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하늘말나리야 (양장) 푸른도서관 5
이금이 글, 송진헌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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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현재 27권의 책을 낸 이금이작가는 동화계의 지존이요 대모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올 1월 출판사 모임에서 실제 작가를 뵈니까 정말 소탈한 우리 이웃의 아줌마와 다를바 없었다. 실제 작가의 블러그(밤티마을)에 소소한 일상을 풀어내는 걸 봐도 우리 주부들과 다르지 않다. 일반적인 주부와 다르다면 소소한 일상의 체험을 따뜻하고 감동적인 작품으로 빚어내는 탁월함이 다를 것이다. 그의 작품중 23권 읽었고 실제 만나보니 작품과 삶에 괴리가 많지 않은 작가라는 느낌이 들었다. 작가의 작품에서 느끼는 따뜻함과 희망이 그에게서도 묻어났다. 초판이 나온지 10년이 지나도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30만부를 돌파했다는 기록은, 그가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는 작가임을 증명하고도 남는다.

이 책은 초등학교 6학년 2학기 읽기에 '소희의 일기장'이라는 제목으로, 2부 소희의 이야기 첫 부분인 '혼자만의 얼굴을 본 사람이 가져야 하는 아주 작은 예의'가 수록되어 있다. 6학년인 '미르, 소희, 바우' 라는 세 주인공 이야기를 또래 독자들은 어떻게 이해하는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작가의 말에서도 밝혔듯이 작가의 가슴에 담겨진 느티나무가 '너도 하늘말나리야'로 나오기까지 오랜 기간 숙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나름대로 한 가지의 상처를 가진 세 아이가 아픔을 드러내는 방식이나, 상처가 치유되기까지의 소통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미르, 소희, 바우 세 아이를 화자로 하여 같은 상황도 자기 입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생각하는지 잘 보여준다. 자신의 문제를 꽁꽁 담아두고 아파하는 아이들을 우리 어른들이 이해하고 기다려주는 시간이 필요하다.

아버지와 이혼하고 달밭의 보건소장으로 내려온 엄마가 미워 심통을 부리는 미르는, 마치 가시를 세운 엉겅퀴처럼 누구도 다가오지 못하게 사나운 척 하고 있었다. 그런 아픔을 이해하고 스스로 가시를 내릴 때까지 기다려주는 소희와 바우가 대견하다. 또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엄마의 재혼으로 할머니와 단 둘이 살게 된 소희의 어른스러움은 독자의 마음을 안타깝게 한다. 마음은 어른만큼 훌쩍 커버려 응석이나 투정 한 번 못 부렸을 그 의젓함이 못내 안쓰럽다. 그래도, 소희는 자신을 사랑하는 당당함으로 하늘 향해 피어있는 '하늘말나리'를 닮았다고 바우는 생각한다. 바우는 일곱살에 세상의 전부였던 엄마를 잃고, 세상과 소통하는 문을 닫아버린 '선택적 함구증'의 아이가 된다. 아내를 잃은 슬픔을 추수리지 못한 아빠가, 바우를 이해하거나 기다려주지 못한 결과라 더 아프다.

세 아이들이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다가서며 위로하고 소통하려는 마음을 잔잔한 묘사와 연필삽화로 가만가만 보여주며 독자를 감동하게 만든다. 큰소리나 악다구니 없이 잔잔하게 펼쳐지는 달밭(월전리) 세 아이들은 바로 우리 이웃의 아픈 현실이라고 가만히 일러준다. 사별이나 이혼으로 생겨난 모부자 가정이나 조손가정, 또한 소년,소녀가장이 제법 많다는 현실이 바로 '너도 하늘말나리야'가 우리 이야기로 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동화창작교실을 제외하면 26권의 동화와 청소년 소설을 쓴 이금이 작가는 환타지를 쓰지 않아 좋다. 난 개인적으로 환타지가 넘쳐나는 세태를 보면서, 일종의 현실도피가 아닐까 생각한다. 작가나 독자가 현실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없이 그저 환타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 맘에 안드는데, 이금이 작가는 우리 시대의 아픔을 따뜻한 인정과 희망이란 이름으로 풀어내기에 진정한 모성으로 작품을 잉태하여 출산한다고 생각된다. 세상이 험하고 사랑이 메마르다 해도, 동화속에서 따뜻한 인정과 희망을 그려낸다면, 각박한 세상도 그렇게 따뜻해지라라 희망을 갖게 된다. 

꽃을 닮은 아이들- 미르, 소희, 바우가 아픔을 이겨내고 따뜻한 사랑으로 소통하는 희망을 보여줘서 책을 덮는 내 마음도 따뜻하다.

*책 속에 삽입된 신형건님의 시 - 제비꽃, 영겅퀴꽃, 개망초꽃은 '거인들이 사는 나라'에도 실려 있고, '풀아 풀아 애기똥풀아"에도 제비꽃과 개망초꽃이 실렸다.

