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의대생은 초등 6년을 이렇게 보냅니다 - 전교 1등 의대생이 알려 주는 최고의 공부법과 최상의 자기관리법
임민찬 지음 / 카시오페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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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 탄력성을 기르기 위해 초등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세 가지.

1. 다양한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풀게 하라 : 영화 보기, 운동, 맛있는 음식 먹기 등 아이만의 방법으로 “즐겁게” 스트레스를 해소하도록 도와주기

2. 칭찬하기 : 공부이든 운동이든 아이가 자신감을 느낄 수 있는 확신의 칭찬하기. 단, 이 칭찬은 꼭 말로 표현해주고 스스로 인정받는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해주기

3. 감사일기 쓰기 : 감사일기는 일상을 돌아보고 사소한 것에 감사할 수 있는 긍정의 힘과 회복의 힘을 기르게 도와줌. 아이가 건강하게 실패를 극복할 수 있도록 부모님이 도와주실 것.

(임민찬 『어머님, 의대생은 초등 6년을 이렇게 보냅니다』 발췌) 

 

 

좋은 대학에 보낸 시간을 기록한 책은 무척 많다. 특히 의대는 언제나 등장하는 단골 주제.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이 현실화하면 이런 책이 더 강세를 보이게 될지 희소가치를 잃게 될지 모르겠지만 의대생을 만드는 과정을 담은 책은 늘 인기 육아서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일까. 『어머님, 의대생은 초등 6년을 이렇게 보냅니다』를 만난 나의 첫인상은 “또 야?”에 가까웠던 것 같다. 하지만 『어머님, 의대생은 초등 6년을 이렇게 보냅니다』이 조금 남달랐던 이유는 “잘난 의대생 자녀”를 둔 부모의 기록이 아니라, 그 “의대생”의 기록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부모님이 기록한 잘난 아이의 시간들을 읽으며 종종 “아이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기에 그 속마음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 

 

정말 『어머님, 의대생은 초등 6년을 이렇게 보냅니다』 안에는 그 어떤 책보다 실질적인 공부법과 생활습관이 알차게 들어있었다. 꼭 의대를 목표로 하지 않더라도, 아이에게 도움이 될 엄청난 정보가 들어있으니 초등생 학부모라면 꼭 한번 만나보시면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공부와 가까워지는 것보다 멀어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로 시작된 『어머님, 의대생은 초등 6년을 이렇게 보냅니다』를 읽으며 여러 번 느낀 것은, 그 무엇보다 회복 탄력성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맞다. 어른보다 좁은 세상에 사는 아이들이기에, 어른 눈에는 사소해 보일 수 있는 실패가 더 크게 느껴질지 모르겠다. 그 순간을 잘 이기는 아이들이 결국 공부에서도 '실패'에 주저앉지 않고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아마 작가님이 그런 마음으로 세상을 살았던 것은 부모의 역할이 컸으리라. 나 역시 우리 아이가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힘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머님, 의대생은 초등 6년을 이렇게 보냅니다』를 읽으며 가장 집중했던 부분은 과목별 공부법이었다. 아직 저학년이기에 체계적인 학습보다는, 그 과목에 대한 흥미를 느끼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에, 작가님이 제시한 방향이 큰 도움이 되었다. 또 현재 의대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의 '나이 초등 생활'을 인터뷰한 내용이 담겨있던 점도 인상 깊었다. 대부분의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은 자기관리를 잘하는 사람이기에 그들의 사고방식이나 생활상에서 좋은 점을 많이 얻고 싶었는데, 그들의 인터뷰에서 그런 생각들을 엿볼 수 있어 좋았다. 

