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Dark, 2020

  제작 - 바란 보 오다르, 얀티에 프리제

  출연 - 루이스 호프만, 올리버 마수치, 외르디스 트리벨

 

 

 

 

 

  또다시 시간여행을 한 ‘요나스’가 도착한 곳은, 요나스가 없는 세계이다. 자신을 제외한 다른 모든 사람은 존재하는 세상. 그리고 그곳에서 요나스는 시간여행과 지구 종말의 비밀에 관해 알게 된다. 그리고 또 다른 곳에서는 지구 종말을 막기 위해 여러 사람이 각자의 이유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과연 그들은 이 끝없는 순환과 종말을 막을 수 있을 것인가?

 

  2시즌까지는 그 마을의 다른 시간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보여줬는데, 마지막 3시즌에 들어오면서는 한층 더 복잡해졌다. 바로 다른 차원까지 넣어버린 것이다. 그러니까 2시즌까지는 다섯 개의 시간대에서 벌어지는 네 집안의 삼대에 걸친 이야기였다. 그런데 3시즌은 거기에 다른 차원, 평행 우주라고 하던가? 하여간 그곳의 네 집안의 이야기까지 보여준다.

 

  1, 2시즌까지는 그래도 네 집안의 족보를 보면서 얘가 얘고, 쟤가 걔이면서 얘라며 나름 따라갔었다. 하지만 다른 차원이 등장하는 순간, 그때부터 모든 것을 놓아버렸다. 마음과 머리를 비우고, 족보 따위 갖다 버리고, 그냥 화면을 보면서 ‘응 그렇구나’라면서 보기만 했다. 포기하면 편하다는 말처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누가 누군지 대충 기억을 떠올리기만 했다. 그랬더니 어떤 부분에서는 좀 답답하긴 했지만, 그래도 편하게 볼 수 있었다.

 

  놀라우면서 다행스러운 건, 그 많은 떡밥과 확장된 세계관이 나름 잘 마무리되었다는 것이다. 용두사미가 아니라 용두용미라고 해야 할까?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설명도 되었고, 그에 따른 변화도 잘 보여주면서 각 인물의 욕망까지 잘 드러냈다. 그래서 왜 그들이 그렇게까지 미래를 바꾸려고 애썼는지 잘 알 수 있었다. 거기다 다소 씁쓸하긴 하지만 깔끔한 결말까지. 진짜 각본가들을 갈아 넣었다는 느낌이 팍팍 드는 이야기 진행이었다.

 

  아, 이 드라마는 뭐라고 줄거리 요약을 하기가 어렵다. 뭐 하나 잘못 적으면 엄청난 스포일러가 될 것 같고, 그렇다고 대충 적으려니 해야 할 이야기가 많고. 위에 적은 요약도 사실 마음에 들지 않는데, 그나마 제일 무난한 것 같아서 지우지 않고 내버려 두었다. 궁금하면 오백 원이 아니라 그냥 보라고 말하고 싶다.

 

  ‘엘리자베스’와 ‘샤를로테’의 관계가 제일 충격적이었던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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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제 - GUIMOON: The Lightless Door, 2021

  감독 - 심덕근

  출연 - 김강우, 김소혜, 이정형, 홍진기

 

 

 

 

  1990년, 관리인이 수련원에 묵은 사람들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다. 이후 수련원은 문을 닫는다. 1996년, 세 명의 대학생이 공모전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폐수련원에 몰래 들어간다. 그들은 수련원 옥상에서만 붉은 달이 뜨는 날이 있으며, 그 날이 바로 이승과 저승이 연결되는 시간이라는 소문을 듣고 그걸 찍으러 온 것이다. 1998년, 폐수련원 철거 공사 중, 벽 안에서 한 소녀의 시체가 발견된다. 그리고 시체를 발견한 직원은 폐인으로 지내다가 자살한다. 결국, 수련원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크게 굿판을 벌이지만 무당이 뭔가에 홀려 죽고 만다. 그리고 4년 후, 죽은 무당의 아들이자 심령연구소 소장인 ‘도진’은, 어머니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풀기 위해 수련원으로 들어간다. 그는 1990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원혼을 하나씩 성불시키기로 한다. 그런데 그는 1996년에 실종된, 세 대학생과 마주치게 되는데…….