*반양장본과 비교하여 가격차이가 조금 나지만, 푸른도서관시리즈를 선호하는 분이면 망설이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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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요술 조약돌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63
한성옥 그림, 팀 마이어스 글, 김서정 옮김 / 보림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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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쿠'란 석 줄 열일곱 음절로 된 일본의 짧은 시를 일컫는 말이다. 물론 초등 저학년들이 '하이쿠'의 의미를 이해하기는 힘들지만, 하나의 장르로 이해하면 족하다. 이 책을 쓴 '팀 마이어스'는 미국의 작가로 일본에서 3년을 살았고, 일본을 비롯한 동양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 관심이 이런 좋은 책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힘일 것이다.

전편 '시인과 여우'를 읽었으면 내처 읽게 되는 후편 격인 책이 '시인과 요술조약돌'이다. 뭔지 모르게 신비스러운 여우라는 동물과 시인이 어울려 사는 이야기에서 아이들은 환타지 같은 느낌을 경험한다. 옷이나 풍경도 일본적인 것을 잘 표현해서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특히 색감이 차분하고 안정감을 갖게 하면서도 환상적이다. 

가난한 시인 바쇼와 강가의 버찌를 나눠 먹던 여우가 욕심이 생겨, 시인을 속이고 버찌를 다 차지하려는 마음에 얄팍한 속임수를 쓴다. 하지만 시인은 속았어도 깨달은 바가 있다며 멋진 시를 한 수 지어내고 약속을 이행한다. 이에 미안해진 여우, 시인에게 한 수 배우고 진짜 금돈으로 갚는다. 그러면서 여우도 시를 한 수 남긴다. 이렇게 주고받은 시를 통해 하이쿠를 접하며 이해하게 된다.

"돌은 가난을
아랑곳 않고 강만
사랑하누나"

라고 바쇼가 읊었고, 이에 감동한 여우는

"더불어 먹는
버찌는 혼자보다
더욱 달콤해"

라고 한 수 지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욕심이 지나치면 화를 부르지만, 진정 소중하고 값진 것이 무엇인지 깨달으면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다. 자연이나 물질 자체의 아름다움과 지혜가 묻어나는 책으로 독자의 눈높이에 따라 이해의 폭과 깊이가 달라진다. 저학년에겐 단순한 줄거리의 여우 이야기로 읽히지만, 고학년들은 심오한 의미를 담은 철학적인 책으로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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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여우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50
한성옥 그림, 팀 마이어스 글, 김서정 옮김 / 보림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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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던 아이가 4학년 때 기록한 글이다.

일본에는 보고 느낀 것을 짧은 시로 쓰는 '하이쿠'가 있다. 바쇼는 하이쿠 시인 중에서도 유명한 시인이라는데 과연 그가 무슨 시를 썼을까 궁금하다. 이 책은 '시인과 여우'라는 제목도 재미있고 일본의 풍물을 알 수 있는 배경그림이 아주 멋진 책이다.

시를 쓰기 위해서 조용한 숲속에 사는 바쇼는 산책하면서 익은 버찌 따 먹는 걸 좋아한다. 어느날 여우가 나타나 멋진 시를 쓰지 못하면 버찌를 같이 나누어 먹자고 말했다. 여우의 제안에 스스로 위대한 시인이라고 말하는 바쇼가 나는 자만한다고 생각했다.
'세상이 이렇게 넓은데, 다른 시인들을 깔보는 건가?'
하여 건방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약속한 날 여우에게 시를 보여주어도 '흥' 별로 좋은 시가 아니라고 콧방귀를 뀌는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고 좋은 시를 쓰기 위해 노력하였다. 더 훌륭한 시를 쓰려고 노력하는 바쇼가 과연 위대한 시인이라고 생각되었다. 위대한 시인 합격!

여우는 뭐랄까..... 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한 자기를 무척 자랑스러워 하는 것 같았다. 바쇼가 시를 지어내자 두번 째까지는 끄덕도 않다가, 세번 째 '여우'가 들어가는 시를 보자 단번에 굽신거리는 꼴이라니..... 하하하!

두번 째로 바쇼가 여우에게 보여 준 하이쿠는
"오래된 연못  /  개구리 뛰어든다   /  물소리 풍덩" 이었는데 별로 감동받지 않았다.

세번 째는
"여름달 위로  /  여우 꼬리 끝처럼  /  새하얀 산 봉우리" 였다.
거드름을 피우던 여우는 '여우'가 들어간 세번 째 시를 보더니 정말 좋은 시를 쓰는 위대한 시인이라고 칭찬하였다. 바쇼가 왜 세번 째가 훌륭한 시인가 물었더니,  "그것도 몰라요. 여우가 들어가잖아요!'해서 나를 정말 웃게 했다.