 

물론 의대가 성공의 지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특히 요즘의 뉴스를 보며, 성적과 인성이 비례하지 않음도 느꼈다. 하지만 『어머님, 의대생은 초등 6년을 이렇게 보냅니다』의 임민찬 작가님의 매일매일 발전하고자 하는 태도는, 그 어떤 길을 걷더라도 큰 도움이 될 것이기에 이 책은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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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 - 마스다 미리 에세이
마스다 미리 지음, 이소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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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파란색이 아니라 까만색이었다. 주변에 친 울타리 너머로 들여다봐도 헤엄치는 물고기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있다. 보이지 않지만 어두운 바닷속에 물고기들의 세계가 있다. 깊을까? 고등어를 이렇게 많이 낚았으니까 당연히 깊을 거다. 나는 갑자기 무서워졌다. “있잖아. 내가 바다에 떨어지면 어떡할 거야?” 옆에 있는 아빠에게 물었다. “바로 뛰어들어서 구해야지”아빠가 말했다. 나는 아빠가 구해주는구나.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p.135) 

 

 

각잡고 앉아서 읽어야 하는 책도 좋지만, 소파 등에 아무렇지 않게 기대어 앉아 졸릴락 말락 한 상태로 읽는 책들도 너무 좋다. 그런 책을 읽을 때면 마치 온 세상이 내 휴식을 위해 기다려주는 느낌이 든다. 그렇게 읽는 책은 소설이거나, 추억을 야금야금 꺼내먹는 편이 최고인데, 지난 주말 나에게 완벽한 휴식을 선물했던 책, 마스다 미리의 『작은 나』를 소개한다. 

 

『작은 나』는 「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의 마스다 미리 작가가 어린 시절의 추억들을 소환하여 쓴 에세이. 어떤 페이지는 여전히 너무나 천진한 모습을, 어떤 페이지는 그리운 시절에 대한 간절함을 만날 수 있어 읽는 내내 가슴이 두근거리고 나의 어린 시절이 아른거렸다. 「어린이라는 세계」의 저자 김소영 작가님이 이 책을 두고 “누구나 이 책에서 '작은 나'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러면 '큰 나'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한 까닭을 너무나 공감하며 읽은 책이랄까. 정말, 이 착안에는 그 시절의 내가, 또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지금의 내가, '작은 나'시절을 보내는 우리 아이가, 그 아이를 '큰 나'의 눈으로 바라보는 내가 다 들어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계절을 큰 주제로 50가지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여기에 등장하는 소재들 자체가 추억이 떠오르더라. 네 잎 클로버, 피아노학원, 친구들과의 놀이, 동전 초콜릿, 산타할아버지 등 '큰 나'가 된 지금도 생각하기만 해도 피식 웃음이 나는 이야기들을 읽으며 '작은 나'를 떠올렸고, 이미 커버려 이해하기 어려운 '작은 딸'을 이해하는 고리가 되기도 했다. 『작은 나』에는 골목길에서 하곤 했던 고무줄놀이가 떠오르는 추억이 가득하기에 책을 읽은 뒤에 느끼는 온도는 무척이나 따뜻했다. 분량이 많지도 않고, 어려운 문장은 단 한 줄도 없는 책, 『작은 나』. 심지어 책을 넘기며 계속 만나게 되는 미스다 마리의 귀여운 일러스트까지-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휘리릭 읽어도 되는데, 마음에 노을이 지듯 훈훈해지는 책이랄까. 

 

지난주에 이 책을 다 읽어놓고도 이제야 감상문을 남기는 까닭은, 『작은 나』를 덮고 난 후에도 한참이나 야금야금 추억을 꺼내먹느라 바빴기 때문이다. 아니, 정확히는 『작은 나』시절의 나를 급하게 놓아주고 싶지 않았다. 어린 시절의 사진첩도 뒤척이고 일기장도 다시 읽어보며 그때의 나를 천천히 만났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같은 경험을 하지 않았더라도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책. 혹시 오늘이 행복하다 느끼지 않았다면- 오늘이 소중하게 느껴지지 않았다면 마스다 미리의 『작은 나』를 만나보면 좋겠다. 분명 그 시절의 우리는 모래만으로도, 크레파스만으로도 많이 행복했으니까. 

