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Callie Hernandez - Endless (타임루프 : 벗어날 수 없는)(한글무자막)(Blu-ray)
Various Artists / Well Go USA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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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e Endless , 2017

  감독 - 저스틴 벤슨, 아론 무어헤드

  출연 - 아론 무어헤드, 저스틴 벤슨, 테이트 엘링턴, 칼리 헤르난데즈

 

 

 

 

 

  자신들이 몸담고 있던 종교 집단에서 도망친 '저스틴'과 '애런' 형제. 그들이 떠난 이유는, 형인 애런에게 사람들이 집단 자살을 할 것이라 말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10년 후, 의문의 비디오테이프가 하나 배달된다. 같이 지냈던 '애나'가 보낸 것으로, 그걸 본 형제는 모두 자살한 것이 아니었다고 놀라워하며 돌아가 보기로 한다. 반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애런은 즐거워하고, 저스틴은 어딘지 이상한 느낌에 떠나고 싶어 한다. 결국, 애런은 남기로 하고 저스틴은 마을을 떠나려고 하지만…….

 

  어릴 때 이상한 종교 집단에서 벗어났지만, 과거의 인연 때문에 다시 돌아가는 형제. 동생은 어렸기에 과거의 그곳이 좋았던 기억만 있고, 형은 그들의 기이한 행동 때문에 꺼림칙한 기억만 남아 있었다. 여기까지 보고, 이상한 종교 집단에 관련된 영화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건 틀린 생각이 아니었다. 다만 그들이 섬기는 대상과 그들에게 벌어지는 일들이 평범하지 않았다. 그건 제목에서부터 스포일러를 하고 있기에, 굳이 뭐라고 따로 말하지 않겠다. 영어 제목이나 한국 제목이나 왜 이리 내용을 밝히고 싶어 하는지 모르겠다. 특히, 한국 제목은 진짜 할 말이 없다. 물론 그래도 영화를 보면서 ‘오!’하고 놀라긴 했다.

 

  이런 웃긴 얘기가 있다. 어떤 사람이 어깨에 새를 올리고 다니는 걸 본 사람이 새에 관해 묻는다. 그러자 자신의 어깨를 본 사람이 화들짝 놀랐다는 내용이다. 영화를 보면서 그 농담이 떠올랐다. 평범하고 다소 지루하다 할 수 있을 흐름인데, 뜬금없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기이한 장면들이 불쑥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하늘에 떠 있는 달 세 개라든지 줄다리기를 들 수 있다. 줄다리기가 무슨 문제냐고? 줄의 한쪽은 사람이 잡고 있는데, 반대편은 하늘로 향해 있는 게 문제다. 풍선에 묶어 올린 것도 아니고 높은 나무에 걸린 것도 아니다. 그냥 하늘로 올라가 있고, 그걸로 줄다리기하는 거다.

 

  초반에는 형제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보여주다가, 마을로 들어서면서 저런 장면들이 하나둘씩 튀어나온다. 그리고 중반에서 후반으로 접어들면서는, 기이한 일들이 계속해서 벌어진다. 초반에 좀 지루해서 이건 뭔가하고 생각할 즈음, 정신을 확 차리게 만든다.

 

  그리고 과연 이것을 어떻게 수습할지 기대하게 만든다. 결말은 어떻게 생각하면 실망이기도 하고, 또 다르게 생각하면 제일 적당한 마무리였다. 거창한 블록버스터 SF 영화였다면 와장창 뭔가 깨지면서 싸우고 통쾌한 매듭을 지었을 것이다. 아니면 2편을 예고하거나. 하지만 이건 그런 작품이 아니기에, 그리고 아마 감독은 가족에 관한 얘기를 하고 싶었기에, 이런 끝을 낸 게 아닐까 싶다. 그런 의도였다면 마무리는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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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트다운
저스틴 덱 감독, 엘리자베스 라일 외 출연 / 노바미디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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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Countdown, 2019

  감독 - 저스틴 덱

  출연 - 엘리자베스 라일, 피터 파시넬리, 조던 캘로웨이, 탈리사 베이트먼

 

 

