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영화 때문에 극장을 갈까 말까 고민했더랬다.
(참고로 마지막으로 극장에서 본 영화는 김기덕의 '피에타' 였음)
상영관이 원체 적었던 데다가 고민하는 사이 극장에서 내려버려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지만서도.
2. 이 영화에 대해서는 이상하리만치 기대하는 바가 없었다.
물론 보고 싶긴 했지만 이 영화를 보면 영상의 기적을 보게 될 거야 라던가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오를거야 등등의 기대는 없었다.
다만 억지로 자극적인 것이 아닌 것들을 보고 싶었다.
과한 폭력도 없고, 과한 갈등도 없이, 무엇보다 치정과 돈이 얽히지 않은 이야기들.
3. 그러다보니 이야기의 전개가 많이 심심하다.
거인들은 너무 쉽게 물러나고 사건의 해결도 이게 뭐야 싶다.
아마 그런 점 때문에 흥행이 안 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함.
4. 가장 큰 느낌은 무언가 다루다 만 느낌이랄까.
이 이야기의 시작점은 소녀의 외로움과 거인의 외로움이 통한 그 지점이 아닐까 싶은데
그 외로움들이 생각만큼 섬세하게 다뤄지지 못 한 느낌이다.
하기사 거기에 중점을 두고 다루기 시작한다면
그가 외로움을 느끼게 된 원인과 배경. 결국 다르다고 핍박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혹은 그 반대의 이야기로 이야기가 엄청 묵직해졌을 것 같긴 하지만서도.
솔직히 왜 여왕이어야만 했나 하는 의문은 남는다.
애니에서조차 문제의 해결은 공권력이 아니면 안 되는 거냐 라는 비뚤어진 생각이 들기도 함.
5. 가장 궁금했던 것은 결국 BFG가 자기 손으로 자신의 동족을 군에 넘겨버렸을 때
그 마음이 어땠을까 하는 거다.
인간의 틈바구니 안에서 몇 되지도 않는 거인인데
결국 그 거인들을 군에 넘겨버렸을 때의 마음
허나 그 거인들이 결코 자신에게 좋은 영향은 아니줬을 때의 마음
그 상충되는 마음과 그 때를 표현하는 표정이 궁금했었다.
...결과는 미묘했지만.
6. 어떤 면은 좋기도 하고 어떤 면은 밋밋하기도 한 영화였음.
스필버그의 다른 영화에 비해 이도 저도 아니란 느낌은 좀 강하긴 하다.
이게 모험영화야 아니면 성장영화야 뭐야...라는 느낌?
7. 팀버튼이 만들었다면. 아마 외로움의 측면이 더 강조되었겠지
그리고 거인들은 처참하게 몰살되었을 거다.
8. 스필버그와 팀버튼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p.s. 일일이 이미지 찾아 저장하고 다시 크기 줄여서 페이퍼 쓰는 것이
적잖이 귀찮아 블루레이가 등록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냥 상품검색으로 리뷰를 쓰곤 했는데
이제 보니 그렇게 하면 제가 '그 영화의 블루레이를 부러 구해 본 사람' 이 되는 거더군요...
.....이런 실수가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