 

아참! 지금 알라딘에서 마스다 미리의 『작은 나』를 구매할 경우, 귀여움 가득한 키링이 굿즈로 포함되어 있으니, 이왕이면 알라딘에서 데려오시길 추천해 드린다. -굿즈 성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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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랑 - 나답게 헤어지고 나답게 다시 사랑하면 돼
조니워커 지음 / 허밍버드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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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도 해보지 않았던 일을 30대 후반이 된 지금 처음 경험해 보는 게 점점 낯설지 않아졌다. 나이와 새로운 경험은 반비례 관계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참 좁은 세상에 갇혀 있었구나, 역시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이 세상의 진실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p.62) 

 

현재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내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절박함이 20대 때보다 더 크기 때문이었다. 이게 무슨 시한부 같은 소리인가 싶지만, 30대 후반의 돌싱에게 평범한 만남과 연애를 할 수 있는 기회는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고 느꼈다. 나이가 전부는 아닐 테지만 나이를 빼놓고 만나기도 쉽지 않다는 걸 잘 아니까. (p.165) 

 

 

직접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아무리 바뀌었다고 해도 세상이 '돌싱'(특히 돌싱녀)에게 거는 잣대가 얼마나 오만한지를 느껴본 적이 있다. 한때 A도 식당에서 밥만 먹어도 입방아에 올라야 했고, 웃기만 해도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써야 했다. 평소 이성적이라 느꼈던 사람들조차 “A 이혼했어?” 를 물어보는 것을 보며 사람이 쓴 가면이 얼마나 무서운지 새삼 느끼곤 했었다. 이 말을 쓸 수 있는 것은, A는 그 시간을 잘 지나왔기 때문이다. 타인의 평가보다 스스로의 행복에 집중하려 노력하는 모습은 대견함과 감사함, 안도감 등이 든다. 그래서 조니워커의 『다시, 사랑』을 읽으며 A 생각이 많이 났다. 행복이나 평온함이 비교할 수 있는 '수치'가 아니기에 조니워커 작가님과 A, 둘의 마음을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그것이 무엇이든 매일매일 더 나아지길 바랐다.

 

맞다. 조니워커 작가님은 브런치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돌싱녀' 작가님이다. 그래서 『다시, 사랑』이라는 제목은, 제목만으로도 그녀가 지나온 시간들을 생각해보게 했던 것 같다. 당연히 누려도 되는 것들을 고민해야 하고, 결심해야 하는 과정은 속이 상했지만, 그럼에도 『다시, 사랑』을 읽는 내내 이 책은 분명, 그 시간을 지나는, 또 지나온 이들에게 큰 위로가 되리라 생각했다. 아니, 나에게도 그녀의 문장들은 위로가 되고 힘이 되더라. 나이를 먹을수록 두려움은 커지고, 나이를 핑계로 포기하는 것들은 또 얼마나 많아지는가. 나 역시 점점 그렇게 현실에 안주해왔는데, 이 책을 읽는 내내 “또 상처받아도, 또다시 해보자”하는 마음을 품게 했다. 그것이 사랑이든 꿈이든 중요하지 않다. 다이어리에 크게 적어놓은 “중요한 건 다시 마음먹는 것”이라는 말을 다시 곱씹어보게 하는 책이었다. 『다시, 사랑』이라 적고 “다시, 무엇이든”이라 읽는다고 말할 수 있겠다. 

 

『다시, 사랑』은 작가님의 일기처럼 기록되어 있기에 무척이나 편안하게 읽힌다. 어떤 페이지는 로맨스처럼 달콤했고, 어떤 페이지는 다큐멘터리처럼 쌉사름했다. 무척이나 섬세하게 기록된 문장 때문에 마치 나의 일처럼 생생하게 느껴지는 대목도 있었고, 이런 마음은 어떤 마음일지 고민해보게 하는 문장도 있었다. 잔잔히 읽던 마음에 파도를 일게 한 말은 “이 관계는 대체 뭘까”라는 문장이었다. 아무것도 아닌 말일 수도 있겠지만 내게는 그 말이 온 마음에 담긴 고민과 걱정과 기대 등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문득, 20대때는 너무나 당연했던 감정조차 고민할 일이 되었구나 생각하니 가슴이 시렸다. 

