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죽 할멈과 호랑이 - 2004 볼로냐아동도서전 수상작 꼬불꼬불 옛이야기 1
서정오 / 보리 / 199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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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는 '팥죽할머니와 호랑이' 세가지 버전의 그림책이 있다.
이 중에 어떤 게 진수일까?
이야기나 그림이 조금씩 다르지만 독자의 취향에 따라 평가나 호불호가 다를거라 생각한다.

일단 이 책은 크기에서 다른 책을 압도하고
동양화를 보는 것 같은 사실적이고 섬세한 그림도 뛰어나다.

표지를 들추면 드러나는 빛그림자
할멈을 잡아 먹으려는 호랑이의 모습이 각인되는 장면이다.

옛이야기~ 하면 떠오르는 서정오 선생님의 해설도 친절하다.
옛이야기는 상상하는 즐거움 뿐 아니라 역사와 민속에 대한 이해를 돕는데
옛이야기 속에는 그 시대 백성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담겨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주연배우 호랑이와 할몀의 모습을 위에 언급한 세 권의 책을 비교해 보면
보리에서 나온 이 책의 호랑이와 할멈은 동양화의 진경산수화 같다.

시공주니어에서 나온 백희나의 한지 호랑이와 할멈은
재질이 느껴지는 입체적인 그림이고,

보림에서 나온 최숙희 그림의 팥죽할머니와 호랑이는
동양화의 특징을 살리되 좀 더 단순한 면과 색으로 처리돼 해학적인 맛이 난다.

다시 보리의 팥죽할멈과 호랑이로 돌아가서
벚꽃이 흩날리는 아름다운 봄날에, 할멈의 얼굴은 근심 가득이다.

수확의 계절 가을에도 얼굴은 여전히 근심이 가득하다.

눈 내리는 겨울날, 가마솥 하나 가득 팥죽을 쑤는 할머니는 눈물까지 흘린다.
할머니는 눈물을 흘리지만, 눈 내리는 겨울풍경은 정말 아름답구나!!
할머니를 다시 웃게 할 수는 없을까?

잘 아는 줄거리를 장황하게 풀지 않고 그림만 보여줘도 내용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주연배우 할머니와 여섯 조연이 한 자리에 모였으니, 그 여섯이 무엇이고 어디에 있나 찾아보자.
엉금엉금 자라, 떼굴떼굴 밤톨, 왈강달강 맷돌, 어기저어기적 쇠똥, 겅중겅중 지게와 도르르르 멍석까지.
할머니와 친구가 된 이들 여섯은 어떤 활약을 하게 될까?
마음 넉넉하게 먹고 기다려야겠다.^^

할멈에게 팥죽 한 그릇씩 얻어 먹고 뭔가 좋은 해결책을 내놓을 거 같은 여섯 동무다.
입말을 살리고 의성어와 의태어를 넣어 재밌게 읽어주면 더 좋다.
아이들이 옛이야기를 좋아하는데는 이런 것들이 한 몫을 한다.

할멈은 덜덜 떨면서도 쫄지는 않는 것 같다.
뭔가 살아날 방도가 있는 걸까?
쫄지마! 시바~ 딴지총수 김어준의 훈수라도 들은 걸까?ㅋㅋ



마침내 호랑이는 뻗어 버렸다. 대체 여섯 동무들이 어떻게 했기에~~~~~~ @@

뻗어버린 호랑이를 보는 할엄의 얼굴엔 함박웃음이 피어났다.
할멈을 줌으로 확인하니~~~ 분명히 룰루랄라 웃고 계시다.

하하하~ 지게를 지고 가는 할멈의 뒷모습에서도 기쁨이 배어난다.

아직도 재너머에 살고 계신 할멈의 빛그림자도 덩실덩실 춤을 춘다.

