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보스 Girlboss - 훔친 책을 팔던 소녀, 5년 만에 1000억대 CEO가 되다
소피아 아모루소 지음, 노지양 옮김 / 이봄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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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 훔친 책을 팔던 소녀, 5년 만에 1000억대 CEO가 되다

  원제 - Girlboss, 2014

  저자 - 소피아 아모루소

 

 

 

 

 

  큰조카 생일 선물로 고른 책이다. 연초에는 사회 초년생이라 어리바리한 모습을 보였지만, 요즘은 적응을 한 것 같다. 그래도 혹시 너무 적응을 잘하는 바람에 딱 거기서 정체되지 않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어서, 고모도 즐겨 읽지 않는 장르의 책을 골랐다. 자기계발 도서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가끔 읽으면 자극을 받을 때가 있다. 그렇게 하면 지금의 생활에 너무 젖어서 나태해지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 마음에, 혹은 쓸데없는 오지랖에 이 책을 골라보았다.

 

  처음 부제를 읽었을 때는 충격적이었다. 훔친 책을 팔면 도둑 아닌가? 그러면 훔친 걸 판돈으로 자기 사업을 했다는 건가? 헐, 그러면 범죄자의 ‘나는 이렇게 회개하고 개과천선했다’는 자기 고백 책인가? 부제를 보고는 이런저런 생각에 한참 고민했었다. 그래서 검색도 좀 해보고 이것저것 찾아보니, 꼭 그런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가진 것이라고는 열정과 자신감밖에 없었던 한 소녀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물론 저자가 바로 그 소녀 본인이라 다서 미화되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내숭을 떤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대신 문장 하나하나에서 자신감이 느껴졌다. 하긴 그런 자신만만함이 없었으면 지금의 그 자리에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런 근거 없는 무모한 자신감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처한 상황에 대한 빠른 판단, 그리고 적절한 대처 능력이 뒷받침이 된 자신감이었다. 자신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외부 상황과 비교해서 무엇이 최선이나 차선인지 알아차리고 나아갈 수 있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종류의 것이었다.

 

  그건 어쩌면 그녀가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여러 가지 경험을 해봤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고등학교 중퇴에 주의력 결핍증에 우울증 진단을 받고, 히치하이킹으로 떠돌아다니면서 도둑질(...)도 하고 여러 가지 알바를 전전하고 심지어 쓰레기통을 뒤져서 먹고 살아야했던 그런 최악의 상황들이 담담하게 서술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그런 일들은 잊고 싶은 기억이 아니라,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여겨졌다. 이미 밑바닥을 경험했기에 실패라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저돌적으로 앞으로 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한 경험에서 나온 그녀의 말은 재치 있으면서, 때로는 날카로운 칼이 되어 가슴을 푹 찌르기도 했다. 책 곳곳에 ‘어머, 이건 기억해둬야 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문장들이 가득했다. ‘실패는 당신의 발명품이다.’라는 말이나 ‘신(승진)은 디테일에 있다.’, ‘내 인생에서 쫓아내고 싶은 존재를 생각하느라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로 했다.’, ‘내 삶의 긍정적인 일들에만 집중해라.’ 그리고 ‘행운은 하찮은 일들을 제대로 해내는 용감한 자들의 편이다.’ 와 같은 말들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큰조카의 사회생활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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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르 이야기 - <곤충기>를 쓴 파브르의 특별한 삶
매튜 클라크 스미스 지음, 줄리아노 페리 그림, 홍수원 옮김 / 두레아이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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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 곤충기를 쓴 파브르의 특별한 삶

  원제 - Small Wonders: Jean-Henri Fabre & His World of Insects, 2015

  작가 - 매튜 클라크 스미스

  그림 - 줄리아노 페리

 

 

 

 

 

