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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림 3
웨스 크레이븐 감독, 니브 캠벨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0년 1월
평점 :
품절
원제 - Scream 3
, 2000
감독 - 웨스 크레이븐
출연 - 데이빗 아퀘트, 니브 캠벨, 커트니 콕스, 패트릭 뎀시
도대체 시드니와 그녀의 엄마 모린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는지, 3편까지 영화가 나오면서 그들을 괴롭힌다. 특히 모린은 1편에서 이미 죽은
뒤였지만, 마치 살아있는 존재 같은 느낌마저 든다. 어떻게 보면 그녀가 이 모든 사건의 배후에 있어서, 어디선가 다음 편을 짜고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음, 그러면 엄마는 딸을 강하게 키우기 위해 모든 시련을 주고 있는 건가? 언제나 꼭 살아남고 흔들림 없이 살인마의 머리에 총알을 박아
넣는 여전사로 키우기 위해?
우즈보로 마을의 사건을 다룬 영화 ‘스탭 Stab 3’의 촬영이 한창 중인 할리우드. 유명 토크쇼 진행자로 활약하는 코튼의 죽음을 시작으로,
다시금 고스트페이스 가면이 활동을 시작한다. 살인마는 숨어살고 있는 시드니를 끌어내기 위해 영화 출연자들을 무참히 죽이고, 모린의 젊을 때
사진을 놓고 사라진다. 결국 그의 계획은 성공하여 시드니가 할리우드로 오고, 그동안 몇몇만 알고 있던 모린의 젊었을 적 과거가
드러나는데…….
미드 ‘뉴스룸 The Newsroom, 2012’에서 주연을 맡은 피디의 젊은 모습은 귀여웠고,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낯익은 얼굴들이 많이
나왔다. 그 중에서도 ‘스타워즈 Star Wars : Episode IV - A New Hope, 1977’ 시리즈의 레아 공주 역을 맡은 캐리
피셔의 등장은 압권이었다. 여기서 그녀는 캐리 피셔가 아닌 비앙카라는 사람으로 나온다. 사실 그녀가 레아 공주 배역을 맡기로 되어있었는데 캐리
피셔가 감독과 자는 바람에 역할을 빼앗아갔다는 것이다. 그 장면에서 그만 빵 터졌다. 어쩜 저렇게 천연덕스럽게 자기 자신에 대한 비난을 할 수
있을까?
그런데 감독은 배우들의 입을 통해 성상납에 대해 자꾸만 얘기한다. ‘스탭’에 출연하는 배우가 대놓고 ‘이렇게 죽으려고 감독(제작자)과 잔 게
아니야!’라고 소리칠 정도이다. 실제로 할리우드에서도 그런 일이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영화에서 저렇게 노골적으로 얘기를 하다니…….
하긴 그게 이번 3편에서 일어났던 모든 사건의 원인이긴 했다. 연예계의 성상납에 대해 진지하게 다뤄 이슈를 만들 수도 있지만, 감독은 노련하게
비껴간다. ‘3부작의 법칙’을 꺼내들며 이전 작들과의 연계성을 더 부각시킨 것이다. 거기에 영화 시작에서는 헤어진 상태였다가 결국 다시 사랑을
확인하는 게일과 듀이의 답답한 로맨스, 매 편마다 카리스마 있게 등장하지만 실수를 반복하는 엉성한 살인마의 모습, 그리고 중간 중간 깨알같이
들어있는 코믹한 대사와 장면연출까지, 익숙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래서 사건의 원인에 집중하기보다는 범인이 누구고 어떻게 살인이 벌어지는지에
중심을 맞추게 했다. 이것이 바로 대가의 노련함이란 걸까?
영화는 랜디가 말하는 ‘3부작의 법칙’과 맞아떨어지는 내용이었다. ‘모든 것이 처음으로 돌아가 과거의 진실을 밝힌다.’ 그래서 이번 편에서는
지난 편들 내내 궁금했던 모린의 과거를 말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랜디의 입을 빌어 이렇게 말한다. 과거는 잊어버리라고. 어쩌면 감독이 시리즈를
통해 내내 얘기하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과거에 연연해하다가는 현실을 망치기 마련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