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영어패턴 500 플러스 - 자막 없이 미드 보기 ㅣ 영어패턴 500 플러스 시리즈
이광수.이수경 지음 / 넥서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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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 자막 없이 미드 보기

  저자 – 이광수, 이수경

 

 

 

 

  예전에는 외화라고 해서, 성우들의 더빙으로 미국 드라마를 방영했었다. 그러다 케이블 채널이 생기면서, 이제는 더빙이 아닌 자막으로 미국 드라마를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드라마를 보다 보면, 몇몇 표현이 반복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하지만 학교에서 배운 표현과는 좀 다른 분위기다. 뭘까? 궁금하다.



 

  이 책은 그런 시청자들의 의문에 답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반복된다는 말은, 자주 쓰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정 분야에서만 사용되는 전문어가 아닌, 일상에서 종종 접할 수 있는 표현이라는 뜻이다. 이 책은 총 45편의 인지도가 있는 드라마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여러 문장을 정리해놓았다. 인용된 드라마의 장르는 시트콤, 법정물, 추리, 코미디, 범죄 수사물, 로맨스, SF 판타지, 청춘물 등등으로 다양하다. 그러니까 ‘네가 뭘 주로 봤는지 몰라서 다 모아봤어’라는 그런 의도?

 



  책 표지를 넘기면,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지 안내문이 적혀있다. 한 문장 패턴 당, 총 4단계로 나누어져 있다. 그런데 다 해봤자 페이지로는 한쪽밖에 되지 않고, MP3 파일이나 동영상 강의로도 3분을 넘지 않는 분량이다. 우선 어떤 문장 패턴을 배울 것인지 확인한 다음, 4개의 응용 문장을 따라 해본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사용되는지 들어보고, 실전 문제를 풀어본다. 마지막으로 책 뒤편에 있는 복습문제도 풀어보면 된다.

 

  홈페이지에서 MP3 파일이나 동영상 파일을 내려받을 수도 있고, 휴대전화에서 QR코드를 이용할 수도 있다고 적혀있다. 난 홈페이지에서 파일을 내려받았다. 각 파일의 용량이 그리 크지 않아서, 휴대전화에 옮겨서 다니기 편했다. 개인적으로는 MP3 파일보다는 동영상 강의 파일이 더 집중이 잘 되었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듣기에는 주변 소음 때문에 불편하지만, 보는 것은 별 상관이 없으니까 말이다. 다만 내려야 할 곳을 지나치지 않도록 시간 계산을 잘 해야 한다. 그리고 동영상 강의 파일로 공부하면, 책을 갖고 다닐 필요가 없어서 좋았다. 낮에는 강의를 듣고 따라 한 다음에, 저녁때 집에 와서 복습문제를 푸니 괜찮았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QR코드를 이용하는 방법이 안드로이드 폰에서는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QR코드를 인식시키면 애플 팟캐스트로 연결이 되는데, '안드로이드'를 OS로 사용하는 내 스마트 폰에서는 동영상을 볼 수 없으니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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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Agatha Christie's Marple, 2010

  출연 - Julia McKenzie

 

 

 

 

  미스 마플 시리즈 다섯 번째다. 이번에도 네 가지 이야기가 드라마화가 되었는데, 두 편은 원작에서도 미스 마플이 나왔던 이야기고, 남은 두 편은 없던 미스 마플을 집어넣은 에피소드들이다. 굳이 이것을 밝히는 이유는, 그 때문에 작품의 인물이라든지 설정 등등이 많이 바뀌기 때문이다.

 


 

  『The Pale Horse』는 소설 ‘창백한 말 The Pale Horse, 1961’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어느 날, 한 부인의 죽기 직전 고해성사를 들은 신부님이 살해당한다. 그는 죽기 직전 여인이 남긴 유언을 미스 마플에게 편지로 보냈었다. 미스 마플은 신부님이 남긴 편지에 적힌 비밀을 풀어가는데…….