 

 

 

  어느 대학생들의 파티장에서 우연히 남은 수명을 알려준다는 앱 이야기가 나온다. 친구들과 앱을 설치한 ‘코트니’는 자신의 수명이 세 시간 남았다는 알림에 기분이 좋지 않다. 남은 수명이 0이 되는 순간 코트니는 의문의 습격을 받아 죽고 만다. 한편, 병원에 입원한 ‘에반’은 여자친구 코트니의 죽음이 앱과 관련이 있다고 확신한다. 그는 자신의 남은 수명이 얼마 되지 않자 불안해하며, 간호사인 ‘퀸’에게 이야기를 꺼낸다. 앱을 설치해본 퀸은 남은 수명이 3일이라고 나오자 기분은 별로지만 별거 아니라 생각한다. 그러다 에반마저 죽어버리자, 불안한 마음에 퀸은 앱을 삭제하려 한다. 하지만 앱은 휴대전화를 바꿔도 삭제되지 않는데…….

 

  남은 수명을 알려주고, 0이 되는 순간 죽는다니! 한번 설치하면 삭제도 되지 않고, 휴대전화를 바꿔도 자동으로 생겨나다니! 남은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는, 괴생명체, 아마 악마라고 추정되는 존재가 나타난다니! 사람에게는 정해진 수명이 있고, 무슨 짓을 해도 바꿀 수 없는 상황에서, 과연 주인공들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설정을 보는 순간, ‘오오, 재미있겠다!’라는 느낌이 팍 왔다.

 

  정해진 죽음을 피해야 한다는 기본 설정만 보면, 영화 ‘데스티네이션 Final Destination, 2000’의 다른 버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기본 설정만 비슷하고, 다른 세부사항은 달랐다.

 

  악마가 등장하면 같이 나오는 소재가 있다. 바로 신부와 퇴마다. 스마트 폰은 과학의 산물이자 물리적인 요소이고, 퇴마는 정신적이고 종교의 영역이다. 과학과 영적인 부분을 다룬 작품들은 꽤 많다. 대립하는 관계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어떻게 보면 서로의 존재를 입증하는 사이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그 두 가지를 한꺼번에 다루고 있다. 앱 삭제를 위해 해킹을 하고, 악마를 막기 위해 퇴마의식도 시도한다. 그런데 뭐랄까……. 두 가지 다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다. 악마가 등장할 때보다, 화장실에서 자신이 제일 두려워하는 상황에 맞닥뜨리는 부분이 더 오싹했다. 악마의 정체를 확실히 보여주는 것보다, 은근슬쩍 으스스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장르가 호러라고 적혀있지만, 화장실 장면을 제외하고는 그렇게 무섭다거나 놀라는 부분은 없었다.

 

  가끔 보면, 저승사자들이 착오로 이름이 똑같은 사람을 저승으로 잘못 데리고 가는 이야기가 있다. 판타지라면 그에 관한 사과의 표시로 다른 차원에 주인공 버프를 잔뜩 붙여서 보내곤 한다. 그래서 그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저승에서 그 앱을 만든 게 아닐까? 남은 수명이 0이 되는 사람만 데리고 오면 되니까, 이름이 같아도 헷갈릴 일은 없다. 역시 종이에 수기로 적은 명부록은 누군가 글씨를 덧쓰거나 찢어버릴 위험이 있지만, 디지털화되어 자동으로 알람이 울리는 방식이면 안전할 테니 말이다. 죽을 날이 얼마 안 남은 사람에게 악마가 나타나는 건, 방문 전 사전 확인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영화를 다 보고 남은 생각은, ‘약관을 꼼꼼히 읽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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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Becky, 2020

  감독 - 캐리 머니온, 조나단 밀롯

  출연 - 루루 윌슨, 케빈 제임스, 조엘 맥헤일, 아만다 브러겔

 

 

 

 

 

