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심은 사람 두레아이들 그림책 1
프레데릭 백 그림, 장 지오노 글, 햇살과나무꾼 옮김 / 두레아이들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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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초등학생일 때, 5학년 2학기 읽기 책에 일부가 실려 있어 아이들과 같이 읽었다. 장 지오노 글에 프레드릭 백의 그림으로 나온 햇살과나무꾼 책 뿐 아니라, 두레에서 나온 마이클 매커디의 삽화가 실린 작은 책까지 읽었다. 두 권은 번역과 그림에서 조금 차이가 나지만, 평생동안 나무를 심은 엘제아르 부피에 노인에게서 받는 감동은 다르지 않다.

 

현대사회는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일에만 집중하는 사람들이 많다.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를 보면 우리의 카가께서는 국가를 수익 모델 삼아 어떤 짓거리를 했는지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추정을 한다. 소설 같은 총수의 추정을 읽으면서 정말 그랬을거라는 공감의 쓰나미가 몰려온다는 걸 부인할 수 없다. 카가는 절대 그러실 분이 아니라고 굳세게 믿고 싶지만... 그와 같은 동급의 정치지도자들에게 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게 하면 어떤 고백이 나올까 심히 기대되는 바이다.

 

우리나라 정치지도자들에게 심한 염증을 느낄 때, 엘제아르 부피에 노인의 행적은 정말 대단하다. 이런 분이야말로 진정으로 존경할 만한 어른이다. 자신에게 돌아오는 이익도 없고 사람들이 그 노고를 알아주지 않아도, 변함없이 나무를 심은 노인은 이 시대에 본받아야 할 표상이다.

 

 

많은이들이 책을 읽고 깨닫기는 하지만 실천하는 건 쉽지 않다. 소설가 이윤기씨는 이 책을 읽고 충격 받았다면서 진짜 나무 심는 일을 했다. 나는 그를 통해 처음으로 이 책을 알고 찾아 읽었지만, 내 삶에 실천하지는 못했다. 아직까지는...


많은 부모들이 범하기 쉬운 잘못은 '이 책을 우리 아이에게 읽혀야지!'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 또한 그런 생각을 했다. 실천하는 사람들에 대한 책을 읽을때마다 번번히...... 하지만, 정말 아이가 실천하기를 바란다면, 부모가 먼저 실천하는 걸 보여줘야 한다. 교육은 가르치는 게 아니라 부모의 삶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교육학자의 말을, 살아오면서 뼈저리게 깨닫는데도 잘 안된다. 십 수년 책을 읽었음에도 여전히 부끄러운 자리에 머물러 있음이 안타깝다.

 

이 책은 부끄러운 자화상을 들여다 보며, 내 삶에 긍정적인 자세를 가르쳐 준 책이다.
알제아르 부피에 노인이 한 알의 도토리를 황무지에 심지 않았다면, 푸른 숲이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어떤 일이든 한 걸음을 딛는 시작이 중요하다. 엄마의 인생은 절반 이상 흘러갔지만, 우리 아이들은 무궁무진한 미래가 펼쳐질 꿈나무들이다. 산에 나무를 심는 일 뿐 아니라, 꿈나무인 자녀들의 심성을 가꾸어가는 일도 중요하다. 평생 나무 심는 일을 끈기있게 실천한 노인처럼, 아이의 심성이 황폐해지지 않도록 가꿔가는 엄마가 되리라 마음을 다진다.

부피에 노인은 산에 나무를 심었지만, 내게는 우리 삼남매가 나무다. 
나무가 잘 자라도록 인생에 긍정의 마인드와 끈기있게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살리라 다짐하는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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