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나는 모두 낙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이 느끼는 고독이 있다. 사랑을 해도 누군가와 함께 있어도 약함은 인지하는 순간 우리는 고독한 낙타가 된다.
(사랑은 어째서 고독하고, / 나는 어쩌라고 약한가. -젊고, 어리석고, 가난했던)
내가 죽는다고 해도 다른 사람의 세상은 크게 달라질 것이 없고 혹은 아무도 모를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태어나면서 나의 세상은 시작이 되었고, 내가 죽으면 나의 세상은 죽는다.
(한 사람 더 죽었을 뿐 한 사람 더 사라졌을 뿐 나는 결코 흔적이 아니 될 거예요 더 이상 흘릴 피조차 없으니까 나는 알파요 오메가니까 –울부짖음)
그럼에도 마지막 날에 내 곁에 끝까지 남아 있어주는 것은 나의 그림자일 것이다.
(그러나 움직이지 않겠다. 온몸의 구멍을 창문으로 만들겠다. 온몸이 창문이면, 햇빛뿐일까, 내 그림자는 남아 있을까. -움직이는 것의 이미지에 대하여)
그렇게 우리는 모두 고독한 낙타로 살아간다. 사막을 건너는 낙타. 삭막하고 고요한 온통 모래바람이다.
(걸음을 멈출 때마다 그가 보인다, 사막이 보인다,저 단호한 세계에는 어둠이 찾아들지 않는다, 흘러가는 자여, 물방울이여, 물방울 속 낙타여, - 낙타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