  어릴 적에 파브르 위인전을 읽은 적이 있다. 곤충을 관찰하고 그것을 기록하여 유명하다고만 알고 있었던 나에게, 그 책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읽은 지 몇 십 년이 지났기에 다른 것들은 하나도 생각이 안 나고 오직 단 한 장면만 기억난다. 파브르가 지인들을 초대해서 곤충 시식회를 연 부분이었다. 오동통하게 살이 오른 애벌레를 구워서……. 책을 읽을 때 머릿속으로 장면을 연상하면서 읽는 나에게 그 대목은 충격이었다. 발이 너무 많거나 하나도 없는 것을 극도로 무서워하기에, 그 문단은 읽는 것만으로도 혐오스러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 그 책의 저자는 파브르가 얼마나 곤충에 대해 알고 싶어 했는지 말하고자 그렇게 적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파브르는 베어 그릴스의 원조였다는 결론밖에 나지 않는다. 진짜 그런 일이 있었다면 말이다.



 

  그럼 이 책은 어땠을까? 이 이야기는 독특하게 위인의 출생부터 시작하지 않는다. 어느 마을에 살고 있는 곤충을 좋아하는 의문의 노인에서부터 출발한다. 밖에 잘 나오지 않고 곤충을 관찰하기에, 마을에는 온갖 소문이 떠돌았다. 그러던 어느 날, 정부 고위관료가 그를 찾아오면서 그제야 정체가 밝혀진다. 바로 파브르였다. 이후 책은 파브르의 어린 시절부터 다루고 있다. 그가 어떻게 곤충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가 자란 곳이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말하고 있다. 또한 그가 어째서 ‘곤충기’를 적을 결심을 하고, 그것이 주위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이야기한다.

 

  그림은 사실적인 것 같으면서도 무척 아름다웠다. 평소에 싫어하는 곤충이었지만, 이 책에서는 그리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따뜻하다는 느낌을 주는 그림들이었다. 그냥 그림만 봐도 기분이 좋아졌다.


 



  이번에 처음으로 안 사실은 파브르가 노벨 문학상 후보로 추천되었다는 점이다. 헐, 난 지금까지 곤충에 대한 연구를 했기에 의학 분야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문학상이라니! 그가 쓴 ‘곤충기’는 무척이나 멋진 책이었나 보다. 딱딱한 관찰 일기 정도로만 생각했던 내 자신을 반성해본다.

 

  아쉽게도 이 책에서는 애벌레를 먹는 얘기가 없어서, 막내 조카에게 내가 어릴 적에 경험했던 충격을 줄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괜찮다. 이 책을 통해 나의 그런 안 좋은 기억이 어쩐지 완화된 것 같으니까.

 

  파브르가 한 말이라는데, 무척이나 인상 깊어서 적어둔다.

 

  ‘인간이나 동물에게는 모두 특별한 재능이 있습니다. 어떤 아이는 음악에 빠져들고, 어떤 아이는 수치에 대한 이해가 빠릅니다. 곤충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종류의 벌은 나뭇잎을 잘 자르고, 어떤 종류의 벌은 진흙으로 보금자리를 만듭니다……. 사람들은 이런 특별한 재능을 천성이라고 부르지만 곤충의 세계에서는 본능이라고 부릅니다, 본능은 동물의 천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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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늑대 ㅣ 스토리콜렉터 16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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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Boser Wolf, 2012

  작가 - 넬레 노이하우스

 

 

 

 

 

  그림 형제의 동화집에 나오는 '빨간 망토 이야기'라는 동화가 있다. 할머니 댁에 심부름 가던 어린 소녀가 늑대의 꾀에 넘어가 목숨을 잃는 내용이다. 길가다가 한눈팔지 말고 남의 유혹에 넘어가지 말라는 교훈을 주는 동화인데, '남자=늑대'라는 이상한 공식과 어린 소녀의 조합 때문에 은근히 야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아무래도 늑대가 소녀의 할머니 분장을 하고 침대로 소녀를 끌어들이기 때문이 아닐까한다. 또한 사람들은 '먹는다'라는 말에 중의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니까.

