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가 왔다. 택배가 왔다고. 책이려니 생각했다.

그런데 집에 와보니 뭔가 이상하다.

커다란 스티로폼 박스가 와 있는 것이다. 이게 뭐지?

보낸 주소도 처음 들어보는 곳이다. 나한테 온 게 맞나 봤는데, 맞았다.




박스를 열어보니 카드와 밤 한 봉지가 들어있었다.

진짜 이게 뭐지? 황당해하는데 지인도 나와 똑같은 걸 받았다는 연락이 왔다.

그럼 설마?

이메일을 확인하니, 메일 한 통이 와 있었다.

아, 마스다 미리 공감단에서 2차 미션과 선물을 보낸다더니 밤이었구나.





막내 조카가 놀러온 토요일 오후, 어머니가 밤을 삶으셨다.

크기도 컸고, 무척이나 달았다.




문득 책에서 읽은, 유충일 때는 잔뜩 먹고 커서는 아무 것도 먹지 않는다는 곤충이 떠올랐다. 아, 나도 그러면 힘들게 다이어트 할 필요 없는데……. 




그러면서 삶은 밤을 어머니와 막내 조카 그리고 나 셋이서 다 나누어 먹었다. 진짜 달달하니 맛 좋았다.

나중에 막내 조카는 오늘 먹은 밤을 기억할까? 

그런 생각을 하니, 있을 때 잘 하자라는 말이 떠오르면서 어쩐지 가슴이 뭉클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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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Stung (거대말벌의 습격)(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Shout Factory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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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Stung, 2015

  감독 - 베니 디츠

  출연 - 매트 오 레리, 제시카 쿡, 클립튼 콜린스 주니어, 랜스 헨릭슨

 

 



 

 

 

  파티 플래너인 ‘폴’과 ‘줄리아’는 어느 야외 파티 준비를 맡게 된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가운데, 폴은 보통보다 큰 말벌 한마리가 돌아다니는 것에 신경이 쓰인다. 그러던 중 한 사람이 벌에 물려 발작을 일으키는 걸 시작으로, 엄청난 수의 말벌들이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벌에 물린 사람들이 변하기 시작했다. 인간 크기의 벌로 말이다! 용케 집안으로 도망친 폴과 줄리아, 그리고 몇몇 사람들은 벌들의 공격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영화의 몇몇 장면은 잔인했다. 특히 벌에 물린 인간의 변신 장면!

 

 

  어떤 방식으로 그렇게 되는지 잘 모르겠지만, 벌이 사람을 무는 순간 몸속으로 알이 들어가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 알이 아주 빠른 속도로 부화해서, 인간의 몸을 찢고 튀어나오는 것이다. 아니면 DNA 변이가 빠르게 일어나거나. 지금까지 인간은 몇 십억 년에 걸쳐 진화와 변이를 해왔는데, 여기서는 단 몇 초 만에 변이가 일어난다. 과학의 승리라고 해야 할까?

 

 

  작은 벌들이야 파리채나 모기약으로 어떻게 처리하겠지만, 크기는 사람만하고 날개가 달려 날아다니고 엄청난 파워를 자랑하는 벌은 어떻게 해야 할까? 영화에서 보면 별다른 방법은 없었다. 그냥 죽어라 뛰어 도망치고 숨는 것 밖에는.

 

 

  그러면 벌들은 어떻게 그런 능력을 갖게 되었을까? 그건 바로 불법 비료 때문이었다. 그럼 그 비료는 어디서 난 걸까? 영화에서는 어떻게 밝혀낼까 궁금했다. 하지만 거래내역을 알고 있던 유일한 사람인 집주인이 벌로 변해버렸기에, 그건 영원한 미궁으로 남게 되었다. 그걸 보면서, ‘각본가 천잰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세히 설명하기 복잡하거나 귀찮은 부분을 처리하기엔 더 없이 간편하고 좋은 방법 같았다.

 

 

  영화의 마지막 역시 센스 있었다. 하긴 말벌이 인간만 무는 게 아니겠지. 그렇게 따지면 이제 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변종 말벌에 물린 생명체들! 음, 내가 학교 다닐 때나 조카들 공부하는 책을 보면, 언제나 영어 문법책에 나오는 문장이 하나 있다. 만약에 나에게 날개가 있다면 어쩌고저쩌고. 갑자기 그 문장이 생각난 건 왜일까? 어떻게 보면 영화는 그 소원을 이뤄주는 것 같았다. 모두에게 날개가 있어서 평화롭게 하늘을 날아다니는 세상이 멀지 않았다고 보여주니까. 다만 인간의 몸으로 난다고는 하지 않겠다. 얻는 게 있다면 주는 것도 있어야겠지. 여기서는 날개를 얻는 대신 인간의 몸을 줘야한다.

