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엄마 파란만장 인생 분투기 - 반드시 지켜주겠다는 약속
차이경 지음 / 이야기장수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금도 미련이 없었다. 포기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아팠다. 온 몸으로 아팠다. 아프다고 표현하기엔 부족한 고통이었다. 내가 울고 있는 것은 그것 때문이었다. 엄마라는 이름. (p.218) 

 

제발, 누구든 이 책의 장르가 “소설”이라고 말해줘요. 제바알. 그러나 이 책의 표지에는 그 세월을 고스란히 겪어낸 작가의 웃는 얼굴 밑에 “원조 고딩엄마”라는 글씨가 선명하다. 그러나 텔레비전만 돌리면 그저 쾌락의 결과로 아이만 낳아 제멋대로 길러버리는 그런 고딩엄마, 아빠가 아니다. 딴에는 최선을 다해 살아낸, 진짜 전쟁같은 이야기, 『고딩엄마, 파란만장 인생 분투기』를 소개한다. 

 

『고딩엄마, 파란만장 인생 분투기』는 제 12회 브런치북 종합 부문 대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주)문학동네의 동생(?) 이야기장수에서 출간된 책이다. 사실 지금까지 이야기장수에서 출간된 책들을 무척 재미있게 읽고 있었던 터라, 이 책은 만나기도 전부터 기대중이었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제발 이 책은 문학동네라고 말해달라는 마음이 마구마구 들었다. 어떻게 이렇게 비빌언덕 하나 없는 딱한 아이가 아이를 낳아, 책임을 지고 사랑을 한단 말인가. 누군가 이 책을 두고 “현대판 애순이”라고 적었지만, 정작 애순이는 목숨걸고 사랑하는 엄마라도 있었고, '도희적 장학금'을 주는 새아빠네 새엄마(?)도 있었고, 알뜰살뜰 챙기는 이모들이라도 있었고, 애순이를 위해서라면 세상을 등질 수 있는 관식이라도 있었지! 우리의 차이경 작가는 가끔 책임감을 가지는 엄마와, 모진 구박에 병간호까지 얹어주는 시어머니, 얌채같은 동서들, 철없는 남편친구들, '은명이'에 살짝 '관식이'를 묻힌 듯한(중반까지 조마조마하기만 했던) 남편까지 누구하나 기댈 언덕이 없다. 진짜 비빌 언덕하나 없이 혼자다. 

 

그러나 주민등록증도 없이 덜컥 엄마가 되었지만 기가 막히게 아이를 사랑하는 뜨거움과, 착하고 유순한 아이들 덕분인지 그녀는 어찌저찌 살아낸다. 남편의 군입대를 막기 위해 청와대에 편지도 쓰고, 딱 죽기 직전에 사고보상금을 받기도 하고, 죽음의 목전에 서서 절망할 때 처음으로 꿈을 꾸게 되기도 한다. 이렇게 표현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야말로 잡초처럼 밟혀도 다시 피어나고, 다시 꽃을 맺으며 점점 단단히 뿌리를 내렸다. 그녀에게 물을 주는 어른은 없었지만, 그녀는 혼자서 물길을 트고,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며 누구보다 환하게 빛났다. 누구보다 크고 아름다운 꽃으로 존재들 드러낸다. 그래서 그녀의 글을 읽는 내내 화가 치밀기도 하고, 눈물이 나기도 하고, 불안에 떨기도 하며 같이 흔들렸다. 그래서 나는 “이젠 그 정도에 내 기분이 휘둘리지 않을 정도로 나는 어른이 되어 있었다.(p.335)”는 문장을 읽으며 그녀를 안아주고 싶어졌다. 고생했다고, 잘 자랐다고 토닥여주며 말이다. 

 

아직 이 책을 만나지 않은 분들이 여기까지의 감상을 읽는다면, 혹자는 “일부러 눈물 빼려고 쓴 글 아니야?”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고딩엄마, 파란만장 인생 분투기』는 절대 그런 책이 아니라고 미리 적어두고 싶다. 만약 청승맞은 시간들을 기록하지만 했다면, 이 책에 대한 기록을 남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책에는 긴 터널을 지나온 사람만이 배울 수 있는 깨달음이 가득했다. 

