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빌라 - La Villa de Paris
윤진서 지음 / 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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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만약에 네가 누군가에게 실연을 주었다면 아마도 그 사랑은 진짜 사랑이 아니었을 거야. 네가 당했던 실연만이 진짜 사랑이였을 거야. 이유를 불문하고 끝까지 곁을 지키지 못한 쪽은 사랑했다고 말할 자격이 없는 거야."-055


지금에 와도 사랑은 잘 모르겠습니다. 어느때는 뜨거워서 사랑인가 싶었던 적도 있고, 어느 날은 이렇게 심심하게 시작되는 것이 진짜 사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적도 있으니 말입니다. 당했던 실연만이 진짜 사랑인건가..하고 생각을 해보면  내가 실연을 준(?) 사람들 역시  가슴 저리며 생각나는 걸 보면  꼭 사랑이 아니였다  말할수 없다 싶은 것이  "어느 새 하게 되는 것", 그게 사랑 아니였을까 싶은데요.  다만 지금까지 사랑에 관해 확실한 거 하나는 누구나  사랑을 하고 있다 말하는 이들을  부러워한다는 걸 겁니다.


사랑이란, 하며 이야기를 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백이면 백사람 다 다릅니다. 하지만 헤어진 이들 역시 사랑을 말할때  반짝이는 눈망울이 되는 걸 보면, 인간이란 죽을때까지 가슴 뛰게하는 누군가를 찾거나 혹은 가슴 뛰게 한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살아가는 존재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이렇게 남녀를 불문하고 누군가를 향한 마음을 지닌 나를 확인해야 하는 게 사람인지라,  사랑을 하다 찾아오게 되는 이별은 그래서 사람을 정신 차리지 못하게 만드는 건지도 모릅니다.  상대와 함께 하며 변해버린 자신의 존재를 혼자 만나야 한다는 낯설음, 그 상태로 다시 누군가를 찾아 헤매야 할지도 모른다는 막막함, 그리고  그런 후에도  또 다시 아픈 이별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때문에 말입니다.


배우로 더 친숙한 윤진서님의 "파리 빌라"는 사랑을 잃은 여인이 길을 떠난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아마 그녀가 직접 겪은 일들이 아닐까 싶게 자세한 장면 묘사나 길에서 만난 이들과의 이야기가 폴린이란 인물위에 그녀의 얼굴을 곳곳에서 덮게 하는데요. 여행 이야기라 볼 수 있을만큼   떠나며 만나는  여러 동네들의 이야기는 한적하지만 아름다운  곳에 있는 그녀를  눈으로 그려가게 합니다.


전에도 에세이를 낸적이 있다는 윤진서님이 이번에는   소설로  남자와는 다른 여자들이 느끼는 사랑과 이별, 그리고 그 후 달라질수 밖에 없음을 인정하는 나를  그리고 있는데요.  이동 거리에 비해 너무 정적인 느낌이 많아 여전히 에세이 느낌이 난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오랜만에 사랑과 이별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지않았나 합니다.


"너 역시 자신이 완전히 사랑받고 있다고 확신할 때 오히려 완벽히 마음을 내주게 될지도."-164

그럴수도, 아닐수도... 사랑은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것이긴  하지만 다른 모든 것들처럼  시간의 연도 맞아야 하는건 아닌지, 그래서 사랑 참 어렵다라고들 하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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