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회 이야기 1

어제 광산구 평생학습 관계자 워크숍에서 어머니독서회 활동사례를 발표하게 되었다.
생전 처음으로 PPT 작업으로 발표할 내용을 정리하고, 스톱워치로 시간을 체크하며 브리핑 연습도 했다.
부산에서 만난 분들은 알겠지만, 총체적으로 흰머리에 덮힌 꼴로 무대에 오르기는 좀 심란하고 민망했다.

염색을 하면 간단한데, 문제는 내가 알레르기 체질이라 염색을 못 한다는 것.
관자놀이 주변 흰머리만, 피부에 안 닿게 염색해도 가렵고 진물나서 2주쯤 지나야 깨끗해진다.
이런 상황이라 전체 염색은 꿈도 못 꾸지만, 알레르기 약을 사먹고 전체 염색에 도전했다.
미용실에서 신경 써서 머리를 감겨줬어도 머릿 속이 온통 난리가 났다.
가려워서 미칠 거 같은데 긁을 수도 없고... ㅜㅜ 

그래도 어제 낮에는 그닥 가렵지 않아서 사례발표를 너무너무 잘했다는 믿거나 말거나 한 평가를 받았다.^^
내가 작성한 PPT는 처녀작답게 오히려 간단 명료해서 시선을 끌었고,
내심 떨렸는지 두번쯤 발음이 꼬이긴 했지만 적당한 크기의 목소리로 침착하게 브리핑했다. 
연회석을 꽉 채운 150여명의 반응을 살피고 웃음 포인트를 짚어가며 발표 시간 7분에 딱 맞춰서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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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지역 평생학습 관계자가 모두 참석한 워크숍이라, 구청장님 특강과 교수와 명사들의 초청강연도 있었고,...
마지막 시간은 분과별 워크숍으로 실제 동아리 활동에 도움이 된 유익한 시간이었다. 사진의 할아버지들은 색소폰 동아리로 모두 65세 이상 80이 넘은 완전 은발 할아버지도 계셔서 놀랐다. 인생은 70부터~ 즐거운 인생을 증명하는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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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쨋든 머리를 무겁게 했던 워크숍 사례발표도 마쳤고, 사례발표자도 강사비를 주신다니 염색값과 택시비는 건질 거 같다.

이제 6월 27일 최유정 작가 초청강연이 코앞에 닥쳤으니, 강연주제에 맞춰 현수막도 제작하고 사람을 동원하는 일에 신경 써야 되겠다. 워크숍에서 살짝 소개했더니 작가강연에 참석해도 되는지 물어보는 분도 있었다. 지역 초.중.고 독서회원들에게 여러번 얘기했으니 안내 문자를 보내면 몇 사람은 오겠고...  

7월 토론도서도 챙겨보자. 


어머니독서회 7월 토론도서는
<리딩으로 리드하라>
인문학이 대세라 우리도 인문학 공부를 해 보자는
회원의 추천으로 간택되었다. 


아들녀석 고등학교 학부모 독서회는 <7넌 밤>을 선정했다.
정유정 작가를 초청하려고 했는데, 작가님이 7월부터 신작 집필해야 돼서 강연은 할 수 없댄다. 내년에도 좋고 그 다음해도 좋으니까 기회를 주십사 부탁했다.  


막내 고등학교 독서회는 21일 모이는데
<고전 탐닉>을 추천해볼까...
따끈따끈한 신간인데,
"공자에서 푸코까지
고전 한 권을 네 페이지로 읽는다!"
라는 출판사 홍보 문구에 꽂혔다.
게다가 읽지 않은 고전을 말하는 법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니 어찌 구미가 당기지 않으랴!^^  

 




중학교 독서회는 구경꾼으로 참여하지만 분위기 봐서 적당한 선정도서가 없으면 추천해야지~
담당 선생님으로부터 작가 초청건을 의뢰 받았는데 누구를 모셔야 할까? 
청소년 시집 <그래도 괜찮아>안오일 시인을 초청할까? 신간 동화집도 나왔던데...