 

 

  그나저나 영화에 나온 911 아저씨 너무 친절하고 관대하고 이해심도 좋았다. 나 같으면 ‘이것들이!’라면서 고함을 쳤을 텐데.

 

 

  그냥 경쾌하게 볼만한 괴수 공포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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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로프의 개 - 심리학의 역사를 관통하는 50가지 실험
애덤 하트데이비스 지음, 이현정 옮김 / 시그마북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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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 심리학의 역사를 관통하는 50가지 실험

  원제 - Pavlov's Dog, 2015

  저자 - 애덤 하트데이비스

 

 

 



 

 

  ‘파블로프의 개’라는 말은, 심리학이라는 학문을 대표하는 상징어라고 할 수 있다. 교과서에도 실리니까 말이다. 제목처럼 이 책은 심리학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렇지만 고리타분하고 어렵기만 한 심리학 이론보다는, 지금까지 학자들이 해온 다양한 실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즉, 심리학이 학문으로 자리 잡기까지 행해졌던, 그 중에서도 특히 커다란 의미를 갖는 50개의 실험을 보여주고 있다.

 

 

  책은 심리학이 생겨난 1800년대부터 현재까지를 총 여섯 단계로 나누었다.

 

 

  첫 번째 장은 『심리학의 태동: 1848~1919년』으로 주로 동물에 대한 실험이 이루어졌던 시기를 말한다. 다윈이나 손다이크,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파블로프 같은 과학자들이 동물을 이용해 여러 가지 인지 실험을 했다. 그것을 바탕으로 인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을 것이다.

 

 

  그래서 두 번째 장인『행동주의의 도전: 1920~1940년』처럼, 인간에 대한 실험을 하기에 이르렀다. 동물과 인간을 이용해, 여러 가지 다양한 가설을 확인해보는 단계였다. 여기서 ‘아기 알버트’ 실험이라는 것이 나오는데, 생후 9개월 된 아기를 대상으로 공포감을 인공적으로 심어줄 수 있는지 연구한 것이다. 파블로프의 개 실험에서 개가 아기로 대체된 것 같았다.

 

 

  그러다 학자들의 관심사가 행동에서 마음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세 번째 장인『변화하는 관심사: 1941~1961년』이 그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인지부조화라든지 이명의 원인, 동조 실험 등등을 통해 다른 이와의 상호관계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려고 한 모양이다. 이때에도 인간은 물론 원숭이를 이용한 실험이 많았던 것 같다. ‘어린아이들과 원숭이는 무슨 죄가 있어서…….’라는 안타까운 생각도 들었다.

 

 

  『마음과 뇌와 다른 이들: 1962~1970년』은 네 번째 장인데, 여기서는 집단과 개인의 상호관계에 대한 연구가 활발했다. 특히 권위에 대한 개인의 복종불복종에 대한 심리적인 원인을 알아보고 싶었던 것 같다. 밀그램 실험이라든지 병원 실험 등은 부적절한 명령을 내리는 상사에게 ‘노’라고 말할 수 있는지가 주된 연구였다. 역시 어린 아기들에 대한 실험은 여전히 계속되었다.

 

  앞 시대에 있었던 개인과 복종에 대한 연구가 더 활발해지고, 그에 따라 인간이 결정을 내리는 것에 무엇이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내려는 연구가 이루어졌다. 이때를『인지 혁명: 1971~1980년』이라고 저자는 정의 내렸다. 다섯 번째 장이다. 단지 역할을 맡은 것만으로 사람이 변할 수 있는지 연구한 ‘스탠포드 감옥 실험’과 맨 정신으로 정신병원에서 지내는 실험, 상벌의 부작용 등등. 인간이 내리는 결정이 반드시 논리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여섯 번째 장은『의식 속으로: 1981년~』으로, 인간의 의식과 무의식, 초감각과 같은 분야를 다루는 요즘의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행동과 인지능력에 대해 어느 정도 연구가 되었다고 생각해, 그 이면에 숨어있는 인간의 정신세계를 탐구하는 것 같다.

