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물었다, 어떻게 살 거냐고 - 찬란한 생의 끝에 만난 마지막 문장들
한스 할터 지음, 한윤진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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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과 함께 독일 아마존 베스트셀러이자 이해인 수녀가 추천했다는 띠지 문구에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에세이일거라 예상했지만 세계적 현자들의 생애와 유언과 관련된 자료들을 정리한 책이었다. 꽤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현자 각각의 삶과 가치관이 잘 들어나는 구절들로 공감이 되었다. 글을 읽으며 저자인 '한스 할터'가 이 책을 출간하기 위해서 얼마나 긴 시간 업적을 남긴 현자들을 연구했을지 대충 가늠이 갔다.

대략 80여 명의 현자들의 글은 그들이 각각 다른 삶을 살았지만, 자신이 경험하고 지녀온 올곧은 가치관들이 뚜렷하게 느껴져 '이것이 깬 자구나.'라 생각했다. 「죽음이 물었다, 어떻게 살 거냐고」 중 어니스트 허밍웨이는 여러 내전에 참여하며 우울증에 시달렸고 끝내 스스로 목숨을 앗아갔다. 그의 기념비에는 그 대신 살아생전 세상을 먼저 떠난 친구를 위해 쓴 추도문이 쓰였다고 한다. 이 구절이 참 마음에 와 닿았다.

"그는 무엇보다도 가을을 사랑했다. 미루나무 잎사귀는 노랗게 물들고 그 잎사귀는 송어가 헤엄치는 개울 위를 떠내려가며 높은 언덕 위로는 바람 한 점 없는 푸른 하늘만 있구나. 이제 그대도 자연의 하나로 영원히 남기를."

모든 이들이 긍정적 결말을 맺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 생각때문일까. 어니스트 허밍웨이의 마지막 가는 길이 안타까우면서도 진하게 기억에 남았다. 어떤 죽음은 회자되고 또 어떤 죽음은 조용하고 쓸쓸하게 묻히겠지만 우리가 중요하게 기억해야 될 것은 결국에는 삶에 있다. 살아가는 동안에는 누구도 아닌 나의 삶을 소신있게 끌고 가야한다. 사람에게 죽음은 언제고 한 번은 찾아오니까. 그것을 인지하고 살아가는 것, 그것이 어떻게 살 거냐는 물음에 답을 주지 않을까.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되어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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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기본기技 세기의 책들 20선, 천년의 지혜 시리즈 경제경영 편 3
피니어스 테일러 바넘 지음, 서진 엮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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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년 동안 7개 나라 736번의 재출간, 1000만 부 이상 팔린 책 「부의 기본기」는 위대한 쇼맨으로 유명한 테일러 바넘에 의해 쓰여졌다. 벽돌처럼 단단한 부의 기본기를 익히기 위해 11가지 부로 향하는 방법을 일러준다. 책 제목 그대로 부를 이루는 아주 기본적인 방법이라 쉽게 읽히는 반면 '이런 걸 누가 몰라?'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그 기본적인 것을 놓쳐서 우리는 큰 것을 잃고는 한다.

기본이라 생각할수록 간과하게 된다. 그 기본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은 앎과는 또 다른 영역이라 느낀다. 11가지 부의 기본기 중 유독 공감가는 항목들이 있었다. '확신이 드는 일이면, 몰입하십시오.', '일을 완전히 파악하세요. 그리고 현명한 고용주가 되십시오.', '적게 일하고 두 배 혹은 그 이상 수익을 올려야 사업이 됩니다.' 알고는 있지만 잘 되지 않는 이 3가지 항목이 유달리 와닿았다.

할 수 있다면 일찍이든, 늦게든, 계절이 좋든, 나쁘든, 단 한 시간도 게으르지 않게 몰입하세요. 확신이 든 일이라면 말입니다.

스스로가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자기확신'이다. 확신을 기반으로 저돌적으로 몰입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하지만, 그 확신이 어떻게 오는 것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평소 고민을 사서하는 타입이라 어떤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떠올리는 것만으로 부정적 생각에 골몰할 때가 많아서인 듯 하다. 그 불안이 시작도 전에 주저앉힌다. 행복과 불행은 원래 한 쌍이며, 다만 그 비율이 다를 뿐이라는 저자의 말에 따스함이 묻어 있다고 느껴졌다.

자신을 믿으세요. 나에게 가장 좋고 내가 가장 원하고 내게 이로운 것은 내가 가장 잘 압니다. 뒤따를 것 같은 부정적인 요소에 집중하지 마세요.