 

  도진이 폐수련원으로 간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것 말고 또 한가지가 있다. 굿을 하기 전에 어머니가 이번 일은 불안하다며 같이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그는 거절했다. 그리고 어머니가 굿을 하다 자살을 했으니, 그는 죄책감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그의 능력이 뭔지 확실히는 모르지만, 어떤 조건만 맞으면 시간을 이동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는 과거인 1990년으로 돌아가 숙박객 명부를 보고 하나씩 찾아가 제령을 하기 시작했다. 다만, 숙박부에 없던 인물이 등장하고 예상치 못했던 1996년의 학생들을 만나면서 일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도진은 과거 이 수련원에서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영화는 꽤 볼만했다. 악령이나 원혼의 이미지가 오싹하니 잘 만들었고, 그 등장씬도 ‘오!’할 정도로 괜찮았다. 배경이 되는 폐수련원도 음습하니 잘 만들었고 말이다.

 

  하지만 이야기의 구조를 너무 꼬아서 처음에는 이게 무슨 흐름인가 감을 잡지 못했는데, 리뷰를 쓰려고 다시 한번 보니까 이해가 갔다. 모든 비극은, 자식을 받아들이지 못한 아버지 때문이었다. 음, 이건 엄청난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 밝히지 않겠지만, 어, 그러니까 그 당시에는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거나 아직 세계적인 연구가 알려지지 않아서, 아이가 앓고 있는 병이 뭔지 정확히 모르고 불길하다거나 재수 없다고 외면하는 때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부정적인 마음이 쌓이고 쌓여서 그런 일이 일어났을 것이고. 음, 하지만 부모라면 자식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다고 해도 보듬어줬어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그 사람이 저지른 일은, 부모·자식을 떠나서 인간으로도 해서는 안 되는 짓이었다. 편하게 죽지 않고, 죽어서도 좋은 곳으로 가지 않았을 것이라 확신한다. 음, 사실 이 설정에 관한 힌트는 영화 초반에 이미 등장한다. 그걸 봤을 때, 무슨 의미인지 모르고 이상하다며 넘겼는데 후반에 가서야 그 비밀이 밝혀진다. 그런 부분은 좋았다.

 

  아쉬운 건, 주연을 맡은 배우의 카리스마가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주인공인 것 같은데 전혀 주인공이라 느껴지지 않는……. 차라리 대학생 중 여학생이 더 주인공 같았다.

 

  이 작품에서 제일 마음에 든 건, 상영 시간이었다. 85분이라니, 참으로 마음에 든다. 그나저나 영화를 보면서 떠오르는 다른 작품이 많았는데, 그중의 하나가 아무리 애써봐도 제목이 생각나지 않는다. 동양 영화였고, 일 년에 하루였나 한 달이었나 죽은 자들이 다시 돌아오는 그런 작품이었는데……. 하아, 뭐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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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M. 나이트 샤말란 감독,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21년 11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Old, 2021

  감독 - M. 나이트 샤말란

  출연 -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빅키 크리엡스, 토마신 맥켄지, 알렉스 울프

 

 

 

 

  ‘가이’와 ‘프리스카’ 부부는, 어린 두 아이 ‘매덕스’와 ‘트렌트’를 데리고 외딴 섬에 있는 리조트로 여행을 떠난다. 사실 아이들은 모르지만, 부부는 이혼할 결심을 하고 있었다. 다음 날, 그들은 리조트 매니저가 추천한 절벽으로 둘러싸인 한적한 해변으로 피크닉을 떠난다. 리조트에 온 다른 손님들과 도착한 해변은 오직 그들만이 있어서,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해변에 떠밀려온 한 여인의 시체를 발견하면서 사람들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데…….

 

  예고부터 영화의 스포일러라고 해야 하나 가장 중요한 설정을 밝히고 있는 작품이다. ‘아침에는 아이, 오후에는 어른, 저녁에는 노인 죽음은 시간의 문제다.’라고 포털의 영화 소개에도 버젓이 적혀 있다. 예고편에서부터 계속 떠들어왔던 내용이니, 영화를 보지 않아도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알 수 있다.

 

  그 부분이 아쉬웠다.

