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눈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6
미쓰다 신조 지음, 이연승 옮김 / 레드박스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원제 - 赫眼, 2009

  작가 - 미쓰다 신조

 

 



 

 

  읽고 나서 엄마랑 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미쓰다 신조’의 단편 모음집이다. 여덟 개의 창작 이야기와 어디선가 들었다는 네 개의 이야기가 ‘괴담 기담 사제’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다. 그런데 창작 이야기 중에 작가가 등장해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형식이 많아서, 다 실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

 

 

  『붉은 눈』은 초등학교 때 전학 온 소녀에 관련된 이야기다. 두 눈동자의 색이 약간 다른, 예쁜 외모에 함부로 접근하기 힘든 분위기를 갖고 있던 ‘마도 다카리’. 어느 날 주인공은 결석한 그녀에게 급식으로 나온 빵과 숙제를 갖다 주라는 담임의 부탁을 수락한다. 친구 ‘요네쿠라’와 함께 간 주인공은 마도의 집에서 이상한 경험을 한다. 그리고 며칠 후 요네쿠라가 이상한 소리를 하다가 죽어버리는데……. 어쩐지 스티븐 킹의 ‘Salem's Lot’ 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 단편이었다.

 

 

  『괴기 사진 작가』는 제목 그대로 묘한 분위기의 기괴한 사진을 찍는 작가에 관련된 주인공의 경험담이다. 잡지 편집부에서 일하는 주인공은 우연히 괴기 사진을 찍는다는 ‘모쿠노’라는 사진작가에 대해 알게 된다. 그의 집을 찾아가는 주인공에게 동네 노인은 불길한 얘기를 알려준다. 께름칙한 기분으로 작가의 집을 찾아간 주인공은 그곳에서 작가의 여동생을 만나는데……. ‘정말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 ほんとにあった怖い話’라는 일본 공포 드라마 시리즈가 있는데, 거기에 나오면 딱 어울릴 내용이었다.

 

 

  『괴담 기담ㆍ사제 1 옛집의 저주』는 7대손까지 저주를 받은 한 집안의 이야기다. 분량은 네 쪽 정도지만, 생각해보니 참 무서운 내용이었다.

 

 

  『내려다보는 집』은 벼랑 위에 세워진, 아무도 안사는 것이 분명한 집에 대한 내용이었다. 초등학생인 주인공은 어쩐지 그 집 앞을 지나갈 때마다 누군가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시선을 느낀다. 그래서 친구들이 폐가 탐험을 해보자는 제의에 별로 내켜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따라가게 되는데……. 그냥 장난끼 넘치는 집주인이 아이들을 골탕 먹이려고 했다고 생각하면 별로 무섭지 않은 이야기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으음. 폐가건 흉가건 남의 집에 함부로 가는 건 좋지 않다.

 

 

  『괴담 기담ㆍ사제 2 원인』은 안 좋은 일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남자의 이야기다. 두 쪽 분량인데, 진짜로 그런 일이 나에게 일어난다면……. 상상하기도 싫다.

 

 

  『한밤중의 전화』는 두 사람의 전화 대화로만 이루어진 이야기다. 새벽 두 시, 갑자기 주인공은 전화를 받는다. 상대는 뜬금없이 오 년 전의 이야기를 꺼내며, 과거 기억을 끄집어내는 동시에 주인공이 몰랐던 뒷이야기까지 전해준다. 얘기를 들으면서 주인공은 잊고 있었던 오싹한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동시에 전화를 건 사람의 정체에 대해 의문을 갖는데……. 지문이나 설명 하나도 없이 두 사람의 대화만으로 이루어졌는데, 주인공에 감정이입해서 읽다보면 등골이 오싹하다. 새벽에 오는 전화는 받지 말자!

 

 

  『재나방 남자의 공포』의 주인공은 작가 자신이다. 이 작가, 가끔 자기 자신을 화자로 등장시킨다. 창작이 아니라 실제 경험담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헐, 그러면 인생이 호러! 작가가 온천에 가서 늦은 밤에 야외 목욕을 즐기려다가 만난 사람이 들려준 이야기다. 그 남자가 오래 전에 겪은 아동 연쇄 살인사건을 듣고, 작가가 나름대로 추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분위기의 흐름이 좋았다. 초반에 으스스하던 분위기가 중간에 살인사건 얘기로 잠깐 가라앉는 것 같았는데, 후반에 다시 극대화가 되는 연결이 좋았다.