  병으로 사랑하는 엄마를 잃은 ‘베키’는 기분이 좋지 않다. 아빠가 엄마와의 추억으로 가득한 집에 ‘케일라’와 그녀의 아들 ‘타이’를 초대한 것이다. 거기다 조만간 그녀와 결혼하겠다는 발표까지! 베키는 화를 내며 숲에 있는 아지트로 향한다. 한편, 감옥에서 탈출한 범죄자 무리가 베키의 집으로 찾아온다. 그들은 아빠와 케일라, 그리고 타이를 묶어두고, 열쇠를 내놓으라 협박한다. 그들은 오래전에 베키네 집 지하실 벽에 열쇠를 숨겨두었고, 우연히 베키가 그걸 발견하여 갖고 있었다. 범죄자 무리는 숲에 숨은 베키를 찾기 위해, 그녀의 아빠를 고문하는데…….

 

  어린아이가 집에 쳐들어온 범죄자 무리를 소탕하는 설정이라 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영화가 있다. 바로 명절 연휴가 되면 매년 방영하는 ‘나 홀로 집에 Home Alone, 1990’ 시리즈다. 명절에 틀어주는 영화답게, 그 작품은 영악한 꼬마 주인공 ‘케빈’과 멍청한 도둑들의 대결이 유머러스하게 그려진다. 그래서 거기에 나오는 도둑들은, 실제 상황이라면 중환자실이나 영안실 내지는 부검실로 실려 가도 이상하지 않을 공격을 받고도 잘 살아있다. 죽어나가는 건, 영화를 보면서 깔깔대고 웃는 관객들이다.

 

  이 영화도 비슷한 설정이다. 케빈보다는 나이가 좀 더 먹은, 열 서너 살 정도 되는 소녀 베키가 아빠를 고문하는 잔혹한 탈옥수들과 대결을 벌인다. 케빈과 다른 점은, 유머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 이 영화, 주인공이 열 서너 살밖에 되지 않은 꼬맹이인데, 상당히 잔혹하다. 예전에 본, 나 홀로 집에의 다크 버전이라 할 수 있는 영화 ‘또마 Dial Code Santa Claus, 1990’도 이 정도로 잔혹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도대체 베키 아빠는 딸내미에게 뭘 가르친 것인지, 아니, 아빠는 힘도 못 쓰고 당하는 걸 봐서 가르칠 깜냥이 되지 않는다. 그러면 도대체 이 꼬마 아가씨는 어디서 뭘 어떻게 배웠길래 우락부락한 탈옥수들을 각개격파로 죽여나가는지 모르겠다.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분노에 가득한 표정으로 주변에 있는 물건들을 이용해 죽인다. 보면서 ‘어린애한테 이런 연기를? 너무한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잔인한 장면이 많았다. 아무리 주인공 벡키를 연기한 '루루 윌슨'이 전작에서 용감하게 겁 없이 악령과 싸우거나 악령에 빙의된 연기를 잘 했다지만, 이건 좀 너무한 게 아닐까? 쇠로 된 자를 눈에 박아 넣는다거나 목에 뾰족한 뭔가를 쑤셔 넣고……. 대장과 싸우는 장면에서 베키가 사용한 무기는, 보면서도 믿을 수 없었다. 도대체 보는 사람도 모르는 벡키의 숨겨진 비밀은 뭘까? 아무리 개연성 없이 무조건 죽고 부수고 조지는 게 액션 영화라지만, 어떻게 꼬꼬마가 망설임 없이 저런 짓을? 겁이 없는 애라는 설정인가?

 

  혹시 제작진은 질풍노도의 사춘기 어린 소녀를 건드리면 좆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원래 그 아이가 그런 성향을 갖고 있었는데,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다가 아빠가 고문당하는 걸 보면서 표출된 걸까? 마지막 장면을 보면, 아이가 뭔가 있는 것 같은데 확실하지는 않다. 그냥 주위 사람들을 믿지 못하는 성격이 된 건지, 아니면 진짜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었다가 드러난 건지 잘 모르겠다.