 

미스 마플이 등장하지 않는 원작과 달리, 여기서는 살해당한 신부와의 연결 고리가 생겼다. 그 때문에 원작에서 사건을 해결한 ‘이스트브룩’은 그녀의 조사를 도와주는 조력자로 출연한다. 성경에 등장하는 종말과 마녀, 그리고 돈의 조합이란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두 번째 이야기인 『The Secret of Chimneys』는 소설 ‘침니스의 비밀 The Secret of Chimneys, 1925’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침니스 성에서 오스트리아와의 경제 협력을 위해 온 백작을 맞이하기 위한 파티가 열린다. 그는 침니스 성을 자신에게 팔면, 영국 정부에서 원하는 것을 들어주겠노라 얘기한다. 그런데 그날 밤, 지하 통로에서 백작이 총에 맞아 죽은 채 발견되는데…….

 

  역시 원작에선 등장하지 않았던 미스 마플이 출연했고, 꽤 많은 변화가 있는 에피소드였다. 배경이 침니스 성이었고 등장인물 중의 별명이 ‘번들’이라는 것만 빼면, 내가 원작을 읽었었나 의문이 들 정도였다. 미스 마플을 작품에 넣으려고, 갑자기 그녀의 사촌이 외교관이자 성을 가진 귀족과 결혼했다는 설정이 만들어졌다. 이 시리즈를 보는 내내, 미스 마플이 평범한 시골 할머니가 아닐 거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 편을 보면서 확신했다. 있는 집안 출신인 게 확실해! 드라마 내용보다, 미스 마플의 정체를 생각하느라 정신없던 편이었다.


 

 

  세 번째 에피소드 『The Blue Geranium』는 미스 마플이 처음으로 등장한 단편집 ‘화요일 클럽의 살인 The Tuesday Club Murders, 1932’에 수록된 이야기 중의 하나다. 단편을 장편으로 만들었기에 원작보다 등장인물이 많아졌고, 그에 따라 얽힌 이야기도 늘어났다.

 

  최악의 부인으로 악명을 떨치는 여인이 죽은 채 발견된다. 용의자로 남편이 재판에 회부된 가운데, 미스 마플은 자신의 추리에 허점이 있었음을 알아차린다. 그녀는 지인인 헨리 경을 설득해 사건을 바로잡고자 하는데…….

 

  파일럿 출신의 매력적인 남자가 있다. 그리고 그와 관련된 여자들이 등장하는데, 언니에게 빼앗긴 남자를 잊지 못해 그의 남동생과 결혼했지만, 불행한 결혼생활을 이어가는 여자, 동생의 남자친구를 빼앗아 결혼했지만, 끝없이 그를 의심하고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는 망상에 사람들을 극한으로 몰아붙였던 여자, 그리고 병든 부인을 간호하다가 매력적인 그녀의 남편을 사랑하게 된 여자. 단편집에서 읽을 때도 기발한 살인 트릭이라고 생각했는데, 드라마에서도 그걸 잘 표현한 것 같다. ‘위치우드 살인사건’에서 살인은 쉽다고 했지만, 그건 살인범이 엄청난 정성과 시간과 노력을 들였기 때문인 모양이다.

 

 

  마지막 이야기인 『The Mirror Crack'd from Side to Side』는 소설 ‘깨어진 거울 The Mirror Crack'd from Side to Side, 1962’를 드라마화한 것이다. 고싱턴 홀의 주인 ‘돌리’가 다시 등장하여, 미스 마플과 호흡을 맞춘다. 남편이 죽은 후, 돌리는 고싱턴 홀을 미국의 유명 배우 ‘마리나 그레그’에게 팔아버린다. 마을 사람들의 호기심과 열렬한 환영 속에, 그녀는 파티를 연다. 그런데 거기서 마을 사람인 ‘베드콕’부인이 독살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미스 마플과 돌리는 합심하여 살인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하는데…….