 

책을 읽고 리뷰를 온라인에 올리기 시작하며, 점점 책을 추천하지 않게 되었다. 내가 감히 누군가를 평가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온라인서점에 별점을 매기지 않는 이유가 바로 거기있다.) 그런데 『다시, 사랑』은 비슷한 아픔, 비슷한 시간을 겪는 이들이 한번쯤 만나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시, 사랑』을 읽으며 좀 울기도 하고, 공감하기도 하고- 결과적으로는 행복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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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견디는 기쁨 - 힘든 시절에 벗에게 보내는 편지
헤르만 헤세 지음, 유혜자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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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것을 잃어버린 사람은 일상생활 속에서 잠깐이라도 행복을 느낄 수 있고,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 따위는 한순간도 할 수 없는 삶의 순간을 찾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p.64) 

 

인내하는 것은 어렵다. 인내는 사람에게 있어 가장 어려운 고행이다. 하지만 그것은 가장 힘든 일이면서 그와 동시에 유일하게 배울 가치가 있는 일이다. 이 세상의 자연과 성장, 평화, 번영, 아름다움은 모두 인내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인내는 시간과 침묵, 그리고 신뢰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인내는, 개인의 일생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과정도 참고 기다릴 줄 아는 믿음이 필요하며, 개인의 판단으로는 접근할 수 없는 것과의 연관성도 고려해야 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또한 '인내'와 더불어 말할 수 있는 것은 사랑, 지혜, 천진난만함, 그리고 소박함이다. (p.188) 



생각 없이 그저 '살고 있다'싶은 마음이 들 때면 헤르만 헤세의 글을 찾아 읽는 것 같다. 혹자는 헤르만 헤세의 글이 침울하다고 표현하기는 하지만, 삶이 힘겨울 때 사람은 본성을 만나게 되고, 맺고 있는 것들의 민낯을 보게 된다는 말 역시 무척이나 공감하기에 그의 문장에서는 나는 오히려 생생한 삶을 만나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번 『삶을 견디는 기쁨』은 나의 '생'에 대해 고민하는 마음으로 읽어왔던 그동안의 헤르만 헤세와는 달리, 타인에 대한 이해를 위해 책을 펼쳤다. 오지랖 넓게도 최근의 나는 “저 사람은 어떤 생각으로 사는 것일까?”를 수없이 생각했는데, 그 오지랖과 오만함, 그 사이의 묘한 감정을 좀 이해하고 싶었던 것 같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삶을 견디는 기쁨』을 읽었지만, 애초의 물음에 답을 찾지는 못했다. 다만, 또 한 권의 헤르만 헤세를 만나며 역시 무엇인가를 이겨내고, 견뎌내는 것은 행복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열쇠가 된다는 것이었다. 


사실은 이 책의 제목, 『삶을 견디는 기쁨』은 읽기 전에도 읽은 후에도 이질감이 든다. 억지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것도 아닌데, 그의 문장들은 단 한 번도 하루하루를 마지못해 살아낸 것 같지 않은데 왜 이런 제목을 붙이셨을까. 물론 그간의 그의 문장들에서 이는 행복은 고스란히 느끼고, 고통 또한 부지런히 감내하라는 말임을 상상해볼 수는 있다. 사실 이 책에서도 “견디는” 것이 아니라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고, 조금 더 스스로를 정진하는 방향의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그래서 『삶을 견디는 기쁨』은 스스로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보고 싶은 순간, 삶에 대해 고민이 드는 순간에 만난다면 더욱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 역시 책을 시작하며 품었던 마음은 해소하지 못했지만, 타인의 삶을 걱정하기엔 나의 삶에서 해결하여야 할 것들이 더 많음을 깨닫게 되더라. 진정한 행복, 제대로 사는 것, 내면을 부유히 채워가는 것 등 나 스스로를 위해 가야 할 길이 너무도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생각에 닿고 보니, 처음 품었던 고민이 너무 부질없어 웃음이 났다. 