여섯 동무의 쓰임을 배우면, 그 시대 백성들이 농사를 지으며 평화롭게 살았던 모습이 떠오르지 않을까?
박물관에 가야 농기구를 볼 수 있는 도시 아이들, 옛이야기 그림책으로라도 우리 문화를 접할 수 있어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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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똥 민들레 그림책 1
권정생 글, 정승각 그림 / 길벗어린이 / 199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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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아동문학을 1969년 발표된 권정생 선생님의 <강아지똥> 이전과 이후로 나눈다. <강아지똥>은 아동문학을 성인문학의 하위개념으로 여기던 인식을 바꾸고 어린이문학 수준을 높였으며, '똥'에 대한 정서까지 바꾼 획기적인 작품이다.  '정서'가 바뀌는 기간을 30년으로 보는데, 그저 더럽고 혐오스런 감정으로 대하던 '똥'이 <강아지똥> 이후 킥킥거리는 웃음의 대상이 되고 소중한 가치를 인정받고 배려받는 대상으로 정서가 바뀌었다고 말한다.

 

권정생 선생님은 돌이네 흰둥이가 골목 담 밑에 눈 <강아지똥>을 주인공으로, 아름답고 따뜻한 이야기로 제1회 기독교 아동문학상에 당선되었다. 어린이의 삶과 동떨어진 이야기나 세계명작이 판치던 때, 우리 이야기에 목말랐던 독자들에게 작고 보잘것 없는 존재에 의미를 부여한 <강아지똥>을 선물하신 것이다. 더구나 어린이들이 보기 좋게 정승각 선생님의 그림으로 태어난 <강아지똥>은 가히 그림책의 고전이라 할 만하다. 흰둥이의 똥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따스한 김까지 그려낸 섬세함은 웃음을 넘어 감동을 선물한다.

 

"똥! 똥! 에그 더러워......"
날아가던 참새도 콕콕 쪼면서 무시하는 존재인 강아지똥은 서럽다.

 

 

 

 

"넌 똥 중에서도 제일 더러운 개똥이야!"

심지어 소달구지에서 떨어진 길가의 흙덩이조차도 비웃는 존재다.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더러운 똥이라고 버림받은 강아지똥은, 이제 어떡해야 할까?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존재를 인정받으려면, 강아지똥은 무엇을 해야 할까?

'착하다'는 의미가 요즘에 아무데나 붙여 이상하게 쓰이는데, 본래의 뜻에 맞게

'어떻게 하면 착하게 살 수 있을까?' 우리의 주인공 강아지똥의 고민이 깊어가는 겨울밤이다.

 

 

 

 

이 책의 주제는 누구나 쓸모 있는 존재라는 가치의 발견이지만, 빤한 주제를 넘어 다른 각도에서

나는 강아지똥을 보면서 '비'가 되고 싶었다.

강아지똥의 몸을 잘디잘게 부수어 쓸모 있는 거름이 되게 한 건, 바로 하늘에서 내린 '비'의 공로다.

이렇게 누군가 쓸모 있는 존재가 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맡은 '비'가 없었다면,

미안하지만 강아지똥은 민들레꽃을 피우기는 커녕 여전히 쓸모 없는 존재로 길모퉁이에 방치된 채 짓밟혔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의 진짜 주인공은 강아지똥이 아니라 '비'라고.... 감히 선언하는 바이다.^^

 

 

 

 

강아지똥의 몸에 '비'가 내리지 않았다면, 아니 비가 내리도록 강아지똥의 인생에 봄이 오지 않았다면

어찌 강아지똥이 민들레꽃을 피워 올릴 수 있으랴!

강아지똥이 '비'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면, 결코 꽃을 피우는 쓸모있는 존재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누군가의 인생에도 촉촉히 봄비 내리는 날이 있으리라.

나 또한 누군가의 인생에 한줄기 '비'가 되어 주는 날이 있으리라.

 

쓸모 있는 존재가 되는 것도 혼자서는 할 수 없고,

누군가의 도움이 있어야 된다고 속삭이는 권정생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길가 돌틈이나 시멘트 사이에서도 흙만 있으면 피어나는 민들레는 사람들에게 짓밟혀도 꽃을 피운다.
흔하디 흔한 민들레지만 강아지똥의 희생과 헌신으로 피운 꽃이라는 걸 기억해주자.

