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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인 블랙: 죽음의 천사
톰 하퍼 감독, 피비 폭스 외 출연 / 비디오여행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원제 - The Woman in Black: Angel of Death, 2014
감독 - 톰 하퍼
출연 - 피비 폭스, 제레미 어바인, 헬렌 맥크로리, 오클리 펜더개스트
2차 대전 당시 독일군의 런던 공습으로 인해, 공격이 거의 없는 시골로 아이들을 대피시키는 일이 있었다. ‘나니아 연대기 The Chronicles of Narnia’에서의 사남매도 그런 경우였다. 이 영화도 그 때문에 아이들을 데리고 시골의 한 저택으로 가게 된 보육교사 ‘이브’가 주인공이다.
문제는 그들이 도착한 곳이 바로 ‘일 마쉬’저택이라는 것이다. 바로 1편에서 사건이 일어났던, 늪지대에 둘러싸여 물이 밀려오면 섬이 되어버리는 바로 그 집! 또한 아이들에게 관심을 보이는 검은 옷을 입은 여자의 혼이 붙어있는 바로 그곳! 그런 집에 아이들을 데리고 왔으니, 사건이 일어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공습으로 부모를 잃은 어린 에드워드의 주위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이브 역시 도착한 첫날부터 한 여자의 모습을 보기 시작한다. 그녀는 기차에서 만난 공군 장교 ‘해리’의 도움으로 저택의 비밀을 파헤친다. 하지만 최종 책임자인 ‘진’은 그녀의 주장을 믿지 않고, 도리어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준다고 이브를 비난한다. 그들이 있는 곳까지 공습이 있던 날 밤, 이브는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려고 하지만…….
이번 이야기에서는 저택에 붙어있는 여자의 정체와 의도가 확실히 드러난다. 그녀는 저번보다 더 잔혹하고 음산하게 다가왔다. 처음에는 자기가 점찍은 아이를 보호하는 줄 알았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어쩌면 그녀는 다른 이들에게도 자신이 겪은 고통과 슬픔을 안겨주는 게 목적이었던 것 같다. 특히 아픈 기억이 있는 사람들로 콕 집어서 괴롭히는 걸 보니, 어쩐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자기가 보는 앞에서 공습으로 부모를 잃어야했던 어린 에드워드, 아이를 잃은 경험 때문에 더욱 더 에드워드에게 집착하는 이브, 그리고 전우를 다 잃고 혼자 살아남은 죄책감에 시달리는 해리까지. 저택의 그녀는 아주 알뜰살뜰하게 그들의 트라우마를 자극하면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게 만들었다. 얼마나 잘 보살피는지, 혹시 은근히 섬세한 성격이 아닐까 싶었다.
영화는 전편과 비슷하게 잔잔했다. 인간의 심리를 그려냈다고 하면 대개 지루하다는 말로 받아들이라는 글도 있는데, 이 작품이 바로 그 말에 딱 어울렸다. 초중반까지는 분위기를 잘 만들어서 이끌어갔지만, 후반부는 좀 질질 끄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전작보다는 덜 지루했고, 인물들에게 감정이입하기는 쉬웠다. 전작은 아무래도 주연을 맡은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해리 포터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작품에 몰입하기 어려웠다. 다행히 이번 작품은 그런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전편처럼 잔잔하게 인물들의 심리를 다루어서 문제였다. 저택의 비밀을 그냥 말로 풀어내는 것보다 과거 영상이라도 보여주면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그나저나 에드워드가 닫힌 방에서 찾아낸 남자아이 인형, 아무리 봐도 예전에 ‘귀신 들린 인형들’이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에서 본 것과 너무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