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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M. 나이트 샤말란 감독,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21년 11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Old, 2021
감독 - M. 나이트 샤말란
출연 -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빅키 크리엡스, 토마신 맥켄지, 알렉스 울프
‘가이’와 ‘프리스카’ 부부는, 어린 두 아이 ‘매덕스’와 ‘트렌트’를 데리고 외딴 섬에 있는 리조트로 여행을 떠난다. 사실 아이들은 모르지만, 부부는 이혼할 결심을 하고 있었다. 다음 날, 그들은 리조트 매니저가 추천한 절벽으로 둘러싸인 한적한 해변으로 피크닉을 떠난다. 리조트에 온 다른 손님들과 도착한 해변은 오직 그들만이 있어서,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해변에 떠밀려온 한 여인의 시체를 발견하면서 사람들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데…….
예고부터 영화의 스포일러라고 해야 하나 가장 중요한 설정을 밝히고 있는 작품이다. ‘아침에는 아이, 오후에는 어른, 저녁에는 노인 죽음은 시간의 문제다.’라고 포털의 영화 소개에도 버젓이 적혀 있다. 예고편에서부터 계속 떠들어왔던 내용이니, 영화를 보지 않아도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알 수 있다.
그 부분이 아쉬웠다.
영화에서 처음에는 아이들의 모습을 많이 등장시키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잘 보여주지 않는다. 아이들의 뒷모습과 그들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을 잇지 못하는 어른들만 화면에 드러난다. 그러기를 몇 번 반복하다가, 아이들의 바뀐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 시작하고 30분 동안은 해변에서 살인사건과 관련되어 사람들이 서로를 의심하고 믿지 못하는 그런 스릴러 적인 면을 부각했다. 하지만 아이들의 바뀐 모습, 그러니까 이미 예고와 포스터나 포털에 적힌 카피로 알 수 있듯이 유치원생에서 중학생으로 성장한 모습을 통해, 이제부터 벌어질 일들은 초자연적인 현상 때문이라 말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시작하고 30분 만에 보는 이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줄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래서 아쉬웠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예고편과 광고 카피를 통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이미 알고 있었기에 그리 놀라지 않았다. 그냥 아이들의 성장은 빠른데, 어른들의 노화는 느리다는 생각뿐이었다. 하긴 머리가 희끗희끗해져도 빛이 비쳐서 그렇다고 넘길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여간 놀라움을 줬을 장면이 지나간 후, 영화의 속도는 점점 빨라진다. 어른들의 노화가 시작되고, 병이 있던 사람들은 증세가 점점 심각해진다. 그뿐인가, 모든 것이 빨라지니 종양을 제거하려고 절개를 해도 아무는 속도가 수술 속도를 앞서기 시작한다. 그리고 오전에 발견된 시체는 오후가 되니 뼈만 남는다. 되돌아가고 싶어도 절벽으로 나가려고 할 때마다 정신을 잃고 해변에서 눈을 뜬다. 헤엄을 쳐 나가려고 해도 앞에는 끝도 없는 바다뿐이다. 게다가 바깥으로 연락할 방법은 전혀 없는 상태. 사람들에게 남은 건, 병이 심화하여 죽거나 늙어 죽는 것뿐이다.
사람들이 공포를 느끼는 요소는 다양하다. 질병이라든지 교통사고, 살인마, 벌레, 괴생명체, 외계인 등등. 거기에 죽음이라든지 노화에 공포를 느끼는 사람도 당연히 있다. 그래서 불로불사의 약을 찾는 사람도 있고, 젊어지거나 젊어 보이게 하는 화장법이나 시술이 존재하는 이유일 것이다. 이 영화의 감독도 아마, 그 두 가지에 두려움을 느끼는 모양이다. 전작인 ‘더 비지트 The Visit, 2015’도 어떻게 보면 노인과 치매에 관련된 공포물이었으니…….
영화의 결말은 반전이라면 반전이고, 뜬금없다고 생각하면 뜬금없는 흐름이었다. 초자연적인 현상이 벌어지는 장소에서 다시 현실로 돌아왔으니 말이다. 아, 이거 스포일러가 되려나? 장소의 비밀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는데, 그게 중요할까 싶다. 프레디 크루거가 어떻게 꿈속과 현실을 오가면서 아이들을 살해하는지 밝혀졌던가? 제이슨이나 마이클 마이어스가 어째서 죽지 않고 매번 살아오는지 이유를 아는 사람이 있던가? 그냥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 장소가 있었고, 그게 공교롭게도 경치가 죽여주는 해변이었고, 그걸 찾아낸 인간들은 공교롭게도 자기들이 인류의 구원자라도 되는 것처럼 구는 쓰레기만도 못한 양심 없는, 다수를 위해 소수가 희생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었다.
그런데 오전에는 못했던 일이 오후 아니 저녁이나 다음날 오전이 되면 가능해지는 게 말이 되나? 어릴 때는 못 했던 일이 나이가 들면서 배우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할 수 있는 게 말이 돼?
세부사항을 짚어보면 설정에 구멍이 숭숭 뚫린 영화였는데, 전반적인 분위기나 흐름은 좋았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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