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말에는 주로 밀려있는 <씨네21>과 <한겨레21>을 번갈아가며 보았다. <씨네21>을 한 권 다 읽고, 다시 <한겨레21>을 한 권 다 읽고, 다시 <씨네21>을 다 읽고, 다시 <한겨레21>을 다 읽고...주간지라는 것을 그렇게 읽어야할 의무란 없을 테지만, 이상하게 집어들면 처음부터 빼놓지 않고 모든 기사를 꼼꼼이 읽어야겠다는 이상한 의무감이 생겨난다. 어렸을 때 매일매일 신문을 장시간 읽었었는데, 그러고보면 예전에 신문을 읽을 때에도 나는 신문 1면부터 마지막 면까지 차례차례 모든 기사를 읽었던 것 같다. 중간에 있는 경제면들 기사는 정말 재미가 없었지만, 어쨌든 그렇게 모든 기사를 빠짐없이 읽고나면 이상한 만족감이 생겼고, 뭔가를 많이 알게된 듯한 착각에 휩싸이곤 했다. 뭐 글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주간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빼놓지 않고 읽는다고 해도, 그 중 기억에 남는 꼭지는 몇 개 뿐이지만, 나는 나머지 것들도 어딘가 머리 뒤쪽 잘 안보이는 틈에 조금씩은 들어가게 된다고 믿는 편이다. 그렇게 단편적으로 기억된 것들이 차곡차곡 쌓여 나중에 뭔가를 이야기하거나, 글을 쓰게 될 때 힘을 발휘하게 된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럴 때에는 처음 빛나게 기억했던 것들은 모두 그 빛을 잃어버리게 되고, 차곡차곡 쌓인 것들에 자리를 내주게 된다.

 

그런데 요즘은 또 온라인 상으로 많이 글들을 읽게 되니 머리가 점점 다르게 재조직되는 것 같다. 도대체 온라인 상에 있는 글들은 어떻게 읽어야 되는지 알 수가 없다. 위에서부터 차례로 읽어야 되는 것인지, 아니면 중간에 다른 색으로 강조되어 있는 부분을 먼저 보아야 하는 것인지, 사진이 들어간 부분을 먼저 읽어야 하는지 아니면 그 밑에 댓글부터 먼저 읽어야 하는 것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그리고 굳이 그렇게 하려고 하지 않더라도, 반짝반짝하는 것들이 먼저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그것들을 먼저 읽어버리게 되고, 글의 전체 맥락을 파악하는 것은 점점 요원해진다. 아니, 어쩌면 내가 아직도 온라인 상에서의 글들을 조직하는 법에 대해 익숙치 않아서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PC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스마트폰이 나오고, 그리고 그 안에서도 트위터가 있고, 카톡이 있고, 사진으로 말하기(카카오스토리) 같은 것이 있으니 점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새로운 것에 익숙해질 즈음에 늘 또다른 새로운 것이 나와 그 익숙함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것이 좋은걸까, 나쁜걸까.

 

2.

지나간 <씨네21>을 읽는 것은 늘 힘들게 만든다. 놓쳐버린 좋은 영화들이 너무 많았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예를 들어 <워 호스>에 대한 평에서 이 영화는 반드시 필름으로 보아야만 그 진가를 알 수 있다고 하는데, 그 진가를 맛볼 기회를 (잠재적으로) 영원히 놓쳐버리고 말았다. 이제 집에서 DVD나 컴퓨터 파일로 본들, 도대체 그 '진가'라는 것은 알 수가 없게 되버린 것이다. 물론 사실 조금 이해가 안되기는 한다. 필름으로만 맛볼 수 있는 진가란 게 도대체 뭐지? (뭐 예를 들어 MP3로는 절대 체험할 수 없는 극상의 경험이라든가, 수입산 냉동육으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맛이라는 글들을 보는 것과 비슷한 느낌.) 필름으로 보면 디지털로는 보이지 않는 무엇인가가 보일 것이라는 이야기인데, 그 무엇인가가 도대체 무엇일까. 예를 들어 필름으로 보면 말갈기의 미세한 털들이 더 선명하게 보이게 되고, 그 와중에 그 털들의 오묘한 물결무늬들이 뭔가 깨달음을 주는걸까. 그건 아닐 것 같은데, 말갈기의 털 같은 건 디지털로 도리어 더 잘 보일텐데. 아무튼 가까이에는 디지털밖에 없고, MP3밖에 없고, 물론 수입산 냉동육밖에 없다. '그 맛'이나 그 '극상의 경험'은 어떤 몇 사람을 거친 후, 그저그런 언어들로 마모되어 도대체 처음의 형태를 알 수 없는 거친 입자로만 나에게 전달된다.