 

 

 

권정생 선생님의 강아지똥은 정말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존재라고 슬퍼하던 강아지똥이 자신의 소중한 가치를 발견했으며

강아지똥이 거름이 되도록 몸을 녹여 준 '비'는 돕는 역할을 했다.

물론 강아지똥은 거름이 되어 민들레꽃을 피워 내는 헌신을 했고...

따라서 사람 사는 세상은 이렇게 서로 돕고 도우며 살라는 의미로도 읽힌다.

권정생 선생님은 강아지똥을 빌어 우리 인생에 등불같은 말씀을 들려주시기에 선생님이 더욱 그리워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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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12-20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아지똥은 책도 애니도 정말 이뻐요..
민들레라니, 아흑, 겨울은 시작도 안 한 느낌인데, 벌써 봄이 그립네요.

순오기 2011-12-24 03:19   좋아요 0 | URL
빨리 봄이 왔으면....^^

희망찬샘 2011-12-21 0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들레는 꽃잎 하나하나에 암술 수술이 있어서 꽃잎을 떼면 꽃 한 송이가 된다고. 민들레 한송이만 바쳐도 꽃 한 다발을 바치는 거라고 교수법 시간에 말씀하시던 노교수님이 생각나네요.

순오기 2011-12-24 03:20   좋아요 0 | URL
오호~ 민들레 한 송이가 꽃 한다발~~~ 괜찮은데요.^^
 
나무를 심은 사람 두레아이들 그림책 1
프레데릭 백 그림, 장 지오노 글, 햇살과나무꾼 옮김 / 두레아이들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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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초등학생일 때, 5학년 2학기 읽기 책에 일부가 실려 있어 아이들과 같이 읽었다. 장 지오노 글에 프레드릭 백의 그림으로 나온 햇살과나무꾼 책 뿐 아니라, 두레에서 나온 마이클 매커디의 삽화가 실린 작은 책까지 읽었다. 두 권은 번역과 그림에서 조금 차이가 나지만, 평생동안 나무를 심은 엘제아르 부피에 노인에게서 받는 감동은 다르지 않다.

 

현대사회는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일에만 집중하는 사람들이 많다.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를 보면 우리의 카가께서는 국가를 수익 모델 삼아 어떤 짓거리를 했는지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추정을 한다. 소설 같은 총수의 추정을 읽으면서 정말 그랬을거라는 공감의 쓰나미가 몰려온다는 걸 부인할 수 없다. 카가는 절대 그러실 분이 아니라고 굳세게 믿고 싶지만... 그와 같은 동급의 정치지도자들에게 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게 하면 어떤 고백이 나올까 심히 기대되는 바이다.

 

우리나라 정치지도자들에게 심한 염증을 느낄 때, 엘제아르 부피에 노인의 행적은 정말 대단하다. 이런 분이야말로 진정으로 존경할 만한 어른이다. 자신에게 돌아오는 이익도 없고 사람들이 그 노고를 알아주지 않아도, 변함없이 나무를 심은 노인은 이 시대에 본받아야 할 표상이다.

 

 

많은이들이 책을 읽고 깨닫기는 하지만 실천하는 건 쉽지 않다. 소설가 이윤기씨는 이 책을 읽고 충격 받았다면서 진짜 나무 심는 일을 했다. 나는 그를 통해 처음으로 이 책을 알고 찾아 읽었지만, 내 삶에 실천하지는 못했다. 아직까지는...


많은 부모들이 범하기 쉬운 잘못은 '이 책을 우리 아이에게 읽혀야지!'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 또한 그런 생각을 했다. 실천하는 사람들에 대한 책을 읽을때마다 번번히...... 하지만, 정말 아이가 실천하기를 바란다면, 부모가 먼저 실천하는 걸 보여줘야 한다. 교육은 가르치는 게 아니라 부모의 삶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교육학자의 말을, 살아오면서 뼈저리게 깨닫는데도 잘 안된다. 십 수년 책을 읽었음에도 여전히 부끄러운 자리에 머물러 있음이 안타깝다.

