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렌디피티의 왕자들
김대웅 옮김, 아미르 후스로 델라비 원작 / 책이있는마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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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눈에 들어온 것이 더 이끌림을 준다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종종 그 우연을 따라 생각지도 못한 곳으로 갈 때가 있는데요. 일이 꼬여 후회할때도 있지만 그러다 생각지도 못한 기쁨을 만날때면 .. 우연을 선택한 충동을 따라가면서 느끼는 두근거림과 알수 없는 낯섦처럼 매력적인 건 없다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도 좋아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행지에서 만난 인연이라던가 규칙적인 일상을 벗어난 하루를 꿈꾸는 이들을 반가워하면서 말이죠. 세렌디피티의 왕자들 이야기 역시 제목부터 끌리게 됩니다. 세렌디피티가 주는 묘함이 뭘까 궁금했는데요. 세렌디피티는 단순한 우연의 겹침을 말함이 아니라 완전한 우연에서 중요한 발견이나 발명이 이루어지는 것까지를 말한다고 합니다. 특히나 과학연구 분야에서 말입니다.

 

어원은 '세렌딥의 세 왕자의 여행과 모험'( 페르시아의 시인 아미르 후스로 델라비의 민담집 8개의 천국에서 추린거라고 합니다. 이것 또한 궁금해집니다) 에서 나왔다고 하는데요. 왕자들이 몰랐던 것들을 항상 우연과 지혜로 발견하는 모습에서 시작된거라 합니다. 같은 우연을 따랐지만 그들에게는 지혜가 있었고 저에게는 간혹 행운이 따랐을 뿐이라는 차이가 있는데요. 왕자들이 어느 곳에서나 존재감을 보이는 건 역시나 지혜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걸 이야기를 따라가며 알수 있습니다. 

 

이렇게 지혜로운 왕자들이건만 역시나 세렌딥의 왕은 그들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거짓 화를 내며 보물을 찾아오라 명합니다. 그들도 왕의 마음을 헤아리고 길을 떠나는데요. 나가자마자 그들의 지혜를 시험할 수 있는 사건을 만나게 됩니다. 사건과 이야기들은 아라비안 나이트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들이지만 이런 일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 계속 흥미롭게 됩니다. 오른 손을 쫙 편 괴물에게 손가락 두개를 들어 꺾었다던지, 영혼을 바꾸는 기술때문에 생긴 일들이라던지 재미로만 보아도 할머니가 들려주시던 이야기들처럼 어딘가 익숙하지만 그래도 끝을 기다리게 하는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나의 범죄는 그다음 악으로 가는 길목을 여는 것이다."-111

이런 교훈들도 주면서 먼 길을 돌고 돌아 세 왕자는 자신만들의 보물을 찾게 되는데요. 어떤 상황에서건 당황하지 않고 지혜롭게 해결하는 그들의 모습도 그렇지만 이야기속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의 모습 또한 사람의 여러 면을 볼 수 있게 하는 재미가 있어 하나의 사건 사건이 기억나게 됩니다.

 

역시나 보물이란 그냥 생긴것보다는 고생, 고생을 하며 발견해낸 것이 진짜 아닐까 하는데요. 생각하기도 싫은 시간이라고들 하지만 막상 지나면 내가 어떻게 그 시간을 지나 지금에 오게 됐을까 하는 마음이 그것(그러니까 보물) 을 보면 들어서 일겁니다.

 

세렌디피티, 웃으며 넘길 수 있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였네요. 이제는 손에 들어온 마음에 드는 우연이 있다면 그냥 흘려버리지 않도록 더 꽉 잡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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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막이 내릴 때 (저자 사인 인쇄본)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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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구석구석까지 마음을 쓰다니 말이에요. 이 동네 사람을 통째로 파악할 기세예요."-140

이런 말을 듣는 경찰이 우리 동네에도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잠깐 생각해봅니다. 특히나 가가형사처럼 사건을 한번 잡으면 놓지않는 경찰이라면 옆동네까지도 해결못하는 사건은 없는 거 아닐까 하게 되는데요. 그가 왜 이리 이 거리, 니혼바시 서에 마음을 쓰는지를 알게되면서는 그도 역시나 자신의 뚜렷하지 않았던 가족사가 말도 못할 정도로 알고싶었던 평범한 사람이였다는 걸 알게 됩니다.