 

반면 지나간 <한겨레21>을 읽는 것은 재미있다. 지나간 기사들은 몇 주 후의 전망을 하고 있는 경우들이 상당히 많은데, 나는 이미 그 전망이 현실이 되어 도래한 세계에 살고 있다. 타임머신을 타고 몇 주 후에 와있는 느낌이다. 예를 들어 몇 주 전의 <한겨레 21>에서는 불법사찰이 김종익 씨나, 남경필 전의원의 경우 등 몇몇 한정된 범위에서가 아니라 보다 큰 범위로 행해졌을 가능성에 대해 미세한 희망을 걸고 있는데, 아니나다를까 불법사찰은 보다 대규모로 저질러져 왔음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선거 전망도 그런 측면에서는 재미있고, 선거가 끝난 이후에 이 전망의 기사들을 보는 것도 꽤나 재밌으리란 생각이 든다. 아무튼 간에 나는 아직 어느 정당을 지지할지 정하지 못했다. 지역구 의원의 경우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정통민주당 3명의 후보 밖에 없으니 비교적 선택이 쉬운데, 정당의 경우 어느 정당에 한 표를 던질지 고민스럽다. (통합진보당과 진보신당, 녹색당 3당을 놓고 '열린 마음으로' 고민하고 있다.) 그나저나 이번에는 너무 비슷비슷한 이름의 정당들이 많아 계속 헷갈리고 있다. 순전히 이름만 놓고 비슷한 계열로 묶어보면 민주통합당-정통민주당이 있고, 새누리당-한나라당이 있고, 통합진보당-진보신당이 있고, 국민생각-국민의 힘-국민행복당이 있고, 친박연합-미래연합이 있다. (그리고 양쪽 모두가 펄쩍 뛸 일이지만, 기독자유민주당과 불교연합당도 같은 계열로 묶을 수 있을 것 같다.) 도대체 뭐가뭔지 알 수가 없고, 5호16국 시대를 보는 느낌에 참 애매하고 어지럽다. 이거 뭐 애정남에 질문이라도 올려야 하나.

 

3.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 곧 개봉하게 될 영화 <인류멸망보고서>에 대해 보았더니 매우 흥미가 생긴다. 7년 동안 고이 잠자고 있다가 2012년 지구멸망에 맞춰 지각 개봉하게 된, 마야인이나 꿀벌에게 고마워해야 할 영화. 세 개의 스토리가 있는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인데, 하나는 역시 어김없이 등장한 좀비 이야기이지만 나머지 두 개는 꽤 흥미롭다. 하나는 인터넷으로 정체모를 사이트에서 당구공을 주문했다가 전 지구를 멸망 위기에 빠뜨리는 소녀에 대한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절의 가이드 로봇이었다가 스스로 깨달음을 얻어 (무려!) 설법을 하게 되는 로봇에 대한 이야기란다. 나도 매일 설법을 하시는 공자봇을 가까이 모시고 있는데 어찌 흥미가 가지 않을 수 있으랴. (예를 들어 트위터의 공자봇이 어느날 공자님 말씀만을 그대로 줄줄이 읊다가 깨달음을 얻어 스스로 새로운 말씀들을 창조해내기 시작하는 이야기라면 어떨까.)

 

최근에 단기적으로 관람 1순위로 놓고 있는 영화는 야마시타 노부히로의 <마이 백 페이지>인데(츠마부키 사토시와 마츠야마 켄이치를 보는 것도 물론 당연히 중요하다. 그거 무시 못한다. 누가 소녀들의 미남 사랑을 욕하랴), 이 영화도 동등하게 올려놓아야 겠다. 이와 별개로 중기적으로 기대하고 있는 영화는 리들리 스콧의 에일리언 프리퀄 <프로메테우스>이고, 장기적으로 기대하고 있는 영화는 아오야마 신지의 <도쿄 공원>이다. 아오야마 신지의 모든 영화를 최대한 찾아서 봐야겠다..그래야겠다..고 한지가 3년째인데, 아직도 그러지 못하고 있다.

 

4.

주말에 에드워드 양의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을 보고, 내친 김에 <하나 그리고 둘>을 보려다가 이것마저 보게 되면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을 것 같아서, 애써 참았다.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257분짜리 영화인 이 영화는 늘 25.7분짜리 영화로 느껴지고, 2570분 후유증이 간다. 

