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혼자인 시대의 죽음 - 홀로 죽어도 외롭지 않다
우에노 치즈코 지음, 송경원 옮김 / 어른의시간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어린시절 시골에서 자란 나는, 집에서 조부모님의 임종을 직접 경험하였다. 

할머니, 할아버지께서는 온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평온히 숨을 거두셨다.

삼일 내리 초상집이었지만, 또다른 의미로 축제였다. 이른 바 호상이었다. 

그간 못봤던 그리운 친인척들과 회포를 풀고, 고인을 추모하는 자리기도 하였다. 또한 상부상조 동네 사람들과 인심을 베풀고, 푸짐한 먹거리를 잔치였다. 

 

 

이러한 전통 장례식의 기억은 그리운 향수로 남지만 그것은 대가족과 전통적인 사회공동체가 존재했던 과거 문화에나 적합할 것이다. 현대에서는 새롭게 변형하여야 한다.

 

 

 

요즘 시대에는 대다수 병원에서 임종을 맞이한다.

그러나 그 방법이 "굳이 병원일 필요가 있을까? "라고 이 책은 유의미한 문제제기를 한다. 병원의 일상같은 장례식보다, 평생을 살아온 친숙한 공간에서 비일상의 죽음을 맞이하는 의식이 가장 인간적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병원의 경우 현장에서 즉각적인 의료적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뿐이다. 병원은 진료와 처방, 생명연장을 위하여 의료진에게 최적의 장소이지만, 임종을 위한 편안하고 친근한 장소는 아니다. 가장 익숙하고 친숙한 곳에서 삶을 마감하고 싶은 것은 인간으로서 당연한 귀소본능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죽음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깨우쳐주고 가정임종을 권유한다. 물론 호스피스 병동에 관하여서도 장단점을 열거하지만,  홀로라도 편안한 죽음의 장소로 집이 최적이라고 단언하다. 단, 본인의 집으로 지역의료와 방문간호가 운영되고, 적정한 자금만 있다면 말이다.


 사실 생과 사는 빛과 그림자처럼 한몸과 같다. 그런데 흔히 새롭게 맞이할 생에 대해서는 진심과 애정을 담아 모든 것을 준비하지만, 정작 죽음에 관해서는 수용하지 못하고 회피한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는 죽음이 금기시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죽음'에 대한 담론이 형성되지 못하였는데, 이 책 작가의 의견에 상당부분 공감이 갔다.

 

죽음은 머나먼 일인가?

나 역시 사실 생각해보거나, 이야기해본 적이 전무하다. 언젠가 일어날 죽음은 아주 먼훗날의 막연한 상상으로만 접할 뿐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현실적인 죽음과 준비 방안에 관하여 여러모로 생각한 바가 크다.

 또한 저자가 여성학 사회학자로서 가족해체, 독거노인, 특히 싱글 여성에 관한 예리하고 통찰력있는 혜안이 와닿는다.

 

누구나 혼자인 시대에서, 죽음은 피할 수 없다, 적어도 맞이하는 방법만은 내가 선택할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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