 

 

  『괴담 기담ㆍ사제 3 애견의 죽음』. 이건 뭐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뒷골목의 상가』의 기본 화자는 또 작가 자신이다. 이야기의 주인공이 어릴 적에 겪은 일을 원고로 적어뒀는데, 그가 죽은 후 이야기로 써도 된다고 작가가 허락을 받았다는 것이다.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거의 야반도주하다시피 이사한 허름한 뒷골목.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소년에게는 평상시의 골목이 아닌 다른 골목이 보이기 시작한다. 해리 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다이애건 엘리’의 호러 버전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다만 그곳은 사람이 북적거리는 상가 골목이지만, 여기에 나오는 골목은 조용하고 사람대신 다른 무엇인가가 존재하는 게 다르다. 아, 분위기 묘사가 진짜 멋지다. 훌륭하다. 아니, 죽여준다. 내 어휘 실력이 딸려서 안타까울 뿐이다.

 

 

  『괴담 기담ㆍ사제 4 찻집 손님』은 사람이 무심코 내뱉은 말이 저주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맞거울의 지옥』 역시 작가 자신이 누군가에게 들은 ‘거울 지옥’에 대한 이야기다. 삼면거울이 있는 경대 사이에 자신의 얼굴이 끝없이 나타나는 매력에 빠진 한 소년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사십 몇 번째 거울 속에 자기가 아닌 다른 얼굴이 나타난 걸 발견했다. 그에 놀라 한참동안 거울을 멀리했지만, 우연히 맞거울을 보게 되는 일이 있었다. 그러자 그 얼굴이 아주 빠른 속도로 거울 속을 건너뛰어 다가오는데…….

 

 

  『죽음이 으뜸이다 ; 사상학 탐정』은 작가의 다른 시리즈인 ‘사상학 탐정’이 나오는 단편이다. 제목만 보았을 때는 태양인 태음인 같은 ‘四象’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죽을 조짐을 나타내는 ‘死相’이었다. 그런데 어쩐지 이야기가 『붉은 눈』과 연결된다. 그 초등학교를 나온 소년들이 성장하여 어른이 된 후의 사건이라고 할까?

 

 

  책을 읽을 때는 집에 어머니도 계셨고 등에 벽을 대고 있어서 별다른 느낌이 없었다. 그냥 이야기가 오싹 하다는 정도? 하지만 리뷰를 쓰는 지금, 집에는 나 혼자여서 그런지, 자꾸만 느낌이 이상하다. 등이 휑한 것은 방문을 열어둬서 그렇다 쳐도, 왜 그런지 모르지만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한다. 안 돌아봐야지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또 그것대로 궁금하고, 또 뒤에 아무것도 없다는 걸 확인해야 안심할 수 있을 것 같고, 그런데 빨리 돌면 뭔가 보일까 무서워 아주 천천히 돌아보고 있다.

 

 

  으음, 리뷰 쓰다가 오싹한 건 또 오랜만이다. 내가 읽은 이 작가의 다른 책들은 일본의 풍습을 다룬 게 많아서 별로 와 닿지 않았지만, 이 책은 현대가 배경이라 느낌이 색달랐다. 더 쓰고 싶지만 여기까지. 자꾸 돌아봐서 안 되겠다. 하아. 이 맛에 미쓰다 신조를 못 끊는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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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김성홍 감독, 문성근 외 출연 / 플래니스 엔터테인먼트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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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제 - Missing, 2009

  감독 - 김성홍

  출연 - 문성근, 추자현, 전세현, 오성수

 

 

 

 



 

  배역을 부탁하고자 감독과 함께 양평근처 토종닭 집으로 온 ‘현아’. 하지만 어쩐 일인지 감독과 아는 사이라던 식당 주인 ‘판곤’이 둘을 공격한다. 감독은 제대로 반격도 못한 채 살해당하고, 현아는 창고에 갇혀 성노리개가 되어버린다. 한편 ‘현정’은 동생 현아가 남긴 음성 메시지를 바탕으로, 동생을 찾아 나선다. 경찰의 시큰둥한 반응에 현정은 혼자서 시골 마을을 샅샅이 뒤지고, 마침내 판곤을 찾아낸다. 하지만…….

