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루미코의 오이시이 키친
타니 루미코 지음 / 우린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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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뭘 먹지?"란 질문을 매일 하고 살게됩니다. 매일하면서도 아직까지  또 뭘 먹어야하나  고민이 되는 건,  궁리를 했음에도 다른 생각이 안 나  어제 했던 음식을 또 하게되기때문일겁니다. 음식 잘한다는 사람들 음식에 눈길이 가는 건,  맛있기도 하지만  내가 쉽게 접하는 재료로 생각지도 못한 음식을 만들어내기때문 아닐까 합니다. 모양이 특별하니 손많이 가는거야   당연히 것이라 생각했는데   "루미코의 오이시이 키친"은 우리가 흔히 봤던 재료들로 생각보다 쉽게 일본식 맛을 내는 방법뿐 아니라 한국에서 산 세월이 있는지라 약간은  한국식으로 변한건 아닐까 싶은  다양한 음식을 보여줍니다.


가족들의 각각 다른 입맛과 모자란 영양을 생각해서 만든 정성스런 '집밥'이 좋다는 걸 알면서도 간편함과 강한 맛, 그리고  화려함으로  무장한 외식에 유혹당하기가 쉬운데,  루미코님의 음식은   생각보다 간단하게 만들면서도  깔끔함이나 맛깔스러움이 눈에 보이기에  그 음식을 맛있게 먹고 좋아할  가족이나  친구들의 모습을 상상하게  되고 그렇기에  더 따라해보고 싶은 음식입니다.


'남자를 잡으려면 그 남자의 위장을 잡아라!' 이런  속담이 일본에 있나봅니다. 하지만 맛있는 요리가 남자 마음만 사로잡겠습니까! 누군가가 정성스레 해준 음식이  세월이 지나도 가끔 냄새나 모양으로 다시 떠오르는 걸 보면  누군가 그 사람만을 생각하며 만든 음식은 지워지지 않는 또하나의 추억이 되고 살아가는 힘이 되는 것인가 봅니다. 힘없을때면  엄마의 된장찌개와 달걀찜이 더 먹고 싶어지는 걸 보면 말입니다.


밥먹기 싫어하는 아이를 조금이라도 더 맛있게 먹이기위한   루미코의 정성스런 음식들을   아이들은  자라서 그 비슷한 음식을 보며 엄마의 손맛을 그리워할텐데 우리 아이들은 뭘 기억할려나 궁금해지게 됩니다.  우리가 궁금해하는 일본식 간장과 참치액을 사용한 소스의 배율이나 조금의 궁리만으로 비슷한  재료의 음식들 맛이 다양해지고 깔끔한 요리가 된다는 짧은 레시피도 좋았지만    그 음식에 관한 그녀의 사연이나 아내로써 며느리로써 엄마로써 고민하는 루미코도 볼 수 있고 무뚝뚝한 한국 남자와 사는 좋은 점, 나쁜 점에 관한 이야기까지 편하게 들을수 있어 다른 요리책과는 다른 매력이 있지않았나 합니다. 


'오늘이 가장 맛있습니다'라는 말도 나오는데요.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란 말이 제 요리에도 통하는 말이였음 하게 됩니다.  전자책이 처음이라 신기하기도 했지만 생각나는 음식을 금방 꺼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았던 루미코의 오이시이 키친, 요리하는 게 즐거울수 있다는 루미코의 마음이 읽혀져 더 편안하지않았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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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만을 보았다
그레구아르 들라쿠르 지음, 이선민 옮김 / 문학테라피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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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잘 살고 있었는지 정신이 번쩍 드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나에게 있는 상처가 다른 이들, 특히나 가까운 이들에게 더 큰 상처로 돌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두려워지게 된다. 내가 그랬듯이  모든 세상의 아들들은 아버지가 되기 전에 난 저런 아버지가 되지는 않겠노라고, 아니면 나도 꼭 우리 아버지같은 아버지가 되겠노라는 다짐을 하고 또 딸들 역시 어머니에 대해 같은 생각들을 했었을 것이다.  저런 아버지 어머니는 되지 않겠다 하는 분류가 된다고 해서 모두 다 마음에  안드는 건 아니고  특정 부분, 하나의 기억이 마음에 안들기 때문이라 여겼는데, "레옹, 비겁함은 어디서 시작되는 걸까?"라고 물어보는 지친 아버지의 물음과 답은  섬뜩하기만 하다.


