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소식에 가슴이 떨린다.

리조트 붕괴 사고, 그 아까운 젊은이들이 꽃도 피워보지 못하고....

기본과 원칙을 자키지 않는 자들의 욕망에 희생된 그대들이 아까워 눈물이 난다.

 

 

사고가 난 시간에 우리 막내도 OT 중이었다.

어제 두 차례 카톡으로 소식을 주고받으며 안심은 되었지만. 2박 3일 일정이라 오늘밤 돌아온다.

학부 선배들의 소집과 공식적인 MT와 OT까지 서울 나들이 세번에 경비가 많이 들었다.

참가비와 왕복 고속버스비에 심야와 새벽 택시비도 만만찮아 50여만원이나 들었다.

이 외에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단장하느라 입학축하금에 세뱃돈까지 다 써버렸다.

 

셋째라서 국가장학금 다자녀 적용 등록금 절반을 지원 받아, 실제로 납부한 건 예치금 포함 250만원 정도.

한 학기 기숙사비도 100만원 가까이 냈는데, 70여만원은 나중에 환불받는다.

이런저런 준비로 들어가는 돈이 엄청나다.

어찌됐든 등록금은 아빠가 냈지만, 그 외에 들어가는 건 엄마가 줄 수 밖에 없어 이웃에게 빌렸다.ㅠ

 

이 와중에 큰딸도 저 하고 싶은 공부한다고 다시 대학에 들어갔다.

대학졸업 후 2년 간 제가 벌어 살면서 학비를 마련했다니 막을 수도 없고

나 역시 가지 못한 길에 대한 미련을 평생 갖고 있으니, 제 알아서 하겠다는 걸 말릴 수도 없다.

2월 한달 집에 와 있는 큰딸도, 오늘 아침 OT로 서울 갔으니

오늘밤 딸들이 돌아오기까지는 마음을 놓지 못하겠다.

 

대학만 졸업시키면 엄마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겠지 기대했는데,

앞으로도 오랫동안 기대할 수 없겠다. 그래서 내 주머니는 희망이 안 보이고.... ㅠ

 

자식에게 돈 벌어오라고 키우는 건 아니지만, 우리 땐 당연히 돈을 벌어 부모님께 드렸다.

나도 고등학교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며 집 장만을 도왔고, 동생 학비도 보탰다.

우리 딸은 저 하고 싶은 거 하느라 보탬이 되지 않아 괘씸하지만, 그렇게 살라고 요구할 수도 없다.

나도 올해 방송대 교육학과 3학년에 편입해서 우리집엔 14학번이 셋이다.

 

남편은 지방근무라 한 달에 한 번이나 오고, 아들은 군대 가 있어 6주마다 휴가 오고,

두 딸들은 대학 기숙사에 들어가 있을 테니,

전생에 나라를 구한 여자 순오기 여사는 혼자 돈벌면서 짬짬이 공부나 해야겠다.

 

저희들도 하고 싶은 거 제대로 못하고 살지만

앞으로 씀씀이를 최대한 줄인 극빈의 삶을 살아야 될 거 같다.

돈은 없어도 다들 저 하고 싶은 거 하니까 즐겁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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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4-02-19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대학 편입 축하드립니다^^ 오기님의 공부 의욕은 끝이 없어라~~~
우리집에서는 저만 놀아요^^ ㅎㅎ

순오기 2014-02-19 22:25   좋아요 0 | URL
세실님은 대학원 다녔지만, 난 대학원 공부는 못해요.
그냥 말귀 알아듣는 것으로 자족하는지라... ^^

건조기후 2014-02-19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생에 나라를 구한 여자 ^^: 전 결혼도 안 했는데 저런 말이 왜 이렇게 와닿는지 모르겠어요 ㅎㅎㅎㅎㅎ
편입까지 하시고 정말 대단한 순오기님.. 큰 따님도 어머니 닮아 학구열이 그렇게 높은가봐요. 멋진 모녀 ^^

순오기 2014-02-19 22:25   좋아요 0 | URL
전생에 나라를 구해서 식구들 다 내보내고 편하게 지내는데
돈은 저를 따르지 않네요.ㅠㅠ
우리가 학구열이 높은 게 아니고, 일하기 싫어하는 게으름족이 아닐까 하는 생각....

