 영화 : 김일란, 홍지유 감독의 <두 개의 문>

 

나는 사실 이전의 글에서 이 영화의 몇몇 부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적이 있고, 그 의문에 대해 마땅한 답을 여전히 찾지 못하였으므로, 이 영화가 그다지 좋은 영화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무튼 올해의 대선에서 박근혜는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결과적으로는 국민들은 집권여당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러므로 어쩔 수 없이 이 영화를 올해의 영화로 기록하여, 그들, 그러니까 최소한의 자신의 권리를 지키려 그 곳에 올라간 다섯 명의 죽은 철거민들과 어떤 사건인지도 정확히 모른채, 심지어는 그 곳에 두 개의 문이 있다는 사실도 모른채 그곳에 올라간 한 명의 죽은 경찰 특공대원, 그리고 졸지에 범법자가 된 수많은 다른 철거민들과 이상한 기억에 시달릴 수많은 다른 경찰대원들을 기억할 수밖에 없다. (아마도 다른 많은 매체에서 이 영화를 올해의 영화로 꼽은 것은 이 대선과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게 2012년의 영화에서는 나는 적어도 9명의 사라진 사람들은 기억하고 싶다. 그리고 이겼다고 생각한 사람들이나, 졌다고 생각한 사람들이나, 이기고 짐이 아무런 상관도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나 이 9명은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더불어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의 놓친 영화들을 언젠가 보기 위해 기록해둔다. (순서는 없음)

 

1. 멜랑콜리아, 라스 폰 트리에

 

 

 

 

 

 

 

 

 

 

 

2. 밍크코트, 신아가, 이상철

 

 

 

 

 

 

 

 

 

 

 

3. 휴고, 마틴 스콜세지

 

 

 

 

 

 

 

 

 

 

 

4. 크레이지 호스, 프레데릭 와이즈먼

 

 

 

 

 

 

 

 

 

 

 

5. 당신은 아직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알랭 레네

 

 

 

 

 

 

 

 

 

 

 

6. 어머니, 태준식

 

 

 

 

 

 

 

 

 

 

 

7, 도주왕, 알랭 기로디

 

 

 

 

 

 

 

 

 

 

 

8. 레드 마리아, 경순

 

 

 

 

 

 

 

 

 

 

 

9. 파우스트, 알렉산더 소쿠로프

 

 

 

 

 

 

 

 

 

 

 

10. 신의 소녀들, 크리스티안 문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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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 2012-12-31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거핀님이 이 페이퍼를 쓰실줄 알았어요.

영화관 옆 미니 상영관에서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영화를 보고 있는데 자꾸 바람 소리가 들리는거에요. 영화에서 나는 소리인줄 알았는데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영화 소리였더라구요. 그 영화가 '토리노의 말'이었어요.

맥거핀 2012-12-31 17:40   좋아요 0 | URL
진짜 마치 쓸 걸 안 것처럼 바로 읽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바람 소리..보고 나면 집에 와서도 바람 소리가 납니다. 그리고 그 마지막 장면이 자꾸만 눈 앞에서 자동 리플레이가 되더군요.

Arch님과 올해 여러모로 영화 이야기, 책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올해의 마지막 남은 몇 시간 잘 챙기시고, 즐거운 일 빵빵 터지는 새해 되세요.^^ (저는 오늘도 추운 어딘가에 앉아서 술을..;)

프레이야 2012-12-31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거핀님, 영화결산 은근 기다렸어요. 저도 올해 쓰고 싶은 영화이야기가 많은데
너무 밀려버려서 감당이 안 되네요. 뭐든 미뤄두는 건 좋지않은 것 같아요.^^
저, 신의 소녀들, 봤어요. 문쥬 감독의 전작도 봤었지요.
여전히 쉽지는 않은 영화였어요.
종교와 신, 그리고 믿음과 의지에 대해 여러 생각이 들었답니다.
정리해야할 생각들이에요.
화차의 경선을 올해의 여자로 꼽으셨네요. ^^
두개의문도 정말이지 대단했어요. 분노하고 경악하며 봤습니다.

새해에도 맥님의 알찬 영화이야기 즐감할게요. 고맙습니다.

