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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인 지구 정복
존 카펜터 감독, 로디 파이퍼 외 출연 / 클레버컴퍼니 / 2011년 8월
평점 :
원제 - They Live, 1988
감독 - 존 카펜터
출연 - 로디 파이퍼, 키스 데이빗, 멕 포스터, 조지 벅 플라워
선글라스에 비친 인간이 아닌 존재의 형상. 외계인인가 아니면 괴물인가? 커다란 눈에 잇몸까지 드러난
입. 외계인인 것 같다.
영화는 한 남자가 우연히 줍게 된 선글라스에서 모든 사건이 시작되면서, 정부가 그동안 숨겨왔던 비밀이
밝혀진다. 실직해서 이리저리 배회하던 주인공. 한 교회에 들어가는데, 그곳에서 묘한 설교를 하는 신부를 만나게 된다. 외계인의 지구 침략은 이미
진행되었다고, 진실의 눈을 뜨라는 설교를 하는 신부.
갑작스런 경찰의 습격에 우왕좌왕하던 주인공은 바닥에 떨어진 선글라스를 하나 줍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쓰는 순간, 그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고 만다. 지구는 이미 외계인들에게 지배를 받고 있었으며, 그들이 쏘는 전파에 의해 세뇌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버린 것이다.
길에 있는 간판이나 신문 잡지에 쓰여 있는 말들은 우리가 보고 있는 그대로가 아니었다. 모든 글자들은
인간의 무의식에 파고들어, 인간을 외계인의 노예로 만들고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부와 권력을 가진 사람들, 그러니까 지도층이라든지 유명
인사의 대부분이 외계인이라는 것! 지구가 오염되는 까닭은 바로 그들이 살던 별과 비슷한 환경으로 만들기 위한 음모이고, TV 드라마는 사람들을
무능력하게 만드는 소품이었다.
주인공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다른 사람들과 합류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전투가
벌어지는데…….
미국 드라마 X 파일이 진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끔 하고, 온갖 외계인 음모론을 좋아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 딱 안성맞춤인 영화이다. 그래, 외계인들이 아주 머나먼 별에서 여기까지 비행접시를 타고 올 정도면, 엄청나게 앞선 과학기술을 갖고 있는
거잖아. 그런 그들이 고물 항공모함에서 쏘는 포에 맞아떨어지고, 컴퓨터 바이러스에 맥없이 질 리가 없어. 맞아, 이런 세뇌와 고도의 심리전으로
지구인들을 노예로 만들고 있는 게 확실해.
영화를 보면서 여러 번 고개를 끄덕였다. 고도의 기술을 가진 그들이 쉽게 당할 리가 없지.
그러면서 지금의 우리 현실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영화에서 지배층은 외계인이고 피지배층은 지구인이다.
외계인들은 지구인을 그냥 다른 건 생각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일만 시켰다. 그리고 진실을 보지 못하게 교묘하게 위장시켰다.
자기들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구인들에게는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일도 서슴없이
감행했다. 지구인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그들이 시키는 대로 지구를 망가트렸고 말이다. 그리고 그들이 세뇌시키는 대로, 물건을 쇼핑하고 자원을
낭비하고 쓰레기를 버리며 돈을 버는 것을 목적으로 여긴다. 바보같이 말이다.
국민을 기만하는 정부를 비난하고, 시키는 대로만 따라가는 국민들을 풍자한 영화 같다. 그래서 정부
지도층을 외계인으로 선택한 것은 아닐까? 사실 지금 한국의 지도층이 하는 행동을 봐도, 과연 국민의 뜻이 뭔지나 알고 있는지 의아할 때가 많다.
아무래도 국민을 드론이나 SCV로 여기는 것 같다. 평소에는 일만 시키다가, 선거 때만 굽실거리는 걸 보면 말이다.
아아, 그런 것이다. 우리에게도 지금 당장 선글라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