수퍼남매맘 2014-02-19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 딸이 본인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하나 보군요. 응원합니다.
순오기 님도 열공하시길 바라요.
14학번이 셋인 집안, 흔하지 않을 거예요. 모전여전이 느껴집니다.

순오기 2014-02-19 22:23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14학번이 셋이다 되니... 애들 아빠가 '참, 우리집도 대단하다!'라고 했답니다.ㅋㅋ

꿈꾸는섬 2014-02-19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입이 안 다물어져요.
14학번이 셋이라니...
홈런 친 막내도 자기 공부하는 큰따님도 편입하신 순오기님도 모두모두 응원합니다.
정말 멋진 가족이세요.^^

순오기 2014-02-19 22:23   좋아요 0 | URL
글쎄, 우리가 다 현실감이 부족한가 봐요.
어렵게 살았으면 돈 버는데 주력해야 하는데, 다들 돈버는 일에는 관심 없고....ㅜ

2014-02-19 2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9 2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20 15: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9 2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9 2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4-02-19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4학번으로 새로 시작하시는 것 축하드립니다.
순오기님, 방송대 교육학과라면, 나중에 교생실습도 하시나요. ^^

순오기 2014-02-19 22:1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교육학과 교생실습 나가는지는 모르겠고, 평생교육사 자격을 취득한다는 것만 알아요.
3.1 오티를 가봐야 자세한 것을 알게 될 듯...

파란놀 2014-02-20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조금을 받았어도 250만 원이라니 @.@
딸들은 새내기 되어 꽃단장을 하고 싶을 테니
등록금 못지않은 돈이 들겠군요 ^^;;;

머잖아 따님들이 새내기로 공부를 할 뿐 아니라
예쁜 사랑을 하는 꽃소식도 띄우시겠어요.

모두들 몸 튼튼 마음 즐겁게 새로운 공부 하시기를 빕니다~

순오기 2014-02-22 14:33   좋아요 0 | URL
워낙 고등학교까지 옷이든 뭐든 사준게 없어서 장만할 게 많아요.
그래도 축하금으로 감당했으니 다행히 엄마 주머니에서 나간 건 많지 않네요.^^

머잖아 꽃소식, 사람소식 두루두루 전하면서 행복하게 살아야지요, 고맙습니다!!

sslmo 2014-02-20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축하드려요.
축하드린다고 하지만, 마냥 축하드린다고만 할 수 없는 것이...
전 이제 공부는 힘들더라구요~--;
순오기님의 용기가 부럽습니다.
용기는 부러워만 하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마음에서 우러나는 무한 응원 정도~(,.)

순오기 2014-02-22 14:35   좋아요 0 | URL
제 공부는 죽어라 하는 거 아니고,
모르던 거 하나 알아듣는 정도로 족해서 크게 스트레스는 받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딸들은 열심히 공부해서 장학금 팍팍 받아야지요~ ^^
저는 방송대 등록금도 국가장학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으니 돈 안들이고 배우는 거죠.^^

님의 마음에서 우러난 무한응원에 기운이 팍팍 납니다~ 꾸벅*^^*

2014-02-20 2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4-02-22 14:37   좋아요 0 | URL
그래서 정동하의 무한반복 열창에 위로받는 하루를 보내고 기운냈어요!!
용기 불끈, 희망도 불끈~~~~ ^^

페크pek0501 2014-02-21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박!
축하드립니다.
특히 순오기 님의 새로운 출발을 힘차게 응원하겠습니다. !!!!!!!!!!!

순오기 2014-02-22 14:37   좋아요 0 | URL
대박이라 믿고 힘 낼게요!^^
응원 고맙습니다~

하늘바람 2014-02-22 0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우러러보여요 14학번 둘에 오기 언냐까지 참으로 급 반성 이네요

순오기 2014-02-22 14:39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이 두 아이 키우는 일보다 더 큰 게 어딨어요???
나도 삼남매 키울 땐 딴 일 못했어요.
막내 두 살 돼서야 공부에도 눈을 돌릴 수 있었는 걸요.

2014-03-09 16: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4-03-13 23:34   좋아요 0 | URL
님 서재에 댓글 남길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