 

  성인이 베키처럼 싸운다면 통쾌했을 텐데, 어린아이가 싸우는 게 조금 마음이 좋지 않았다. 어린아이는 아무래도 케빈처럼 싸우는 게 더 좋아 보인다. 아이한테 너무 잔혹한 현실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고모의 마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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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망원동 - 어린 나는 그곳을 여권도 없이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ㅣ 아무튼 시리즈 5
김민섭 지음 / 제철소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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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 어린 나는 그곳을 여권도 없이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저자 – 김민섭

 

 

 

 

 

  제목 때문에 고른 책이다. ‘아무튼 망원동’이라니. 90년대에 망원동으로 이사 가, 2000년대부터 지금까지 성산동에서 살고 있으며 몇 년 전까지 망원동 쪽에서 일했던 사람으로 상당히 끌리는 제목이었다.

 

  책은 2017년도에서 시작해 2016년,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1984년까지 갔다가 다시 2017년으로 돌아와 마무리를 짓는다. 그 시간 여행 속에서 저자는 작업실을 구해 글을 쓰는 작가에서 군인, 대학생 그리고 초등학생으로 어려졌다가 다시 아이가 있는 가장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그의 기억 속에 있는 망원동은, 어린 시절 뛰어놀았던 추억의 장소에서 점차 옛 모습이 사라져가고 있는 곳으로 변하고 있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즐겨 찾았던 가게들이 남아 있는 모습에 반가워하고, 사라진 상점 터를 보면서 아쉬워했다.

 

  지금은 2020년이 끝나가고 있으니, 이 책이 나온 2017년과는 상당히 많이 달라졌다. 저자가 아직도 있다고 반가워했던 ‘서교 가든’은 여름이 지나면서 코로나 19를 버티지 못해 문을 닫았고, 오랫동안 자리를 지킨 ‘망원 우체국’ 역시 사라졌다. 아직 ‘망원 시장’은 남아 있지만, 그 안의 가게들도 많이 바뀌었다. 얼마 전에 갔을 때, 아직도 몇몇 가게들이 남아 있는 것을 보고 놀랍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다. 예전에 어린 조카들의 손을 잡고 주말마다 장을 보러 갔던 기억이 다시금 떠올랐다. 사실 장을 보는 것보단, 조카들이 좋아하는 군것질거리를 사러 갔다는 게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추억의 시간 여행을 하면서, 마음의 고향이라는 것에 관해 이야기한다. 단순히 낳고 자란 장소가 아니라, 정서적 안정을 주고 마음 깊은 곳에 지지대이자 버팀목이 되는 곳, 그리고 언젠가 다시 돌아오고 싶은 그런 곳. 저자뿐만 아니라, 그 친구들에게도 망원동은 그런 마음의 고향이었던 것 같다. 동네를 떠나고 싶어 하지 않는 친구들의 이야기가 종종 나왔던 걸 보면 말이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이사를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 동네를 떠나고 싶지 않아 하고 있으니까. 왜 그럴까 생각해봤다. 그건 이 동네, 그러니까 망원동과 성산동 골목 골목에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친구들과 만나 놀았던 신촌과 홍대, 조카들 손을 잡고 주말마다 돌아다녔던 망원 시장, 설날에 작은 집으로 갈 때 지났던 망원동 유수지, 여름에 돗자리와 음료수를 들고 찾았던 한강 공원, 운동한다고 올라갔던 성미산, 조카들 숙제를 위해 지도를 보면서 찾아갔던 망원동과 성산동의 이곳저곳……. 지금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런 기억으로 가득한 곳이어서 떠나고 싶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책에서도 약간 언급되고 말았지만, 문제는 집값이다. 홍대 연남 상수를 강타한 집값 폭등은 망원동과 성산동도 예외는 아니다. 아직도 진행 중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 때문에 추억으로 가득한, 마음의 안식처와 같은 곳을 떠나야 한다는 건 그렇게 좋은 기분은 아니다.