왜 이 책이 그토록 많은 부수가 팔렸는지 이해할 수 있다. 마치 성경처럼 자주 꺼내 들여다봐야할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다짐이란 것도 그렇다. 자주 들여다봐야 잊지 않고 지속할 수 있다. 그런 것처럼 경제적 자립을 간절히 원한다면 「부의 기본기」를 자주 들여다보며 자세를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되어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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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결말 호시 신이치 쇼트-쇼트 시리즈 5
호시 신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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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줄거리와 반전의 초단편 SF소설

초단편 소설 개척자로 유명한 일본 작가 ‘호시 신이치’ 의 작품들을 이전부터 눈여겨 보아왔다. SF 및 추리 장르인 점도 호기심을 일게 했다. 개인적으로 초단편작은 익숙하지가 않아 짧디 짧은 줄거리의 결말이 찝찝할 거란 편견이 있었는데 예상을 뛰어 넘는 반전이 숨어 있고 전반적 이야기의 짜임이 탄탄해서 조금 놀랐다. 200페이지의 책 한 권에 11편의 작품이 담긴 「희망의 결말」은 독서의 지평을 넓혀준 놀라운 경험이었다.

각 작품에는 현실을 비꼬는 관점에서 쓰여진 이야기들이 꽤 있었다. 매우 짧은 줄거리라 오히려 비틀어 보려는 저자의 의도가 더 잘 보이는 듯 했다. 약간의 기이함과 엉뚱함, 웃픈 소재와 이야기들에 심취해 읽다 보면 어느새 소설의 끝자락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뇌세포를 자극하는 호시 신이치의 SF 하드보일드 모음집은 아무 때나 가볍게 꺼내 읽으면 더 없이 좋을 책이다.

“이렇게 순진하고 단순한 청년이 다 있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나쁠 것이 하나도 없을 텐데. 요즘은 타인을 밀어내야 승진하고, 남의 돈을 가로채서 이익을 올리고, 자기를 위해서라면 법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타인의 수명을 단축시키고도 뻔뻔하기 그지없는 세상인데 말이야. 그거나 이거나 그리 큰 차이도 없을 텐데….”

*본 내용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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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가 전해 준 것
오가와 이토 지음, 권영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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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소설로 유명한 오가와 이토의 신작, 「날개가 전해 준 것」이 출간되었다. 츠바키문구점을 감명깊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 이번 신작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를 안고 보았다. 이 책은 작가의 어린시절을 소설로 한「바나나 빛 행복」을 원작으로 한 따듯한 이야기이다. 책을 덮으면 자연스럽게「바나나 빛 행복」을 읽고 싶어진다.

왕관앵무새 '리본'이 전쟁을 겪은 회색앵무 할머니 '야에'를 만나면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인간에게 키워지고 소비된 '야에'의 생을 듣다보면 한없이 가여워지면서도 '리본'에게 따스함을 주는 말의 힘에 감동하게 된다. 인생사란게 사람에게 상처받고 사람에게 치유받는 것처럼 인간이 아닌 몇몇의 생명체들에게도 통용되는 말이지 않을까. '리본'과 '아에'가 그런 과정을 겪어왔듯 말이다. 숱한 상처에도 불구하고 따뜻함이 묻어나는 노래를 잃지 말라던 회색앵무 할머니의 말이 떠오른다.

"다정한 날개의 주인이 되렴"

그게 아에 씨가 내게 남긴 마지막 말이었다.

"다정한 날개요?"

나는 되물었다.

"그래, 다정한 날개. 새는 평화를 가져오는 사자니까."

"사자가 뭐예요?"

"심부름꾼이란 뜻이야. 네 날개를 행복을 위해 쓰는 거야. 그게 새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사명이란다."

"사명요?"

"그래. 사명."

'리본'의 떠남과 새로운 만남은 계속된다. 인간과 그리고 자연, 나무와 조우하게 된다. '리본'의 처음을 만날 수 있는 곳, 나무가 들려준 왕관앵무새 '리본'의 인생이 시작이 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자신의 이름 '리본'을 기억하게 되기까지. 사람에 의해 구조되었지만 사람들에 상처받기도 하는 여린 새들은 그럼에도 자신의 사명을 기억하려 한다. '다정한 날개, 평화를 가져오는 사자, 누군가의 희망.' 그 말이 전해오는 울림이 있었다. 한 없이 유약한 존재라 여겨지는 작은 새들에게도 자신의 몫을 다하려는 생명의 울림이 있다.


*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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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뤼미나시옹 - 페르낭 레제 에디션
장 니콜라 아르튀르 랭보 지음, 페르낭 레제 그림, 신옥근 옮김 / 문예출판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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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튀르 랭보와 페르낭 레제의 콜라보
랭보의 마지막 시집인 일뤼미나시옹 이 출간되었다.
서재 한 켠에 있는 또 다른 랭보의 시집과
어떻게 다를지 빨리 읽고 싶었다.

랭보의 시는 주석이 본 산문시보다 길 때도 있다.
그만큼 해석을 요하는 신화 및 역사의 인물과 소재가 수시 등장하고 비약적 표현들로 인해 고개를 내젓게 만든다.

모든 문장들을 이해하고 해석하려기보단
읽히는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니 오히려 좋았다.
물론 랭보의 작품을 조금 더 학문적으로 보고 싶기도 하다.
랭보를 더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페르낭의 격동적인 색감의 추상화와
랭보 시집의 색채가 매우 잘 어울렸다 생각한다.
이런 콜라보는 언제나 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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