 2007년 전남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었고, 2010년 눈높이 아동 문학상 단편동화 부문 <올챙이 아빠>로 수상하였다.  2009년 푸른문학상 '새로운 시인상'도 수상했고, 2010년 <그래, 나는 나다>로 한국안데르센상 우수상도 수상~ 시집과 동화집이 4권이다.

학부모 독서회원들은 <그래도 괜찮아>를 읽고 시가 좋다고 했으니, 안오일 시인을 초청해 학생들과 같이 시적 감수성을 자극받는 기회가 되면 좋을 거 같다. 전화 연락해봐야지~

 

빛고을엔 요즘 장미꽃 넝쿨은 작별을 고하고, 석류꽃이 한창이다. 우리집 마당에도 석류꽃이 절정이라 가지가 휘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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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독서회 이야기 3
    from 엄마는 독서중 2011-07-25 15:03 
    2011년도 벌써 7월이다.올해도 독서마라톤을 참여하지만 완주증 외에 시상이 없어서 책을 읽어도 기록은 좀 시들하다.여전히 독서회 활동도 하지만 토론도서를 읽고 리뷰도 안 쓰고...오전에 어머니독서 모임있었다.고전의 힘을 다시 깨달았으니 앞으로 고전만 읽겠다는 회원도 있었고,인문고전을 읽으면 성공한다(?)그것도 경제적인 성공에 맞춘 것 같아 썩 내키지 않았다는 회원도 있었다.고전은 경제적인 성공을 뛰어 넘는 그 무언가를 찾아내는 것이 진정한 고전의 힘이
 
 
blanca 2011-06-15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오렌지꽃이 석류꽃인가요? 순오기님 멋지십니다. 순오기님 이끄시느느 그 어머니 독서회에 저도 들어가고 싶네요.

순오기 2011-06-16 00:00   좋아요 0 | URL
석류꽃~ 이쁘죠?^^
블랑카님이 유치원 엄마들과 독서회를 만들어 활동하시면 좋을 듯하네요.^^

마노아 2011-06-15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열정을 평생 품고 갈 수 있는 비법이 뭘까요? 참 대단하시고 멋지십니다. 고생하셨어요. 짝짝짝!!!

순오기 2011-06-16 00:00   좋아요 0 | URL
열정보다는 좋아서 하는 일이라 지속하는 거겠죠~ ^^

소나무집 2011-06-15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이젠 발표회까지... 한 가지 일을 10년 동안 하면 전문가가 된다더니 님도 이젠 지역 독서모임 전문가가 되셨군요. 발표회 데뷰 무지무지 축하 드려요. ^^

순오기 2011-06-16 00:01   좋아요 0 | URL
광주시내 초증고 독서회는 기본적으로 10년은 됐어요~
발표는 내게 온 기회를 피하지 않았을 뿐이고요.^^

잘잘라 2011-06-15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멋지삼!!!!!
늘 현장감 넘치게 생생한 글을 올려주시는 님의 글을, 님의 서재를, 님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어요. 특히나 님은 항상 정면승부를 하시니까!!!
님 생각하면서, 꾀부리지 말고,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화이팅!^^

순오기 2011-06-16 00:03   좋아요 0 | URL
난, 항상 발등에 불 떨어져야 하는 성격이라 미리미리 준비해야 되는데 그러질 못해요.
번갯불에 콩 볶아 먹는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포핀스님은 열공하시니 좋은 결과 얻을 거에요, 불끈!!

섬사이 2011-06-15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염색하고나서 가려운 머리는 괜찮아지셨나요?
순오기님 글을 읽다보면 성큼성큼 걸어가는 모습이 상상이 돼요.
그 곁에서 따라걷다보면 제 걸음도 성큼성큼이 될 것만 같은.. ^^
석류꽃이 무성합니다.
마당에 저런 나무가 있다니 부러워요.
저 꽃이 지고 나면 빨간 석류가 맺히나요?
꽃이 참 고와요.

