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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가 전해 준 것
오가와 이토 지음, 권영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2월
평점 :
힐링소설로 유명한 오가와 이토의 신작, 「날개가 전해 준 것」이 출간되었다. 츠바키문구점을 감명깊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 이번 신작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를 안고 보았다. 이 책은 작가의 어린시절을 소설로 한「바나나 빛 행복」을 원작으로 한 따듯한 이야기이다. 책을 덮으면 자연스럽게「바나나 빛 행복」을 읽고 싶어진다.
왕관앵무새 '리본'이 전쟁을 겪은 회색앵무 할머니 '야에'를 만나면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인간에게 키워지고 소비된 '야에'의 생을 듣다보면 한없이 가여워지면서도 '리본'에게 따스함을 주는 말의 힘에 감동하게 된다. 인생사란게 사람에게 상처받고 사람에게 치유받는 것처럼 인간이 아닌 몇몇의 생명체들에게도 통용되는 말이지 않을까. '리본'과 '아에'가 그런 과정을 겪어왔듯 말이다. 숱한 상처에도 불구하고 따뜻함이 묻어나는 노래를 잃지 말라던 회색앵무 할머니의 말이 떠오른다.
"다정한 날개의 주인이 되렴"
그게 아에 씨가 내게 남긴 마지막 말이었다.
"다정한 날개요?"
나는 되물었다.
"그래, 다정한 날개. 새는 평화를 가져오는 사자니까."
"사자가 뭐예요?"
"심부름꾼이란 뜻이야. 네 날개를 행복을 위해 쓰는 거야. 그게 새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사명이란다."
"사명요?"
"그래. 사명."
'리본'의 떠남과 새로운 만남은 계속된다. 인간과 그리고 자연, 나무와 조우하게 된다. '리본'의 처음을 만날 수 있는 곳, 나무가 들려준 왕관앵무새 '리본'의 인생이 시작이 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자신의 이름 '리본'을 기억하게 되기까지. 사람에 의해 구조되었지만 사람들에 상처받기도 하는 여린 새들은 그럼에도 자신의 사명을 기억하려 한다. '다정한 날개, 평화를 가져오는 사자, 누군가의 희망.' 그 말이 전해오는 울림이 있었다. 한 없이 유약한 존재라 여겨지는 작은 새들에게도 자신의 몫을 다하려는 생명의 울림이 있다.
*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