 

  '빨간 망토 이야기'의 버전이 워낙에 많아서 순서가 다르기도 하지만, 할머니로 변장한 늑대와 빨간 망토의 대화는 대략 이렇다. 처음에는 눈이 왜 그리 크냐는 소녀의 질문에 늑대는 널 잘 보기 위해서라고 답한다. 그 다음에 귀는 왜 크냐는 말에 널 잘 듣기 위해서, 큰 손에 대한 물음에는 널 잘 잡기 위해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입은 왜 크냐는 소녀의 말에 늑대는 널 잘 먹기 위해서라고 답한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늑대는 소녀를 한 입에 삼켜버린다.

 

  뜬금없이 왜 갑자기 동화 얘기를 하냐면, 이 책의 표지 때문이다. 표지에는 빨간 두건을 쓴 어린 소녀가 바구니를 들고 서 있다. 그런데 헐? 자세히 보면 소녀가 아니라 늑대다. 게다가 방 안의 물건들은 깨져있거나 비뚤어져있다. 한바탕 바람이 휘몰아친 것 같은 느낌이다. 이미 소녀는 늑대에게 먹혔고, 이제 늑대가 또 다른 소녀들을 유혹하기 위해 변장을 한 것 같다. 표지는 너무도 적절하고 확실하게 책 내용을 얘기하고 있다.

 

  작가는 ‘빨간 망토’의 여러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살아남거나 죽은 소녀들 그리고 늑대에게 잡아먹히며 비명을 지르는 소녀까지. 그 와중에 늑대는 동화의 할머니처럼 친절하고 다정한 모습으로 소녀에게 다가간다. 처음에는 모습을 보는 것에 만족하다가, 목소리를 듣고, 만지고 결국엔 그들을 먹어버린다.

 

  그렇다. 이 책은 벼락 맞아 똥통에 빠져 죽어도 시원찮은 소아성애자들이 득실대는 소설이었다. 아, 진짜 읽으면서 화가 났다.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이 어쩌면 이리도 딱 맞아떨어지는 지……. 어떤 식으로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 어린 소녀들을 공격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은밀히 자기들의 욕망을 즐기고 꼬리를 숨길 수 있는지 늑대들은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다. 아는 게 힘이라는 말을 이런 식으로 써먹다니, 쓸데없이 부지런한 놈들이다.

 

  그 때문에 상처 입은 사람만 부지기수로 늘어났다. 그들은 그 누구에게서도 위로받지 못하고 고통을 드러내지도 못한 채 죽거나, 모든 것을 혼자 떠안고 평생을 괴로워하며 살아야했다. 아, 요즘은 성폭행 피해자가 아닌 ‘성폭행 생존자’라고 부른다. 늑대의 이빨과 발톱에서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이 책에도 늑대의 공격에도 물러서지 않고 진실을 밝히려는 용기 있는 생존자와 조력자들이 등장한다. 조직적인 늑대 사회를 파고 들어가 생명의 위협을 받지만, 절대로 굽히지 않았다. 신체적으로는 늑대에게 굴복했을지라도, 정신만은 지키겠다는 다짐 같았다.

 

  동화의 어떤 버전에서는 사냥꾼이 늑대에게 공격받던 빨간 망토를 구해준다. 작가 역시 사냥꾼을 등장시켰다. 바로 주인공인 경찰 피아와 그녀의 동료들이었다. 동화에서는 후반부에 등장하지만, 책에서는 초반부터 거의 그들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여기저기 숲에 흩뿌려져있는 증거를 모으면서, 그들은 늑대와 생존자와 조력자를 구별하고 찾아 나선다.

 

  그 과정을 따라가는데, 참 힘들었다. 빨간 망토가 겪은 일들이 하나둘 밝혀질 때마다 책에서 잠시 눈을 떼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건 그냥 책꽂이에 넣어두고 다른 책을 읽을까? 왜 하필이면 이런 끔찍한 일들로 가득한 책을 골랐을까? 표지를 보는 순간 이런 내용일 것이라고 알았잖아? 굳이 다시 한 번 인간에 대한 불신감과 회의를 느끼게 하는 책을 고를 필요는 없었잖아?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책에서 손을 놓을 수는 없었다.

