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예스24 온라인 중고샵에서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 세트의 10권 '너에게로 가는 길'을 샀다. 이 10권의 작가 면면은 그야말로 화려한데, 김훈, 박민규, 윤성희, 편혜영, 정이현, 천명관, 이기호, 김중혁, 박형서, 황정은, 김애란 작가의 단편이 들어있다. 사실 이 시대를 대표한다고 말할 수 있는 작가인가라고 묻는다면 약간 의아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뭐 아무래도 이야기꾼을 좋아하는 황석영 작가의 취향이 반영된 리스트인 것 같다(아마도 대부분 이기호나 박형서를 넣지는 않겠지).


근데 갑자기 왜 이 책을 샀냐고? 지난 번에 카스피님과 도서정가제 얘기를 짧게 한 덕분이다. 내 부실한 기억에 의지하자면 이 책의 출간이 도서정가제 강화 시기와 거의 맞물려 있는데, 당시에 가격이 좀 있어서 한동안 보관 리스트에만 넣어놓고 이거 왜 하필이면 지금 나와가지고..라면서 툴툴댔었다. 그리고 보관함 밑바닥에 두고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잠깐의 대화를 통해 다른 수많은 잊어버린 기억의 책들과 함께 갑자기 수면 위로 떠올랐달까. 근데 지금 보니 왜 이렇게 구성이 좋고, 작가들의 면면이 화려할까. 어디 가서 이런 작가들의 단편을 둥글둥글 엮어서 읽으며 황석영 작가님의 해설을 곁들을 수 있을까.


그래서 뒤늦게 책을 구하려고 며칠 째 모든 사이트를 뒤적거리고 있는데, 지금은 아예 절판 상태라 책을 구하기가 쉽지가 않다(아마도 판권 문제인 것 같다). 세트를 한꺼번에 사는 게 목표였는데 드래곤볼 모으듯 1권씩 차례차례 모으는 수밖에는 없을 것 같다. 일단 10권부터 시작해서 역순으로 한 권씩 모으며 읽어나갈 예정. 그러니까 책은 일단 눈에 보일 때, 살 수 있을 때 사야한다. 아니면 이 꼴 난다니까.


덧.  

그러니까 문학동네 담당자님은 재출간 간만 보지 말고 빨리 시행하시고요. (문동 카페에 재출간 추진중이라는 말이 있기는 했다. 2021년쯤인데, 아직도 추진중은 아니겠지.) 혹시 파실 분 있으면 저한테 빨리 파세요. (예스24에 10권 세트가 50만원에 올라와 있기는 한데 아무래도 그건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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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6-03-28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쿠 이미 절판되 선집이나 전집을 중고로 구매하시는 어려운 길에 들어가셨네요.뭐 저도 가끔 뒤늦게 절판된 책을 구매하기 위해 헌책방들을 뒤진 경험이 많은데 특히 선집이나 시리즈등은 세트로 구할려면 비싸고 낱권으로 구할려면 언제 다 구할지 막막하기 그지 없더군요.
맥거핀님 구하시려는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 세트를 다 구하시길 기원합니다^^

맥거핀 2026-03-29 15:54   좋아요 0 | URL
네 그 잘못된 길로 가고 있네요.ㅎㅎ 그니까 예전에 봐뒀을 때 사야했는데 이제와서 후회해봤자 늦었죠. 한 두 권 빼고 원하는 책만 사볼까 싶기도 하지만 세트라는 게 또 이빠지면 보기 싫은 거 아마 다들 마찬가지일 거구요.
문학동네에서 가격 좀 올려도 좋으니 어서 재출간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아마 안해주겠죠. (아냐 해줄거야. 해주겠지?)

cyrus 2026-03-29 0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몇 년 전에 알라딘 중고 서점에서 찰스 부코스키의 《팩토텀》을 만났어요. 작가 이름을 알고 있었지만, 사서 나중에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그냥 지나쳤지요. 지금 생각하면 그때 사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 절판된 《팩토텀》의 제일 싼 중고가가 오만 원이 넘거든요. ^^;;

맥거핀 2026-03-29 15:57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책이라는 건 눈에 보일 때 사야하는 물건입니다. 사실 절판된 책들 보면 프리미엄이 붙어서 터무니없는 가격들이 많은데, 가끔 보다보면 맘 상하기도 해요. 아니 이걸 이 가격을 주고 사야 하나 싶어서..그럴 때는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는 걸로 마음을 달래보기는 하지만 아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