순오기 2011-06-16 00:05   좋아요 0 | URL
염색하고 탈나면 거의 2주가 돼야 깨끗해지던데...
매일 한 알씩 약 먹고 있으니 정도가 덜하지만 가려움은 어쩔 수 없어요.ㅜㅜ
석류나무가 꽃은 많이 피는데, 좀 늙은 나무라 열매 맺어도 비바람에 후두둑 떨어져 버려요.ㅜㅜ
이쁜 꽃을 감상하는 것으로 만족해야지요.^^

수퍼남매맘 2011-06-15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분 발표를 위해 적어도 7일 이상 고심하고, 준비하셨을 거라 생각됩니다. 대단하십니다. PPT발표까지 하시고.....
빛고을은 예전에 딱 한 번 가본 적이 있는데. 서울에선 석류꽃 보기 힘들어요. 봐도 아마 그냥 꽃이겠거니 지나쳤을 거예요. 마당 있는 집이라...꿈만 같습니다.

순오기 2011-06-16 00:07   좋아요 0 | URL
하하~ 비록 발표 이틀 전에 ppt 작성했지만, 7일 정도 머리속에 맴돌은 건 확실해요.^^
빛고을은 제가 짝수해에 초청이벤트 하니까 그때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석류꽃~~~~ 서울에선 보기 힘들군요.
비록 손바닥만해도 마당과 꽃밭이 있다는 건, 또 하나의 행복이죠!^^

마녀고양이 2011-06-15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PPT 진짜 멋지신데 더 어떻게 멋질 수 있다고 그러세요?
거기다 발표하시는 모습...... 진짜 짱이십니다!

석류꽃 너무 이쁘네요. 저는 석류알 열리고 그 투명한 붉은 방울을 보면
묘하게 슬퍼져요......... 석류 본지 너무 오래됐네요, 마트에서 석류가 넘 비싸고 시어요. ㅠㅠ

순오기 2011-06-16 00:13   좋아요 0 | URL
ppt 12장을 만들었는데 처녀작치곤 썩 훌륭했다네요.ㅋㅋ
발표야 7분이었으니까 순식간에 지났어요.^^

석류꽃~~~ 꽃도 이쁘고 알알히 박힌 보석들을 확 열어보이면 감동스럽던데, 마고님은 슬퍼지는군요.
가을에 매달려 있는 녀석들을 거두어 시고 달콤한 맛을 즐기는 것도 복이고요.^^

양철나무꾼 2011-06-16 0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PPT가 뭔지도 모른다는~ㅠ.ㅠ

몸에 좋은 석류, 꽃도 참 예쁘네요.
넉넉하게 익혀서 많이 드세요~^^

순오기 2011-06-16 23:30   좋아요 0 | URL
power point를 줄여서 말하는 거죠.
나도 ppt 작업은 처음 해봤는데 어렵지는 않더라고요.^^
석류 몸에도 좋고 관상용으로도 딱이죠!!

세실 2011-06-18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염색을 못하시는구나..이런.
오우 그 어려운 ppt 작업이랑 발표까지 하다니 대단하십니다. 멋져요~~
그럼 9월 전국평생학습축제때 우리 만날 수 있겠네요.
올해는 이천이라던가?

순오기 2011-06-18 02:17   좋아요 0 | URL
염색 후유증으로 아직도 고생중이에요. 일단 시작했으니 일년에 한번은 해야 될텐데 큰일났어요.ㅜㅜ
전국대회 참가신청서 낸다고 꼭 뽑힌다는 보장도 없지만, 이번에는 안하고 내년에 하자고 미뤘어요.
올해 이천서 한다는데 참가신청서도 안 냈으니까 세실님과 만나기는 어렵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