 

  빨간 망토가 살아남는 과정을 보는 것이, 늑대를 쫓는 사냥꾼의 뒤를 따르는 것이 의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습성을 알아야 더 이상 늑대가 숲에서 발붙이지 못하게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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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사회학 - 당신은 대한민국 몇 %입니까?
정태석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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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 당신은 대한민국 몇 %입니까?

  저자 - 정태석

 

 

 


  누구나 다 행복해지길 바란다. 예외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행복하다는 느낌을 얻을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추구한다. 어떤 사람은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다스리라고 하고, 또 어떤 이는 남보다 우월하면 행복하다고 말한다. 다른 누군가는 현재에 만족하라고 충고하기도 한다.

 


  그러면 이 책의 저자는 어떤 얘기를 하고 있을까? 놀랍게도 저자는 왜 우리가 행복할 수 없는지 나름의 이유를 먼저 얘기하고 있다. 각종 도표와 수치를 바탕으로, 왜 사람들이 행복감을 느낄 수 없는지, 어떤 문제가 사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지 얘기한다. 현재 한국의 경제, 정치, 사회, 교육, 가정, 노인 복지 등등의 분야에서 어떤 일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저자는 말한다. 저자가 지적하는 어떤 것들은 날카롭게 정치권과 정부를 공격하기도 하고, 또 다른 것들은 읽는 독자에게 놀라움을 주기도 한다.

 


  음, 놀라움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지 모르겠다. 어쩌면 무지에 대한 깨달음이라고 하는 게 더 옳을지도. 어른들이 가끔 하시는 말씀이 있다. '아는 게 많으니까 먹고 싶은 것도 많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맛을 안다.' 그러니까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과 비슷한 의미이다.

 

 

 

 


  알지 못하기에 모두가 다 나와 같다고 생각하며 살았고, 보여주는 것만 보고 살았다. 그 뒤에 무엇이 있는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뭔가가 더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어쩌면 귀찮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모르는 것을 알려면 호기심을 가지고 파헤치고 자료를 뒤져보고 대화를 하고 생각을 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것보다 남이 주는 것만 받아먹고, 남이 말하는 것만 듣고, 남이 보여주는 것만 보는 게 더 편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는다. '모르는 게 약'이라거나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말로 자위를 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지금과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고 생각한다. 내 개인정보 혼자서 나도 아직 못 간 중국을 비롯한 세계 여행을 하고 있고, 세금은 분기마다 오르지만 살림살이는 더 어려워져만 간다. 왜 매년 아이들은 시험 때만 되면 목숨을 끊는지, 부실 공사는 또 왜 이리 많은지, 사건사고는 연일 터지지만 책임을 지는 사람은 왜 없는지, 최근 들어 세상을 뜨는 사람들이 왜 점점 더 늘어나는지……. 더 이상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로 외면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권력이 언론을 앞세워서 무엇을 숨기려고 하고, 어떤 면을 부각하려고 하는지 알아야 할 것이다. 대기업이 자본을 무기로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지 깨달아야 할 것이다.

 


  예전에 누군가 이런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방송에서 들은 것 같은데, 정치가 모든 스트레스의 원인이라는 이런 비슷한 말이었다.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런 것 같다. 저 출산 문제, 노인이나 장애인 복지문제, 취업과 실업률 문제, 그리고 대학입시 위주의 교육 문제도 넓게 보면 다 돈과 정치와 연결이 되어있었다.

