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44
신시아 라일런트 지음, 브렌던 웬젤 그림,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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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지 모릅니다수백 년을 살면서 너무 많은 것을 보았거든요하지만 거북이도 삶을 사랑합니다등에 쏟아지는 소나기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본문 중에서)


 



그림책을 리뷰하며 그 안의 문장을 옮겨 적는 일은 거의 없다많지 않은 텍스트를 옮겨 적어서책 읽는 사람을 줄이지 않기 위해그와 같은 이유로 그림책 리뷰에 그림책 사진을 많이 넣지 않는다네 장 이하그 이상을 올리면 작가의 작품을 사진으로 구경하고 끝내는 이들이 있을 게 두려워 그렇게 해왔다그것이 내 스스로의 원칙이다하지만 이 책은 내 원칙을 깨고한 구절을 옮겨 적는 이유는 저 몇 줄에 우리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다우리가 그토록 어릴 때부터 배워온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혹은 빈 수레가 요란하다.” 등의 속담을 모두 이야기할 수 있는 문장이다.

 

아이 엄마들혹은 아이 아빠들에게 간절히 부탁 드린다이 책은 반드시 아이에게 읽어주라고어릴 때 이 책을 읽고이런 내용이 익숙해져 있는 아이들은 분명훗날 철학서나 인문학서적을 힘들지 않게 거부감 없이 만나게 되리라 생각되기 때문이다아니어릴 때부터 삶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는 거의 한달 동안 이 책을 수십 번수백 번 반복해서 읽었다마침 나도 이번 달 내내 철학서를 읽고 있던 터라 아이와 함께 성찰하고 생각하며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그렇다고 아이가 읽기 어려운 내용은 아니다자연스럽게 읽다 보면 저절로 생각하게 된다잘 만든 책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거다.

 

동물들의 모습을 찬찬히 따라가며 짧은 글귀들을 읽는다별 이야기가 아닐지 모르지만그 이야기 속에는 우리가 살면서 반드시 알아야 할 이야기들이 잔뜩 들어있다아이의 수준에서 삶을인생을 이야기하기 이렇게 쉬울지 몰랐는데 어느새 우리아이는 삶이라는 단어를 익히고생각하고 있다부디너의 삶도 그렇게 신중하고 꼼꼼히 행복으로 채워가길.

 




책의 단점 : 하나도 없음!

책의 장점 : 삶과 인생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매우 쉽게 풀어간다.

책의 활용 : 아이와 동물들의 이야기를 나누어보며어떤 동물이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나누어보고삶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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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결혼을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
이주윤 지음 / 한빛비즈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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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점심을 먹었다아빠가 멋있는 남자 좀 데려오라고 했다그러고 싶은데 멋있는 남자가 나를 안 만나줘서 못 데리고 온다고 대답했다아빠는 내가 농담하는 줄 알고 껄껄 웃었지만


아버지 이것은 냉혹한 현실입니다. (p.78)





내가 요즘 너무 궁서체의 책들을 읽었던 것일까아니면 이 책은 그냥 재미있는 책인가책장을 펼쳐서 한 시간 만에 후룩다 읽어버렸다문장이 쉽기도 했고 쉬운 에세이기도 했지만 너무 재미있어서 책을 놓고 싶지 않았던 것이 책은 정말 첫 장부터 끝 장까지 재미있다그런데 만약 그냥 재미만 있는 책이었다면 나는 절대 이 책을 끝까지 읽지 않았을 것이다분명 웃긴데 조금 짠내도 나고유쾌한데 조금 안아주고 싶기도 하고 아무튼 뭐 그렇다웃긴 문장 속에는 분명 사는 고단함도 있고눈물도 있는데 그게 구질구질한 느낌으로 섞인 게 아니라해학이라고 느껴질 그런 이야기들이다.