 

“내 삶의 끝을 알 수는 없다. 그러나 내 삶의 힘을 믿기로 했다.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면서 삶은 나보다 훨씬 지혜로우며 견고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그 힘에 몸을 싣고 나는 또 치열하게 살아갈 것이다.(p.351)”는 그녀의 깨달음은 마치 발레리나의 굳은 살 가득한 발처럼 시큰하다. 

 

“장대비도 결국엔 그친다”. 알면서도 인정하지 못하고 살아왔는데, 그녀를 통해 결국 비가 그치고 무지개도 뜬다는 것을 또 깨닫게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 (라틴어 원전 완역본) - 시간과 운명, 인생의 본질에 관한 세네카의 가르침 현대지성 클래식 68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겉으로 보기 좋은 것이 아니라 건실하고 변함없으며 숨겨진 부분이 더욱 아름다운 것을 찾아야 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파헤쳐 찾아내야 합니다. 그것은 우리에게서 멀리있지 않습니다ㅣ. 손을 어디로 뻗어야 할지만 알면 당싡은 그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p.61) 

 

아! 나는 이 책을 왜 이제야 제대로 읽은 것인가. 진짜 왜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인생책이라 부르는지를 이제야 알다니. 부디, 나처럼 아직도 세네카의 지혜를 이해하지 못했던 사람이 있다면 부디 만나보기를 강력추천 드린다. 우리가 흔히 세네카 전집이라 부르는 『화에 대하여』와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를 한꺼번에 만났는데, 정말 살며 마음에 담아두면 좋겠다 싶은 내용이 가득했다. 특히 이번에 현대지성에서 출간된 『화에 대하여』와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는 라틴어 완전 완역본이라 보다 정확하고 명료하게 세네카의 철학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니, 꼭 한번 만나보시길 추천해 드린다. 

 

세네카 전집 두 권 중에서 나는 『화에 대하여』를 먼저 읽었다. 사실 과거에 철학책을 부지런히 볼 때, 세네카의 이론을 미처 이해하지 못했던 터라, 『화에 대하여』를 100페이지 가량 읽을 때까지도 '내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나'생각했었지만, 이내 한 문장을 만나고 나서는 (혼나는 것같은 기분을 살짝) 배움에 얹어 진도가 쑥쑥 나가게 되었다. 그러나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는 정말 왜 진작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나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내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것 같다.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는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 행복한 삶에 대하여, 은둔에 대하여, 섭리에 대하여와 마르키아, 어머니 헬비아, 폴리비우스에게 보내는 위로를 엮은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행복한 삶과 섭리를 이해하는 부분을 읽으며 무척이나 많은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세네카가 말하는 이 짧은 인생을 행복한 사람은 누구인가. “올바른 판단력을 지닌 사람, 현재의 처지가 어떠하든 만족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사랑하는 사람, 모든 일을 이성의 지시에 따라 행하는 사람(p.66)”이 행복한 사람이라고 한다. 동양의 철학에 빗대자면 안분지족의 삶이 아닐까 잠시 생각해본다. 우리는 만족하지 못하면 결코 행복하지 못하다는 것을 안다. 쉬이 만족하지 못할 뿐. 그러나 세네카의 이론을 읽으며 나는 또 다짐을 해본다. 오늘에 만족하고 살자고, 지나가버린 어제도, 오지 않을지도 모를 내일도 아닌 오늘. 그렇게 사는 삶이야말로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으리라고.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를 읽으며 한 문장에서 울컥, 마음이 내려앉았다. “당신도 잃을 수 있습니다(p.174).”였다. 그의 말처럼 결코 나에게는 불행이 일어나지 않으리라 생각하는 착각이야 말로 우리를 가장 심하게 무너뜨린다는 것을 또 확인하며, 나이를 먹으며 점점 익숙해져야 할 이별과 상실 등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토록 훌륭한 00과 함께 할 수 있어 즐겁고 유익했음을 기뻐하고, 비록 함께한 시간이 짧았더라도 그것을 복으로 여기십시오.(p.286)” 그가 폴리비우스에게 보내는 위로 중 한 문장에서 주어를 지워보았다. 저 안에 사랑하는 이의 이름을 넣어보면, 세상이 무너지는 아픔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오늘, 가만히 나의 이름을 넣어본다. 내가 세상에 없는 어느날, 누군가에게 나와 함께 한 시간이 복이 되려면, 나 역시 나의 마지막에 복된 삶이었다 느끼려면 더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40대의 초입, 어쩌면 지금까지는 정신없이 바쁘게 달려온 삶이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겉이 아닌 내면을 조금 더 가꾸고, 조금 더 성숙한 인간으로 살아가도록 해야할 전환점이 아닐까. 이런 시기에 세네카의 철학을 읽을 수 있어 영광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화에 대하여 (라틴어 원전 완역본) -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삶을 위한 세네카의 가르침 현대지성 클래식 67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분노는 자식들에게는 죽음을, 자신에게는 빈곤을, 가문에는 몰락을 가져옵니다. 미친 사람이 자신의 광기를 인정하지 않듯, 분노한 사람도 자신의 분노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분노한 사람은 가장 가까운 이들의 적이 되고, 가장 소중한 이들에게는 기피 대상이 됩니다. 그들은 법도 무시한 채 오직 해칠 궁리만 하며, 사소한 일에도 동요하고, 그 어떤 말이나 호의도 다가갈 수 없게 됩니다. 모든 것을 힘으로 해결하려 들며 기꺼이 칼을 들고 남을 해치거나 자신을 상하게 합니다. (...) 분노가 지배하지 못하는 정념은 없습니다. (P.113)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과거에는 분명 세네카의 철학이 그리 마음에 닿지 않았는데, 아니, 오히려 어떤 사람이 이렇게 살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마흔이 넘어 만나는 세네카는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특히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는 한마디 한마디가 맞는 말 같아서 끄덕거리느라 목이 다 아플 정도였다. 우리가 흔히 세네카 전집이라 부르는 『화에 대하여』와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를 한꺼번에 만났는데, 정말 살며 마음에 담아두면 좋겠다 싶은 내용이 가득했다. 특히 이번에 현대지성에서 출간된 『화에 대하여』와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는 라틴어 완전 완역본이라 보다 정확하고 명료하게 세네카의 철학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니, 꼭 한번 만나보시길 추천해 드린다. 

