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 마그리트의 연인 1
유지나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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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그런 순간들이 있지 않습니까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순간들. 제게는 그때의 모든 순간이 그런 순간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조금 더 자세히 기억해 둘 걸 그랬습니다."-176

이렇게 과거에 묶여 사는 남자와 역시 과거에 묶여 사는 여자가 만나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 우리에게 그런 수현과 희주가 만나게 됩니다. 어렸을 적의 사건으로 남의 목숨을 빼앗고 사는 남자가 된 수현은 그런 자신을 끔찍이도 싫어합니다. 어렸을 적의 사건으로 지금 자신을 조금씩 갉아먹으며 사는 여자가 된 희수도 복수를 꿈꾸며 살기에 자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거 같아 보이구요. 그리고 그들은 다른 이들을 신경 쓰지 않으며 지금을 살아간다는 공통점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희수가 누군지도 모르는 그런 수현을 찾으며 그들이 만나게 됩니다.


하나의 사건으로 그들이 얽혀있음을 아는 우리는 그들이 느끼는 감정이 결국 다시 상처가 될 거라는 걸 알기에 말리고 싶지만 이미 너무도 외로웠던 서로를 알아봤던 건 아닐까, 누구라도 만나면 안될거라 여기는 그들이 끌리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수현은 이미 위험을 안고 사는지라 그 위험이 희수에게도 넘어오게 되는데요. 자신도 모르게 위험 앞으로 한발 자욱 씩 걸어오는 희수를 과연 수현이 잡아줄 수 있을지, 자신을 이렇게 위험하고 불안정하게 만든 게 수현이라는 걸 알게된 후에도 희주는 그의 손을 꽉 잡을 수 있을지 불안한 그들의 사랑을 바라볼 수밖에 없게 됩니다.


미술과 심리치료. 그리고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는 우리에게도 그들의 모습이 어떨지 그릴 수 있을 만큼 떨림과 흔들림을 보여줍니다. 사랑을 한다면 이들 같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러면서도 비극적 사랑에 끌리는 게 또 사람 마음이니 그들이 함께 보게 될 세상이 어떨지 궁금하지 않을 수도 없게 됩니다. 자신들의 세상을 선택할 수 없던 어린 시절부터 정해진 길이 아니였을까, 사랑을 하면 할수록 알게 될 과거의 비극은 더 크게만 그들에게 다가올텐데요. 이제는 자신들의 세상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지만 과연 사랑만으로 그럴 수 있게 될지 2편을 따라가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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