 

 





 

-       어젯밤 일은 분명 나에게 일어난 것이다그러나 나는 그것을 전연 기억하지 못한다그러니 결국그것은 나에게 없는 시간과도 마찬가지다지금껏 이런 식으로 잃어버린 시간이 얼마나 될까? (p.118)

 

이 진지한 문장은 마치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이야기하는 듯하지만사실은 전날 밤 게워낸 토사물과함께 게워낸 기억 때문에 하는 말이다그런데 이게 그냥 웃긴 주사 이야기를 적어두었다면 그냥 동네친구의 카톡과 다를 바 없었을 텐데문장이 꽤나 흡입력 있다.

 

 

 




-       우산을 받쳐 든 사람들이 빗속으로 걸어 들어가는데꼼짝없이 발이 묶인 나는 내리는 비를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그리고 생각했다나도 데리러 오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하고. (p.129)

 

각각의 이야기마다 그녀는 참 다른 모습이다어떤 문장에서는 한없이 밝다가 또 어떤 문장에서는 아플 만큼 안쓰럽다내게 우산이 있었다면 데리러 가 주고 싶을 지경이었다.

 

 

 

 





-       혹시 침묵도 추가되나요비싸도 괜찮으니 그것도 좀 부탁 드릴게요! (p.136)

-       기사님 광화문 교보문고 가려고 하는데 여의도 쪽으로 해서 벚꽃 좀 보면서 가면 안될까요?” 기사님은 호구를 잡았다며 얼씨구나 좋아하실 것이고 나는 마음 편히 벚꽃을 구경하니 나름대로 좋을 것이다이 얼마나 흐뭇한 봄날이란 말인가. (p.167)

-       어쩌면 우리가 타인에게서 듣게 되는 무례한 이야기는 상대가 의도치 않았던 것 일지도 모른다. (p.248)

 

또 어떤 페이지에서는 이렇게 너무나 진지한 목소리로 현실을 탁 치는 말도 날린다그래서 이 책을 읽는 내내 조금도 지겹지 않았다누군가 내게 최근 읽은 재미있는 책을 묻는다면 이 책을 추천하게 될 것 같다또 이 책은 추천 후에도 욕을 먹지 않을 것 같다.

 

당신이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더라도 상관없다이 책은 일러스트를 보는 재미도한 줄 한 줄 읽어 내리는 재미도 너무 좋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를 책이기 때문이다만약 주말혼자 침대와 친구하고 있어야 한다면꼭 이 책을 읽어볼 것! . 물론 당신이 결혼을 안 하겠다는 게 아님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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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를 부탁해! 아빠 편 오리그림책
박종진 지음, 신보미 그림 / 동심(주)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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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세상이 많이 변했다고 하는데우리 집은 아직도 그대로인지 우리아이는 늘 바쁘고 피곤한 아빠를 가지고 있다이른 출근과 늦은 퇴근으로 아이가 잠들면 집에 등장하기 일쑤고세심한 여자아이의 마음을 다 헤아리지 못해 울리기 일쑤다오늘저녁에만 해도 아이가 아껴먹던 과자를 (잘 안주니 종종 주면 엄청 아껴먹는다.) 남긴 것 인줄 알고 홀랑 먹어 치워 울고불고 난리가 한바탕 났었다.

 

어떤 아이들은 아빠와의 친밀함이 조금 부족해도 엄마로 인해 그 사랑을 채우는가 하면어떤 아이들은 그 거리감을 매우 힘겨워한다그런 아이들에게 강력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바로 이 책일 것이다이 책의 첫 표지에도 드러누워있는 아빠가 등장하니일단 아이들의 관심은 집중될 터!



 

아빠가 그렇게 널브러진 모습인 것이 사실은 정체를 숨기기 위해서라고이게 무슨 소리일까싶을 찰나 아빠는 수퍼 히어로가 된다어떤 날씨에도 멈추지 않고 만원버스괴물지하철 괴물과 싸우고 높은 건물 속에서 서류뭉치와 싸운다고그렇게 하루를 보낸 아빠들은 환하게 빛나는 가슴을 안고 늦은 밤 집으로 돌아와 사랑의 빛을 나눠준다고 한다.

