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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실은 하늘을 보았다 1
김종록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세종대왕의 비밀병기, 장영실.
어린시절 위인전에서 본 장영실의 결말은 어색했다. 어린 눈으로 보기에도 임금의 가마가 조금 부서졌다고해서 그가 내쳐진다는 사실은 말이 안되어 보였다. 더군다나 그는 세종이 그토록 아끼는 과학자가 아니었던가. 임금이 바뀐것도 아니고 신하들이 정권을 쥐락펴락하는 치세도 아닐진데 세종은 왜 장영실을 그토록 야박하게 내처버렸을까. 그것이 궁금했었다.
몇해전 장영실에 대한 드라마를 보다가 말면서 그 궁금증은 더해졌는데, 바빠서 챙겨보지 못했던 드라마의 결말이 어떻게 끝나버렸는지 알길이 없어져 버렸다. 결국 [풍수]의 작가 김종록이 쓴 [장영실은 하늘을 보았다] 2권을 읽으면서 그 궁금증을 풀어내리기에 이르렀다.
한 인물에 대해 이토록 궁금증이 많이 일게 되는 까닭은 그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노비로 태어났고 면천을 지나 벼슬길에 올랐다. 세종이 있어 가능한 일이기도 했으나 그의 재주를 하늘이 아까워했기 때문이라고도 생각된다. 굴곡이 많은 삶을 살아가는 당사자는 너무 힘겨웠을텐데 바라보는 우리들은 그의 고비들이 갈등이 되어 재미있게 느껴진다. 그런 점에선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는 많은 이야기의 주인공이 아닌가.
그 자체적으로도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다갔지만 세종과 엮이면서 그의 인생은 한층 다른 색이 입혀졌다. 세종과 장영실. 세종은 참 많은 인재들과 엮여 있는 행복한 성군이다. 그가 성군일 수 있는 까닭은 수만가지였겠으나 그 중 으뜸은 모여든 인맥들 때문은 아닐까. 어른들말씀을 빌자면 그는 인복이 있는 사람이었고 사람의 재주를 알아볼 줄 아는 리더였다.
누군가가 그랬었다.
사회생활을 하는데 가장 큰 복이 무엇이냐면 나를 알아주는 회사를 만나는 일이라고. 그래서였을까 장영실은 정말 신명나게 일한 듯 보인다. 비록 1442년 5월 3일 조선 최고의 과학자 장영실이 직첩을 빼앗기고 곤장 80대에 쫓겨나는 일이 발생했으나 그는 행복했을 것이다. 억울함 보다는 행복한 나날들이 더 많지 않았을까.
제목처럼 장영실은 하늘을 보았을까. 그 궁금증을 떠안고 2권으로 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