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과 거짓의 공방전은 어느 시대에나, 어느 곳에서나 존재한다. 오늘날에도 세계 도처에 진실의 담지자를 자처하는 자들이 있고, 분야를 막론하고 좌파와 우파, 
진보와 보수, 노장과 소장이 진실을 외치며 치열한 
몸싸움을 벌인다. 
그런데 이런 양보 없는 격돌의 와중에 정작 혼수상태에 
빠지는 것은 진실 그 자체이다.  - P8

드레퓌스 사건이 발발한 이래 그에 대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글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사건의 의미에 관한 해석은 대략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하나는 서구 민주주의 문화라는트랙에서의 해석이요, 다른 하나는 유태 민족의 운명이라는트랙에서의 해석이다. 어떤 트랙에서의 성찰이든, 모름지기
드레퓌스 사건에 관한 성찰이 공통적으로 제기하는 화두는
‘지식인 Intellectuel‘,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지식인의 행동과 책임‘인 것처럼 보인다. 
사실 좌파와 우파가 확연하게 구분되는 현대 프랑스 사회의 지식인 지도 및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양심이 아니라는 명제로 요약되는 프랑스 사회의 지적 전통은 
바로 이 드레퓌스 사건에서 비롯된 것이다. - P9

어쩌면 인간이 집단을 이루고 사는 한,
드레퓌스 사건은 영원한 현재진행형일지도 모른다. 졸라의말대로, 진실은 땅에 묻는다고 사라지는 게 아니다. 진실은 땅밑에서도 외치고, 땅 밑에서도 자란다. 드레퓌스 사건은 땅 밑에서 자란 진실이 얼마나 큰 폭발력을 지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진정한 작가는 기만과 협잡이 판치는 세계에서 "왕은 벌거벗고 있다!"라고 외치는 소년과 같다. 작가의 펜이 진실, 오직 진실만을 외칠 때, 그때 쉽사리 믿기 힘든 하나의 경구警句가 타당성을 획득한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 - P13

만일 정치적 이유가 정의의 도래를 지연시킨다면, 그것은
피할 수 없는 결말을 후퇴시키고 악화시키는 새로운 과오가되리라.
진실이 전진하고 있고, 아무것도 그 발걸음을 멈추게 하지
못하리라. - P21

소위 조합의 실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서로 모르는 채 멀리떨어져서 분투노력했고, 다양한 길을 통해 같은 목적지를 향해 떠났고, 묵묵히 걸었고, 땅을 파헤쳤고, 어느 이른 아침 모두 동일한 목적지에 이른 사람들, 방방곡곡 진실과 정의를 사랑하는 선량한 사람들의 모임 말이다. 그들은 모두 진실의 십자로에서, 정의의 광장에서 운명적으로 서로를 만나 손에 손을 잡았다. - P42

우선, 언론을 돌아보자.
우리는 독자의 타락한 호기심을 자극해서 돈을 버는 언론,
더러운 신문을 팔기 위해 대중을 탈선시키는 언론, 국가가 조용해지고, 건강해지고, 강력해지자마자 독자가 끊기는 언론,
한마디로 발정한 듯 날뛰는 저열한 언론을 보았다. 방탕을 암시하는 제목을 대문자로 넣어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저속한 신문들은 어둠 속에서 호객 행위를 하는 매춘부와 다를 바 없다. 방탕의 암시야말로 그들이 흔히 쓰는 파렴치한
상술이다. - P51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이런 사태를 원했고, 누가 이런 사태를 그토록 오래 끌고 왔는가? 그것은 일 년여 전부터 진상을 알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사람들, 다름 아닌 우리 사회의 지도자들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그들은 몇몇 문제인물을 희생시킴으로써 사건을 해결하기보다는 차라리 고집스레 무위에 안주하기를 택했다. - P56

나는 진실이 전진하고 있고, 아무것도 이를 멈추게 하지 못하리라고 말한 바 있다. 오늘 첫걸음을 떼었다. 내일 또 한 걸음, 그 다음 날 또 한 걸음, 그러면서 언젠가 결정적인 걸음을
뗄 것이다. 그것은 불을 보듯 환한 사실이다. - P59

프랑스여, 그대의 여론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똑똑히 보라. 그대의 여론은 총칼에 대한 소망, 그대의 발걸음을
수세기 전으로 되돌리려는 성직자들의 반동, 그대를 지배하고, 그대를 요리하고, 그 요리상을 떠나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탐욕스러운 야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 P91

무슨 일이 있어도, 결국 역사의 과업은 완수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증오의 결실이 아니라 우리가 씨를 뿌린 선의와
정의와 무한한 희망의 결실일 수밖에 없다. 그 결실은 계속
풍요로워져야 한다. 물론 오늘 우리는 그 결실의 풍요로움을예측할 수 있을 뿐이다. 정당이란 정당은 모두 궤멸 상태에놓여 있고, 나라는 두 진영으로 쪼개졌다. 한쪽에는 과거를
희구하는 반동 세력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미래를 지향하는비판, 진실, 정의의 정신이 있다. 유일하게 논리적인 것은 이 정신뿐이다. - P158

