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결혼을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
이주윤 지음 / 한빛비즈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빠랑 점심을 먹었다아빠가 멋있는 남자 좀 데려오라고 했다그러고 싶은데 멋있는 남자가 나를 안 만나줘서 못 데리고 온다고 대답했다아빠는 내가 농담하는 줄 알고 껄껄 웃었지만


아버지 이것은 냉혹한 현실입니다. (p.78)





내가 요즘 너무 궁서체의 책들을 읽었던 것일까아니면 이 책은 그냥 재미있는 책인가책장을 펼쳐서 한 시간 만에 후룩다 읽어버렸다문장이 쉽기도 했고 쉬운 에세이기도 했지만 너무 재미있어서 책을 놓고 싶지 않았던 것이 책은 정말 첫 장부터 끝 장까지 재미있다그런데 만약 그냥 재미만 있는 책이었다면 나는 절대 이 책을 끝까지 읽지 않았을 것이다분명 웃긴데 조금 짠내도 나고유쾌한데 조금 안아주고 싶기도 하고 아무튼 뭐 그렇다웃긴 문장 속에는 분명 사는 고단함도 있고눈물도 있는데 그게 구질구질한 느낌으로 섞인 게 아니라해학이라고 느껴질 그런 이야기들이다.

 

 





 

-       어젯밤 일은 분명 나에게 일어난 것이다그러나 나는 그것을 전연 기억하지 못한다그러니 결국그것은 나에게 없는 시간과도 마찬가지다지금껏 이런 식으로 잃어버린 시간이 얼마나 될까? (p.118)

 

이 진지한 문장은 마치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이야기하는 듯하지만사실은 전날 밤 게워낸 토사물과함께 게워낸 기억 때문에 하는 말이다그런데 이게 그냥 웃긴 주사 이야기를 적어두었다면 그냥 동네친구의 카톡과 다를 바 없었을 텐데문장이 꽤나 흡입력 있다.

 

 

 




-       우산을 받쳐 든 사람들이 빗속으로 걸어 들어가는데꼼짝없이 발이 묶인 나는 내리는 비를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그리고 생각했다나도 데리러 오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하고. (p.129)

 

각각의 이야기마다 그녀는 참 다른 모습이다어떤 문장에서는 한없이 밝다가 또 어떤 문장에서는 아플 만큼 안쓰럽다내게 우산이 있었다면 데리러 가 주고 싶을 지경이었다.

 

 

 

 





-       혹시 침묵도 추가되나요비싸도 괜찮으니 그것도 좀 부탁 드릴게요! (p.136)

-       기사님 광화문 교보문고 가려고 하는데 여의도 쪽으로 해서 벚꽃 좀 보면서 가면 안될까요?” 기사님은 호구를 잡았다며 얼씨구나 좋아하실 것이고 나는 마음 편히 벚꽃을 구경하니 나름대로 좋을 것이다이 얼마나 흐뭇한 봄날이란 말인가. (p.167)

-       어쩌면 우리가 타인에게서 듣게 되는 무례한 이야기는 상대가 의도치 않았던 것 일지도 모른다. (p.248)

 

또 어떤 페이지에서는 이렇게 너무나 진지한 목소리로 현실을 탁 치는 말도 날린다그래서 이 책을 읽는 내내 조금도 지겹지 않았다누군가 내게 최근 읽은 재미있는 책을 묻는다면 이 책을 추천하게 될 것 같다또 이 책은 추천 후에도 욕을 먹지 않을 것 같다.

 

당신이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더라도 상관없다이 책은 일러스트를 보는 재미도한 줄 한 줄 읽어 내리는 재미도 너무 좋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를 책이기 때문이다만약 주말혼자 침대와 친구하고 있어야 한다면꼭 이 책을 읽어볼 것! . 물론 당신이 결혼을 안 하겠다는 게 아님을 안다!

 

 

 

#제가결혼을안하겠다는게아니라 #폭소주의보 #이주윤 #한빛비즈 #책속구절 #책속의한줄 #책스타그램 #독서 #책 #책읽기 #리뷰 #리뷰어 #서평 #서평단 #책읽어요 #책으로소통해요 #북스타그램  #소통 #육아 #육아소통 #책읽는아이 #책으로크는아이 #찹쌀도서관 #딸스타그램

#책으로노는아이 #책속은놀이터 #찹쌀이네도서관 #책읽는엄마 #책읽는여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