 

  예전에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마리나 그레그 역할을 맡은 영화를 본 적이 있었다. 너무 인상적이어서, 지금도 다른 사람이 맡은 마리나는 그냥 그렇다는 느낌만 든다. 범인의 동기가 밝혀지는 부분에서 너무 화가 나고 안타깝고 슬프고 그래서 잘 죽였다는 말이 나올뻔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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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릭스 오브 네이처
로비 피커링 감독, 조시 패뎀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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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Freaks of Nature, 2015

  감독 - 로비 피커링

  출연 - 니콜라스 브라운, 맥켄지 데이비스, 조쉬 파뎀, 데니스 리어리

 

 

 

 

  인간과 뱀파이어 그리고 좀비들이 함께 사는 마을이 있다. 물론 뱀파이어가 뛰어난 신체적 능력을 자랑하며 인간을 미개인 취급하고, 좀비는 격리구역에서 머물러야 하지만, 나름대로 조화를 이루면서 살고 있다. 인간인 ‘대그’는 ‘로렐라이’를 짝사랑하지만, 친구 이상은 될 수 없어서 애태우고 있다. ‘페트라’는 뱀파이어 킹카 ‘밀란’에게서 데이트 신청을 받지만, 그가 원한 것은 그녀의 피였다. 결국, 그녀는 원치 않게 뱀파이어가 되고 다른 이들의 놀림거리가 된다. ‘네드’는 모범생이지만, 사람들에게서 따돌림을 당하는 외톨이다. 더군다나 그의 부모는 야구선수인 형을 지원하고자, 그에게까지 희생을 강요한다. 그는 가족을 벗어나 좀비가 되기로 한다. 그러던 중, 마을 상공에 UFO가 나타난다. 세 종족은 자기들을 죽이려는 음모가 아니냐며 서로 의심하더니, 급기야 전투를 벌이는데…….

 

  어릴 때 친하게 지내다가, 학년이 올라가면서 서먹해지는 때도 있다. 다른 학교로 진학하거나 집이 멀면 상관없는데, 계속해서 같은 학교에 다니고 집마저 가까우면 어색하고 그렇다. 여기에 등장하는 세 주인공, 대그, 페트라 그리고 네드가 그런 경우였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곧잘 놀았지만, 그 이후로는 오해와 다툼, 미안함 등으로 사이가 멀어졌다. 하지만 UFO를 앞세운 외계인의 등장에, 세 친구는 다시 똘똘 뭉쳤다. 셋 중에서 제일 머리가 좋고 상황판단이 빠른 네드가 좀비가 되어서 좀 답답해졌지만, 어찌 되었든 셋은 외계인이 마을에 나타난 이유와 그 해결책에 대해 알아내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그 과정은, 잔인한 장면보다는 유머로 가득했다.

 

  그렇다. 이 작품은 이종족들에다 외계인이 아주 많이 등장하지만, 세 친구의 성장을 다룬 코미디 영화라고 볼 수 있다.

 

  대그와 페트라는 이 세상에서 사랑을 찾을 때는, 외모가 다가 아니라는 사실을 배우게 된다. 사실 로렐라이는 대그에게 별다른 감정이 없었던 것 같다. 그냥 놀려먹고 이용하기 좋은 호구 정도? 좋게 말하면 소외된 아이에게도 관심을 주는 성격이고, 나쁘게 말하면 어장이었다. 그런 사실을 혼자만 몰랐던 대그도 눈치가 없긴 했지만……. 페트라 역시 밀란의 유혹이 자기에게 반했기 때문이라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그녀는 그를 사랑했을 뿐이지만, 헤픈 여자로 소문이 나버렸다. 로렐라이는 자기보다 더 많은 남자와 놀러 다니지만, 그런 얘기를 듣지 않는데 말이다. 네드는 피를 나누었다고 다 가족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부모에게는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있는 법이고, 남이 자기 인생을 대신 살아주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깨닫는다.

 

  아, 물론 잔인한 장면도 약간 들어있다. 좀비들의 식사 장면은 음, 당분간 순대는 보기 싫어질 수도 있을 정도?

 

  영화는 잘 나가다가 한번 살짝 꼬아주고, 또 기존 작품들의 흐름으로 쭉 가다가 다시 한번 살포시 방향을 틀기를 반복했다. 가문의 비밀을 가진 사람에 대한 예상은 맞았지만, 거기서 그렇게 이야기를 틀어버릴 줄이야….

