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광산구는 교육관광부가 지정한 평생학습도시다.
그래서 평생학습 관련 예산도 빵빵하게 받고, 구청에 등록된 평생학습동아리에도 사업 지원금을 준다.
물론 규정에 제시한 조건에 맞는 동아리들이 사업신청서를 내고 심사를 거쳐 차등지원을 받는다.
우리는 2007~ 2008년에 지원받다가, 행사에 사람 동원하는 것과 요구서류에 신경쓰기 싫어 2년은 신청하지 않았다.
올해는, 2년 쉬었으니 빨리 지원서 내라는 거듭되는 요구에 신청해서 100만원의 사업비를 받았다.
사업을 마치고 지원금 정산과 문집을 만든다고 거의 한 달 이상 씨름했는데 완전히 끝났다.
관련서류를 작성해놓고도 제출하지 않고 계속 미루다가 화요일에 제출했다.
좌르르 훑어본 교육사님, 이렇게 잘 하면서 왜 안하려고 하느냐고 한 마디 했지만
사실 개인적으로는 시간이나 경제적으로 손해가 많다.
지원금 받는다고 사적으로 쓰는 것도 없는데, 오히려 시간을 뺏기고 교통비나 식비 등의 부담도 많으니까.
정산보고서와 추진실적 보고서에 첨부된 증빙서류까지 무려 120쪽이나 되니,
보고서 분량만 보면 100만원이 아니라 몇 천만원 지원금을 받은 거 같다.
지원금 100만원에 자부담 100만원, 합해봤지 200만원 집행한 건데~~~~~ ㅜㅜ
여튼 보고서 120쪽과 독서회 문집 115쪽을 완성하느라 한 달 이상 다른 일은 신경쓰지 못했다.

담당교육사가 요구한 조건에 맞추려면 거짓으로 추가해야 되지만, 체질적으로 맞지 않아서
모임에 참석한 회원 수만 조금 올려서 작성하고, 없는 일을 만들어 늘리지는 않았다.
그래도 출석부와 운영일지 및 행사에 참여한 명단까지 3위일체가 돼야 해서 머리가 쥐날뻔했다.
'정말, 나나 되니까 이런 걸 하고 앉았지~~ 완벽한 거짓을 만드는 게 쉬운 일 아니잖아!'
구시렁거리면서도 꼼꼼하고 완벽하게 챙겼다고 자신한다.^^
내년에는 회원들과 협의해서 지원받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그게 내 맘대로 될지는 모르겠다.
왜냐면, 내년에는 평생학습동아리 연합회를 활성화하겠다며 임원을 조직했는데 내가 부회장으로 선출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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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학교독서회를 10여년 하면서도 절대 연합회 일에 총대 메지는 않았다.
학교 회장을 맡을때만 얼굴 한 번 보이러 모임 한 번 나가고, 문학기행에 동행하는 정도로 끝냈는데...
구청 평생학습팀에서 12월 13일, 내가 구청민원봉사가는 날을 잡아서 점심을 먹자고 했다.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거절할 상황이 아니어서 참석했는데,
이틀 뒤에 있을 동아리 워크숍에서 연합회를 추진할 건데, 조언을 구하면서 그날 발언도 좀 하라는 취지였다.
그날 동석한 사람들 면면을 보니 까닥하면 한 자리씩 맡는 덤테기를 쓰겠구나 싶어,
워크숍에 가면서도 회원들과 절대 발언하지 말고 우리 모두 침묵하기로 약조했었다.
진행을 지켜보던 교육사님, 슬며서 내게 와서 발언 좀 하라고 꾹 찔렀지만 모른 척했다.
그런데, 난데없이 나는 모르는 동아리 회장이 6월에 사례발표한 어머니독서회장을 연합회장으로 추천했고,
"우리는 회원들이 매주 모이기 힘들어서 2012년엔 지원금을 받지 않기로 해서 연합활동은 곤란하다"
고 사양했지만, 그날 우수사례를 발표한 동아리 회장이 연합회장이 되고 나는 부회장이 되었다.
그러고 보니 점심을 먹었던 세 사람 모두 임원을 맡게 되었으니, 그날 점심이 결국 쥐약이었다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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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지원을 받아야 자체적으로 작가나 명사 초청강연도 하고 문학기행도 갈 수 있지만,
우리 정예회원들은 각자 학교 독서회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어머니독서회가 아니어도 문학기행을 갈 수 있고
작가초청도 학교에서 추진할 때 참여하고, 지역에서 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된다.
아~ 내년에 부여답사와 정유정 작가 초청을 기획했어서 다 날려버리긴 아깝기도 하고
동사무소 담당자와 구청 교육사는 절대 안하면 안된다고 난리지만, 주 1회 모이라는 요구조건을 수용할 수는 없다.
한 달에 한 번의 정기모임과 특별행사만으로도 지원금을 유익하게 잘 썼으면 됐지.
어쨋든 문집도 6년의 활동을 결산하는 의미로 만들어서 앞으로 몇 년은 문집 낼 일 없을테니 구경이나 하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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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들추면 지난 5월 모임 사진이 보이고