 

 

  보면서 무척이나 화가 났던 영화다. 경찰의 무능함과 의욕 없음, 그리고 남자들이 여자를 어떤 식으로 여기는지 잘 드러났기 때문이다.

 

 

  현정이 기지국을 조사한 것을 바탕으로 찾아간 마을에서 경찰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와야 조사를 해줄 수 있다는 반응이다. 확실한 증거를 민간인이 찾을 수 있으면, 경찰이 왜 필요한 건데? 그걸 못하니까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거 아닌가? 어이가 없었다. 기지국을 바탕으로 동네를 찾았는데 그게 확실한 증거가 되지 않는다면, 경찰이 말하는 확실한 증거는 뭘까? 요즘은 어떤지 모르지만, 간혹 예전에 경찰이 사건을 조작하거나 증인을 만들어냈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다. 아마 이 영화에서 나온 경찰들은 그런 경우를 모델로 한 것 같다.

 

 

  영화의 시작 부분에서, 커피를 배달하러 갔던 종업원이 어느 집에서 뛰쳐나오며 소리친다. “돈이 없으면 집에서 딸딸이나 쳐라!” 그리고 동생의 사진을 보여주는 현정에게 마을 남자들은 입맛을 다시며 말한다. “고것 참 맛나게 생겼네.” 반항하는 현아를 폭행하며 판곤은 말한다. “어딜 개가 주인을 물어?” 그들에게 여자란 성적 욕구를 해소하는 도구일 뿐, 자신과 동등한 인격체가 아니었다. 작품 전체를 통틀어, 남자들이 여자를 바라보는 시각은 오직 ‘섹스를 할 수 있는가? 아닌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래서 영화는 불편했다.

 

  여자를 잡아다가 감금하고 고문하고 성적 학대를 하고 죽이는 영화나 드라마는 상당히 많다. 대개 범죄자들은 비겁하기에 자기보다 강한 사람은 공격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의 희생자는 거의 여자나 노인 또는 어린아이들이었다. 그런 작품들을 많이 보았지만, 이 영화는 어딘지 모르게 불편했다.

 

 

  왜 그런 걸까하고 한참 생각했다. 이 작품에서 현아의 비중이 높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언니인 현정을 도울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고립감이 처절하게 느껴졌기 때문일까? 판곤의 비정상적인 성격을 보여주기 위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지만, 현아가 고통 받는 장면이 너무 오래나왔다. 특히 그녀의 마지막은 꼭 필요했을까 의문이 들 정도였다. 그걸 굳이 보여주지 않아도 판곤의 잔혹함을 충분히 보여줄 다른 방법들이 많았을 텐데……. 현정의 고립감에 대한 것은, 또 다른 여성출연자인 다방 종업원 때문이었다. 영화에서 그녀를 도운 유일한 존재는 바로 그 다방 종업원이었다. 그 외의 다른 사람들, 그러니까 남자들은 아무도 그녀를 돕지 않았다. 그녀를 무시하거나 성적 도구로만 보았다. 이 세상의 반은 남자라고 한다. 그런데 그 반이나 되는 존재에게서 도움을 받기는커녕 적의와 욕망에 가득한 시선을 받아야 한다면, 얼마나 끔찍할까?

