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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길 - 그가 열망한 사람 사는 세상
이송평 지음 / 책으로보는세상(책보세)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노무현의 자서전 <운명이다>는 정치인으로서 허심탄회하게 토로하는 쓸쓸한 고백이 느껴졌다.
일대기를 오롯이 담았지만, 자서전의 특징상 드러내지 않은 여러 이면이 궁금하였다. 그러면 그가 아닌 다른 정치학자의 정치적 평가는 어떠할까. 그러한 호기심으로 이 책을 고르게 되었다.
저자는 정치학자로서 노무현의 마지막을 가까이 지켜본 사람이었다. 그는 노무현의 죽음을 애도하는 또다른 방식으로, 노무현과 함께 연구하고 공부했던 민주주의 및 진보의 길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그에게는 이 책이 49재요, 송별사요, 마지막 속죄의식인 듯하다.
이 책의 1부는 노무현과의 마지막 만남을 회고하고, 민주주의 연구를 함께하게 된 여러 연유와 경험을 담았다. 2부에서부터 본격적으로 노무현이 추구하고 가고자했던 투쟁의 길 , 혁신의 길, 진보의 길 등 세갈래로 그려내고 있다.
투쟁의 길은 말그대로 정치입문과정과 이후 벌여지는 불평등한 노사 갈등, 지역 연고주의, 낡은 정치체제와의 투쟁을 담았다.
혁신의 길은 대통령이 된 후에 그가 하고자 했던 이야기다. 국정원, 검찰, 언론을 대상으로, 이 책에서 '개혁'이 아닌 '혁신'이라는 용어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는 각 기관의 독립권을 주장하며 자치, 혹은 자정작용을 통해 혁신의 길로 나아가길 바랐다. 아다시피 그가 국정원을 제외하고 검찰 언론과 왜 극단적으로 엇갈렸는지 그 전후과정 양상을 잘 알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진보의 길은, 그가 가고자 한 정치적 철학적 기조를 담았다.
노무현에게 투쟁의 길은 과거였고, 혁신의 길은 현재였고, 마지막 진보의 길은 미래였다.
그가 마지막으로 그를 지지하는사람들에게 한 말
"여러분은 노무현을 버리셔야 합니다. 이것은 노무현의 실패지, 결코 진보의 실패가 아닙니다."
그 말의 뼈아픈 의미가 와닿는다. 그가 남긴 발자국은 아마도 미래를 향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가 왜 비극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이 책을 통해 어렴풋이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