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블로프의 개 - 심리학의 역사를 관통하는 50가지 실험
애덤 하트데이비스 지음, 이현정 옮김 / 시그마북스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부제 - 심리학의 역사를 관통하는 50가지 실험

  원제 - Pavlov's Dog, 2015

  저자 - 애덤 하트데이비스

 

 

 



 

 

  ‘파블로프의 개’라는 말은, 심리학이라는 학문을 대표하는 상징어라고 할 수 있다. 교과서에도 실리니까 말이다. 제목처럼 이 책은 심리학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렇지만 고리타분하고 어렵기만 한 심리학 이론보다는, 지금까지 학자들이 해온 다양한 실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즉, 심리학이 학문으로 자리 잡기까지 행해졌던, 그 중에서도 특히 커다란 의미를 갖는 50개의 실험을 보여주고 있다.

 

 

  책은 심리학이 생겨난 1800년대부터 현재까지를 총 여섯 단계로 나누었다.

 

 

  첫 번째 장은 『심리학의 태동: 1848~1919년』으로 주로 동물에 대한 실험이 이루어졌던 시기를 말한다. 다윈이나 손다이크,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파블로프 같은 과학자들이 동물을 이용해 여러 가지 인지 실험을 했다. 그것을 바탕으로 인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을 것이다.

 

 

  그래서 두 번째 장인『행동주의의 도전: 1920~1940년』처럼, 인간에 대한 실험을 하기에 이르렀다. 동물과 인간을 이용해, 여러 가지 다양한 가설을 확인해보는 단계였다. 여기서 ‘아기 알버트’ 실험이라는 것이 나오는데, 생후 9개월 된 아기를 대상으로 공포감을 인공적으로 심어줄 수 있는지 연구한 것이다. 파블로프의 개 실험에서 개가 아기로 대체된 것 같았다.

 

 

  그러다 학자들의 관심사가 행동에서 마음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세 번째 장인『변화하는 관심사: 1941~1961년』이 그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인지부조화라든지 이명의 원인, 동조 실험 등등을 통해 다른 이와의 상호관계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려고 한 모양이다. 이때에도 인간은 물론 원숭이를 이용한 실험이 많았던 것 같다. ‘어린아이들과 원숭이는 무슨 죄가 있어서…….’라는 안타까운 생각도 들었다.

 

 

  『마음과 뇌와 다른 이들: 1962~1970년』은 네 번째 장인데, 여기서는 집단과 개인의 상호관계에 대한 연구가 활발했다. 특히 권위에 대한 개인의 복종불복종에 대한 심리적인 원인을 알아보고 싶었던 것 같다. 밀그램 실험이라든지 병원 실험 등은 부적절한 명령을 내리는 상사에게 ‘노’라고 말할 수 있는지가 주된 연구였다. 역시 어린 아기들에 대한 실험은 여전히 계속되었다.

 

  앞 시대에 있었던 개인과 복종에 대한 연구가 더 활발해지고, 그에 따라 인간이 결정을 내리는 것에 무엇이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내려는 연구가 이루어졌다. 이때를『인지 혁명: 1971~1980년』이라고 저자는 정의 내렸다. 다섯 번째 장이다. 단지 역할을 맡은 것만으로 사람이 변할 수 있는지 연구한 ‘스탠포드 감옥 실험’과 맨 정신으로 정신병원에서 지내는 실험, 상벌의 부작용 등등. 인간이 내리는 결정이 반드시 논리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여섯 번째 장은『의식 속으로: 1981년~』으로, 인간의 의식과 무의식, 초감각과 같은 분야를 다루는 요즘의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행동과 인지능력에 대해 어느 정도 연구가 되었다고 생각해, 그 이면에 숨어있는 인간의 정신세계를 탐구하는 것 같다.

 

 



  연도별로 나누어 놓으니, 학자들의 관심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파악하기 쉬웠다. 겉으로 보이는 것에서 안으로 파고들어간다고 해야 할까? 나중에는 어떤 분야를 연구할 것인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이론과 가설들이 어디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을지 생각해보았다. 대중을 현혹시키는 상업 광고나 정치인들의 말장난 또는 기업에서 노동자들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에 사용되는 건 아닐까? 물론 좋은 쪽으로도 쓰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조삼모사처럼 인간의 심리를 교묘하게 악용하는 쪽으로는 사용되지 않기를 빌어본다.

 

  책을 읽으면서, 실험체가 되었던 동물들과 사람들에 대해 고마움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느꼈다. 반드시 살아있는 생명체를 대상으로 해야 실험이 이루어지는 건 알겠지만, 그 이후 그들은 어떤 삶을 살았을지 궁금해졌다. 과연 이후 정상적인 삶이 가능했었는지, 아니면 실험의 후유증으로 고통을 받지는 않았는지. 특히 어린 아기를 대상으로 하는 실험들을 읽으면서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문득 이런 생각도 들었다. 실험을 한 연구진뿐만 아니라,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도 기록에 남겨야 하는 게 아닐까? 그들이 없었으면 실험은 가능하지 않았을 테니까.

 

 

  그래서 이 리뷰를, 실험에 참가했던 이름 없는 사람들에게 바치고 싶다. 거절은 거절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