 

  영화에서 처음에는 아이들의 모습을 많이 등장시키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잘 보여주지 않는다. 아이들의 뒷모습과 그들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을 잇지 못하는 어른들만 화면에 드러난다. 그러기를 몇 번 반복하다가, 아이들의 바뀐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 시작하고 30분 동안은 해변에서 살인사건과 관련되어 사람들이 서로를 의심하고 믿지 못하는 그런 스릴러 적인 면을 부각했다. 하지만 아이들의 바뀐 모습, 그러니까 이미 예고와 포스터나 포털에 적힌 카피로 알 수 있듯이 유치원생에서 중학생으로 성장한 모습을 통해, 이제부터 벌어질 일들은 초자연적인 현상 때문이라 말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시작하고 30분 만에 보는 이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줄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래서 아쉬웠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예고편과 광고 카피를 통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이미 알고 있었기에 그리 놀라지 않았다. 그냥 아이들의 성장은 빠른데, 어른들의 노화는 느리다는 생각뿐이었다. 하긴 머리가 희끗희끗해져도 빛이 비쳐서 그렇다고 넘길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여간 놀라움을 줬을 장면이 지나간 후, 영화의 속도는 점점 빨라진다. 어른들의 노화가 시작되고, 병이 있던 사람들은 증세가 점점 심각해진다. 그뿐인가, 모든 것이 빨라지니 종양을 제거하려고 절개를 해도 아무는 속도가 수술 속도를 앞서기 시작한다. 그리고 오전에 발견된 시체는 오후가 되니 뼈만 남는다. 되돌아가고 싶어도 절벽으로 나가려고 할 때마다 정신을 잃고 해변에서 눈을 뜬다. 헤엄을 쳐 나가려고 해도 앞에는 끝도 없는 바다뿐이다. 게다가 바깥으로 연락할 방법은 전혀 없는 상태. 사람들에게 남은 건, 병이 심화하여 죽거나 늙어 죽는 것뿐이다.

 

  사람들이 공포를 느끼는 요소는 다양하다. 질병이라든지 교통사고, 살인마, 벌레, 괴생명체, 외계인 등등. 거기에 죽음이라든지 노화에 공포를 느끼는 사람도 당연히 있다. 그래서 불로불사의 약을 찾는 사람도 있고, 젊어지거나 젊어 보이게 하는 화장법이나 시술이 존재하는 이유일 것이다. 이 영화의 감독도 아마, 그 두 가지에 두려움을 느끼는 모양이다. 전작인 ‘더 비지트 The Visit, 2015’도 어떻게 보면 노인과 치매에 관련된 공포물이었으니…….

 

  영화의 결말은 반전이라면 반전이고, 뜬금없다고 생각하면 뜬금없는 흐름이었다. 초자연적인 현상이 벌어지는 장소에서 다시 현실로 돌아왔으니 말이다. 아, 이거 스포일러가 되려나? 장소의 비밀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는데, 그게 중요할까 싶다. 프레디 크루거가 어떻게 꿈속과 현실을 오가면서 아이들을 살해하는지 밝혀졌던가? 제이슨이나 마이클 마이어스가 어째서 죽지 않고 매번 살아오는지 이유를 아는 사람이 있던가? 그냥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 장소가 있었고, 그게 공교롭게도 경치가 죽여주는 해변이었고, 그걸 찾아낸 인간들은 공교롭게도 자기들이 인류의 구원자라도 되는 것처럼 구는 쓰레기만도 못한 양심 없는, 다수를 위해 소수가 희생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었다.

 

  그런데 오전에는 못했던 일이 오후 아니 저녁이나 다음날 오전이 되면 가능해지는 게 말이 되나? 어릴 때는 못 했던 일이 나이가 들면서 배우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할 수 있는 게 말이 돼?

 

  세부사항을 짚어보면 설정에 구멍이 숭숭 뚫린 영화였는데, 전반적인 분위기나 흐름은 좋았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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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Malignant, 202

  감독 - 제임스 완

  출연 - 애나벨 월리스, 매디 해슨, 조지 영, 마이콜 브리아나 화이트

 

 

 

 

 

  폭력적인 남편 때문에 두 번이나 아기를 유산한 ‘매디슨’. 세 번째 아이를 가졌지만, 남편은 또다시 그녀를 폭행한다. 그날 밤, 정체불명의 존재가 집에 침입해 남편을 죽인다. 병원에서 눈을 뜬 매디슨은 남편과 아이를 동시에 잃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남편 때문에 연락이 끊겼던 동생 ‘시드니’의 도움으로 집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갑자기 그녀는 남편이 죽던 날 침입했던 존재가 누군가를 살해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마치 자신이 그 현장에 있는 듯한 그런 느낌. 매디슨은 동생과 함께 담당 형사를 찾아간다. 형사는 처음에는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정말로 시체가 발견된다. 자료를 조사하던 경찰은 살해당한 의사들이 모두 똑같은 병원에서 근무했고, 매디슨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는데…….