 

이 책은 부끄러운 자화상을 들여다 보며, 내 삶에 긍정적인 자세를 가르쳐 준 책이다.
알제아르 부피에 노인이 한 알의 도토리를 황무지에 심지 않았다면, 푸른 숲이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어떤 일이든 한 걸음을 딛는 시작이 중요하다. 엄마의 인생은 절반 이상 흘러갔지만, 우리 아이들은 무궁무진한 미래가 펼쳐질 꿈나무들이다. 산에 나무를 심는 일 뿐 아니라, 꿈나무인 자녀들의 심성을 가꾸어가는 일도 중요하다. 평생 나무 심는 일을 끈기있게 실천한 노인처럼, 아이의 심성이 황폐해지지 않도록 가꿔가는 엄마가 되리라 마음을 다진다.

부피에 노인은 산에 나무를 심었지만, 내게는 우리 삼남매가 나무다. 
나무가 잘 자라도록 인생에 긍정의 마인드와 끈기있게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살리라 다짐하는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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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도깨비 책귀신 1
이상배 글, 백명식 그림 / 처음주니어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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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읽은 2009년에 내가 꿈꾸는 마을도서관 이름을 '도깨비 도서관'이라 지어야지 생각했었는데, 진짜로 광주에는 '도깨비 도서관'이 있다. 지난 6월에 방문했던 도깨비 어린이 도서관 사진이 이를 증명한다.^^  

 

 

 

 

 

 

평생학습 관계자 모임에서 종종 만나게 되는 도깨비 어린이 도서관장님에게 이름을 빼앗겨서 배아프다고 했더니, 그 양반은 처음에 우리집 주변의 주택에서 작은도서관을 하려고 했었단다. 그때 만났더라면 뜻이 통해서 우리집이 도깨비 도서관이 될 수도 있었겠다. 하지만 우리집은 '늘푸른 작은도서관'이란 이름으로 구청에 등록했다. 아직 간판을 안 걸어서 등록증으로 인증샷!^^

 


사설이 길었지만, 결론은 내가 꿈꾸는 도서관을 이 책 속의 도깨비가 먼저 이루어서 질투났다는 얘기다.ㅋㅋ


 

어린시절 도깨비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란 나는 도깨비라면 무조건 오싹한 느낌인데, 동화에 등장하는 도깨비들은 적당히 어리숙하고 순진하며 착한 도깨비들이 많다. 이 책도 그런 도깨비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아 즐겁고 유쾌한 이야기다. 다른 게 있다면 이 책의 주인공 도깨비는 글을 배워 책을 읽었다는 게 다르다. 모든 걸 책에서 배울 수 있다는 걸 알아버린 똑똑한 도깨비님 되시겠다. 이렇게 책을 좋아하는 도깨비를 위해서라면 도서관인들 못 세울까? ^^

도깨비와 내기를 해서 땅을 차지한 선비가 도서관을 세우려지만 돈이 없어 건물을 짓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도깨비, 깔고 덮고 뭉개던 돈다발을 흔쾌히 선비에게 내 놓는다. 아~ 나도 이런 독지가가 나선다면 도서관을 세우는 게 일도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내가 좀 더 선한 일을 많이 해야 이런 복이 굴러오려나? 내게도 돈을 가져다 줄 도깨비가 있으면 좋겠다. 그러면 내가 꿈꾸는 마을도서관을 근사하게 지을텐데... ^^

 

하여튼 도깨비 덕에 도서관을 지은 선비는, 도서관 꼭대기에 음침한 다락방을 만들어 도깨비들이 아무때나 와서 책을 읽을 수 있게 배려한 진짜 은혜를 아는 사람이다. '책읽는 도깨비 도서관이란 간판 꼭대기에 허술한 원두막 같은 다락방이 보인다.^^

 


나도 마을 도서관을 꿈꾸는 사람이라 선비가 세운 도서관에 혹해서 결론부터 썼지만, 이 책은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이다. 오래된 물건이 도깨비가 된다는 우리 옛이야기에서 착안해 고리짝도깨비, 빗자루도깨비와 더불어 현대화된 공책도깨비의 등장은 독자의 상상을 초월한다. 게다가 '백독백습'으로 가장 뛰어난 성군으로 추앙받는 세종대왕을 찾아가는 설정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무덤속에서 안경을 쓰고 책을 읽는 세종대왕, 죽으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독자에게 사후 세계에서도 책을 읽으며 또 다른 삶을 살아간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人不通古今이면?"