 

사실 처음 『화에 대하여』를 만나면서는 내가 여전히 세네카의 가르침을 이해하지 못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자신의 손에 상처를 입히면서까지, 그런 다음 회복할 수 없을 만큼 적을 심하게 공격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하지만 분노라는 무기는 바로 그런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번 시작하면 멈추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p.109)”라는 문장을 읽는 순간 분노는 결국 마음이 건강하지 않은 상태라서, 스스로를 좀먹는 일임을 깨달았다. 사실 요즘 분노를 잘 조절하지 못하는 한 사람을 바라보며 딱하다는 생각을 수없이 했었는데, 문득 그러한 모습들이 떠오르며 세네카의 가르침을 부지런히 익혀 나는 그런 모습이 되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하게 되더라. 타인의 모습에서 불편함을 느꼈을 때 그저 싫다고 피해버리던 나인데, 세네카 전집을 읽으며 나는 내 안의 화를 잘 다스려봐야겠다, 내 감정에 휘둘리지 말아야겠다를 수십 번 다짐하게 된다. 아마 이조차 조금은 나이를 먹고, 조금은 커가고 있음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화에 대하여』에서 세네카는 화라는 존재는 모든 것을 능가하는 최고의 악이며, 무지와 오만 등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가장 마음에 와닿은 표현은 애정조차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표현이었다. 또 반대로, 모든 미덕은 처음에는 약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강해지고 견고해진다는 말이 무척이나 힘을 주었다. 

 

화를 미리 살펴 폭발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며, 인간이기에 그것을 다스리고 억제해야 한다는 그의 이론을 읽으며, 이제야 겨우 이성의 적이 “화”라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결국, 사람이 비이성적인 영역에 들어서는 것은 감정을 다스리지 못함이라는 이 단순한 이야기를 이제야 마음에 제대로 담아본다. 그러며 생각한다. 화가 얼마나 무시무시한 악마인지를 알면서도, 화의 반대편을 생각하지 못하고 살아온 나는 얼마나 무지한지를. 하지만 이제라도 세상이 나를 화나게 한다는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기 전에, 나 스스로 그런 화에 휩쓸리지 않도록 노력하며 살아야겠다고 스스로를 토닥여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심코 단 댓글도 죄가 되나요? - 집단 따돌림부터 인터넷 댓글까지, 어린이가 알아야 할 법 노란돼지 교양학교
정관성 지음, 홍수진 그림 / 노란돼지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은 어린이들도 SNS를 하고, 부모보다 훨씬 '잘' 전자기기들을 사용한다. 그뿐이 아니라 우리 때보다 훨씬 다양한 사회관계를 이루며 살아간다. 하긴, 강산도 10년이면 변한다던데 30년 전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와 같기만 할까. 그래서 아이의 성장에 맞추어 엄마도 자라야 하고, 세상이 변하는 것을 부지런히 따라 공부해야 한다. 이제 아기 티를 벗고, 조금 더 큰 어린이로 탈바꿈하는 지금,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꼭 필요한 책이란 생각이 드는 『무심코 단 댓글도 죄가 되나요?』를 만나보았다. 

