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 베이비
토머스 레넌 외 감독, 레슬리 빕 외 출연 / 미디어허브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원제 - Hell Baby, 2013

  감독 - 로버트 벤 가랜트, 토마스 레넌

  출연 - 레슬리 빕, 롭 코드리, 토마스 레넌, 리키 린드홈

 

 

 

 



 

  ‘잭’과 ‘바네사’는 어느 허름한 집을 싼 값에 구매하여 이사한다. 두 사람은 곧 태어날 아기를 위해 크고 멋진 집과 뛰어놀 정원을 준비하고 싶었다. 그래서 가능한 집수리를 알아서 하고 기타 등등을 아끼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이 집 어딘지 모르게 이상하다. 집에는 유명 갱단 그래피티는 그려져 있고, 시도 때도 없이 들락날락하면서 자기 집처럼 사용하는 이웃 남자까지 등장한다. 심지어 요양원에서 탈출한 제정신이 아닌 노파가 벌거벗은 채로 나타나기까지 한다. 이건 그래도 눈에 보이는 이상 현상이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지만, 그들이 눈치 채지 못한 묘한 일 역시 몰래몰래 일어나고 있었다. 가령 바네사 주위를 맴도는 크고 검은 개라든지, 이상한 주문을 외운다거나 피를 좋아하는 취향으로 변한 바네사 그리고 급기야 병원에서 상담을 받다가 의사를 벽에 십자가 형태로 못 박아 죽여 버리는 바네사 등등.

 

 

  이렇게 보면 영화가 무척 잔인하고 음산하며 진지할 것이라 상상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심각할 정도로 비정상적이고 멍청하며 나사 빠진 인물들이 등장하고, 잔혹하기까지 하다. 십자가 모양으로 못 박힌 의사의 사체는 무척 처참하지만, 그걸 앞에 두고 못 보는 잭의 상황은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고개만 조금 돌리면 보이는데, 그걸 못하고 돌아서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그냥 웃음만 나왔다. 역시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하는구나.

 

 

  게다가 신부로 등장한 두 사람은 하고 다니는 짓을 보면 전혀 신부 같지 않았고, 경찰로 나오는 두 사람 역시 경찰로 보기엔 어려운 행동만 하고 다녔다. 신부가 과거 회상하는 장면에 나오는 간호사들 복장이 왜 그 모양인지. 환자를 과다출혈로 죽일 셈인가! 게다가 신부랑 경찰이 왜 스트립쇼 하는 곳에 가는 건데!

 

 

  또한 스토리 역시 등장인물들에 어울리게 막장이 뭔지 보여주겠다는 분위기로 흘러갔다. 바네사의 여동생 ‘마조리’와 잭이 벌이는 욕실 장면은 뭐라고 해야 할까? 둘 다 벗고 있는데 전혀 야하지는 않았고, 그들이 나누는 대사는 무척이나 황당했다. 유기농 제품이라는데 들어있는 것이 문어 태반이라거나 대놓고 잭의 성기가 실하다는 뜬금없는 칭찬까지 나오는데, 잠깐 문어가 태반이 있나? 게다가 두 신부는 바티칸으로 팩스를 보내는데, 증거 자료라고 죽은 새를 직접 스캔 떠서 보낸다. 그리고 최후의 결전을 준비한다던 신부들은 또 다시 스트립쇼를 구경하고……. 배경음악은 웅장하고 멋진데, 배경화면은 진지한 것 같으면서 웃기는 영상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바네사의 출산과 엑소시즘 장면은, 하아. 할 말을 잃었다. 저런 게 엑소시즘이라니, 아 이거 코미디였지. 뜬금없는 전개와 쓸데없이 진지한 슬로우 장면에 나사 여러 개 빠진 인물들, 거기다 정신없는 카메라 이동까지 곁들여지면서 혼란스러웠다. 영화에서 어린아이를 학대하거나 죽이는 장면은 거의 금기다시피하지만, 악마의 아기는 예외인가보다. 이 사람들, 평소에 애들 죽이고 때리는 장면을 못 찍어서 억눌렸던 욕망을 100% 분출하려는 것 같았다.

 

 

  그냥 심심할 때 한 번 보면 그럭저럭 시간 때우기는 될 것 같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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