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The Endless , 2017
감독 - 저스틴 벤슨, 아론 무어헤드
출연 - 아론 무어헤드, 저스틴 벤슨, 테이트 엘링턴, 칼리 헤르난데즈
자신들이 몸담고 있던 종교 집단에서 도망친 '저스틴'과 '애런' 형제. 그들이 떠난 이유는, 형인 애런에게 사람들이 집단 자살을 할 것이라 말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10년 후, 의문의 비디오테이프가 하나 배달된다. 같이 지냈던 '애나'가 보낸 것으로, 그걸 본 형제는 모두 자살한 것이 아니었다고 놀라워하며 돌아가 보기로 한다. 반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애런은 즐거워하고, 저스틴은 어딘지 이상한 느낌에 떠나고 싶어 한다. 결국, 애런은 남기로 하고 저스틴은 마을을 떠나려고 하지만…….
어릴 때 이상한 종교 집단에서 벗어났지만, 과거의 인연 때문에 다시 돌아가는 형제. 동생은 어렸기에 과거의 그곳이 좋았던 기억만 있고, 형은 그들의 기이한 행동 때문에 꺼림칙한 기억만 남아 있었다. 여기까지 보고, 이상한 종교 집단에 관련된 영화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건 틀린 생각이 아니었다. 다만 그들이 섬기는 대상과 그들에게 벌어지는 일들이 평범하지 않았다. 그건 제목에서부터 스포일러를 하고 있기에, 굳이 뭐라고 따로 말하지 않겠다. 영어 제목이나 한국 제목이나 왜 이리 내용을 밝히고 싶어 하는지 모르겠다. 특히, 한국 제목은 진짜 할 말이 없다. 물론 그래도 영화를 보면서 ‘오!’하고 놀라긴 했다.
이런 웃긴 얘기가 있다. 어떤 사람이 어깨에 새를 올리고 다니는 걸 본 사람이 새에 관해 묻는다. 그러자 자신의 어깨를 본 사람이 화들짝 놀랐다는 내용이다. 영화를 보면서 그 농담이 떠올랐다. 평범하고 다소 지루하다 할 수 있을 흐름인데, 뜬금없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기이한 장면들이 불쑥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하늘에 떠 있는 달 세 개라든지 줄다리기를 들 수 있다. 줄다리기가 무슨 문제냐고? 줄의 한쪽은 사람이 잡고 있는데, 반대편은 하늘로 향해 있는 게 문제다. 풍선에 묶어 올린 것도 아니고 높은 나무에 걸린 것도 아니다. 그냥 하늘로 올라가 있고, 그걸로 줄다리기하는 거다.
초반에는 형제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보여주다가, 마을로 들어서면서 저런 장면들이 하나둘씩 튀어나온다. 그리고 중반에서 후반으로 접어들면서는, 기이한 일들이 계속해서 벌어진다. 초반에 좀 지루해서 이건 뭔가하고 생각할 즈음, 정신을 확 차리게 만든다.
그리고 과연 이것을 어떻게 수습할지 기대하게 만든다. 결말은 어떻게 생각하면 실망이기도 하고, 또 다르게 생각하면 제일 적당한 마무리였다. 거창한 블록버스터 SF 영화였다면 와장창 뭔가 깨지면서 싸우고 통쾌한 매듭을 지었을 것이다. 아니면 2편을 예고하거나. 하지만 이건 그런 작품이 아니기에, 그리고 아마 감독은 가족에 관한 얘기를 하고 싶었기에, 이런 끝을 낸 게 아닐까 싶다. 그런 의도였다면 마무리는 괜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