365 행복동네로 시작하는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님의 축하 글도 좋았고,

모든 내용을 마주보기로 편집한 것도 좋았다는 고슴도치 평가~^^

첫, 글 모음집 발간사를 쓰기 싫어서, 지난 6월 우수사례 발표할 때 작성한 PPT를 조금 손봐서 넣었는데

결정적인 실수가 드러났다. 선암사 송광사 답사 날짜가 11. 19인데, 송광사 사진만 11. 09 로....ㅜㅜ

그렇게 살펴 본다고 보고 또 봤건만~~~ PPT는 대충 봤다는 얘기지.OTL
우선 컬러 5권, 흑백 15권 제작했는데, 추가로 하는 것만 수정해서 찍어야지, 아~ 이건 내 자존심인데 어쩔겨.... ㅠㅠ
작년 3월부터 함께 한 46년생 왕언니의 글로 막을 열었고,
다른 회원들은 모두 e메일로 원고를 보내왔는데, 왕언니는 손글씨로 쓴 원고를 갖고 오셨더랬다.^^

좀 빽빽한 감이 있지만, 사진도 욕심껏 넣었다.
그동안 우리와 함께 한 역대 동장님 사진이 다 있는데,
현 동장님은 두번째 부임이면서 우리 모임에 한번도 참석하지 않아서 사진이 없다.

사진을 글 내용에 맞춰 마주보기로 편집해서 같은 글을 뒤로 넘기지 않고 볼 수 있게 했다.


글쓴이의 사진이나 가족사진을 넣었더니,
몇 년씩 같이 했어도 애가 셋인 걸 이제 알았다는 회원도 있고...

처음에는 책 표지와 사진 자리를 반대로 편집했었다.
그래서 사진을 뒤집기해서 넣었는데, 그쪽 프로그램으로 넘어가면서 원래대로 돌아와서 다시 자리를 바꿔야했다.

한 면을 채우고 다음에 실을 글을 마주보기로 하는라고 6년의 활동 사진을 적절히 배치했고

문학기행을 비롯한 행사 사진도 다 찾아서 넣었다.

아래 사진 중 오른쪽 완도사진은 그날 해설을 해주셨던 소나무집님도 있다. 바로 요 아래~^^

독서회 카페에 올라왔던 글 중에서도 몇 개 골라서 올렸고...


글 내용과 관계되는 사진을 찾아 넣어 페이지를 마무리했고,

글 내용과 어울리는 행사 사진도 곁들였다.

마주보기로 행사 사진을 싣기도 했으며

한 면의 글이 끝나고 다음 장에 넣는 사진도 물론 글 내용과 어울리는 사진으로 맞췄다.

회원 자녀들의 글과 사진도 찾아 넣었고...
오른쪽 친구라는 시는 돼지꼬리 같은 글씨체를 선택했는데, 복사집 프로그램에 글씨체가 없어 신명조로 나와버렸다.ㅜㅜ



혼자 찍은 사진이 없으면, 같이 찍은 사진에서 본인만 잘라내는 만행도 서슴지 않았고...

책표지는 당연히 알라딘에서 복사해 넣었는데,
앤서니 브라운 리뷰 여백을 채우느라 앤서니 브라운 책을 수없이 복사해 었으니 복사한 책표지도 정말 엄청나다.


10여년 간 읽은 5.18 관련 도서를 정리했더니 25종 35권이 넘었으며..

마지막엔 6년의 독서회 활동내용을 표로 넣었다.



진짜 마지막엔, 엉뚱한 폴더에 들어있는 사진을 찾아 삼만리~ 헤매느라 날새웠다는 순오기의 편집후기로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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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오자와 탈자는 있지만, 한 달을 끼고 살았던 결과물이라 나름 뿌듯하다.
다른 독서회원들이 보더니, 자료적 가치가 있다고 책값을 줄테니 달라고 해서 추가 제작에 들어간다. ^^
사실 문집은 자부담 사업으로 세워놨어도,
집행하지 않아도 되는 줄 알고 안 하려다가 뒤늦게 부랴부랴 만들어서 충분히 만족할 문집은 아니지만,
다음에 만들면 좀 더 잘 만들 수 있겠다는 자신감과 모자람에 대한 아쉬움으로 마무리합니다.
누가 시켜서 했으면 투덜대며 엄청 불평했을 일도, 제 좋아서 하면 즐겁게 한다.
무엇이 됐든 자기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 인생을 즐겁게 사는 방법이고
그런 의미에서 자녀들도 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게 좀 내버려 둬야 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