"꼭 비극이나 피를 봐야 하는 것도 아니야. 그저 하굣길에 선생님한테 들은 기분 나쁜 말 한마디, 애정이 담기지 않은 엄마의 입맞춤, 아무도 날 보고 웃어주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거야. 날 사랑하지 않는 누군가만 있으면 되는 거지. 나는 내가 비겁한 사람임을 너무 일찍 알아버렸어."-32


밖에서는 다정하고 섬세하지만 집에서는 가족들과의 대화가 없는  아버지, 혼자만의 세상에 갇혀 사는 어머니를 둔 아이는 외롭기만 하다. 동생들마저 쌍둥이라 왠지 늘 자신만 소외된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러다 쌍둥이 하나의 갑작스런 죽음과 남은 동생의 언어장애로 외로운 아이와 동생은  친해지지만  투명한 아버지, 특히나  어머니의 부재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늘 가족 안에 빈자리를, 특히나 아이들에게 너무 큰 공간을 남기게 된다.


그래서일까. 늘  혼자가 싫었던 아이는 남편이 되고, 아버지가 되어서도 자기가 원하는 바를 말하지 못한다. 아내의 외도를 바라보기만 하고, 아이들과 헤어지게 될지 모른다는 예감에 불안해하면서도 어떤 행동을 취하지 못하는, 비겁한 자신의 모습에 진저리치면서   굴복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자신을 바라보는 게 너무 힘들었던  그가 선택한 일은 예전 자신이 되겠다던 아버지로써는 도저히 상상할수 없는 일, 그리고 가족의 행복을 최고라 여긴다는 자신이 했다고 본인도 믿을 수 없는 행동이다. 


"우리는 그토록 그리웠던 사람들을 그들과 헤어져야 하는 순간이 되어서야 비로소 마주치게 되는 걸까라는 생각을 했다고요?"-170

내가 어른이 되고나서보면  아이였을때 부모님이 하시면 싫어하던 행동을 하는 나를  보게 될 때가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빨리 상황정리가 된다는 생각에 그렇게 하지만 문득 아이들의 표정에서 예전 내 표정을 읽게 되면 내가 이래도 되는 걸까, 방법을 바꿔야 하는 거 아닐까  싶어지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래서 그 때 부모님들이 그렇게 하신거구나 하는 걸 비로소 알게되기도 한다. 그 때 이 마음을 알았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그리고 그런 순간을 같이 나누었다면  더 좋았을텐데...나중에사 후회하지만 지금 난 제대로  불만이였던 부분들을 짚으며 살아가고 있는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가족은 어디까지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는 것일까 란 의문도 던져주게 된다. 용서라는 걸 생각조차 할 수 없던 딸이  아버지를 찾아나섰다는 건 그가 그래도 노력했던 아버지여서였을까, 아니면 잠깐이라도  행복했던 어린 기억을 따라온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원래 가족이란 그런 것일까.  가족안에서의  나의 역할은 무엇인지가 무겁게 그리고 거칠게 다가오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진실과 소통 부재라는 엄청난 말이 한순간에 넘겨버린  사소하게 보이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이야기가   난  가족들과 어떤 행복을 만들어가는지, 우린 진짜 행복한 건 맞는건지 물어보게 된다.