 

  감독의 이름을 보면 무척이나 익숙하다. 제임스 완.

 

  그런데 영화를 보면, 그의 전작인 영화 ‘컨저링 The Conjuring, 2013’이나 ‘인시디어스 Insidious, 2010’와 분위기가 달랐다. 사람을 긴장시키고 쫄깃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걸 보니, 감독의 작품이 맞았다. 그런데 몇몇 장면은 위의 두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상당히 잔혹했다. 그제야 깨달았다. 아, 이 감독의 데뷔작이 ‘쏘우Saw, 2004’였지. 또한, 경찰서에서 보여주는 현란한 액션 싸움 장면에서 또다시 깨달았다. 아, 맞다! 난 안 봤지만, 이 감독 얼마 전에 액션 영화도 찍었었지 참.

 

  그러니까 이 영화는, 감독이 지금까지 만들었던 모든 장르를 다 담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기본은 공포로 깔면서 잔혹한 장면을 집어넣고, 그러면서 동시에 스릴러 적인 면을 가미하고, 액션 장면까지 추가하여, 하나의 작품에서 여러 가지 맛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이렇게 되면 열에 대여섯은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넣어봤어.’ 식의 흐름이 될 수 있는데, 이 영화는 좀 달랐다. ‘내가 이것저것 다 잘 해서 그냥 다 넣어봤어.’가 되어버렸다.

 

  영화는 그 모든 설정을 제거하고 나면, 딱 한 가지. 가족에 관해 얘기하고 있었다. 입양아라는 상황 때문에 자신만의 가족을 갖고 싶었던 여자가 혈연관계는 아니지만, 자신을 위해주고 걱정하며 아껴주는 진정한 의미의 가족을 찾는 영화였다. 언니를 좋아하는 동생 덕분에 자기 자신의 존재 의의를 깨닫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는 이야기라고 해야 할까? 이런 훈훈한 이야기를 공포 영화로 만든 감독의 재능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아, 하긴 컨저링이나 인시디어스 다 가족 영화이긴 했다. 둘 다 서로 사랑하는 가족이 구성원들을 이간질하고 위험에 빠트리는 외부적인 위협에서 벗어나고자 합심하고 똘똘 뭉치는 영화이긴 했다. 이번에는 엄마와 딸, 언니와 여동생이 서로를 보호하고 구해주는 내용이었다. 아, 그래서 디즈니 영화 설정과 비슷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걸까? 하지만 가족의 이야기라면, 찾아보면 비슷한 설정은 많지 않나? 그걸 어떻게 자기만의 개성을 드러내며 독특한 묘미를 주도록 바꾸는 게 관건일 것 같다.

 

  물론 ‘어떻게 저게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드는 설정이 있긴 한데, 공포 영화에서 그런 걸 따지는 건 의미 없는 일이기에 패스하겠다. 아, 그런 부분을 조목조목 짚어가면서 이상하다고 말하고 싶지만……. 음, 사실 중간에 몇몇 대사만 첨가했어도 괜찮았을 수도 있지만, 그걸 집어넣으면 반전의 충격이 10분의 1로 줄어들었으려나? 그래서 넣지 않은 모양이다.

 

  꽤 재미있게 본 영화였다. 앞으로 감독이 또 어떤 장르의 작품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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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Don't Breathe 2, 2021

  감독 - 로도 사야구에스

  출연 - 스티븐 랭, 매들린 그레이스, 브렌단 섹스턴 3세, 스테파니 알실라

 

 

 

 

 

  불이 난 집 근처에 한 어린 소녀가 쓰러져 있다. 그로부터 8년 후, 1편의 눈먼 노인인 ‘노먼’은 한 소녀를 딸이라 부르며 생존 훈련을 시킨다. 아이는 지금까지 ‘쉐도우’라는 강아지를 친구삼아 집안에서만 살아왔기에, 바깥세상을 구경하고 싶어 한다. 노먼은 여러 가지 조건을 걸다가 결국 ‘헤르난데스’라는 사람에게 딸을 부탁한다. 아이는 처음 보는 바깥세상에 모든 게 신기하기만 하다. 그런데 그런 아이를 눈여겨보는 수상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날 밤, 그들은 노먼과 아이가 사는 집에 쳐들어오는데…….