바쇼는 여우의 행동을 보고 좋은 시란 상대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깨알았다. 맞는 말이다. 정말 좋은 시나, 좋은 글, 좋은 영화도 그것을 읽고 보는 사람 마음에 따라 다르게 느낀다는 것을 나도 깨달았다.

나는 '시인과 여우'라는 그림책과 일본의 하이쿠를 모은 '한 줄도 너무 길다' 라는 책을 같이 보면서 하이쿠를 알게 되자, 가만 있을 수 없어 나도 한 수 지어 보았다.
"텅 빈 일기장  /  한 아이가  /  골똘히 생각하누나"
일기감을 생각하는 내 모습을 적어 보았는데, 엄마가 하이쿠를 잘 이해했다고 칭찬해 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하이쿠란 자기의 마음을 나타내는 짧은 시'라는 걸 알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시를 지어서 '일본의 3대 하이쿠 시인'으로 꼽히는 바쇼처럼 나도 좋은 시를 쓰고 싶다. 하이쿠는 일본의 시니까 하이쿠와 비등한, 아니 하이쿠를 뛰어넘는 대한민국 고유의 시를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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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8-07 0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렵지도 않고 편안한 느낌의 '하이쿠'.
좋은 것을 알아가게 되네요.^^

뽀송이 2007-08-07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심이 가는 책입니다.^^
자녀분의 시선이 담긴 글, 잘 읽고 추천하고 갑니다.^.~

마노아 2007-08-08 0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줄도 너무 길다... 이 책이 궁금해져요. 제목이 참 맘에 들어요. ^^

순오기 2007-08-08 0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줄도 너무 길다'는 류시화님이 엮은 하이쿠 모음집인데, 하이쿠라는게 뭔지 이해할 수 있는 책이랍니다. 나중에 한번 소개해야겠군요 ^*^
 
콩형제 이야기 우리나라 그림동화 1
정채봉 지음, 김병종 그림 / 대교출판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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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콩밭에서 따가운 햇빛에 영글어가는 콩들을 수확하면 어디로 갈까요?

온유하고 따뜻한 작가 정채봉님의 글에 김병종 화가의 그림이 곁들어진 콩 이야기

소곤소곤 속삭이는 콩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봐요.

한 가지에서 자라도 서로 가는 곳이 달라질 콩들의 운명,

엄마콩은 자신이 형제들과 헤어졌던 아픈 경험을 떠올리며

아기콩들은 서로 손을 꼭 잡아 헤어지지 말라 당부합니다.

하지만,

온실 속에서 실컷 받아 먹기만 하고 따뜻한 곳에서 편히 잠만 자면 된다는

친구의 말에 솔깃해진 동생 콩은, 얼른 콩나물장수의 자루 속으로 들어갑니다.

자, 이렇게 콩나물로 자란 동생은 어떻게 될까요~~~~

곡물가게에서 동생을 놓쳐버린 형 콩은 농부의 씨콩으로 팔려갑니다.

밤엔 춥고 낮엔 더우며 목이 말라 죽을 것 같은 고통을 견디며 힘껏 물을 빨아댑니다.

참고 참고 또 참으며 드디어 콩나무로 자라 열 배 백 배의 수확을 거두게 되었답니다.

콩들의 고통스런 얼굴과 뿌듯한 표정의 콩들을 바라보기만 해도

이 책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담박에 깨달을 수 있답니다.

 

외동이가 많은 요즘, 형제의 사랑이 무엇인지 헤아려보고,

살면서 겪어야하는 고통 뒤에는 반드시 기쁨이 따른다는 것도 깨달으며

내가 어떤 길을 선택해야 될 때, 깊이 생각하며 결정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줄 것입니다.

줄거리를 한 번 훑어 읽은 다음 그림을 새기듯이 들여다보면

소곤소곤 속닥속닥 속삭이는 콩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들을 수 있답니다.

 *엄마가 읽어주고 아이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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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채봉의 '콩형제 이야기'를 4컷 만화로
    from 파피루스 2008-05-24 08:53 
    아이들은 독후감을 쓰는 것보다 다른 형식의 독후활동을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그림으로 표현하는 걸 가장 좋아한다. 콩나물이 되거나 콩나무가 된 콩형제 이야기를 만화로 꾸몄다. (4학년 배아영)
 
 
 

1.루이브라이 -점자로 세상을 열다

2.문제아

3.슐리만의 트로이 발굴기

4.산왕부루 1

5.산왕 부루 2

6.무지개

7.놀이터의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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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의 왕- 바람직한 친구 관계 만들기
필리스 레이놀즈 네일러 지음, 놀라 랭그너 멀론 그림, 이옥용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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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브라이, 점자로 세상을 열다
데이비드 애들러 지음, 존 월너.알렉산드라 월너 그림,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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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 스피넬리 지음,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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