 

유년기의 일부를 간직하는 게 그나마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끈이였거든.-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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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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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내가 누군가에게  '그렇다'라고 정해놓은  모습이 아닌 모습을 그 사람들이 보여줄 때, 깜짝 놀라게 됩니다. 그럴때면 내가 정의한  타인들의 모습은 어떤 모습에서였을까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내가 보고 싶은대로 보고 판단한 것은 아니였는지  미안해지기까지 하는 것은,  어쩌면 나 역시 그렇게   나를 안다고 여긴 이들에 의해 '함부로의 정의'가 나에게도 적용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살짝 소름돋기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남자가 될 때란","원칙은 원칙이야."라고 딱딱한 소리만 하는  옆 집에 사는 까칠한 노인, 사랑했음에 틀림없을 아내가 죽은 후 더 고집스레 입을 다물었기에 이해는 되지만 가슴에 품을 수는 없을듯한  오베의 이야기가 알면 알수록   사람은 혼자서는 살아갈수 없다는 걸, 그리고 알고나면 우리는 다 그를 사랑할수밖에 없다는 걸 보여줄때 우리는 울컥하게 됩니다. 누군가를 제대로 안다는거, 그리고 친해진다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인데 이제까지 손을 내밀지도 않고 잡지 않는다고 수많은 이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선을 긋고 살아가고 있었는지 모른다는 생각에 말입니다.  


"그러니까 이게 패드인가 뭔가 하는 거라 이거지?"라고 상자를 흔들어댈때 웃을 준비가 되어있던 우리는 그가 흔드는게 아이패드 상자라는 사실에 웃어야 되는건지, 심각해야되는 건지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단지 컴퓨터를 사러왔을뿐이라며 '키보드는 추가'냐는,   어울리지 않는 곳곳에  그가 등장할수밖에 없는 사연과 함께,  그가   변할수밖에 없었던 더 먼 과거가 등장하며 '법' 없이도 살아갈수 있을것같은 그가   흰 와이셔츠라면 왜 그렇게 경기를 일으키는지  우리는 그를 조금씩 알아가게  됩니다.


며칠전에 친구들과  여자의 눈에 비친 남자들의 모습에 대해 얘기한적이 있습니다. 남자란,  질문에 다들 그러더라구요.  어렸을적에는   다 해주겠다 하는  이가 진짜 남자라 생각했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진짜 남자는 자신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라는 걸 알겠다고들 말입니다.( 물론 진짜 여자도 마찬가지겠지만 말입니다.) 숫자와 흑백으로 둘러쌓인 세상에서 '사브'만이 진정한 차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던 오베가 '원칙은 원칙일뿐'이라   말할때면 '꽉 막힌,  게다가 고리타분한 고집불통' 으로 보이지만   그가 바라는 게   딱 하나뿐이라는 걸 이유와 함께 알게 되었을때, 조용한 곳에서 그가 계획을 실행하려고 할때마다  시끄럽고 쥐뿔도 모른다며(?) 오베에게서 소리나지 않는 욕을 먹는 이웃들이 갖가지 이유로 나타나 방해를 할때면   그들을 응원하게되고 오베의 계획이 내일도 실행되지않기를 바라게 됩니다.


누구나 자신의 고집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 고집이란 건 잘못이라는 걸 스스로 알 정도가 되더라도  잘 바뀌지가 않는다는 것 또한 알게됩니다. 하지만 어렵기만 한 그의 얼굴에 대놓고 자신의 부탁을 하는 용감한 여인, 소냐와 파르바네를 알게되면서 오베는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고집불통'의 얼굴을 벗어버리게 됩니다.


