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의 날개 재인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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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최신작이다. 이 소설은 두개의 사건이 맞물려 마치 하나의 살인사건으로 세간에 알려지게 되면서 서막이 시작된다.

 

 도쿄다리의 기린날개상 앞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은 뻔한 복수 사건으로 언론에 특필되지만, 그 실상을 알아갈 수록  또다른 내막이 존재한다. 사건의 진실에 다가갈수록 인간의 나약함, 추악함, 그리고 대중언론의 환멸감이 도드라진다.

 

사실 참혹한 살인 사건은 결국 불행의 전염병처럼 모두가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그러나 진실을 찾는 두 형사의 노력으로 가오리는 동거인의 살인자 누명을 벗게되었고 유토는 절망의 상황에서 부정(父情)으로 위로받는다.

 

마치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상상속 기린의 날개처럼, 사건의 진실을 알리고자 한 아버지의 간절한 용기가 모두에게 따뜻한 희망으로 비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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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온 더 트레인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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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잘 짜여진 스릴러물이다.

 

특히 이 소설이 특이한 점은 주인공의 무매력과 비호감이다.

 이제껏 많은 추리물을 봤지만 이렇게 비호감의 주인공은 없었다. 하핫;;;

 

주인공 레이첼은 심각한 알콜중독자며, 매사 다른 사람 탓을 하며 무력하고 나약하다.

그리하여 항상 주위에 의존적이며, 민폐(?)를 끼친다. 그녀는 분명 살인사건과 연관이 있는데, 알콜성 치매로 인하여 사건 당일의 기억이 없다.

 

그녀는 과연

 

살인사건의 목격자인가? 아니면 범인인가?

 

 

심지어 그녀조차 알지 못하며, 독자 역시 마찬가지로 작가가 펼쳐놓은 미스테리한 전개에 늪처럼 빠져든다.

 

이 책은 레이첼 기억의 흐릿한 흔적을 찾아가며, 범인을 추리하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특히 치밀하고 섬뜩한 반전으로 시종일관 긴장을 놓치지 않는다.

 

 읽고나면 새삼 사람의 선입견과 고정관념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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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길 - 그가 열망한 사람 사는 세상
이송평 지음 / 책으로보는세상(책보세)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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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자서전 <운명이다>는 정치인으로서 허심탄회하게 토로하는  쓸쓸한 고백이 느껴졌다.

일대기를 오롯이 담았지만, 자서전의 특징상 드러내지 않은 여러 이면이 궁금하였다. 그러면 그가 아닌 다른 정치학자의 정치적 평가는 어떠할까. 그러한 호기심으로 이 책을 고르게 되었다.

 

저자는 정치학자로서 노무현의 마지막을 가까이 지켜본 사람이었다. 그는 노무현의 죽음을 애도하는 또다른 방식으로, 노무현과 함께 연구하고 공부했던 민주주의 및 진보의 길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그에게는 이 책이 49재요, 송별사요, 마지막 속죄의식인 듯하다.

 

이 책의 1부는 노무현과의 마지막 만남을 회고하고, 민주주의 연구를 함께하게 된 여러 연유와 경험을 담았다. 2부에서부터 본격적으로 노무현이 추구하고 가고자했던 투쟁의 길 , 혁신의 길, 진보의 길 등 세갈래로 그려내고 있다.

 

투쟁의 길은 말그대로 정치입문과정과 이후 벌여지는 불평등한 노사 갈등, 지역 연고주의, 낡은 정치체제와의 투쟁을 담았다.

혁신의 길은 대통령이 된 후에 그가 하고자 했던 이야기다. 국정원, 검찰, 언론을 대상으로, 이 책에서 '개혁'이 아닌 '혁신'이라는 용어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는 각 기관의 독립권을 주장하며 자치, 혹은 자정작용을 통해 혁신의 길로 나아가길 바랐다. 아다시피 그가 국정원을 제외하고 검찰 언론과 왜 극단적으로 엇갈렸는지 그 전후과정 양상을 잘 알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진보의 길은, 그가 가고자 한 정치적 철학적 기조를 담았다.

 

노무현에게 투쟁의 길은 과거였고, 혁신의 길은 현재였고, 마지막 진보의 길은 미래였다.

 

그가 마지막으로 그를 지지하는사람들에게 한 말

"여러분은 노무현을 버리셔야 합니다. 이것은 노무현의 실패지, 결코 진보의 실패가 아닙니다."