 

"헛 걸음을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수사의 결과가 달라진다. 이 말인가요?"-200

가가의 사건은 오래전 그의 어머니 이야기속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사람의 일이란 그런 것인지 이제 누구에게서라도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찾을 수 없을거라 여겼을 가가에게 한 여인의 사건이 단서가 되게 됩니다. 그래서 그와 친척인 마쓰미야 형사와의 공조가 시작되는데요. 힘든 상황에서 다른 선택을 한 두 어머니들을 보여주며 그녀들이 그러지 않았더라면 이 모든 일이 이렇게 꼬이지는 않았을까 하는 암울한 과거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 시간의 흐름만큼, 그리고 숨겨온 사람들의 비밀의 크기만큼 헛걸음 할 일이 많아지게 됩니다.

 

"자신의 인생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대답을 얻으려면 반드시 거쳐야 할 수순이었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 대답을 얻는 것이 자신에게 도움이 될지 어떨지는 알 수 없지만......"-312

원하지 않는 비밀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를 보게 되는데요. 그건 자신 혼자가 아니라 다른 이, 사랑하는 사람과 얽혔다면 더 무거워진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번 이야기에서도 사람의 인연이 그렇게나 질기다는 걸 보여주는데요. 부모로, 자식으로, 연인으로, 선생님으로, 친구로, 우리는 늘 만나고 헤어지고를 가볍게 생각하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나도 모르게 힘을 받고 또 그만큼 내 힘으로는 어쩔 수 없이 힘을 잃게 될수도 있다는 걸 보게 됩니다.

 

각각의 인물들을 보면서 이런 삶을 살았더라면 나는 어땠을까를 돌아보게 하면서도 사건은 그래도 어떻게 되는건지 궁금증을 놓을 수 없게 하는 게 가가형사 시리즈의 매력인데요. 이번 이야기에서도 등장 인물들의 삶과 죽음을 보면서 연결되지 않아보이는 그들의 고리가 어떻게 연결될지 따라가게 됩니다. 사라진 사람들, 알수 없는 곳에서 죽은 사람들이 맞닿는 비밀이 드러날수록 어찌된일인지 남은 사람들을 걱정하게 되는데요. 그만큼이나 사건과 사람들을 따라갈수 있게 만들어놓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구도가 절묘한거 아닐까 하게 됩니다.

 

가가 형사 시리즈의 마지막답게 날카로운 사건보다는 가가 형사의 슬쓸한 뒷모습이 어째서인지를 따라가게 되는데요. 그러면서도 죄값은 치루는 것이 그(녀)에게도 마음을 놓을 수 있는 그 다음이 시작되는 것이겠지라는 , 그리고 가가를 걱정하는 이가 생겼으니 그래도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그들을 보내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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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맛있는 연주네 식탁 - 소박한 재료로 만드는 일상을 빛내는 요리 Stylish Cooking 27
정연주 지음 / 싸이프레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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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맛있는..." 음식 준비하는 사람이나 먹으러 가는 이가 모두 간절히 소망하는 일이 아닌가 하는데요. 그러기가 쉽지않습니다. 맛집이라고 소문난 곳도 며칠만 가면 물린다 싶고. 금세 그 집의 단점을 찾아내는 게 간사한 우리네 입맛이기때문인데요. 집에서는 그게 더 그렇습니다.

 

어쩌다 한 번 맛있단 소리 들은 음식이 있으면 기운내서 그 다음 식사를 알차게 준비하게 되는데요. 성의만 생각해도 밥 한 그릇은 뚝딱하는 게 당연한 일이겠건만 그런 순간에는 어찌나 다들 정직한지 며칠전과 비슷한 재료에 젓가락이 갈 곳을 잃었다고들 합니다. 그렇다고 평소 안 먹던 재료로 음식을 만든다는 건 생각하기도 싫어 고민이 되는데요.

 

그럴때마다 눈이 가는 게 맛있다고 소문 난 이들의 요리법입니다. 분명 같은 재료, 비슷한 양념으로 만들었는데 그들의 너무 큰 한 끝 맛차이는 어디에서 오는지 늘 궁금해지게 되고 뒤져볼수록 "아!!"하는 감탄사가 나오게 됩니다. 분명 그들은 어디가 달라도 다르니 말이죠.