 

 

  결말 역시 통쾌하다기보다는 찝찝했다. 속 시원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는 또 다른 판곤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사실 지옥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영화는 불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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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Don't Breathe, 2016

  감독 - 페드 알바레즈

  출연 - 제인 레비, 딜런 미넷, 스티븐 랭, 다니엘 조바토

 

 

 

 

 

  주위에서 재미있다고 자꾸 얘기하는 영화가 있었다. 블록버스터도 아니고, 그렇게 유명한 배우가 등장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나마 알아본 사람은 예전에 영화 ‘구스범스 Goosebumps, 2015’에서 보았던 ‘딜런 미넷’뿐이었다. 어찌어찌 미루다가 겨우 시간이 맞아 보러갔다. 평일이라 그런지 극장에 관객은 그리 많지 않았고 다들 손에 팝콘 같은 먹거리를 들고 있었다. 그런데 세상에나! 영화를 보는 내내 뒷자리나 옆자리에서 팝콘 먹는 소리라든지 소곤대는 소리가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내가 영화에 집중해서 못 들었거나, 사람들이 먹는 걸 잊을 정도로 몰입하고 있었던 것이다.

 

 

  예전에는 자동차 산업으로 호황을 누렸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떠나가고 있는 도시 디트로이트. 그곳에서 빈집털이를 하는 록키, 머니, 알렉스의 소원은 캘리포니아로 가는 것이다. 그들은 딸의 사망사고로 받은 합의금이 엄청나다는 한 퇴역군인의 집을 털고 도시를 떠나기로 한다. 알렉스는 앞을 보지 못하는 노인의 돈을 가로챈다는 사실이 마음에 안 들어 처음에는 거절하지만, 짝사랑하는 록키의 요청에 결국 함께 하기로 한다. 겨우 노인의 집으로 들어간 세 사람. 하지만 약으로 잠재웠다 생각한 노인이 깨어나고, 그와 격투를 벌이던 머니가 어이없게 죽어버린다. 집에 갇혀버린 록키와 알렉스는 노인을 피해 밖으로 도망치려하지만…….

 

 

  대사가 두 줄 이상 있고 화면에 5분 이상 나오는 사람은 대여섯 명밖에 안되고, 주로 사건이 일어나는 공간은 지하실이 있는 2층짜리 집이다. 그리고 내용의 대부분은 노인과 두 아이들의 쫓고 쫓기는 과정이 다였다. 또한 상영 시간이 88분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는 좋았다.

 

  느슨하지도 않고, 너무 짧아서 뭔가 아쉽거나 빠진 것 같은 느낌도 없었다. 이건 배우와 제작진의 호흡이 딱 맞아떨어진 경우가 아닐까 싶다. 각본도 탄탄했고, 연출과 편집이 군더더기 없이 잘 정리되었고, 배우들 역시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이었다. 특히 노인 역을 맡은 배우는 진짜 앞을 못 보는 사람인 줄 알았다. 심지어 노인이 기르는 개조차도 훌륭하게 임무를 완수했다. 게다가 중간에 쓸데없는 장면도 없었고, 처음에 ‘왜 이걸 보여줄까?’하는 의문도 후반에 가면 다 풀렸다. 보면서 그럴 것 같다고 예상은 했었는데, 그렇게 사용될 줄은 몰랐다. 그뿐인가? 2층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을 참으로 알뜰하게 사용했다. 화장실, 옷장, 부엌, 지하실, 환풍구, 계단, 침실, 채광창 등등 어느 한 곳 그냥 지나친 곳이 없었다.

 

  은퇴한 노인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만렙전사였다는 사실이 아이들에게는 불행이었다. 처음부터 도둑질 같은 거 안 했으면 그런 일은 없었겠지만, 나중에는 아이들을 응원하게 되었다. 노인에게 얼마나 심하게 당하는지, 애들이 불쌍하게 보일 정도였다. 게다가 노인에게도 비밀이 하나 있었는데, 그거에 비하면 도둑질은 애교였다. 그래서 더욱더 아이들이 무사히 도망치기를 빌었던 것 같다. 애들이 한 짓은 주거침입과 절도였지만, 노인이 한 짓은……. 아, 그걸 말하면 엄청난 스포일러가 될 테니 패스.

 

  원제가 ‘Don't Breathe’인데, 이건 쫓기는 아이들에게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었다. 아이들이 노인을 피해 숨도 못 쉬고 있는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같이 숨을 멈추게 되었다. 어쩐지 영화를 보면서 음료수를 소리 내 마시거나 과자 먹는 소리를 내면, 노인이 아이들은 버려두고 스크린을 뚫고 나와 노려볼 거 같았다.