"누군가 맨발로 그의 가슴속을 뛰어다니는 것같은 느낌"이 뭔지를 알려준 남자. 누군가를 잃게되면 정말 별난 것들이 그리워진다는 걸 알려준 남자, 남자는 행동으로 보여주기에 남자라는 걸 보여주고 세상 모든 것은 공을 들인만큼 값어치를 하는 거라는 걸 알려준 남자가 세상은  또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에 대한 멋진  방법까지 알려주게 됩니다.    널찍하고 슬픈 어깨를 지닌 남자가 어렵게 꺼냈을 "당신이 바라보는 사람이 된다는 건 어떤 기분인지 알고 싶었을 뿐입니다" 라는  작지만 또박또박하고 무거웠을 그 말이 마음에 그대로 박히게 되는 건,  사람의 매력이란 진심에서 나오게 된다는 걸 알게 되기때문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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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빌라 - La Villa de Paris
윤진서 지음 / 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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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만약에 네가 누군가에게 실연을 주었다면 아마도 그 사랑은 진짜 사랑이 아니었을 거야. 네가 당했던 실연만이 진짜 사랑이였을 거야. 이유를 불문하고 끝까지 곁을 지키지 못한 쪽은 사랑했다고 말할 자격이 없는 거야."-055


지금에 와도 사랑은 잘 모르겠습니다. 어느때는 뜨거워서 사랑인가 싶었던 적도 있고, 어느 날은 이렇게 심심하게 시작되는 것이 진짜 사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적도 있으니 말입니다. 당했던 실연만이 진짜 사랑인건가..하고 생각을 해보면  내가 실연을 준(?) 사람들 역시  가슴 저리며 생각나는 걸 보면  꼭 사랑이 아니였다  말할수 없다 싶은 것이  "어느 새 하게 되는 것", 그게 사랑 아니였을까 싶은데요.  다만 지금까지 사랑에 관해 확실한 거 하나는 누구나  사랑을 하고 있다 말하는 이들을  부러워한다는 걸 겁니다.


사랑이란, 하며 이야기를 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백이면 백사람 다 다릅니다. 하지만 헤어진 이들 역시 사랑을 말할때  반짝이는 눈망울이 되는 걸 보면, 인간이란 죽을때까지 가슴 뛰게하는 누군가를 찾거나 혹은 가슴 뛰게 한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살아가는 존재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이렇게 남녀를 불문하고 누군가를 향한 마음을 지닌 나를 확인해야 하는 게 사람인지라,  사랑을 하다 찾아오게 되는 이별은 그래서 사람을 정신 차리지 못하게 만드는 건지도 모릅니다.  상대와 함께 하며 변해버린 자신의 존재를 혼자 만나야 한다는 낯설음, 그 상태로 다시 누군가를 찾아 헤매야 할지도 모른다는 막막함, 그리고  그런 후에도  또 다시 아픈 이별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때문에 말입니다.


배우로 더 친숙한 윤진서님의 "파리 빌라"는 사랑을 잃은 여인이 길을 떠난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아마 그녀가 직접 겪은 일들이 아닐까 싶게 자세한 장면 묘사나 길에서 만난 이들과의 이야기가 폴린이란 인물위에 그녀의 얼굴을 곳곳에서 덮게 하는데요. 여행 이야기라 볼 수 있을만큼   떠나며 만나는  여러 동네들의 이야기는 한적하지만 아름다운  곳에 있는 그녀를  눈으로 그려가게 합니다.


전에도 에세이를 낸적이 있다는 윤진서님이 이번에는   소설로  남자와는 다른 여자들이 느끼는 사랑과 이별, 그리고 그 후 달라질수 밖에 없음을 인정하는 나를  그리고 있는데요.  이동 거리에 비해 너무 정적인 느낌이 많아 여전히 에세이 느낌이 난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오랜만에 사랑과 이별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지않았나 합니다.


"너 역시 자신이 완전히 사랑받고 있다고 확신할 때 오히려 완벽히 마음을 내주게 될지도."-164

그럴수도, 아닐수도... 사랑은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것이긴  하지만 다른 모든 것들처럼  시간의 연도 맞아야 하는건 아닌지, 그래서 사랑 참 어렵다라고들 하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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냅킨 노트 - 마음을 전하는 5초의 기적
가스 캘러헌 지음, 이아린 옮김 / 예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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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이 필요할 때마다 나는 네 눈을 바라본단다.