 

"오늘도 맛있는 연주네 식탁"은 몇 개 정도는 안 해본 요리도 있지만 대부분 해봤던 것들이라 더 눈이 가게 됩니다. 그래서 얼마나 맛있는지를 더 잘 알 수 있겠다 싶기도 하구요. 음식의 맛이란 손 맛이라고들 하는데, 완성된 그녀의 음식 모습도 그렇지만 '나만의 부엌'이라며 어떻게 정리해야할지 알려주는 깔끔한 여러 모습들은 왜 맛있는지 알겠다 싶어집니다. 냉장고 안은 어떻게 하는 게 나은지, 재료 손질을 미리 어떻게 할지나 계량을 어찌할지, 그리고 그녀의 비밀병기 주물팬을 꺼내 하나씩 이야기하는 걸 보니 요리가 서툴지 않은 자의 여유가 느껴지는데요. 이런 가벼운 마음으로 음식을 하는 손은 저절로 단맛을 지니고 있지 않을까 하게 됩니다. 

 

날이 추워지는만큼 그녀가 준비해준 뜨끈한 찌개류도 좋다싶지만 콩비지가 들어간 전도 좋겠다 싶어집니다. 예전에는 그 맛을 몰랐는데 요즘은 콩류가 들어간 국이나 반찬이 왜 이리 좋은지 말이죠. 그리고 양배추는 몸에 좋다며 사두고는 샐러드나 싸서 먹는 용도로만 했었는데, 양배추말이찜을 보니 같은 재료의 활용이란 요리하는 자의 창의력이 맞구나 하게 됩니다. 같은 어묵도 맛이 너무 다른 건 물론 만드는 이의 정성과 기술이긴 하지만 말이죠.

 

무가 들어간 찌개는 먼저 무를 익힌다던지 굴은 소금물에 헹궈 불순물을 먼저 제거하라던지 등의 비법들은 역시나 그녀의 식탁이 왜 인기있는지를 알려줍니다. 이렇게 요리잘하는 이와 만나 이야기를 하다보면 나도 그 중 마음에 들어오는 음식을 그 날 해보게 되는데, 며칠 연주네 식탁에 올라온 음식들도 보고 있노라니 간단한 재료, 길지않은 시간, 그러면서도 멋진 모습과 맛에 다시 도전 의지가 불끈 솟게 됩니다. 당분간 연주네 식탁에서 우리집 식단도 만들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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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스티드 캔들 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 걸작선 1
에드거 월리스 지음, 양원정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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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는 딱 떠오르는 구도가 있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절대적 악인과 자꾸 밟히기에 맞설 수 밖에 없는 연약한 누군가, 그리고 그 누군가를 반드시 도와주고야 말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이는 (때로는 지나치다 싶게 말이죠) 사건의 해결 열쇠를 쥔 사람, 이렇게 말이죠. 트위스티드 캔들에서도 이런 구도를 느끼게 됩니다. 그렇다고 재미가 반감되지는 않습니다. 힘만 믿고 안하무인으로 구는 사람을 정의의 이름으로 잡을 수 있다는 건 기분이 썩 괜찮아지는 거니까요.

 

추리소설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존 렉스맨은 근심에 싸여 있는데요. 그의 고민은 따져보자면 당연 그의 잘못이지만 그런 잘못이 생기게끔 한 시초는 카라입니다. 하지만 그는 그걸 인정하지 않는 중입니다. 그런 카라에게 고민까지 털어놓는데요. 아내는 카라가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를 알고 있기에 남편에게 멀리 하라는 눈치를 주지만 렉스맨은 영 받아들이지를 않습니다. 그러다 사건이 생기게 됩니다.

이렇게 약자가 된 렉스맨을 도와주는 자 티엑스 메레디스 경찰국장이 등장하는 가 싶었는데, 약자가 또 등장하게 됩니다. 그리고 누구에게라도 차갑고 조소만 날릴것같던 티엑스는 금세 안절부절 못하게 되는데요. 이렇게 밀실살인과 진실을 밝혀야 하는 사건이 연속으로 생기며 이쪽 저쪽에 발을 걸친 티엑스가 바빠지게 됩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읽어가며 고전이 주는 매력을 새삼 알게 하는데요. 사소한 일로 부딪히면서 서로를 의식해가는 남과 여, 어려움에 처한 상대를 결코 가만두지 못하는 정의로운 사람, 그리고 악인은 결코 자신의 뜻을 이루지 못하게 된다는 그런 등등을 보면 말입니다. 이번에도 악인이 당하는 고소한 모습들을 여러 번 볼 수 있는데, 자신의 금고를 열어 속을 보이겠다는 호언을 하다 막상 티엑스에게 역으로 당하고 부글거리는 카라의 모습들은 매번 고소하다 싶어지게 됩니다.

