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Stung, 2015
감독 - 베니 디츠
출연 - 매트 오 레리, 제시카 쿡, 클립튼 콜린스 주니어, 랜스 헨릭슨
파티 플래너인 ‘폴’과 ‘줄리아’는 어느 야외 파티 준비를 맡게 된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가운데, 폴은 보통보다 큰 말벌 한마리가 돌아다니는 것에 신경이 쓰인다. 그러던 중 한 사람이 벌에 물려 발작을 일으키는 걸 시작으로, 엄청난 수의 말벌들이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벌에 물린 사람들이 변하기 시작했다. 인간 크기의 벌로 말이다! 용케 집안으로 도망친 폴과 줄리아, 그리고 몇몇 사람들은 벌들의 공격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영화의 몇몇 장면은 잔인했다. 특히 벌에 물린 인간의 변신 장면!
어떤 방식으로 그렇게 되는지 잘 모르겠지만, 벌이 사람을 무는 순간 몸속으로 알이 들어가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 알이 아주 빠른 속도로 부화해서, 인간의 몸을 찢고 튀어나오는 것이다. 아니면 DNA 변이가 빠르게 일어나거나. 지금까지 인간은 몇 십억 년에 걸쳐 진화와 변이를 해왔는데, 여기서는 단 몇 초 만에 변이가 일어난다. 과학의 승리라고 해야 할까?
작은 벌들이야 파리채나 모기약으로 어떻게 처리하겠지만, 크기는 사람만하고 날개가 달려 날아다니고 엄청난 파워를 자랑하는 벌은 어떻게 해야 할까? 영화에서 보면 별다른 방법은 없었다. 그냥 죽어라 뛰어 도망치고 숨는 것 밖에는.
그러면 벌들은 어떻게 그런 능력을 갖게 되었을까? 그건 바로 불법 비료 때문이었다. 그럼 그 비료는 어디서 난 걸까? 영화에서는 어떻게 밝혀낼까 궁금했다. 하지만 거래내역을 알고 있던 유일한 사람인 집주인이 벌로 변해버렸기에, 그건 영원한 미궁으로 남게 되었다. 그걸 보면서, ‘각본가 천잰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세히 설명하기 복잡하거나 귀찮은 부분을 처리하기엔 더 없이 간편하고 좋은 방법 같았다.
영화의 마지막 역시 센스 있었다. 하긴 말벌이 인간만 무는 게 아니겠지. 그렇게 따지면 이제 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변종 말벌에 물린 생명체들! 음, 내가 학교 다닐 때나 조카들 공부하는 책을 보면, 언제나 영어 문법책에 나오는 문장이 하나 있다. 만약에 나에게 날개가 있다면 어쩌고저쩌고. 갑자기 그 문장이 생각난 건 왜일까? 어떻게 보면 영화는 그 소원을 이뤄주는 것 같았다. 모두에게 날개가 있어서 평화롭게 하늘을 날아다니는 세상이 멀지 않았다고 보여주니까. 다만 인간의 몸으로 난다고는 하지 않겠다. 얻는 게 있다면 주는 것도 있어야겠지. 여기서는 날개를 얻는 대신 인간의 몸을 줘야한다.
그나저나 영화에 나온 911 아저씨 너무 친절하고 관대하고 이해심도 좋았다. 나 같으면 ‘이것들이!’라면서 고함을 쳤을 텐데.
그냥 경쾌하게 볼만한 괴수 공포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