선비가 낸 문제를 읽을 줄도 모르고 뜻도 모르던 도깨비들, 어이구~ 책 좀 읽지! 서로 탓하지만 해답을 찾는 건 요원한 일이다. 선비를 졸라 시간을 번 도깨비들, 사람들 세상에 헛깨비가 아닌 실체로 등장해 물어보는 광경이 재밌다. 허름한 차림은 마치 노숙자 같다고나 할까? 누가 책을 제일 많이 읽느냐는 물음에, 여학생이 알려준 세종대왕과 안중근 중에서 세종대왕을 만나러 간다. 귀신들끼리 통하기엔 죽은 사람이 더 낫다나.ㅋㅋㅋ 세종대왕의 무덤 영릉으로 찾아간 도깨비들, 사방에 책이 빼곡히 들어찬 대왕의 능을 보고 놀란다. 자초지종을 들은 친절한 대왕님 먹을 갈아 답을 내리신다.

"馬牛而襟据니라."

책읽는 독자는 잘 알지만, 도깨비들은 답을 내려줘도 읽지도 못하고 뜻도 모르니 참으로 답답할 일이다. 게다가 대왕님께 뜻을 묻지도 않고 세종대왕이 사달라고 부탁한 책 제목만 가지고 돌아왔다. 그러니 답을 받았어도 선비와 내기에서 이길 수가 없다. 세종대왕이 사달라고 부탁한 책은 <천 냥 중의 구백 냥, 눈>과 <작은 별들과 친하기> 그리고 <책 읽는 바둑이>다. 흐흐~ 세종대왕이 부탁한 책은 어떤 책일까? 독자의 호기심을 한껏 부풀리는 작가의 전략이 놀랍다. 또한 세종대왕은 책을 읽겠다는 도깨비들에게 책선물을 내리시는데 그 책은 명심보감이다. 내가 제일 부러운 장면은 세종대왕의 무덤이다. 무덤에서도 책에 빙 둘러싸여 독서하는 세종대왕 너무 멋지지 않는가!^^
 

 

 

 
이 책은 글을 배운 후 책 읽기에 몰입하는 도깨비들을 보여주며, 모든 것을 책에서 배운다는 것도 알려준다. 책읽는 도깨비들은 선비가 낸 문제가 바로 명심보감 '근학편'에 나온 것을 발견하고 뜻을 제대로 알게 된다. 독서를 통해 스스로 깨닫는 즐거움을 드디어 도깨비들도 알았다.^^

"사람이 고금(古今)의 일을 알지 못하면 마소(馬牛)에 옷을 입힌 것과 같다'

책읽는 도깨비의 모습은 바로 부모들이 자녀에게 기대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도깨비들은 서로 읽은 책 제목을 읊어대며 경쟁하는 듯하다. 자~ 선비가 지은 책읽는 도깨비 도서관에 간 독자라면 사람의 형체가 보이지 않아도 옆에서 캴캴캴~ 소리가 나거나 책갈피가 넘어간다면 누군지 알 것이다.^^ 초등 저학년도 무리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책읽는 도깨비에게 지지 않으려면 우리도 부지런히 독서를 하자.^^ 독자의 사랑을 듬뿍 받은 책읽는 도깨비는 2편 '책귀신 세종대왕' 3편 '책 읽어주는 바둑이' 4편 '책귀신 솔봉이'까지 나왔다.  5편에선 누구를 주인공으로 책귀신 이야기를 풀어낼지 기대된다. 이상배 선생님 5편도 빨리 보여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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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바쁘다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사실은 게으름의 결과라는 걸 스스로 안다.

간밤에도 3시간쯤 자다 새벽 한 시에 깨어 날을 새웠다.

아마도 오늘까지만 날새면 그럭저럭 일이 마무리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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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한달여를 씨름하던 독서회 문집은 115쪽으로 마무리해서 복사 제본을 맡겼다.