 

 



  연도별로 나누어 놓으니, 학자들의 관심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파악하기 쉬웠다. 겉으로 보이는 것에서 안으로 파고들어간다고 해야 할까? 나중에는 어떤 분야를 연구할 것인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이론과 가설들이 어디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을지 생각해보았다. 대중을 현혹시키는 상업 광고나 정치인들의 말장난 또는 기업에서 노동자들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에 사용되는 건 아닐까? 물론 좋은 쪽으로도 쓰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조삼모사처럼 인간의 심리를 교묘하게 악용하는 쪽으로는 사용되지 않기를 빌어본다.

 

  책을 읽으면서, 실험체가 되었던 동물들과 사람들에 대해 고마움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느꼈다. 반드시 살아있는 생명체를 대상으로 해야 실험이 이루어지는 건 알겠지만, 그 이후 그들은 어떤 삶을 살았을지 궁금해졌다. 과연 이후 정상적인 삶이 가능했었는지, 아니면 실험의 후유증으로 고통을 받지는 않았는지. 특히 어린 아기를 대상으로 하는 실험들을 읽으면서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문득 이런 생각도 들었다. 실험을 한 연구진뿐만 아니라,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도 기록에 남겨야 하는 게 아닐까? 그들이 없었으면 실험은 가능하지 않았을 테니까.

 

 

  그래서 이 리뷰를, 실험에 참가했던 이름 없는 사람들에게 바치고 싶다. 거절은 거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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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곁에서 - 주말엔 숲으로, 두번째 이야기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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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 주말엔 숲으로, 두 번째 이야기

  원제 - きみの隣りで, 2016

  작가 - 마스다 미리

 





 

 

 

  전작인 ‘주말엔 숲으로’를 읽어보지 않아 망설였지만, 그래도 괜찮다는 지인의 말에 용기를 내보았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중간에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결론만 말하면, 사고는 다른 곳에서 치고 수습은 이봄 출판사의 몫이었다는 정도?

 

  책을 읽다보면 다음 장이 궁금해서 후다닥 넘기는 작가가 있고, 반대로 한 글자 한 글자 천천히 읽게 되는 작가가 있다. 전자와 같은 경우에는 책을 보고 나면 ‘아, 진짜 숨 쉴 틈도 안 주네. 하아, 진짜 이 작가 장난 없다.’라면서 흐뭇해한다. 그리고 후자와 같은 경우에는 ‘아, 이 문장 너무 마음에 드네. 어떻게 이렇게 좋은 말을!’이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이 작품은 후자에 해당하는, 대사를 천천히 읽으면서 멋진 문장이 나오면 감탄하고 공감하고 다 읽으면 어쩐지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었다. 만화책이지만, 다른 작가들의 만화와 달리 그림체가 예쁘다고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대사와 함께 읽다보면, 단순한 그림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도리어 둘의 조화가 너무도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이끌어가는 것은 숲에서 살고 있는 ‘하야카와’와 새로 부임한 교사 ‘다카기’이다. 둘을 직접적으로 연결시켜주는 것은 하야카와가 살고 있는 집근처에 있는 숲이고, 간접적으로 맺어주는 것은 하야카와의 아들 ‘타로’였다. 거기에 하야카와의 남편과 친구가 등장하여 이야기를 더 풍부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주된 문제는 다카기가 겪는 부모, 특히 엄마와의 갈등이었다. 다카기의 엄마는 큰딸에게 모든 관심과 애정을 쏟으며 헌신했다. 하지만 큰딸이 결혼과 동시에 떠나버리자, 그제야 둘째딸인 다카기에게 집착하기 시작한다. 그런 두 사람에게 도움이 될 말을 해주는 것은, 우연하게도 하야카와였다. 서로가 누군지도 모르지만, 우연히 숲에서 두 사람을 만난 하야카와는 나무와 꽃, 곤충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면서 모녀의 고민을 가볍게 해줄 열쇠를 제공한다. 물론 삼자면담이 아니라, 모녀가 각각 숲에서 고민에 빠져있을 때 하야카와가 지나가다 상담사 역할을 맡았다. 숲에서 사는 사람답게, 하여카와는 많은 나무와 꽃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걸 전문적으로 풀어가는 게 아니라, 낭만적으로 얘기했다. 그녀가 하는 말을 읽으면서, 어떻게 말을 이렇게 예쁘게 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하긴 그게 마스다 미리 작품의 매력이다. 똑같은 뜻의 말을 해도, 차분하고 더 와 닿게 표현한다. 그런 문장을 읽으면, ‘아!’하는 감탄사와 함께 가슴이 뭉클해진다. 이번 책도 그랬다. 자식을 기르는 것에 대해, 홀로 서는 것에 대해 작가 특유의 감수성이 하야카와의 입을 통해 흘러나왔다.