 

  몇 년 전, 재미있다는 입소문을 듣고 본 영화가 있다. 감독이나 배우 중에 이름을 들어본 사람이 없던, 그나마 얼굴이 익숙한 사람이 딱 한 명 있던, 그런 작품이었다. 그런데 우와! 영화는 그야말로 보는 내내 원제목 그대로 숨소리조차 낼 수 없을 정도로, 팝콘 먹는 소리 내면 극 중 인물이 스크린을 뚫고 나와 죽여버릴 것 같았다. 2편이 나올 것 같은 마무리였기에, 언제 나오려나 나오면 꼭 보러 가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1편의 노인을 주인공으로 하는 속편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과연 그 눈먼 노인이 이번에는 누구와 어떤 사건에 휘말렸을지, 어떤 긴장감과 몰입감을 안겨줄지 잔뜩 기대되었다. 하지만 이번 2편은 전편과 달리 그렇게까지 보는 내내 긴장을 한다거나 눈을 뗄 수가 없다거나 숨소리를 내면 죽을 것 같은 그런 기분은 들지 않았다. 흐음, 노인이 등장하고 집안의 지형지물을 이용해서 싸우고……. 상대도 1편의 어설픈 꼬꼬마 빈집털이범이 아닌 무기도 잘 다루고 주먹질도 잘 하는 프로 강도들인데 왜 그럴까?

 

  아, 그렇다. 싸우는 장소가 바뀌었다. 중반 이후, 노먼이 악당들과 싸우는 장소는 그의 집이 아니었다. 그 때문에 그 전까지는 노먼의 통제가 가능한 장소에서, 그가 설치해놓은 함정과 여러 가지 장애물을 바탕으로 상대와 싸웠던 설정이 바뀌었다. 장소의 이점 대신 앞이 보이지 않는 단점을 가진 노먼과 앞이 잘 보여 활동이 자유로운 장점 대신 장소가 낯설다는 단점을 가진 상대의 대결은,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각자 장단점을 갖고, 어떻게 보면 공평한 상황에서 우위를 차지하려고 싸우는 과정은 보는 이를 긴장하게 했다.

 

  하지만 그 장소가 바뀌면서, 노먼이 가졌던 장소라는 이점이 사라지면서 극의 매력도 반감되었다. 대신 딸을 빼앗긴 아버지의 고군분투기라는 평범한 설정을 가진 작품이 되어버렸다. 굳이 다른 점을 꼽자면, 그 아빠의 눈이 안 보인다는 점이다. 물론 노먼의 싸움 실력은 그야말로 엄청나고 대단하고 훌륭하고 뛰어나기에, 그런 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건 영화의 재미를 또 잘라내 버렸다. 다른 액션 영화와 별로 다르지 않은 흔하디흔한 분위기의 작품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만들 거면, 기억에 남을 인상적인 액션 장면이라도 하나 넣던가.

 

  1편의 독기가 싹 빠진 노먼의 태도에 처음에는 당황했다. 그러다 문득 ‘이 노인네, 죽은 다음에 천국 가고 싶어서 회개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나이를 생각하면, 죽은 다음이 걱정되긴 할 거 같다. 1편에서 길이길이 남을 엄청난 일을 저질러놨으니……. 사실 딸이라며 어린 소녀를 기르는 걸 보고, 설마 쟤를 키워서 1편에서의 그 짓을 또 하려는 거냐는 불안함도 없지는 않았다. 음, 소녀가 그 사실을 알아차리고 바깥으로 도망치려는 내용도 괜찮을 거 같은데? 밖에서 우연히 만난 아이들과 어찌어찌 연락이 닿아서 도움도 받고, 그 아이들이 도와주겠다고 왔다가 함정에 빠지고……. 1편과 너무 비슷한 흐름이 되려나?

 

  전편을 생각하면, 좀 아쉬웠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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