7월 1일 폭풍우가 몰아치는 캄캄한 밤에 마침내 드레퓌스가 배에서 내려 프랑스 땅을 다시 밟았다. 
8월 8일 재심이 시작되었고, 
9월 9일 군사 법정은 다시 한번 그에게 유죄를선고했다. 
내가 이 글을 쓴 것은 바로 그 이튿날이다.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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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7-02 00: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출판사 책세상
책값이 착해서
괜찮은 책 나오면
가능한 구입하고 있습니다 ^^

페넬로페 2022-07-02 18:38   좋아요 1 | URL
인문서적 잘 안 읽지만 그레도 책세상문고 책은 몇 권 가지고 있어요. 좋은 내용이 많으니 저도 한 권씩 모으려고 해요^^

서니데이 2022-07-02 18: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에밀 졸라는 <나는 고발한다>가 먼저 떠올라요. 드레퓌스 사건도요.
그렇지만 이 책을 그렇게 자세히 읽지는 않았네요.
이 책 소개를 읽고 왔는데, 이 시리즈에는 처음 보는 책들이 상당히 많네요.
잘읽었습니다.
페넬로페님, 어제부터 날씨가 많이 더워져서 폭염주의보 이상입니다.
그러면 며칠간 더운 날이 지속될 수 있어요.
건강 조심하시고, 시원하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

페넬로페 2022-07-02 18:41   좋아요 2 | URL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많은 부분에 드레퓌스 사건에 대한 내용이 나와 같이 읽어보려고 꺼내봤어요. 드레퓌스 사건에 대해 조금 알고 있는데 더 자세히 알고 싶어 졸라의 글을 읽어 보려고요^^

서니데이 2022-07-03 16: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어제보다 오늘이 더 더운 것 같아요.
너무 더운 시간에는 외출하지 마시고 더운 날씨 조심하세요.
즐거운 주말, 시원하고 좋은 오후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07-04 19:20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
주말 잘 보내셨나요!
날씨가 더워요.
건강 조심하시고 이번주도 힘내요!

서니데이 2022-07-04 17: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주말 잘 보내셨나요. 어제보다 오늘이 더 더운 것 같은데요.
서울은 어제 폭염경보라고 하니까, 며칠 더 더울 거예요.
더운 날씨 건강 조심하시고, 시원하고 맛있는 저녁 드세요.^^

페넬로페 2022-07-04 19:18   좋아요 3 | URL
폭염경보가 실감날 만큼 날씨가 더워요~~
더워서 그런지 피로도가 더 센 것 같아요.
서니데이님!
이번주도 더위 조심하시고 시원한 커피 드시면서 충전 잘 하시기를 바래요^^

scott 2022-07-04 21:51   좋아요 3 | URL
두분 대화 주고 받음에
따스함이 ^^

서니데이 2022-07-05 15:17   좋아요 2 | URL
scott님,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22-07-05 15: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 오후 뉴스에 나온 내용인데, 내일도 날씨가 많이 더울거라고 해요.
오늘은 오전부터 더운 날이라서 어제보다 더 더운 것 같습니다.
페넬로페님, 더운 날씨 건강 조심하시고, 시원하고 좋은 오후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07-07 10:18   좋아요 1 | URL
날이 더워도 너무 덥네요.
그러니 입맛도 떨어지고~~
그래도 건강 챙겨야 이 더운 여름 잘 보낼 수 있을것 같아요^^

서니데이 2022-07-06 13: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편안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매일 매일, 오늘이 더 덥다는 인사를 쓰고 있어요.
그래도 오늘이 더 더운 날인걸요.
소나기가 올 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더운 날씨 건강 조심하시고, 시원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07-07 10:20   좋아요 2 | URL
날이 더워서인지, 지구 온난화 때문인지 열대성 스콜같은 비가 한 번씩 쏟아져요. ㅠㅠ
서니데이님, 건강 잘 챙기시고 더운 여름 잘 견뎌요^^

레삭매냐 2022-07-07 08: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치적 이유와 정의가 상충
할 수도 있다는 걸 종종 보
면서 참 -

그렇게 새로운 과오가 빚어
지는 걸 보고 있노라니 괴롭
네요.

페넬로페 2022-07-07 10:21   좋아요 2 | URL
이 책 읽으며 에밀 졸라가 지금 우리들에게 얘기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기술이 발전하고 세상이 변했지만 인간은 별로 변하지 않았어요^^

서니데이 2022-07-07 21: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더운 하루 잘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어제보다는 덜 더웠지만 습도가 높은 날이었어요.
비가 오고 다시 폭염이라고 합니다.
더운 날씨 건강 조심하시고, 편안한 하루 되세요.

페넬로페 2022-07-08 17:48   좋아요 1 | URL
오늘 오전에는 바람이 불어 시원했는데 오후 되니 또 더워지네요.
햇빛 나면 습하지 않아 좋지만 기온이 더 올라가니 에어컨 켜야하고~~
이래저래 여름을 잘 보내야 할 것 같아요.
서니데이님께서도 건강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2022-07-08 15: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08 16:5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