 

5.

<한겨레21>에서 본, 미 앨라모고도 폭격장에서 실시된 인류 역사상 첫 핵폭탄 실험을 참관한 토머스 프랜시스 패럴 미 육군 준장의 당시 상황 보고.

 

"(핵폭발의) 결과는 전례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장엄하고, 아름다웠고, 엄청났으며, 두렵기도 했다. 인간이 만들어낸 것 중에 이 정도로 엄청난 힘을 가진 현상을 전에는 본 적이 없다. ...주변의 모든 봉우리와 크레바스와 산등성이에 불이 밝혀졌다. 직접 목도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묘사가 불가능할 정도로 투명하고 아름다운 빛깔이었다. 폭발 직후 엄청난 후폭풍이 실험 참관자들에게 불어닥쳤다. 거의 동시에 소름 끼칠 정도로 강력한 천둥 소리가 이어졌다. 마치 심판의 날을 경고하는 듯했다. 우리 나약한 인간들이 신이 독점해온 힘을 탐하는 불경을 저지른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오펜하이머의 탄식 "이제 나는 죽음, 곧 세계의 파괴자가 되고 말았다."

 

(주: 그걸 아는 사람이 그래?) 

 

이어지는 기사의 한 대목.

 

"그해 8월 6일 새벽 2시 45분 에뇰라 게이를 몰고 티니언섬을 출발한 티베츠 대령은 같은 날 아침 8시 15분께 일본 히로시마 상공에서 '소년'(리틀보이)이란 암호명으로 불린 폭탄을 떨어뜨렸다. 폭탄에는 패럴 준장(주:위의 그 '패럴'이다)이 직접 써 넣은 글귀가 있었단다. '히로히토에게, 사랑을 담아서. T. F. 패럴.'"

 

이 부분을 읽다가 뭔가 형언할 수 없는 기분이 된다.

 

6.

키보드가 문자들을 씹어먹어서 더 이상 길게 쓰지 못하겠다. 특히 'ㄴ'자를 자주 잡아먹는 걸로 봐서 이게 맛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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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 2012-04-04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영화가 좋다' 봤는데 그주에 소개하는 영화가 거의 대동소이하네요.
인류멸망보고서는 잘 만들면 괜찮을 것 같은데 소재의 신선함을 잘 살리지 못할 확률이 커보여요. 예고편으론 낚이지 않는데 김지운이래니까 동하기도 하고. 은교랑 건축학개론이 보고 싶던데요.

저도 신문이랑 잡지 다 읽으려는 편이에요. 맥거핀님이랑 비슷한 의도도 있고, 실제로 뭔가 남는 것 같기도 하거든요. '같기도'가 문제지만. 씨네21에선 김혜리 기자의 영화일기랑 김영진 평론가 글이 참 좋아요.

맥거핀 2012-04-03 21:24   좋아요 0 | URL
그럴까요? 이거 잘 살리면 정말 괜찮은 영화- 흔히 말해서 철학적이고 우주적인 세계관을 담았다고 하는 -그런 영화가 나올듯도 한데요.^^ 저는 건축학개론은 영 마음이 동하지가 않지만, 은교는 보고 싶기는 해요.

전 씨네21에서라면 정한석이나 김도훈 기자, 남다은 평론가 글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이 사람들 글을 읽으면 이름을 보지 않더라도 아..이 사람이 썼군, 하고 알 수 있을 것 같아요(뭐 하다못해 배우 인터뷰 같은 걸 해도). 김혜리 씨도 본인만의 특징적인 글쓰기가 있는 편이죠.

2012-04-03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이 글 재밌어요. / 신문을 첨부터 끝까지 다 읽으면 한시간 반 ~ 두시간 걸리던데... 매일 이렇게 읽으면 뭘로든 도통할 것 같아요. / 필름으로 영화보기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극상의 체험같은 건 혼자 해봐야 외로움의 극치일 뿐이라 자랑은 커녕 자괴의 대상이더라구요. 예를 들어 시사회 당첨되어 혼자 봤는데 넘 재밌었던 어떤 영화는(나의 아름다운 비밀인가 하는 제목인데..) 이후 개봉을 안 해서 시사회장의 소수 낯선이들과 수입업자, 이렇게만 본 영환데요. 이런 경험 극상으로 해봤자 허무 쓸쓸만 합디다. 영화는 어쨌든 소통과 공유가 최고던데요?! 아니, 필름에서만 보이는 말갈기 빛깔에 깨달음이 숨어있을지 모르지요..ㅎㅎ