 

어른들의 눈에는 다소 황당무계할 수 있는 스토리지만 아이들은 이 스토리를 사랑한다우리 아이만해도 우리 아빠도 뚜퍼 히어로에요?” 라며 엄청 신나 했으니 말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도 어린 시절우리아빠를 히어로라고 믿으며 컸다더욱이 사람을 구하는 직업을 가지셨으니더욱 그럴 수 밖에비록 이제는 그 수퍼 히어로는 정년퇴직 후 손녀를 돌봐주시는 텃밭농부가 되었으나 여전히 내게는 히어로로 남아있다내 아이에게도 아빠가 그렇게 기억될 수 있으면 좋겠다이런 책들이 다양하게 나와서아이와 아빠가 함께 앉아 읽을 수 있기를 바래본다.

 

한가지 억지를 좀 부려본다면작가님일하는 아빠일하지 않는 아빠일하는 엄마일하지 않는 엄마 등 다양한 모습의 가족들을 다 그려주세요!



 

책의 단점 : 다양한 아빠편 엄마편이 동시에 발간되었으면 좋겠다. (욕심)

책의 장점 : 연필로 그린 그림이라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이 난다.

책의 활용 : 일러스트에 등장하는 다양한 그림자를 아이와 이야기해보고스토리를 이어본다.

           아빠나 엄마의 회사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고아이와 함께 일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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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토크 셀프트래블 - 2019-2020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정승원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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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트래블의 이번 이야기는 블라디보스토크다

얼마 전 언니가 이 곳에 여행을 간 덕에 몹시나 배 아파했었는데 이 책을 읽게 될 줄이야아마 언니가 알았다면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고 슬퍼할 것 같다. (만약 이 책이 있었더라면 언니의 여행이 훨씬 풍성했을 테니 말이다.)

 

이번 블라디보스토크 편에서도 각각의 여행스팟맛집사진포인트 등을 매우 자세하게 이야기하고 있다믿고 보는 여행가이드북이라는 말이 실감날 수 밖에특히나 이번 책에서는 횡단열차에 대해 매우 상세하게 다루고 있어서 보는 내내 당장 캐리어에 짐을 구겨 넣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사실 내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었다바로 신하촌이 책에서는 신한촌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어 더욱 관심이 갔다독립운동 포인트 등은 없어 안타까웠고.

 

매달 방에 앉아 세계를 여행하듯 셀프트래블 시리즈를 만난다나에겐 역시 책이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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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노베르트 로징 글.사진,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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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느 새벽 해가 뜨기 전에, 그 전날 북극곰 씨름 선수들을 본 현장에 다시 가 보았습니다. 밤새 갠 하늘은 분홍빛으로 밝아지고 두 녀석은 얼음 위해 평화롭게 누워있습니다. 시합으로 지친데다 해가 수평선 너머로 솟아오르고 있기 때문에 둘은 눈을 먹으며 몸을 식혔습니다. 잠시 후에 곰들은 다시 일어나더니 결정타 한 방을 날리려고 앞발을 뻗어 마구 흔들어댔습니다. 하지만 곧 성의 없이 잽을 몇 번 날리고는 다시 좋아하는 눈 구덩이 속으로 들어가 털썩 드러눕더니 휴식을 취했습니다. (p.143)



먼저 책에 대해 잠시 설명하자면 네셔널지오그래픽에 많이 수록되는 사진작가인 노베르트 로징의 사진첩이다. 그는 약 18년간 캐나다의 북극지역 (허드슨 만의 서쪽 해변)에 지내며 북극곰, 북극여우, 바다코끼리, 고래 등의 동물을 찍었고, 북극광과 태양 등의 현상, 눈 폭풍 등에 매료되어 지속적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아왔다.

내가 이 책을 다시 읽고 싶었던 것은 작가의 말에 적힌 한 줄 때문이었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아이와 앉아 꺼낸 이 사진첩에는 “제 열정이 여러분의 마음에 닿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란 말이 적혀있었다. 그 말은 거짓말처럼, 책과 닿은 내 손끝에서 그의 열정이 느껴지는 듯했다. 훗날 다시 찾아보고자 출판사를 검색하다 나는 피식 웃음이 났다. 오마이갓! “북극곰”을 출판한 곳이 내 사랑 “북극곰” 출판사라니. 말 그대로 “북극곰의 북극곰”이었구나.