맥거핀 2013-01-01 16:39   좋아요 0 | URL
크리스티안 문쥬의 영화는 그것을 보는 자들의 윤리라는 것을 늘 되묻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럴까, 가끔 그것을 보는 사람들을 영화밖으로 내보내는 듯한 인상마저도 있어요. 여기 앉아서 영화나 보고 있어도 좋아?하고 물으면서요.

올해에는 사람짐으로써 기억되(어야하)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화차의 경선은 가공의 인물이지만, 아마도 그 비슷한 인물들이 분명히 실제로 어딘가에 숨어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영화가 던지는 질문이 결코 가볍지가 않네요.

저도 내년에도 프레이야님의 영화이야기, 그리고 인생이야기 자주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늘 들러주셔서 감사드리구요. 좋은 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소망 모두 이루시는 한해가 되시기를 바랄께요.^^

아이리시스 2012-12-31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랭 레네(전때 말씀하신 그 노장감독이잖아요, 그쵸?) 저 영화 부산에서 개봉을 기다렸는데 상영안한 것 같아요. 신의 소녀들, 제가 부산영화제 예매할 때만 해도 영어제목 [비욘드 더 힐즈]였는데ㅎㅎ 제가 그때 못 가서 표를 환불하러 갔거든요. 제가 표를 샀는데 같이 갈 사람이 아무도 없;; 혼자가기에는 너무 멀고 너무 늦은 시간이었어요ㅠ.ㅠ

영화이야기는 이상하게 쓰는 것보다 남의 것 읽을 때 신나요. 왜 그러지???

네, 성의있게 100줄 이상의 새해인사 해주시면 화풀게요.(아, 저 화 안났었죠?)

맥거핀 2013-01-01 16:48   좋아요 0 | URL
알랭 레네가 1922년생이니까요. 양차세계대전을 10대, 20대때 겪은 이 영화감독이 무슨 얘기를 들려주는지 참으로 놀랍지 않습니까? 그리고 90이 넘은 영화감독이 찍은 이 영화는 실험정신이 가득한 영화라고 하니까요. 단순히 노장의 영화라서가 아니라 새로운 실험으로 가득한 영화라서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인 듯 싶습니다.

하하. 거 말만 들어도 참 아쉽군요. 저도 어렸을 때는 부산영화제 같은 데 가면 밤새 찜질방에 대강 있기도 하고, 새벽 늦게까지 바닷가에 있기도 하고 그랬는데, 이제 나이가 들어서 쿨럭쿨럭 힘들어요. 그래도 아무튼 아쉽네요. 저라도 같이 봐드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

저도 다른 분이 쓴 영화이야기를 읽을 때 더 신납니다. 쓸 때는 사실 힘들어요.ㅠㅠ 그러니 자주 좀 쓰시라는...응?하고 새해땡강을 부려봅니다.

기억의집 2012-12-31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 본 게 하나도 없어요. 쿵=;;

맥거핀 2013-01-01 16:50   좋아요 0 | URL
올해에는 좋은 영화 많이 보세요. 행복한 새해 되시고, 원하는 일이 모두 성취되는 새해 되시기를 바랍니다.^^

Shining 2013-01-01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리노의 말, 과 알랭 레네 영화는 저도 정말 보고 싶었는데ㅠ 저는 '올해의 놓친 영화'에 넣어야겠어요ㅠ 신의 소녀들,은 볼 수 있을 것 같아 그나마 다행이에요 :)

2013년도 라인업이 아주 화려하더군요. 아이언맨, 토르, 슈퍼맨, 킥애스, 스타트렉, 헝거게임, 씬시티, 몬스터 주식회사, 다이하드 등등 속편도 완전 많구요. 엄청 많아서 다 꼽기 힘들 정도인데 우선은(가장 짧은 기다림만 고르자면) 2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과 3월 <장고>와 <스토커>를 가장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 질문. 작년에 쓰신 '올해의 놓친 영화'는 많이 보셨나요?(너무 잔인한(...)질문인가요^^; 정말 궁금해서요ㅠ)

Shining 2013-01-01 23:12   좋아요 0 | URL
어머, 그런데 혹시 S님은 저인가요.....?(아니면 어쩌지;) 대체 어떤 부분을 빌려오신 겁니까ㅎㅎ 저보다 훨씬 잘 쓰시니 말씀하시지 않았으면 몰랐을 거에요....

아니, 말씀하셔도 모르겠는데.....