맥거핀 2012-04-03 21:31   좋아요 0 | URL
그래요? 아무도 잘 모르는 영화보면 좋을 것 같은데..시사회에서 보고, 결국 개봉하지 않은 영화..어째 멋있지 않나요? 소통과 공유의 재미도 좋지만, 혼자서만 알게 되는 비밀 같은 거도 좋아요. 아..근데 시사회는 어째 혼자서 못가겠더라구요. 표 줄 때 물어보잖아요. 그 때 1장이요, 그러면 왠지 민망해서.

예를 들어 시사주간지를 매주 한권씩 정독하면, 어느 정도 평균 이상의 상식들을 갖추게되기는 하는 것 같아요. 시사주간지는 정치에 경제에, 외교에, 문화에 조금씩 조금씩 다 다루기는 하니까. 뭐 딱히 써먹을 데가 없어서, 술자리에서 구라+썰을 풀 때 뿐이라는게 아쉬운 일이기는 하지만.

<워 호스>를 보게 되면 말갈기를 집중해서 보겠습니다.

Shining 2012-04-03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지금 -볼 수 있는 영화 중- 보고 싶은 영화는 <디어 한나>. 시네테크에서 상영중인데
다음주 주말에 갈 수 있음 보는데 그날 놓치면 못봐요ㅠ 그제는 <만추>를 다시 봤습니다.
전 이 영화가 왜 이렇게 좋을까요?-_-

필름2.0 폐간의 충격 이후 영화잡지를 통 안 봤네요. 지금이라도 재창간 안될까요ㅠ

2012-04-03 1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03 11:57   좋아요 0 | URL
동시에 이 글을 보고 있었군요-ㅎㅎ 저도 필름2.0 이후론 영화잡지구독계에서 길을 잃었져.. 씨네는 가끔 사서 봐도 재미가 없어요~.

맥거핀 2012-04-03 21:35   좋아요 0 | URL
저도 <만추>가 좋아요. 아..근데 이거 DVD나 IPTV에 나왔나보군요. 요즘에 <만추>를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있는 거 보면. 1년이 넘도록 DVD가 안나와 도대체 안나오는 이유가 뭐냐면서 많은 분들의 애를 태웠던 영환데.

저도 필름2.0도 보고, DVD2.0도 (부록 좋을 때만) 사서 보고, 아주 가끔은 스포츠2.0도 봤어요. 필름2.0이든 키노든, 뭐 다른 거든 좋으니, 영화담론을 다루는 잡지들이 많아졌음 하는 바람입니다. (Shinging님이 나중에 재창간을 직접 추진해 보심 어떨지..)

2012-04-03 2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2-04-03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시사인과 한겨레 신문 구독자입니다만,
이 즐거운 시기에 제대로 읽지 못 하고 수북하게 쌓여있는 중입니다. 아쉬워라...
예전에 시네21과 한겨레21도 같이 구독했는데 도저히 다 읽지 못 하겠고, 시네21이 당최 저랑 맞지를 않아서 포기했답니다. 책이랑 영화는 다른건가봐 이렇게 결론내리구요. ^^

집에 못 본 DVD가 몇장인지 모르겠습니다.... ㅠㅠ.

필름으로 본다, 음, 꼬옥 집에 장비 마련할만한 돈을 버셔서, 집에서도 보실 수 있기를.
맥거핀님의 리뷰와 열정으로 볼 때, 충분히 그럴만한 자격이 있으시니까요.
저에겐, 돼지목에 진주목걸이지만 말이죠... 아하하.

맥거핀 2012-04-03 21:46   좋아요 0 | URL
저도 시사인과 한겨레21을 놓고 조심스레 저울질을 했었는데요. 시사인이 탈락된 것은 그 크기 때문이에요. 웃기죠, 별것도 아닌 크기가 이유라니. 근데 그 어정쩡한 크기는 보관하기가 너무 애매해서요. 시사인은 표지가 마음에 들 때 가끔 사봐요.

글쿤요. 하긴 요즘 너무 바쁘셔서 책 볼 시간도 많이 없으실 것 같아요. 그래도 글에 쓰신대로 가끔 릴렉스하시고 여러 것들도 좀 즐기시고..물론 DVD도 와구와구.