 

  빌리 조엘의 노래는 좋다는 것과 햄버거를 비롯한 패스트 푸드는 믿을 수가 없다는 사실만 재확인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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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 로컬
제이슨 플레밍 감독, 빈센트 레건 외 출연 / 비디오여행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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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Eat Local, 2016

  감독 - 제이슨 플레밍

  출연 - 찰리 콕스, 토니 커렌, 덱스터 플레처, 이브 마일즈

 

 

 

 

  일곱 명의 사람들이 한적한 시골집에 모여 할당량이라든지 분배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들은 나이뿐만 아니라 인종과 성별이 다양하게 이루어져 있었다.대화를 나누던 중, 한 명이 영역을 넘어 아이들을 죽였다는 죄명으로 다른 이들에게 살해당한다. 뒤이어 ‘바네사’라는 여인이 ‘세바스찬’이라는 남자를 데리고 오는데, 다른 이들이 그에게 빈자리를 채워달라고 요구한다. 알고 보니 그들은 각자 영역을 침범하지 않기로 한 뱀파이어 영주들이었다. 그런데 규칙상 언제나 여덟 명이 있어야 하기에, 세바스찬을 영입하기로 한 것. 하지만 세바스찬은 제의를 거절하고, 이에 일곱 명은 비밀을 안 그를 죽이려 한다. 그런데 그 시골집은 이미 중무장한 군대 수준의 헌터들로 포위된 상태였는데…….

 

  영화는 상당히 경쾌하고 약간은 고어스러운 장면도 있었다. 너무 무겁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하늘로 날아갈 정도로 가볍지도 않았다. 그냥 적당히 유쾌하고, 적당히 잔인했으며, 적당히 깔끔한 결말이었다.

 

  뱀파이어들이 동료의 죽음에 경건하게 의식을 치르는 장면을 보고 좀 웃겼다. 인간은 그렇게 처참하게 죽이면서. 아, 하긴 인간도 같은 인간이 죽으면 최소한의 예의를 보여주긴 한다. 다만 돼지나 소를 죽일 때는 그렇지 않지. 그러니까 뱀파이어도 자기들에게 인간은 소나 돼지에 불과하니까 예의라든지 경건함 따위는 보일 필요가 없겠구나.

 

  마지막 부분에서, 역시 인간이 제일 영악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것이 뭐냐고 말할 수는 없지만, 어떻게 보면 영화에 등장한 뱀파이어들은 어떤 면에서는 순진했다. 오래 살면서 인간들의 사회가 얼마나 빠르고 비정하게 변하는지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것 같았다. 그럭저럭 오래 살면서 과학 기술의 변화에 따라 현대 문물을 사용할 수는 있었지만, 그걸 활용해서 앞서 나갈 계획은 없었나 보다. 그냥 평범하게 먹이로 삼을 인간이 주위에 있고, 정체를 들키지 않을 정도로만 지내는 거에 만족하는 소시민적인 삶을 추구했다고 할까? 마지막에 등장한 그걸 뱀파이어들이 먼저 했다면, 지구를 정복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야말로 재주는 뱀파이어가 부리고, 돈은 인간들이 긁어모으고 있었다. 역시 인간! 영악하고 타인을 이용하는 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바네사가 방에 숨은 세바스찬을 추격할 때, 문을 조금 부수고 그 안으로 얼굴을 들이미는 장면이 있다. 어쩐지 영화 ‘샤이닝 The Shining, 1980’에서 ‘잭 니콜슨’이 도망가는 가족을 찾아서 문을 도끼로 부순 장면이 생각났다. 유명한 장면이라 여기저기서 패러디되는 모양이다.

 

  드라마 ‘데어데블 Daredevil, 2015’에서 주인공을 맡은 ‘찰리 콕스’도 뱀파이어로 등장하는데, 처음에는 못 알아봤다. 목소리가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선글라스의 힘은 생각보다 엄청난 모양이다.