 

『무심코 단 댓글도 죄가 되나요?』는 집단 따돌림이나 인터넷 댓글 등, 우리 아이들이 노출되기 쉬운 환경에 맞춘 “어린이가 알아야 할 법”을 모아놓은 책으로 아이도 부모도 꼭 한번 만나보길 추천해 드리는 책이다. 법이 우리의 울타리이려면 우리가 법안에서 살아야 하듯, 우리 아이들이 모르고 위법을 저지르는 상황을 없애야 하기 때문이다. 약속의 성립, 미성년자의 법률행위, 학교폭력에 관한 법률, 명예훼손이나 재물손괴 등 우리 아이들이 모르면 노출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들을 무척이나 쉽고 재미있게 풀어주기 때문에 무척 유익하다. 

 

『무심코 단 댓글도 죄가 되나요?』의 각각 챕터는 먼저 짤막한 동화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이끌어준다. 뒤에 이어지는 설명과 예시 등을 통해 더욱 깊은 이해를 주어 좋았다. 엄마가 특히 관심을 가지고 읽은 부분은 “장난인 줄 알았어요”. 아이들이 장난삼아 누군가를 괴롭히고, 이에 동조 혹은 방관하는 아이들을 다룬 이야기였는데, 직접적인 가해나 협박 등뿐 아니라 그림자처럼 대하는 것, 소문 등에 동조하는 것도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잘 다루고 있어 무척 유익했다. 더욱이 단순히 '법'에 저촉되는 것 이상, 타인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음을 지속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어 더욱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읽은 부분은 학생들의 권리와 선생님의 권리에 대한 부분이었다. 엄마와 이야기 나누었던 부분들을 기억해내기도 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배우며 메모를 하는 등 열심히 책을 읽더라. 언제인가 우리 아이가 “엄마, 어떤 애가 선생님께 '우리 아빠가 돈도 더 잘 벌고, 선생님 신고도 할 수 있데요.' 했는데 이거 나쁜 말이죠.”라고 물었던 적이 있었다. 10살도 되지 않은 아이가 저런 말을 사용하고, 비속어를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나쁜 말'이라 느낄 어감을 사용했다는 것이 무척이나 충격적이었기에, 이런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던 것이 꽤 기억에 남았었나 보다. 그 외에도 모르고 한 행동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 등, 아이들이 직접 느끼고 배우는 내용이 무척 많았다. 

 

'어린이가 알아야 할 법'이라는 부제를 달았지만, 『무심코 단 댓글도 죄가 되나요?』는 아이들이 배워야 할 사회적 규범까지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에게 억지로 법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들이 생활 속에서 만나는 여러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내 행동이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등을 모두 배울 수 있어 참 좋았다. 또 모른다고 하여 책임을 회피할 수 없음을 명확히 배우기도 했고.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는 법을 다양한 사례, 재미있는 일러스트 등으로 상세히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 『무심코 단 댓글도 죄가 되나요?』. 우리 아이들이 법을 더 잘 알고, 법안에서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꼭 한번 읽어보길 추천해 드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포 스쿨 1~10권 세트/아동도서+스크레치북 증정
학산문화사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제 여름방학의 끝물이다. 평소 같았으면 여기저기 놀러 다니느라 바빴던 시간이었겠지만, 올해는 아이의 첫영성체를 준비하느라 가까운 곳으로만 여행을 다닌 것 같다. 그 대신 집에서 평소 보고 싶었던 애니메이션도 많이 보고, 책도 엄청 많이 읽었다. 특히 아이가 하고 싶어 했던 “재미있는 책”을 탑처럼 쌓아놓고 읽기를 꽤 자주 했다. 어떤 분들은 왜 도움 안 되게 재미 위주의 책을 읽게 하냐 하겠지만, 어린시절 만화책을 쌓아놓고 책을 읽던 시절이 얼마나 행복했는지를 알기에 아이에게도 그 책 읽는 즐거움을 빼앗고 싶지 않다. 그렇다면 그 책 탑 중에 아이가 가장 격정적(!)으로 읽었던 책! 『공포스쿨』을 소개한다. 특히 『공포스쿨』은 내가 어린시절 책 탑을 쌓게 했던 학산문화사의 책이라 더욱 반갑게 느껴졌다. 

