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청했습니까, 창조주여, 
흙으로 나를 인간으로 빚어달라고?
제가 애원했습니까, 
어둠에서 끌어올려달라고?
「실낙원」

사랑하는 마거릿 누님, 그러니 이제 저도 뭔가 위대한 목적을 성적할 자격이 있는 게 아닐까요? 안온과 사치 속에서 인생을 흘려보낼 수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저는 제 인생길 앞에 부富가 흩어놓은 그 어떤 유혹들보다 
영예에 더 마음이 끌렸습니다. 아, 누군가 격려하는 목소리로 제가 옳다고 대답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용기와 결단은 확고하지만, 희망은 기복이 심하고 사기도 떨어지기 일쑤입니다. 이제는 길고 어려운 여행을 떠나야 해요.
 이 급박한 여행은 제 안에 있는 불굴의 의지를 모두 발휘하도록 요구할 겁니다.  - P20

손님을 향한 제 애정은 날마다 커져만 갑니다. 경이로우리만큼 존경과 연민을 한꺼번에 자아내는 사람이거든요. 저토록 고결한 인물이 불행으로 파괴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어찌 통렬한 슬픔을 느끼지 않을수 있겠습니까? 그는 참으로 온화하며 또한 현명합니다. 학식으로 연마된 정신을 지니고 있어 말할 때마다 한 단어 한 단어를 탁월한 기교로 선택하되 거침없고 비길 데 없이 유창한 달변을 자랑합니다.
- P35

어서 와라, 빅토르 암살자에 대한 깊은 복수심이 아니라 
평화와 관용의 마음을 가슴에 품고 오너라. 
우리 마음의 상처가 곪지 않고치유될 수 있도록 말이다. 
사랑하는 내 아들아, 비탄의 상가에 들어오너라. 
하지만 원수에 대한 중오가 아니라 널 사랑하는 이들에대한 애정만 품고 와야 한다.
통한에 잠긴, 사랑하는 아버지가.
- P94

우리는 쉰다. 꿈은 잠의 독을 푸는 힘을 지녔다.
우리는 일어난다. 방황하는 생각 하나에 하루가 오염된다.
우리는 느끼고, 사고하고, 추론한다. 웃거나 흐느낀다.
어리석은 괴로움을 껴안거나, 근심을 쫓아버린다.
똑같다. 기쁨이든 슬픔이든,
내 떠나는 길은 여전히 자유로우니.
인간의 어제는 결코 내일과 같지 않으리니,
변하지 않고 남는 것은 무상뿐!*, - P129

"악마!" 나는 외쳤다. "감히 내게 다가오겠다는 말이냐? 이 팔이 그 흉측한 머리에 가할 맹렬한 복수의 일격이 
두렵지도 않으냐? 어서 꺼져.이 더러운 벌레! 아니 차라리 이 자리에서 내 발길에 짓밟혀 먼지가 되어버려! 
아, 네 비참한 목숨을 끝내버리고 네놈이 그토록 사악하게살해해버린 희생자들의 목숨을 살릴 수만 있다면!
"이런 반응은 예상했다." 악마가 말했다. 사람들은 모두 끔찍한 흉물을 저주하지. 그러니 살아 있는 그 어떤 생물보다 비참한 나를 얼마나 증오하겠는가! 
하지만 당신, 내 창조자인 당신이 나를 혐오하고 내치다니. 나는 네 피조물이고, 우리는 둘 중 하나가 죽음을 맞지 않는 한 끊을 수 없는 유대로 얽혀 있다. 
당신은 나를 죽이려 하겠지. 감히 당신이 이렇게 생명을 갖고 놀았단 말인가? 나에 대한 당신의 의무를 다하라. 그러면 나도 당신과 나머지 인간들에 대한 의무를 다하겠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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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06-08 22: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희망은 기복이 심하다는 문구가 제게 꽂히네요. 희망이 있어서 좋다가도 희망이 있으면 실망이 생기기 때문에 아예 희망을 갖지 않고 살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페넬로페 2021-06-09 00:38   좋아요 3 | URL
희망은 기복이 심하다라고 표현한 작가가 대단한것 같아요. 어쩜 이리 멋진 표현을 할 수 있는지요. 희망이 주는 실망감을 많이 체험해 사실 희망을 갖기가 좀 두렵지만 그래도 인간인지라 또 희망을 갖는것 같아요.

서니데이 2021-06-10 20: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프랑켄슈타인은 처음엔 공포영화 느낌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덜 무섭고 대신 조금 더 심각한 기분이 들어요.
페넬로페님 잘읽었습니다. 좋은밤되세요.^^

페넬로페 2021-06-10 22:43   좋아요 1 | URL
네 프랑켄슈타인을 읽기 전엔 그런 생각을 했는데 읽고 나서는 전혀 다른 느낌이 드는 소설인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