그러면 이미 기적을 하나 이루었다는 걸 깨닫곤 하지."

라는  글귀를  내 도시락이나 가방, 마우스 아래에서 발견하게 된다면...얼마나 멋진 일일까 싶어지게 된다. 이런 마음은 누구나, 우리 아이들도 같을 것이다.  이런  글귀를 딸아이 도시락과 함께 매일 보내   826장을 만들고   지금도 쓰고 있는  가스 캘러헌은, 사랑을 보여주는데 드는 시간이 단지  5초일뿐이며 그 5초만으로도  기적을 만들어낼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신장암이란 진단과 함께  5년내 생존률이 8%라는 절망적 통계를 받게 된 캘러헌은  연속적으로 일어나게 된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에 자신의 불행까지 딸에게  아픔으로 더해질까 걱정하게 된다.  생이 생각보다 짧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자신의 사랑을 아직 다 보여주지 않은 그동안의 시간이 아쉬웠던 그는  자신이 엠마에게 해줄 수 있는 건 마음을 보여주는 일뿐이라는 걸 깨닫게 되고 그녀를 위한 짧은 글을 도시락과 함께 냅킨에 담게 된다.


아이들이 어렸을때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아무렇지 않게 나누던 "사랑해"라는 말과 수시로 스치던 스킨십이, 그 마음을 이제는 다 알겠지 싶은  나이가 되고나서부터는 오히려 적어지게 된다. 서로 바쁘다는 핑계로, 그리고 말하지 않아도 다 아니까 라는 마음에   강렬한 눈빛으로만  모든 걸 대신하다가 그 동안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걸 깨닫게 될때가 있다.  이렇게 누군가의 마음을 담은 글을 보거나 주변에 있는 누군가가 그런 마음이 들었던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할때이다. 그제서야 소중한 사람들과의 가장 좋은 시간을 무덤덤하게 보내고 있었음을 알게되고 이제서라도  마음을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는 되지만 갑자기 마음을 말로 표현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가족간인데도 말이다.


냅킨 노트는 일방적으로 시작한  아빠의  마음이 짧은 글이였음에도 그대로 어린 딸에게 가 닿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건  마음을 울리는 여러 문구들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는  아버지는  글을 적기 위해 딸에게 어떤 것이 나을지 매일 고민하며 아이의 성장과정을 더 눈여겨보았기 때문일 것이고  딸에게는  그런 아버지를 생각하는 시간이  짧은 시간이래도 매일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해보게된다.



"내가 일의 변화를 일으킬 것처럼 행동하라.

실제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윌리엄 제임스(p.151 미국 심리학자 겸 철학자) 


4번의  수술과 치료를 잘 견딘 건 그가 딸에게 했던 " 견딜거라는"약속의 힘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가족들과의  다음 주말에는, 이 일이 끝나고나면 이라며 매번 미루었던 약속들이 머리 한구석에 남아있으면서도 아직 시간이 있다는 생각에  우선 순위가 밀리곤 했었는데   사람에게 소중한 게  무엇인지, 그리고 그 소중함  역시 어떻게 해야 더 두터워지는 것인지를 알수 있지 않나 싶다.


특히나  자신의 아버지에게서도 이런 편지를 받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갖게 된 캘러헌이 오랜 시간을 돌아 겨우 받은 아버지의 편지 역시 캘러헌이  딸을 생각하는 마음과 다르지 않았음에도 그가  아버지가 되도록  아버지의 마음을 알지못했던 걸 보면 말이다.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리고 그 사랑을 나타내고 알아주는데 결코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주는 그의 편지는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마음이 무엇인지  알려주기도 한다.   냅킨에 적힌 짧은 글이 미국전역을 울린 실화로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건, 사람이 산다는 건 다 같기때문이 아닐까 해보게 된다. 이런 저런 핑계로   서로에게  그동안 표현하지 않았던 것들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말을 해줘야 할지 생각하는 시간을 줬기때문일것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랐기 때문이다."-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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