 

  그나저나 그 시골집 부부의 정체가 궁금하다. 내가 생각하는 그게 맞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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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틀 박사의 정원 ㅣ 둘리틀 박사의 모험 7
휴 로프팅 지음, 장석봉 옮김 / 궁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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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Doctor Dolittle's Garden, 1927

  작가 - 휴 로프팅





 

  ‘둘리틀’ 박사의 집 정원에는 여러 동물들이 북적대며 살고 있다. 개들은 자기들만의 박물관을 만들겠다고 온 동네를 파헤치기도 하고, 집을 떠나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개의 강연회가 열리기도 한다. 한편 둘리틀 박사는 곤충들과의 대화를 시도하고 성과를 거둔다. 그러던 어느 날, 지구의 생명체라고 생각되지 않는 거대 나방이 박사의 정원에 나타나는데…….



  둘리틀 박사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동물과 대화할 수 있는 의사이다. 그는 단순히 동물들의 병을 진료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동물들의 사회와 역사를 배우려고 노력한다. 여기서는 박각시나방과 원숭이 ‘치치’가 들려주는 전설과도 같은 이야기가 등장한다. 1톤이 넘는 물건을 태우고 날 수 있는 거대 나방이라든지 달이 없던 시절에 대한 내용들이었다. 달이 원래는 지구의 일부였지만 갑작스런 폭발로 하늘로 날아갔고, 그 빈자리가 태평양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신기했고 또 그럴듯했다.



  물론 그런 신기한 생명체에 대한 이야기만 있는 건 아니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집을 떠나 여러 지역을 돌아다녔던 개 ‘퀫츠’의 이야기는 감동적이면서 생각할 거리가 많았다. 먹이를 구하기 위해 재주부리는 그를 마음대로 데려가려고 했던 욕심 많은 사람들이라든지, 떠돌아다니는 개라고 멋대로 데려가 팔아버리려고 했던 집시도 등장한다. 퀫츠는 여러 곳을 떠돌아다니면서 나쁜 인간들뿐만 아니라, 좋은 사람들도 만났다. 안락하고 안정적인 그곳에서 정착하고 살 수도 있었지만, 퀫츠는 매번 그곳을 떠나 새로운 모험을 추구했다. 그러던 그가 둘리틀 박사의 집에 머무르기로 한 것은, 외로움 때문이었다. 함께 지내던 개가 주인에게로 돌아가자, 혼자 사는 것이 싫어진 그가 둘리틀 박사에 대해 얘기를 듣고 찾아온 것이다. 그 대목을 읽으면서, 문득 소설 ‘어린 왕자’가 떠올랐다. 어쩌면 퀫츠도 길들여진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 전까지는 몰랐지만, 그는 ‘함께’라는 것에 서서히 익숙해져버렸다. 그래서 다시 예전처럼 혼자로 돌아가는 것을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이건 인간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별하고 나면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고, 혼자만 어울리지 못해 외떨어지는 것을 감내하기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퀫츠는 둘리틀 박사의 집에 오는 것으로 친구와의 이별을 이겨냈다. 그러니까 사람도 마찬가지다. 연인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걸지 말고, 언제 어디서든지 자신을 지지하고 위로해줄 수 있는 친구들을 둬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둘리틀 박사가 순종개만 찾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잡종개를 기르게 했는가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개를 가족이 아니라, 과시용으로 기르는 사람들에 대해 화가 나기도 했다. 개를 기르는 것이 유행에 달린 일이라니…….그에 비해, 하루살이를 인터뷰할 때도 인권 아니 충권을 고려하는 둘리틀 박사의 태도가 참으로 대단해보였다. 곤충의 사정까지 배려는 못해도, 적어도 같은 인간끼리라도 배려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에피소드였다.



  음, 그러니까 이 책은 동물과 곤충들의 입을 통해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이야기하는 것 같다.



  이번 책의 후반부에, 둘리틀 박사와 친구들은 거대 나방을 타고 새로운 모험을 떠난다. 과연 그곳에서 그들이 만날 어떤 존재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지 궁금하다. 아, 이래서 시리즈는 함부로 시작하는 게 아니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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