 

 

  아, 영화에서 얻은 교훈은 ‘발 냄새에 신경 쓰자.’였다. 노인이 죽은 머니 말고 침입자가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아이들이 발소리를 죽이려고 벗어놓은 신발에서 난 냄새를 맡으면서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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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라이 기요시의 인사 미타라이 기요시 시리즈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옮김 / 검은숲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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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御手洗潔のアイサツ, 1987

  작가 - 시마다 소지

 

 




 

  ‘미타라이 기요시’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로, 단편집이다. 총 네 개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첫 번째 이야기인 『숫자 자물쇠』는 밀실 사건이다. 출입문은 정해져있고, 거기엔 자물쇠가 달려있다. 용의자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사람들은 비밀번호를 모르거나, 알리바이가 있는 상황이다. 동기가 있으면서 비밀번호를 아는, 가장 유력한 용의자도 알리바이가 있는 상태. ‘점성술 살인사건 占星術殺人事件, 1980’을 해결한 그 해 겨울에 발생했다고 한다. 점성술 사건에서 알게 된 경찰이 미타라이를 찾아와 도움을 요청하는데…….

 

  다 읽고 나서 뭐라고 해야 할까, 마음 한구석이 편하지 않았다. 겉과 속이 다른 인간이란 얼마나 추악한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그런 사람 때문에 선하게 살아가려고 했던 다른 이가 고통을 받게 되는 것이다.

 

 

  『질주하는 사자死者』는 특이하게 이야기의 서술자가 ‘미타라이’도 아니고, 그의 친구인 ‘이시오카’도 아니었다. 처음에는 마치 이시오카가 서술하는 것처럼 적어두었는데, 계속 읽어보니 아니었다. 그 때문에 초반에 좀 헷갈렸다. 아마추어 재즈 동호회 모임이 있는 날, 휘몰아치는 폭풍우 속에서 한 남자가 죽은 채로 발견된다. 문제는 그의 시체가 발견된 곳과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본 곳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시간이 맞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비바람 때문에 증거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사람들의 불안과 초조함은 극에 달하고…….

 

 

  『시덴카이 연구 보존회』에서도 이야기를 하는 것은 7년 전에 기이한 경험을 한 회사원이다. 미타라이는 우연히 들른 술집에서 그 남자가 직장 상사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하는 것을 듣게 된다. 그 남자에게는 영문을 알 수 없는 신기한 일이었지만, 미타라이에게는 너무도 뻔한 문제였나 보다.

 

 

  읽으면서 ‘코난 도일’이 쓴 ‘셜록 홈즈’의 에피소드 하나가 연상되었다. 그래서 대충 함정이라는 건 알았는데, 동기는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동기가, 그런 거였다니! 쳇, 하여간 범죄자들의 창의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일본이 모세의 역할을 맡았다는 개소리는 참으로 신선해서, 그냥 웃음만 나왔다. 어떻게 그런 상큼한 헛소리를 만들어냈는지, 작가에게 감탄했다.

 

 

  『그리스 개』는 미타라이의 이름이 어느 정도 알려져, 의뢰를 받은 사건이다. 처음에는 그냥 평범한 절도사건이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유괴 사건으로 발전한 경우였다. 외국에 사는 부호까지 그의 이름을 알 정도라니, 대단하다. 게다가 극 중에 미타라이가 예전에 의대를 다녔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거기에 동창들은 그가 의대를 중퇴하자, 당연히 미국의 줄리아드를 갔을 것이라 예상했다는 말까지 한다. 의대를 갈 정도로 똑똑하고, 알아주는 명문 줄리아드 음대까지 갈 실력이라니! 아, 그래서 두 번째 이야기에서 재즈 평론가마저 혀를 내두를 정도의 연주 실력을 보여줬구나. 이건 뭐 엄친아가 따로 없다. 하여간 이 사건의 범인이 보여준 독창성과 기발함도 뛰어났지만, 그걸 역으로 이용한 미타라이의 두뇌도 만만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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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 베이비
토머스 레넌 외 감독, 레슬리 빕 외 출연 / 미디어허브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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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Hell Baby, 2013

