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소통행위이론 2 - 기능주의적 이성 비판을 위하여 나남신서 533
위르겐 하버마스 지음, 장춘익 옮김 / 나남출판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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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슨스는 해석학을,즉 사회과학의 객관영역에 대한 의미이해적 접근방식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320쪽

목적론적 행위모델은 주어진 상황에서 목적을 설정하고, 그것의 실현을 위해 적절한 것으로 보이는 수단을 선택하며 적용하는 한 행위자를 설정한다.통상적으로 그렇듯이 파슨스는 '목적'을 행위자가 산출하고자 하는 미래의 상태로 정의한다.한편 '상황'은 행위자의 관점에서 통제되거나 혹은 통제를 벗어나는 구성요소들로,즉 '수단들'혹은 '조건들'로 구성된다.선택 가능한 수단들 사이에서의 결정은 준칙에 따르며,목적설정에서는 가치와 규범이 기준이 된다. 이 두 가지를 묶어서 파슨스는 일단 '규범적 기준'이라고 칭한다.이제 어떤 행위상황에서 행위자에게 귀속되는 행위태도라는 개념을 사용해서 행위에 대한 기초적 수준에서의 분석이 이루어질 수 있다.-322쪽

이런 행위이론적 틀은 파슨스에게 중요한 일련의 개념적 함축을 갖는다.우선 이 모델은 행위자가 인지적 능력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목적설정과 수단선택의 차원에서 규범에 따른 결정을 내릴 수 있음을 전제한다.(322) 일단 그는 규범적인 것의 차원을 한 행위 주체가 의무를 부과하는 명령을 준수하거나 혹은 위반할 수 있는(324)태도로 특정짓는 것에 만족하고 만다.(325)-322,324쪽

중기 초반부의 행위이론 중 일부 / 파슨스는 행위체계를 구성할 때 문화의 개념으로부터 시작한다.사회라는 행위체계는 문화적 유형이 제도적으로 구현된 것으로 그리고 인성이라는 행위체계는 문화적 유형이 동기에 닻을 내린 것으로 설명한다. 기본 요소로 작용하는 것은 더 이상 단위행위가 아니라,문화적 유형 혹은 상징적 의미들이다.이것들이 결합되어 어떤 구도를,다시 말해 전승가능한 문화적 가치체계와 해석체계를 이룬다.문화적 전승 가운데 행위체계의 구성에 직접적으로 의미를 갖는 부분은 가치유형이다.가치유형은 의무를 부과하는 행동기대나 혹은 상호주관적으로 타당한 규범으로 제도화하는 식으로,또 개인의 동기나 혹은 성격을 형성하는 행위성향으로 내면화되는 식으로 가공되는 원자재를 이룬다.-339쪽

한 문화의 틀 안에서 행위한다는 것은 상호작용 참여자들이 문화적으로 확보되고 상호주관적으로 공유된 비축지식으로부터 해석을 취하여 그들의 상황에 대해 서로 이해를 도모하고 이것을 토대로 각자의 목표를 추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이해지향적 행위를 중심개념으로 놓고 볼 때,문화에 의한 행위의 규정은 행위자가 전승된 문화내용을 해석하면서 전유하는 행위를 통해 이루어진다.가치에 따르는 태도를 대상들에 따르는 태도로 파악하기 때문에,파슨스는 이런 분석의 길을 막아버리고 만다.-344쪽

의사소통행위를 중심으로 하는 생활세계가 묶어주지 않는다면,문화,사회,인성은 서로 떨어져나가버린다.그리고 바로 이것이 파슨스로 하여금 세 질서를 매개되지 않은 채 서로 영향을 미치고 서로에게 부분적으로 침투하는 체계들로 자립화시키도록 만든다.파슨스는 문화적 가치가 사회와 개인에 제도화와 내면화라는 통로를 통해서 병합된다는 생각을 행위이론적으로 해명하려는 시도를 단념한다. 그 대신 분석적으로 분리된 체계들 사이의 상호침투라는 모델이 전면에 자리하게 된다.-354쪽