 

 

  특히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는 있어도, 꽃이 피지 않는 나무는 없다고요.-p.47'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나도 하야카와와 타로처럼 나만의 친절한 나무를 하나 갖고 싶다. 음, 그런데 그게 나무에게는 고역이면 어떡하지?

 

 

 

 


작가가 그리고 쓴 엽서

음, 다른 사람 주기 싫다

내가 가져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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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인 블랙: 죽음의 천사
톰 하퍼 감독, 피비 폭스 외 출연 / 비디오여행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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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원제 - The Woman in Black: Angel of Death, 2014

  감독 - 톰 하퍼

  출연 - 피비 폭스, 제레미 어바인, 헬렌 맥크로리, 오클리 펜더개스트

 

 




 

 

 

  2차 대전 당시 독일군의 런던 공습으로 인해, 공격이 거의 없는 시골로 아이들을 대피시키는 일이 있었다. ‘나니아 연대기 The Chronicles of Narnia’에서의 사남매도 그런 경우였다. 이 영화도 그 때문에 아이들을 데리고 시골의 한 저택으로 가게 된 보육교사 ‘이브’가 주인공이다.

 

  문제는 그들이 도착한 곳이 바로 ‘일 마쉬’저택이라는 것이다. 바로 1편에서 사건이 일어났던, 늪지대에 둘러싸여 물이 밀려오면 섬이 되어버리는 바로 그 집! 또한 아이들에게 관심을 보이는 검은 옷을 입은 여자의 혼이 붙어있는 바로 그곳! 그런 집에 아이들을 데리고 왔으니, 사건이 일어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공습으로 부모를 잃은 어린 에드워드의 주위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이브 역시 도착한 첫날부터 한 여자의 모습을 보기 시작한다. 그녀는 기차에서 만난 공군 장교 ‘해리’의 도움으로 저택의 비밀을 파헤친다. 하지만 최종 책임자인 ‘진’은 그녀의 주장을 믿지 않고, 도리어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준다고 이브를 비난한다. 그들이 있는 곳까지 공습이 있던 날 밤, 이브는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려고 하지만…….

 

 

  이번 이야기에서는 저택에 붙어있는 여자의 정체와 의도가 확실히 드러난다. 그녀는 저번보다 더 잔혹하고 음산하게 다가왔다. 처음에는 자기가 점찍은 아이를 보호하는 줄 알았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어쩌면 그녀는 다른 이들에게도 자신이 겪은 고통과 슬픔을 안겨주는 게 목적이었던 것 같다. 특히 아픈 기억이 있는 사람들로 콕 집어서 괴롭히는 걸 보니, 어쩐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자기가 보는 앞에서 공습으로 부모를 잃어야했던 어린 에드워드, 아이를 잃은 경험 때문에 더욱 더 에드워드에게 집착하는 이브, 그리고 전우를 다 잃고 혼자 살아남은 죄책감에 시달리는 해리까지. 저택의 그녀는 아주 알뜰살뜰하게 그들의 트라우마를 자극하면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게 만들었다. 얼마나 잘 보살피는지, 혹시 은근히 섬세한 성격이 아닐까 싶었다.

 

  영화는 전편과 비슷하게 잔잔했다. 인간의 심리를 그려냈다고 하면 대개 지루하다는 말로 받아들이라는 글도 있는데, 이 작품이 바로 그 말에 딱 어울렸다. 초중반까지는 분위기를 잘 만들어서 이끌어갔지만, 후반부는 좀 질질 끄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전작보다는 덜 지루했고, 인물들에게 감정이입하기는 쉬웠다. 전작은 아무래도 주연을 맡은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해리 포터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작품에 몰입하기 어려웠다. 다행히 이번 작품은 그런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전편처럼 잔잔하게 인물들의 심리를 다루어서 문제였다. 저택의 비밀을 그냥 말로 풀어내는 것보다 과거 영상이라도 보여주면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그나저나 에드워드가 닫힌 방에서 찾아낸 남자아이 인형, 아무리 봐도 예전에 ‘귀신 들린 인형들’이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에서 본 것과 너무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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