 

  10년, 20년이 지난 후, 이 동네가 또 어떻게 바뀌었을지 궁금하다. 그때는 이 동네가 또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도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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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대저택
피터 윈가드 감독, 데보라 커 외 출연 / 야누스필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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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e Innocents, 1961

  감독 - 잭 클레이톤

  출연 - 데보라 카, 피터 윈가르드, 메그스 젠킨스, 마이클 레드그레이브

  원작 – 헨리 제임스의 소설 ‘나사의 회전 The Turn of the Screw, 1898’

 

 

 

 

 

  ‘기든스’는 고아가 된 조카의 교육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는다. 블라이 저택으로 온 그녀는 어린 ‘플로라’와 가정부 ‘그로스’ 부인을 만난다. 세 사람이 나름 잘 지내던 중, ‘마일스’가 학교에서 폭행 사건을 일으켜 퇴학당해 집으로 돌아온다. 처음에 기든스는 난폭한 아이가 아닐까 걱정했지만, 의외로 마일스는 온순하고 예의 바른 소년이었다. 어느 날부턴가 기든스는 검은 옷을 입은 여인과 어떤 남자가 저택 주변을 맴도는 걸 알아차린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은 그로스 부인은, 집사로 일했던 ‘피터 퀸트’와 아이들의 가정교사였던 ‘제슬’에 관해 말해준다. 둘은 열렬히 사랑했지만, 사고로 피터가 죽자 제슬이 그의 뒤를 따라 자살했다는 것이다. 기든스는 두 사람의 영혼이 아직 저택에 남아있다고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같은 소설을 원작으로 했기에, 얼마 전에 본 미국 드라마 ‘블라이 저택의 유령 The Haunting Of Bly Manor, 2020’과 비교하게 된다. 아무래도 드라마가 시간이 더 넉넉하기에 배경이라든지 사람들의 상황 등을 더 자세히 그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에게는 드라마가 더 좋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화가 별로라는 건 아니다.

 

  드라마가 시간을 뛰어넘는 사랑에 집중했다면, 영화는 영혼의 존재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기든스는 플로라와 마일스, 두 아이에게 죽은 피터와 제슬의 영혼이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했다. 이미 죽은 두 사람이 그녀의 주위를 배회하는 건, 원하는 것이 있어서라 여겼다. 바로 아이들이다. 그때부터 그 전까지 평범하고 귀여웠던 아이들의 행동이 기든스에게 다르게 다가왔다. 그들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의미심장했고 소름 끼쳤으며 불안하게 느껴졌다. 그건 영화를 보는 나에게도 그러했다. 특히 마일스가 기든스의 입술에 굿나잇 키스를 하면서 이상한 미소를 짓는 장면은, 불안함의 최고조를 보여줬다. 어떻게 보면 사춘기 소년의 일탈이라든지 어린아이의 멋모르는 행동으로 볼 수 있지만, 이미 유령의 존재를 믿는 기든스에게는 다른 의미로 여겨졌다. 그리고 그건 파국으로 치닫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데 과연 마일스에게 진짜 피터 퀸트의 유령이 깃들었던 걸까? 그녀가 그렇게 생각하고 믿었기에, 모든 것을 그런 식으로 해석한 건 아닐까? 마일스는 그냥, 부모를 일찍 잃고 다른 어른들의 관심을 얻고 싶어 이상한 행동을 하는, 왼팔에는 흑염룡이 오른팔에는 적염룡이 잠들어 있는, 예민하고 성적으로 조숙하며 욕 잘 하는, 정서적으로 불안한 아이가 아니었을까? 사실은 기든스가 환상을 보고 아이들에게 다그쳤던 게 아닐까? 괜히 망상에 빠져 애먼 애 하나 잡은 게 아닐까? 정말로 귀신에 홀린 건, 그녀가 아니었을까?

 

  영화는 무엇이 진실인지 명확한 설명 없이 마무리를 짓는다. 내 생각에는, 마일스에게 피터 퀸트의 영혼이 깃들었다면, 제슬의 영혼은 플로라가 아닌 기든스에게 들어가려 했던 게 아닐까 싶다. 남매라면 두 사람은 연인이 될 수 없으니 말이다. 아니면 마일스가 커서 나중에 제슬의 혼을 집어넣을 만한 여자를 꼬여 데리고 오는 스토리도 재미있을 것 같다. 흠, 너무 진부하고 전형적이며 예측 가능하고 통속적인가?

 

  마일스 역할을 맡은 배우의 연기가 대단했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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