특히 복잡한 사회는 일관성 요구와 기능적 명령 사이에 나타나는 지속적 갈등을 흡수하고,무해하게 만들며,논란거리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파슨스는 여러 가지 흡수메커니즘을 든다.가령 제도화 내지 내면화의 정도가 행위영역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다른 하나의 방법은 서로 갈등하는 가치유형이 지배하는 행위영역들을 분리하는 것이다.-360쪽

파슨스는 정신분석학에서 발달한 모델인 충돌갈등의 무의식적,징후형성적 처리라는 모델을 사용한다.그러나 그러한 사회병리현상 내지 인성의 병리현상에서 행위체계의 이원적 구성의 취약성이 드러난다.한편으로 파슨스가 갈등처리의 병리적 형태들에 주목하게 된 것은 바로 이런 이론구성 방식 덕택인데,다른 한편 그가 이런 현상들을 어떻게 자신의 이론구성 안에서 위치시킬 수 있는지는 불분명하다.-361쪽

파슨스에 따르면 타당성 주장의 사실성은 제도화되거나 내면화된 가치와 결부된 외적,내적 제재 덕택이다.그러나 그럴 경우 역기능적이 되고 갈등을 산출하는 가치복합체가,환경에 의해 위협에 처한 체계로부터 나오는 존립유지 명령의 압력 아래에서,왜 좀더 기능적이고 새로운 방식으로 제재와 결부된 가치복합체에 의해 흡수,대체돼서는 안 되는지를 알 수 없다.달라진 체계 환경의 관계에 의해 유발되는 가치변화에 대해 파슨스는 어떤 내부적 차단장치를 거론할 수 있을까?만일 유형변수들이라는 것이,문화의 차이를 단지 동일한 결정유형들의 상이한 조합방식으로 파악하는 요소주의적 의미를 갖는다면,그리고 그것들이 또한 이런 결정유형들의 변화에 내적 제한을 가하는 어떤 구조를 보이지 않는다면,파슨스는 기능적 명령에 맞서 고유논리를 갖는 문화적 유형들이 보이는 저항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적 도구를 보유하지 못하는 셈이다.-363쪽

파슨스는 이제 기능을 비교적 추상적인 차원에서 적응,목표달성,통합,그리고 구조유형의 유지로 정의한다.-380쪽

파슨스는 문화적 가치의 타당성을 자기조절적 체계에서 기준치에 부여되는 인공두뇌학적 의미에서의 통제기능으로 해석한다.문화적 가치들 사이의 의미론적 관계는 암묵적으로 통제변수들 사이의 경험적 관계로 재해석된다.-388쪽

파슨스는 서구에서 일어난 근대화의 현상들을 우선 구조적 분화의 관점에서 정리한다. 이때 그는 통합기능을 하는 하부체계를 준거점으로 삼는데,이는 결코 사소한 일이 아니다. 이런 구성의 결정이 도덕 및 법의 발달을 진화의 핵심변수로 만들고,반면에 생활세계의 물질적 재생산의 역학 그리고 그와 함께 계급구조와 지배질서로부터 생겨나는 갈등은 배경으로 밀려난다.-443쪽

이미 1960년대 말에 파슨스가 사용하는 용어에는 생물학적 진화이론으로부터 빌려온 것임을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문화적 발달을그는 유전적 코드의 변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여긴다.세계상 속에 들어 있는 인지적 잠재력을 사회적으로 구현하는 것은 문화적 변종들의 영역으로부터의 선택에 해당하고,반면에 국가에 따라 상이한 근대사회의 발달경로는 구조형성적 혁신들이 가장 잘 안정화될수 있었던 환경들에 대한 지표를 제공한다.(중략)파슨스는 진화론에 입각해서 선택메커니즘과 안정화메커니즘 그리고-문화적 코드의 차원으로 자리가 옮겨진-변이메커니즘 사이의 협동작용부터 설명한다.동시에 파슨스는 사회진화이론을 체계이론과 겹치게 해서,베버가 사회합리화과정으로 생각한 근대화 과정을 체계복잡성의 증가로,그것도 사회가 경제와 국가행정이라는 하부체계들을 특수한 조절매체들을 통해서 분화시킬 때 등장하는 복잡성 증가로 소급한다.-4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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