내 삶도 어찌하지 못하면서 타인의 삶에 궁금증을 가지는 오만함을 번복하지 말아야겠다. 그저 나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내고, 생각과 행동을 반복하며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지. 그리하여 훗날, 나는 삶을 견디는 게 아니라, 부지런히 쓸고 닦으며 채워왔다고 말할 수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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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밖의 동물들 - 행복한 공존을 위한 우정의 기술
박종무 지음 / 샘터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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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문제는 '관계'에 달려 있습니다. 오랜 시간 상호 적응해온 자연 숙주와 공존 관계를 유지하는 바이러스는 해를 끼치지 않습니다. 문제는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자연 숙주와 바이러스의 공존 관계가 깨지면서 발생합니다. 전 세계의 많은 과학자는 코로나 19보다 더 무서운 바이러스성 전염병이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인구는 급증하는 데 반해 열대림은 지속적으로 파괴되고 기후 온난화로 인해 환경이 급변하며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파되는 형태로 변이할 가능성이 훨씬 커졌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생태계의 진짜 '괴물'은 바이러스가 아니라 생명의 관계망을 무참히 파괴하고 있는 인간이 아닐까요? 코로나 19 이후 자연의 생명체와 어떻게 공존해야 할지 깊은 고민이 필요한 때입니다. (p.152) 

 

 

「살아있는 것들의 눈빛은 아름답다」는 저자 박종무 수의사의 신간, 『문밖의 동물들』은 독자의 생각에 따라 다소 불편하다는 느낌을 줄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는 인간이 타 생명보다 귀하지 않고, 때때로 타 생명을 앗는 '괴물'로 묘사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편한 마음은 책의 내용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은 타 생명에게 잔인하지 않아!”라고 당당히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어떤 측면에서 나를 포함한 모든 인간은 잔인한 괴물이 맞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이들은 이 말에 “그렇게 동물이 귀하면 소고기도 먹지 말고 돼지고기도 먹지 말아라”고 하겠지만, “생존”의 범위를 넘어서는 살육과 과욕이 존재함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 않나. 

 

『문밖의 동물들』은 반려동물에서부터 유기동물, '식용동물'의 범위, 동물원 등의 '일상화된 동물문제'에서부터 치킨이나 마블링, 옥수수와 축산업 등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쉽게 생각하지 못하는 동물권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한다. 그뿐 아니라 세균과 바이러스, 진화와 멸종, 동물복지와 권리, 생태계의 비극에 이르기까지 점차 세계적 쟁점이 되어가는 생명권까지 너르게 다루고 있어 읽는 내내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해보게 하더라. 하지만 주제 때문에 미리 겁먹고 뒷걸음질 치지는 말 것. 중고등학생들도 이해할 수 있을 수준의 쉬운 문장과 명료한 풀이로 여러 주제에 대해 너른 이해를 주는 책이니 말이다. 

 

『문밖의 동물들』을 읽으며 세상을 뒤흔들었던 코로나 19에 대해, 자본주의라는 이데올로기에 숨은 인간의 잔혹성에 대해, 여전히 올바르게 인정받지 못하는 동물권리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낳고 나서는 동물들의 생명과 모성 등에 관련한 영상도 쉬이 볼 수 없다.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원래도 반려동물에 대한 욕구가 없었지만, 엄마가 된 후로는 아주 완전히 마음을 접었다. 내 배로 낳은 아이도 올바르게 기르기 힘든 세상에, 타 생명을 책임진다는 것이 얼마나 묵직한 일인지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오늘, 『문밖의 동물들』을 읽으며 또 한 번 생명의 무게에 대해, 인간의 경솔함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에게 색안경을 가지는 것이 아니다. 육식에 대해서도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동물과 식물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생각해봐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반려동물을 향한 애정에는 책임감도 따라야 함을, 무분별한 욕심으로 윤리적이지 못한 사육환경을 방조해서는 안 됨을, 필요 이상의 동물실험을 하지 말아야 함을, '호기심'이라는 단어로 동물의 존재를 '이용'하지 말아야 함을 새겨본다. 다시 “함께 살아가기”를 생각하게 하는 책, 『문밖의 동물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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