 


  이 책은 나 혼자 욕심을 내려놓고 마음을 편하게 갖는다고 행복해지는 건 아니라는 깨달음을 주었다. 책표지에 이런 문장이 있다. "우리에겐 우리의 미래를 결정한 권리가 있다." 과연 난 내 미래를 내가 갖고 있는지, 아니면 나도 모르는 누군가에 저당 잡혀 있는 게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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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 크레이븐 감독, 니브 캠벨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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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Scream 3 , 2000

  감독 - 웨스 크레이븐

  출연 - 데이빗 아퀘트, 니브 캠벨, 커트니 콕스, 패트릭 뎀시

 

 

 

 

  도대체 시드니와 그녀의 엄마 모린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는지, 3편까지 영화가 나오면서 그들을 괴롭힌다. 특히 모린은 1편에서 이미 죽은 뒤였지만, 마치 살아있는 존재 같은 느낌마저 든다. 어떻게 보면 그녀가 이 모든 사건의 배후에 있어서, 어디선가 다음 편을 짜고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음, 그러면 엄마는 딸을 강하게 키우기 위해 모든 시련을 주고 있는 건가? 언제나 꼭 살아남고 흔들림 없이 살인마의 머리에 총알을 박아 넣는 여전사로 키우기 위해?

 

  우즈보로 마을의 사건을 다룬 영화 ‘스탭 Stab 3’의 촬영이 한창 중인 할리우드. 유명 토크쇼 진행자로 활약하는 코튼의 죽음을 시작으로, 다시금 고스트페이스 가면이 활동을 시작한다. 살인마는 숨어살고 있는 시드니를 끌어내기 위해 영화 출연자들을 무참히 죽이고, 모린의 젊을 때 사진을 놓고 사라진다. 결국 그의 계획은 성공하여 시드니가 할리우드로 오고, 그동안 몇몇만 알고 있던 모린의 젊었을 적 과거가 드러나는데…….

 

  미드 ‘뉴스룸 The Newsroom, 2012’에서 주연을 맡은 피디의 젊은 모습은 귀여웠고,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낯익은 얼굴들이 많이 나왔다. 그 중에서도 ‘스타워즈 Star Wars : Episode IV - A New Hope, 1977’ 시리즈의 레아 공주 역을 맡은 캐리 피셔의 등장은 압권이었다. 여기서 그녀는 캐리 피셔가 아닌 비앙카라는 사람으로 나온다. 사실 그녀가 레아 공주 배역을 맡기로 되어있었는데 캐리 피셔가 감독과 자는 바람에 역할을 빼앗아갔다는 것이다. 그 장면에서 그만 빵 터졌다. 어쩜 저렇게 천연덕스럽게 자기 자신에 대한 비난을 할 수 있을까?

 

  그런데 감독은 배우들의 입을 통해 성상납에 대해 자꾸만 얘기한다. ‘스탭’에 출연하는 배우가 대놓고 ‘이렇게 죽으려고 감독(제작자)과 잔 게 아니야!’라고 소리칠 정도이다. 실제로 할리우드에서도 그런 일이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영화에서 저렇게 노골적으로 얘기를 하다니…….

 

  하긴 그게 이번 3편에서 일어났던 모든 사건의 원인이긴 했다. 연예계의 성상납에 대해 진지하게 다뤄 이슈를 만들 수도 있지만, 감독은 노련하게 비껴간다. ‘3부작의 법칙’을 꺼내들며 이전 작들과의 연계성을 더 부각시킨 것이다. 거기에 영화 시작에서는 헤어진 상태였다가 결국 다시 사랑을 확인하는 게일과 듀이의 답답한 로맨스, 매 편마다 카리스마 있게 등장하지만 실수를 반복하는 엉성한 살인마의 모습, 그리고 중간 중간 깨알같이 들어있는 코믹한 대사와 장면연출까지, 익숙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래서 사건의 원인에 집중하기보다는 범인이 누구고 어떻게 살인이 벌어지는지에 중심을 맞추게 했다. 이것이 바로 대가의 노련함이란 걸까?

 

  영화는 랜디가 말하는 ‘3부작의 법칙’과 맞아떨어지는 내용이었다. ‘모든 것이 처음으로 돌아가 과거의 진실을 밝힌다.’ 그래서 이번 편에서는 지난 편들 내내 궁금했던 모린의 과거를 말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랜디의 입을 빌어 이렇게 말한다. 과거는 잊어버리라고. 어쩌면 감독이 시리즈를 통해 내내 얘기하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과거에 연연해하다가는 현실을 망치기 마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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