그리고 결국, 이 책은 우리 집에 왔다.



아이와 이 책을 먼저 읽었다. 아이는 이 책의 표지를 보자마자 말했다. “이거 우리 도서관에서 봤지” 하고. 오 기억하고 있구나, 하는 마음과 함께 괜한 뭉클함이 다가왔다. 그날, 이 책을 보며 말도 잘 못하던 녀석이, 아기곰과 엄마곰의 키스신(?)을 흉내 내던 게 떠올라서. 2011년 한국의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열정을 10년 즈음 지난 지금, 한 아이에게 전달되었다면 작가는 어떤 마음이 들까. (그런데 그는 아직도 한국에 못 와본 것일까?)



- 북극은 우리가 존중해야 할 땅입니다. 문명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으며 면적도 넓고 강력한 힘도 있지만 사실 이 북극지역은 너무나 연약합니다. (p.13)

- 처음에는 새끼 곰들이 어미 곁에서 떨어지려고 하지 않지만 곧 눈 위에서 장난을 치기 시작합니다. 새끼들은 이런 놀이를 통해서 점점 상하게 자라며 신체 조절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p.25~26)

- 어미 곰은 낮잠을 자기 전에 몇 시간 동안이나 새끼들을 등 위에 올려놓고 새끼들과 놀아줍니다. (p.31)

- 곰은 대부분 인간에게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하지만 가끔 야외에서 작업을 하는 동안에 호기심이 많고 굶주린 동물에게 겁이 날 정도로 근접한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p.129)


아이를 무릎에 앉혀놓고 사진을 바라보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곰이 아기를 사랑하는 이야기와, 곰이 개를 따뜻하게 앉아준다거나. 꽤 많은 사진인데도 아이랑 바라보며 몇 일간 또 펼치고, 또 펼치며 이 책을 사진으로 읽고, 구경하고, 만났다. 그리고 저녁이면 나 혼자 다큐멘터리를 듣는 기분으로 읽고, 사진을 한참이나 바라보고 그렇게 한참을 보냈다. 만약 이 책이 아니었다면 내가 북극곰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어디서 구경해본단 말인가. 정말 작가의 말처럼 극북에 가볼 날이 평생에 있을까.



이 책이 그냥 쉬이 읽고 덮어지지 않는 것은, 2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그가 담아온 열정도 무시할 수 없고, 이 아름다운 북극이 사라져간다는 게 무섭기도 해서다. 물론 저자가 환경을 보호하자고 외치는 페이지는 없다. 하지만 그 아름다운 북극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샴푸 한번 더 짠 것 조차 죄스러워진다.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한 게 범죄라고 느껴진다. 백마디 말보다, 눈 위에 누운 북극곰 사진 한 장이 훨씬 깊은 감동을 준다.

나는 가만히 방에 앉아 경이로운 북극을, 북극곰을, 바다코끼리를, 북극여우를 만나고 있다. (무려7,000일이라는 시간 동안 기록된 것을, 나는 편안히 방바닥에 앉아, 그것도 이 여름에 북극을 여행하는 호사를 누렸다.) 자연 그대로의 날 것을 보여주다 보니 우리가 상상하는 하얗고 예쁜 북극곰이라기보다는 바다코끼리를 공격하고, 피를 핥는 등의 모습도 그대로 있고, 또 때로는 본능을 넘어서는 모정을 드러내는 사진도 있다. 그래서 오히려 더 경이로움과 놀라움을 동시에 느꼈다. 전혀 꾸며지지 않은 것에서 느끼는 절대적인 감정인 듯 했다.

그래, 어쩌면 이 말이 정답인 듯하다. 자연 그대로의, 절대적인 책. 부디 이 책을 우리 아이가 직접 읽을 수 있는 날에도 북극 어딘가에는 북극곰이 그대로 헤엄치고, 사냥하고, 아이를 낳고 기르며 본능 그대로의 삶을 살고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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