 

『공포스쿨』은 현재 10권까지 출시되어 있으며, 우리는 5권까지 읽은 상태. 에피소드가 이어지는 형태기 때문에 앞의 책을 읽지 않아도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어 형제가 많은 집에서 다 같이 읽기에도 좋고, 아이들이 관심을 가질 소재들을 다양하게 다루고 있어서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똥, 오줌, 방귀를 좋아하던 애들이 조금 더 크면 귀신 이야기를 좋아하더라. 아무도 안 가르쳐도 그렇게 되나 보다. 우리도 '분신사바'하느라 연습장에 구멍을 그렇게 냈지.) 

 

『공포스쿨』의 각 권은 다 여섯 가지의 에피소드들이 이어진다. 그래서 하루에 한 이야기 정도를 읽기에 적당한데, 어떤 에피소드는 어른이 읽기에도 살짝 무서운 느낌이 있으니 너무 어린아이들보다는 초고학년부터가 가장 적당하리라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글밥이 대단히 많은 편은 아니고, 군데군데 코난이 떠오르는 일러스트들이 그려져 있어, 초등학교 3학년 정도면 읽을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먼저 『공포스쿨』의 첫 권은 “얼굴 없는 아이”. 이 책에서는 물가에서 주로 목격되는 유령 이야기, 벽을 가득 메운 “엄마 꺼내주세요”라는 글씨를 발견하는 빨간 크레용의 전설, 몸이 이상할 만큼 길어지는 이상한 고양이, 사랑이 이루어지게 도와주는 이메일인 사랑의 주문, 아무도 살아서 돌아오지 못했다는 스기사와마을, 미국에서는 슬렌더 맨이라 불리는 나노카짱의 이야기 등을 만나볼 수 있다. 『공포스쿨』의 2권에서는 악마를 불러내는 찰리 게임, 원한으로 아이들을 잡는다는 히키코 씨, 데스노트 같은 죽음의 블로그, 병균으로 뒤덮인 저주의 구름, 무서울 정도로 빠른 도망치는 남자 등을 만날 수 있다. 어떤 이야기는 엄마도 어린 시절 어디선가 읽었던 이야기 같아서 아이와 수다 떨 거리도 많았고, 편집이나 문장이 몰입력 넘쳐서 아이와 같이 읽으며 소리를 지르는 순간도 있었다. 아이와 같이 이런 이야기를 읽는 자체가 재미있기도 하고 추억이 되기도 했다. 

 

4권과 5권은 조금 더 세련되진(?) 공포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었기에 엄마도 새로운 재미에 빠져들 수 있었다. 앞의 이야기들은 약간 엄마도 읽었던, 예상이 가능한 스토리였다면 4권과 5권은 조금 더 요즘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행운의 편지와 정반대인 불행의 편지, 바다에 사는 닌겐, 목 없는 폭주족의 헬멧, 숲속 깊은 곳을 다니는 정체불명의 노선인 환상의 지하선로, 후드를 뒤집어쓰고 다니는 얼굴 없는 아이 등의 이야기를 보며 요즘 아이들이 무서워한 이야기들, 요즘 아이들의 관심사 등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했다. 

 

유달리 무서웠던 여름, 엄마는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시리즈를, 아이는 『공포스쿨』 시리즈를 읽으며 여름을 났다. 꽤 무서운 이야기들에 움츠러들기도 했었지만, 책이 얼마나 재미있는 것인지를 또 한 번 느끼게 했던 책이 아닐까 싶다. 점점 발전하는 공포 이야기에 6권을 기다리게 해준 『공포스쿨』! 초등학생들에게 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