필름은 정말 돈이 많이 드는 물건이니 제가 필름으로 볼려면 제가 로또가 2번쯤 되야할듯..ㅋㅋ 지금으로서는 괜찮은 홈씨어터 장비만 있어도 감지덕지입니다. 하기는 괜찮은 홈씨어터 장비와 룸을 갖추려면 돈을 꽤 벌어야 할테고, 그 정도 돈을 벌려면 영화에 대한 관심이 사라질 수도 있고, 시간이 안날 수도 있으니 이거 참 딜레마군요.

반딧불이 2012-04-03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재미있는 페이퍼네요. 저는 그냥 맥거핀님에게서 종종 잠이 달아나기를 바라겠어요.

오펜하이머의 저 말이 저는 E=mc2 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좀 이해가 되었는데 한편 짠하더라구요.

맥거핀 2012-04-03 21:51   좋아요 0 | URL
네..반딧불이 님의 기대에 부응해드리는 차원에서 오늘도 커피를 잔뜩 마셨습니다만, 어제 무리했더니 오늘은 잠이 잘 올 것 같아요.ㅋ

아..저도 저 책 본 기억이 납니다. 상대방이 먼저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오펜하이머 씨도 어쩔 수 없었다고 합니다만, 인류가 괴물을 만들어낸 것은 그의 책임이 꽤 있다고 생각해요.

현대인류의 특질 중의 하나는 '사용법을 잘 알지도 모르는 물건을 만들어낸다'는 것 아닐까요. 그 대표적인 게 바로 핵무기일 것이고, 많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인류는 아직 파멸 가까이에 있는 것 같습니다.

2012-04-03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아,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그렇게 좋나요~. 중국여행 갔다가 불법복제 디비디로 사왔는데 아직 안 봤어요. 빨리 봐야겠네요. 그래봐야 본가에 내려가야 볼 수 있지만...

맥거핀 2012-04-05 18:57   좋아요 0 | URL
좋다고 해야하나..마음이 복잡해지는 영화입니다. 음악도 좋고..왕가위 감독 영화들에 나왔던 장첸의 어린시절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구요. 긴 시간을 투자해볼만한 영화입니다.

프레이야 2012-04-04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맥거핀님, 마이백페이지는 패스하면 후회할까요? ㅎㅎ
봄이긴 한데 바람이 차가워요.
목련은 또 왜그래 초췌하게 져버렸대요.
허접한 사랑이야기처럼.

맥거핀 2012-04-05 18:59   좋아요 0 | URL
마이백페이지는 놓치면 아쉬운 영화라고 생각해요. 저는 계속 시간이 지독하게 안맞네요.(지금 서울에서도 개봉하는데가 1군데 뿐이라..) 저도 지금이 봄인가 계속 되묻고 있어요. 이러다 갑자기 봄은 건너뛰고 여름이 오지 않을까 싶고..서울은 오늘 바람이 심한 날입니다. 그나마 있던 꽃잎들도 다 떨어지겠어요.

cyrus 2012-04-04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랑 비슷하네요. 요즘 신문을 보수, 진보 진영 번갈아 읽고 있는데
항싱 다 읽고나면 신문 속 모든 내용을 다 아는듯한 생각(or 착각)에 빠질대도 있거든요.
그리고 요즘에는 온라인 글들은 핵심적인 내용만 읽는 편이에요. 하루에 두 세 분 이상
글 한 글자 한 글자 읽는 것도 힘드네요. 한번은 새벽에 알라딘 블로그에 글 읽다가
깜빡 졸뻔하기도 한 적도 있었어요. 너무 컴퓨터 앞에서 글 읽으니 눈이 더 침침해지게
되고요. ^^;;

맥거핀 2012-04-05 19:04   좋아요 0 | URL
알라딘 글들은 가볍게 읽을 글들도 있지만, 감성과 이성이 필요한 글들이 있어서요. 저도 되도록 시간이 좀 날때만 들어와서 차분히 읽으려고 합니다만, 요새 들어서 글이 잘 안들어오는 것도 사실이네요.

저도 요새 이것저것 생각해요. 선거와 관련해서도 그렇고..보수니 진보니 반MB니 반노무현이니 하는 그런 것 보담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선택이 무엇인가를 물어야 하는 때이겠구요. 그럼에도 요새 여러 정당에서 현란한 레토릭들을 사용해서 쉬이 현혹되곤 하는 것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 정보 과잉이 차분한 생각을 가로막고 있는다는 생각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