  감독 - 로버트 벤 가랜트, 토마스 레넌

  출연 - 레슬리 빕, 롭 코드리, 토마스 레넌, 리키 린드홈

 

 

 

 



 

  ‘잭’과 ‘바네사’는 어느 허름한 집을 싼 값에 구매하여 이사한다. 두 사람은 곧 태어날 아기를 위해 크고 멋진 집과 뛰어놀 정원을 준비하고 싶었다. 그래서 가능한 집수리를 알아서 하고 기타 등등을 아끼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이 집 어딘지 모르게 이상하다. 집에는 유명 갱단 그래피티는 그려져 있고, 시도 때도 없이 들락날락하면서 자기 집처럼 사용하는 이웃 남자까지 등장한다. 심지어 요양원에서 탈출한 제정신이 아닌 노파가 벌거벗은 채로 나타나기까지 한다. 이건 그래도 눈에 보이는 이상 현상이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지만, 그들이 눈치 채지 못한 묘한 일 역시 몰래몰래 일어나고 있었다. 가령 바네사 주위를 맴도는 크고 검은 개라든지, 이상한 주문을 외운다거나 피를 좋아하는 취향으로 변한 바네사 그리고 급기야 병원에서 상담을 받다가 의사를 벽에 십자가 형태로 못 박아 죽여 버리는 바네사 등등.

 

 

  이렇게 보면 영화가 무척 잔인하고 음산하며 진지할 것이라 상상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심각할 정도로 비정상적이고 멍청하며 나사 빠진 인물들이 등장하고, 잔혹하기까지 하다. 십자가 모양으로 못 박힌 의사의 사체는 무척 처참하지만, 그걸 앞에 두고 못 보는 잭의 상황은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고개만 조금 돌리면 보이는데, 그걸 못하고 돌아서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그냥 웃음만 나왔다. 역시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하는구나.

 

 

  게다가 신부로 등장한 두 사람은 하고 다니는 짓을 보면 전혀 신부 같지 않았고, 경찰로 나오는 두 사람 역시 경찰로 보기엔 어려운 행동만 하고 다녔다. 신부가 과거 회상하는 장면에 나오는 간호사들 복장이 왜 그 모양인지. 환자를 과다출혈로 죽일 셈인가! 게다가 신부랑 경찰이 왜 스트립쇼 하는 곳에 가는 건데!

 

 

  또한 스토리 역시 등장인물들에 어울리게 막장이 뭔지 보여주겠다는 분위기로 흘러갔다. 바네사의 여동생 ‘마조리’와 잭이 벌이는 욕실 장면은 뭐라고 해야 할까? 둘 다 벗고 있는데 전혀 야하지는 않았고, 그들이 나누는 대사는 무척이나 황당했다. 유기농 제품이라는데 들어있는 것이 문어 태반이라거나 대놓고 잭의 성기가 실하다는 뜬금없는 칭찬까지 나오는데, 잠깐 문어가 태반이 있나? 게다가 두 신부는 바티칸으로 팩스를 보내는데, 증거 자료라고 죽은 새를 직접 스캔 떠서 보낸다. 그리고 최후의 결전을 준비한다던 신부들은 또 다시 스트립쇼를 구경하고……. 배경음악은 웅장하고 멋진데, 배경화면은 진지한 것 같으면서 웃기는 영상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바네사의 출산과 엑소시즘 장면은, 하아. 할 말을 잃었다. 저런 게 엑소시즘이라니, 아 이거 코미디였지. 뜬금없는 전개와 쓸데없이 진지한 슬로우 장면에 나사 여러 개 빠진 인물들, 거기다 정신없는 카메라 이동까지 곁들여지면서 혼란스러웠다. 영화에서 어린아이를 학대하거나 죽이는 장면은 거의 금기다시피하지만, 악마의 아기는 예외인가보다. 이 사람들, 평소에 애들 죽이고 때리는 장면을 못 찍어서 억눌렸던 욕망을 100% 분출하려는 것 같았다.

 

 

  그냥 심심할 때 한 번 보면 그럭저럭 시간 때우기는 될 것 같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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