 

사건의 진실은 알지만 모두를 위해 때로는 덮는것도 정의다.. 이런 결론도 그 때였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등장 인물들이 나와서 자신의 이야기 겸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도 흥미롭기에 오래 전 영화를 본 듯한 느낌을 가지게도 됩니다. 지금이라면 천국과 지옥을 오간 이들을 보면서 어떤 결론을 내리게 됐을까요? 남들의 두려움을 이용한다면 당신도 당신의 두려움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는 권선징악의 이야기가 오늘도 즐거워지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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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에 갇힌 소년 에프 영 어덜트 컬렉션
로이스 로리 지음, 최지현 옮김 / f(에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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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목소리로 삶이 바뀌는 결정적 순간을 말하는 로이스 로리가 이번에도 제이콥이란  소년과의 과거로 아픈 경험을 가지게 된 소녀, 이제는 할머니가 된 케이티의 기억을 더듬어가는데요, 그들의 이야기속에서 과거 가족들의 따뜻함과 그 시대가 가졌던 불평등, 그리고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나중의 제이콥이 궁금해지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저자 로이스 로리가 우연히 보게 된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요. 오래 된 사진속에서도 느껴지는 감정들은 다 비슷한건지, 마음을 주지않겠다는 듯 보이는 강렬한 눈빛과 굳게 다문 입술은 그녀의 말처럼 정신적 충격까지는 아니더라도 저지르지 않은 일 때문에 혼이 난 상처받은 아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해보게 됩니다. 물론 이 아이는 또래였던 우리 아이들에 비춰 생각해보면 단지 사진찍는 게 싫었던 건지도 모릅니다만...

 

아이들에게 해주기 어쩐지 꺼려지는 이야기 하나쯤 누구에게나 있을지도 모릅니다. 늑대가 나타나 아기 돼지 3형제를 위협하는 이야기는 가볍게 하면서 그 이야기 비슷한 쪽으로는 말하기 싫은 건 진짜로 그 일이 자신에게도 상처였기 때문일수도 있는데요. 따뜻한 가정에서 사랑을 많이 받는구나 하게 되는 케이티와 달리 집이 어려워 일찍부터 남의 집 일을 하면서 돈을 벌어야했던 넬과 페기, 그리고 자폐성향이 있는거 아니였을까 하는 그녀들의 남동생 제이콥은 시대때문이였을까, 혹은 운명때문이였을까..하는 불안한 나날을 보여줍니다. 물론 케이티의 집에 있던 페기는 잘 참고 밝게 사는 아이였지만 자유분방한 넬이나 제이콥같은 성향을 이해할 수 없었던 1900년대 초기였던지라 그들이 언제인가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니 말이죠. 특히나 제이콥, 그가 의도하지 않는 나쁜 결과를 가져 올지도 모른다는 불안말입니다.

 

"모든 사람들은 어린 시절 혹은 그 이후에 결정적인 순간을 경험한다. 하지만 그러한 순간들 중 일부만이 누군가에게 인지되고 기억된다. 시간이 흘러도 결코 잊을 수 없는, 때로는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은 그 순간들은 언젠가 이야기가 된다."

호기심많은 케이티는 가족뿐 아니라 타인도 사랑할 줄 알았던 아버지와 어머니에게서 타인에 대한 이해를 배웠기에 어린나이에 화재사고로 목숨을 잃은 메리와 농장에서 배운대로 일을 처리했을뿐인데 그게 왜 문제인건지도 모르는 제이콥의 미래를 아파하는 착한 아이였는데요. 그녀가 여전히  제이콥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 자신마저도 오해했다는 게 미안해서, 침묵속에 살던 그가 분노를 보였다는 건 그 역시 자신을 믿었다는 것이기에 그것 또한 미안해서, 그리고 아직도 정확한 상황을 모르는 이들에게 오해가 사람을 어떻게 다르게 보게 만드는 것인지를 알려주고 싶었던 거 아닐까 해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러다 행방묘연한 제이콥의 소식을 듣거나 만나게 된다면 하는 기대가 있을 수도 있구요.

 

기억전달자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로이스 로리는 이번에도 누가 옆에 있는지에 따라, 혹은 상황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사람은 변하고 또 변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전해주는데요. 나의 결정적인 순간은 언제였을까. 그 어떤 일 이후로 나는 달라진걸까. 그리고 지금의 내가 털어놓는다면 제일 마음에 남는 건 어떤 이야기가 될지 곰곰히 나의 과거를 생각해보게 만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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