컴퓨터를 능숙하게 다루지 못하면서 눈만 높아... 여간해선 만족이 안 되더란 말이지.ㅜㅜ

내딴에는 온갖 정성을 들였는데,

지난 목욜과 어제 우리집에 모인 회원들이 보더니, 흑백으로 뽑으면 작품 '베'린다고

영구보관할 거니까 본인들이 추가비용을 부담한다며 컬러로 뽑자고 했다.

그래서 우리들 책 10권은 컬러로, 나머지 10권은 흑백으로 맡겼다.

 

 

 

아~~~~~~~~ 본인들은 기억하지 못하는 내 컴터에 저장된 사진에서

비교적 표정도 밝고 이쁘게 잘 나온 사진을 찾아 본인 얼굴만 캡처해 넣었는데

복사집 프로그램으로 전환해서 출력했더니, 완전히 방향을 돌려서 편집한 사진이 본래대로 바뀌었다. 어흐륵~ㅠㅠ

시험 출력물을 보고 내가 너무너무 안타까워했더니, 직원아가씨가 오늘 9시에 출근해서 수정작업을 하라는데...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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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정이 어찌될지 몰라서 구청 민원봉사는 이웃의 와일드보이 엄마한테 부탁했다.

11월 말부터 문집이랑 정산서류 끼고 사느라 여권도우미 대타를 두번이나 보냈다.

 

날새면서 작업하다가 몸부림 치고 싶을 때, 알라딘에서 책구경 하다가 반짝 빛이 보인 책!

 

<내가 즐거우면 세상도 즐겁다>

제목도 제목이지만 재능기부로 작은도서관 벽에 그림을 그려줬다는 '밥장 아저씨'

햐~~~~ 이 아저씨 한번 만나보고 싶다.

우리집도 작은도서관인데..... 어떻게 안될까요?^^

 

겨울방학에 동네 초등생들 데리고 영어그림책 읽기를 시도해볼까 하는데...

내 영어발음으론 애들 귀만 버릴까 봐, 영국에서 11년 살다 온 봉사자에게 부탁했다.

 

그래, 돈 생기는 일 아니어도 내가 즐거우면 세상도 즐거운 거다!!

나는 돈 버는 재주 없고 돈 욕심도 없지만, 인생을 즐겁게 사는 재주는 타고 난 거 같다.^^

우리 늘푸른 작은도서관도 '재능기부'의 일종이라 생각하며 스스로 뿌듯해하는 순오기.ㅋㅋ

 

여러분도, 내가 즐거우면 세상도 즐겁다고 동의하십니까?^^

 

 

 

알라딘의 땡스투 순위를 확인해보니까, 비구매자 100자평에는 땡스투가 되지 않게 한 결과가 보인다.ㅋㅋ

구매자평 신공에서 대여섯 줄의 마이리뷰나 페이퍼로 발빠르게 적응한 알라디너도 보이지만...

메리포핀스님의 상위권 등극이 눈에 띈다, 축하합니다~~~

오랜만에 순오기와 마노아님도 자리를 찾아간 듯해서 또 즐겁습니다. 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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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1-12-20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왕!!! 저저저... 저어기 3위에 메리포핀스가 저, 맞지요?
신기해요. 무슨 순위같은데서 5위 안에 들어본 적이 별로 없어서리.. ㅋㅋ
이 모든것이 순오기님 덕분입니다.
감사드려요 순옥샘!!!

2011-12-20 09: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20 1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란놀 2011-12-20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안 즐거운데 세상이 즐거울 수 없어요 ㅋㅋㅋ

마녀고양이 2011-12-20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부럽다... 땡스투의 달인이라니~ ^^
그리고, 독서회 문집 제본 맡기셨다니, 축하드려요! 언니, 고생하셨어요!

하늘바람 2011-12-21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독서회 문집
정말 언니를 보면 에너지가 팍팍
저도 닮아가야지 하며 또 한해를 보내내요

순오기 2012-01-03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여기는 내가 댓글을 하나도 안 달았네요. 죄송~ ㅜㅜ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