 

 그 말의 뼈아픈 의미가 와닿는다. 그가 남긴 발자국은 아마도 미래를 향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가 왜 비극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이 책을 통해 어렴풋이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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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혼자인 시대의 죽음 - 홀로 죽어도 외롭지 않다
우에노 치즈코 지음, 송경원 옮김 / 어른의시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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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시절 시골에서 자란 나는, 집에서 조부모님의 임종을 직접 경험하였다. 

할머니, 할아버지께서는 온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평온히 숨을 거두셨다.

삼일 내리 초상집이었지만, 또다른 의미로 축제였다. 이른 바 호상이었다. 

그간 못봤던 그리운 친인척들과 회포를 풀고, 고인을 추모하는 자리기도 하였다. 또한 상부상조 동네 사람들과 인심을 베풀고, 푸짐한 먹거리를 잔치였다. 

 

 

이러한 전통 장례식의 기억은 그리운 향수로 남지만 그것은 대가족과 전통적인 사회공동체가 존재했던 과거 문화에나 적합할 것이다. 현대에서는 새롭게 변형하여야 한다.

 

 

 

요즘 시대에는 대다수 병원에서 임종을 맞이한다.

그러나 그 방법이 "굳이 병원일 필요가 있을까? "라고 이 책은 유의미한 문제제기를 한다. 병원의 일상같은 장례식보다, 평생을 살아온 친숙한 공간에서 비일상의 죽음을 맞이하는 의식이 가장 인간적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병원의 경우 현장에서 즉각적인 의료적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뿐이다. 병원은 진료와 처방, 생명연장을 위하여 의료진에게 최적의 장소이지만, 임종을 위한 편안하고 친근한 장소는 아니다. 가장 익숙하고 친숙한 곳에서 삶을 마감하고 싶은 것은 인간으로서 당연한 귀소본능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죽음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깨우쳐주고 가정임종을 권유한다. 물론 호스피스 병동에 관하여서도 장단점을 열거하지만,  홀로라도 편안한 죽음의 장소로 집이 최적이라고 단언하다. 단, 본인의 집으로 지역의료와 방문간호가 운영되고, 적정한 자금만 있다면 말이다.


 사실 생과 사는 빛과 그림자처럼 한몸과 같다. 그런데 흔히 새롭게 맞이할 생에 대해서는 진심과 애정을 담아 모든 것을 준비하지만, 정작 죽음에 관해서는 수용하지 못하고 회피한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는 죽음이 금기시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죽음'에 대한 담론이 형성되지 못하였는데, 이 책 작가의 의견에 상당부분 공감이 갔다.

 

죽음은 머나먼 일인가?

나 역시 사실 생각해보거나, 이야기해본 적이 전무하다. 언젠가 일어날 죽음은 아주 먼훗날의 막연한 상상으로만 접할 뿐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현실적인 죽음과 준비 방안에 관하여 여러모로 생각한 바가 크다.

 또한 저자가 여성학 사회학자로서 가족해체, 독거노인, 특히 싱글 여성에 관한 예리하고 통찰력있는 혜안이 와닿는다.

 

누구나 혼자인 시대에서, 죽음은 피할 수 없다, 적어도 맞이하는 방법만은 내가 선택할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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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한 십자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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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의 대가 히가시노 게이고는 사회적 문제도 소설에서 심도있게 잘 드러낸다.

  <방황하는 칼날>에서 소년범죄에 관한 사회적 문제제기를 하였고 이 <공허한 십자가>에서는 범죄 피해자 유족들의 울분을 담았다.

 

이 책은 피해자 유족들의 고통과 울분, 그리고 범죄자의 형량과 사형에 관하여 유의미한 문제제기를 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내가 이 책에서 느낀 가장 슬픈 부분은, 사건을 대하는 경찰의 무성의미하고 비인간적인 조사방식이었다. 또한 범인을 빨리 찾기 위한 수사라는 것을 감안하여도, 범죄가 일어날 경우 제1용의자가 가족이 되는 것은 놀랍고 충격적이었다.

 

 그리하여 유족들은 슬픔을 추스리기도 전에, 무죄 입증을 밝히기 위하여 부단한 고통을 감수해야하고 제2 제3의 피해가 연이어 벌어진다. 또한 가해자의 경우 그 가족들의 피해는 더욱 심각하다.

경찰의 무분별한 취조와 탐문수사로 인해, 가해자 가족들은 사회적으로 고립 및 심각한 이지메를 당하게 된다.

 

  끔찍한 범죄 후, 그 주변인들에게 고통의 전염은 불가피한 것인가?  이 책은 형법제도의 한계와, 인간의 죄와 벌에 관하여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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