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Child's Play 2, 1990

  감독 - 존 라피아

  출연 - 알렉스 빈센트, 크리스틴 엘리스, 브래드 듀리프, 제니 에이구터



  1편에서 겨우 처키를 제거했던 앤디와 엄마. 하지만 그는 엄마와 떨어져 위탁 가정에 가게 된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법원에서 인형이 살아있다고 얘기했다는 이유로 정신감정을 받으라고 했다는데, 이상하다. 1편에서 처키가 살아있는 인형이라는 걸 알고 있는 형사도 이번엔 나오지 않는다. 그가 말을 잘 해줬으면, 앤디가 엄마와 떨어져 살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말이다. 혹시 그도 같이 정신 감정을 받고 있는 걸까? 죽었다는 얘기도 없었는데. 하여간 정서불안으로 판정받은 앤디를 한 부부가 데리고 간다.


  그리고 굿 가이 인형 회사는 다시 공장을 가동시킨다. 하지만 의도치 않은 사고가 일어나고, 처키가 되살아난다. 다시 인간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집념으로 똘똘 뭉친 처키는 앤디를 찾아 나서고, 그와 동시에 가는 곳마다 피를 부른다.


  이번에도 역시 어린아이의 말을 전혀 믿지 않는 어른들이 나온다. 그들은 앤디를 거짓말장이라고 몰아세우고, 당연히 처키에게 죽음을 당한다.


  1편 감상에서도 썼지만, 나도 아마 어린애가 인형이 살아있어서 사람을 죽였다고 하면 '쪼그만 놈이 상상력이 참 기발하네. 허허허'하고 웃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 살인이 일어나면 섬뜩할 것이다. '도대체 이 아이의 정체는 뭔가? 설마 데미안의 한국 재림인가?' 이런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데미안의 재림이나 인형 몸속에 처키가 있는 거나 오십보백보이다.


  이번 편은 수위가 높다. 그러니까 19금 섹스신이 나온다는 게 아니라, 처키와 싸우는 과정에서 보이는 죽고 죽이는 장면이 눈살을 찌푸린다는 말이다. 마지막 공장에서의 격투장면은 와, 진짜. 인형 하나 죽이는데 참으로 끔직했다. 어쩌면 나도 모르게 처키가 인간이라고 받아들이고 있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피도 나고, 고통에 비명도 지르고.


  마지막 처키의 모습은 진짜로 끔찍했다. 어지간히 잔인한 장면을 보면서 밥도 먹는 나였지만, 저절로 입에서 '윽!'하는 소리가 튀어나올 정도였다. 이건 마치 제작자들이 인형 나온다고 우습게보지 말라고 대놓고 시위하는 거 같았다. 인형만으로도 이런 하드 장면을 내놓을 수 있다고 말하는 거 같은데, 그런 의도라면 어느 정도 성공한 것 같다.


  다만 내용의 전개가 좀 어딘지 모르게 어설프다는 느낌이 들었다. 위에서 언급한 형사의 부재, 갑작스런 엄마의 병원 행 그리고 왜 인형 회사는 굿 가이 인형을 그렇게 고집하는지 모르겠다. 공장에서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는데도 말이다. 그런 부분을 좀 더 보충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기만 하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처키는 불사의 존재 같다. 인형 속에 있어서 그렇지. 이왕이면 예쁜 인형 속에 들어갈 것이지. 아, 이건 인형 외모 지상주의인가? 인형까지 외모로 판매되는 더러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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