맥거핀 2013-01-02 18:40   좋아요 0 | URL
잘 모르시나본데 S님이라고 글 되게 잘 쓰시는 분 계세요. 아이리시스님과 친한 걸로 알고 있으니 물어보세요.^^

저는 사실 무슨 맨들 나오는 건 별로 안 좋아해서 맨 씨리즈 나와도 속편들은 패스할 것 같지만, 다이하드는 아마 확실히 볼 것 같군요. 저는 다이하드 씨리즈가 이상하게 너무 좋아요. 다이하드 3편 같은 것은 한 30번 봤을 정도..

저는 말씀하신 영화들도 그렇고(특히 홍상수 감독 영화), 이번에 김지운, 박찬욱, 봉준호가 할리우드에서 찍은 영화들은 다 기대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올해는 전주나 부산 영화제 중에 하나는 가야지,하고 생각을 하고 있구요.^^

아..그 질문만은 안 하시길 바랬건만..은 아니고, 사실 누군가가 물어볼 것 같아서 미리 세봤음.-_- 3편 봤군요.-_-; 그 중에 한편은 그걸 세본날 하나라도 늘리려고 봤어요. -_-;;

2013-01-02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부분의 정치이야기 공감이 가네요. 이기고 지고로 소비해 버리는 것, 누군가를 욕함으로써 나를 '패배'에서 분리시키는 것.. - 여튼 외면하고 싶은 결과이긴 해요. 시민사회가 이 정부의 감시 역할을 해야 한다고 하지만 일단 말이 서로 안 통할 듯한 진한 예감이...
올해의 영화에 대해서 엄청 정치적인 선택을 하셨군요. 토리노의 말은 안 봐서 모르겠고, 화차의 차경선(김민희)가 올해의 여자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맥거핀 2013-01-02 18:44   좋아요 0 | URL
아무튼 저는 박근혜 정부가 성공한 정부가 되기를 바랍니다. 설혹 그것으로 인해 다음 정권에서 새누리당이 또 집권한다고 해도 말입니다. 실상으로는 MB정부가 저질러놓은 일들을 치우기에도 벅찰 것이라고 생각은 합니다만...

네..위에도 그런 개드립을 쓰기는 했지만, 왜 가끔 특정 영화제들이 정치적인 선택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네오 2013-01-02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알라딘 서재에 글을 쓰면서 인사를 안드릴수 없겠던군요(사실 정말 댓글 글씨체가 맘에 안들어서 쓰기가 싫던구요;;),,새해 복 많미 받으시구요,,베스트 영화10을 저도 선정했으므로 언급을 하고 싶던군요,,저의 작년의 최고의 영화는 <파우스트>였습니다,,이유는 그냥 그냥 확 들어오던군요,,물론 그 지루함을 버텨내는 시간은 당연히 저에게도 있었습니다만,,괴테의 팬이기도 하거니와 소크로프의 미학, 윤리, 정치 의식들을 모두는 아니더라도 동의는 하는걸요!! 소크로프는 내가 원하는 워너비의 이상향을 잘 나타내는 것 같아서 좋아요,,그 놈의 제국,제국 주의,,그 권력에 대한 숨길수 없는 그 야욕이 전 좋아요,,아주 많이요^^

맥거핀 2013-01-04 13:48   좋아요 0 | URL
네오님 오랜만이예요. 네오님은 댓글 글씨체에서도 일종의 미학을 찾으시는군요. 댓글 글씨체가 마음에 안들어서 쓰기가 싫으시다니. 저는 위에도 이야기했듯이 <파우스트>를 보지 않았습니다. 사실 <파우스트>는 제가 고전을 읽은 몇 안되는 책 중에 하나라 이 영화가 매우 궁금하기는 하고, 여러 다른 평에서도 상당히 걸작으로 꼽던데 보고 싶군요.

뭐 역시 영화가 좋은 데에는 이유가 없죠. 저도 리뷰를 쓰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그 '확 좋은 것'을 어떻게 설명할 방도가 없어요. 이 영화가 좋다고 이런 저런 이유를 대는 것은 사실 사후적으로 만들어낸 것이고 볼 때는 이거 좋은데, 하는 생각밖에는 못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암튼 네오님도 새해 즐겁고 행복한 한해 되시고, 좋은 영화도 많이 보시는 한해 되세요. (알라딘에서 이제 서평단을 하시니 종종 글은 보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