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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보면 - 2022, 2023 북스타트 선정작 글로연 그림책 21
이윤희 지음 / 글로연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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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조로운 무채색의 세계,

흔하디흔한 일상의 풍경이 쌓인다.

어른들의 시간은 무수히 많은 모래알처럼 버석거리며 무미건조하게 덧없이 사라진다.

하지만 아이의 동심이 깃들면,

처음 마주한 세상은 거대하고 즐거움과 호기심으로 가득 차있다.

세상은 감각적이고 생생한 놀이터다.

마음을 열고 바라보니 상상 속 친구들이 다가와 말을 건넨다.

 

햇살을 쬐며, 걷는 시간!

순수한 마음이 빚어내는 일상의 아름다움으로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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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정원 - 2022 화이트레이븐스 선정 글로연 그림책 22
나현정 지음 / 글로연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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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보면, 이상은의 <비밀의 화원> 노래 가사가 떠오른다.

경쾌하고 풀잎처럼 싱그러운 멜로디지만, 힘든 누군가를 위로하는 따스함이 뭉근하게 닮아 있다.

처음은 여인의 관점으로 읽었다.

어느 날 '나의 정원'에 불쑥 들어온 고양이는 결국 떠나간다.

난해하고 심오하다.

인간 중심적인 사고는 어쩔 수 없나보다.

두번째 고양이의 관점으로 읽으니, 비로소 관계가 재정의된다.

처음부터 착각이었다는 것을...

본디부터 고양이의 영혼은 그 어느 누구에게도 속박당하지 않고 자유로웠다.

​힘을 내야지 행복해져야지

뒷뜰에 핀 꽃들처럼

 이상은 <비밀의 화원> 가사중에서-

고양이가 떠난 뒤, 여인은 상실감과 절망에 휩싸인다.

그녀의 정원도 마르고 황폐해져 간다.

 

햇볕이 들지 않은

뒷뜰에 핀 꽃들처럼....

그러나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다시 꽃과 잎이 돋는다.

 

그리고 이제는 '너의 정원'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이별도 사랑이었음을,

더 성숙하고 큰 사랑으로 감싼다.

홀로 너무 아파하고 상처입은 누군가를 위하여,

뒷뜰에 핀 꽃 같은 "너의 정원"을 가만히 건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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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통의 완벽한 수박밭 뚝딱뚝딱 누리책 24
코린 로브라 비탈리 지음, 마리옹 뒤발 그림, 이하나 옮김 / 그림책공작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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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홍빛 수박이 익어가는 표지와 면지까지 달금한 향이 전해진다. 


이 그림책에는 수박밭의 주인 앙통이 나온다. 

 수박 문양의 바지가 눈에 띈다. 

얼마나 수박을 애정하는지 덕후(?)가 보인다. 


그러나 너무 수박을 사랑해서일까.

수박 한통을 도둑맞은 뒤, 앙통의 일상은 와르르 무너진다.

완벽을 향한 집착은 어느 순간 강박으로 치달은다. 


수박의 문양은 짐승의 그것처럼 단단하고 강한 표피지만, 

내면은 너무도 무르고 연약하다. 

마치 앙통처럼... 


작은 균열은 완벽한 일상을 무너뜨리고

상실감은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다. 

수박이 있던 빈자리는 환상통처럼 내면의 불안과 고통을 먹고 잠식한다.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초현실적이고 감각적인 그림으로 앙통의 심상을 보여준다. 


과연 앙통은 그토록 원하던 완벽한 수박밭을 되찾을 수 있을까?


우리네 삶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위적이고 획일화된 일렬종대 수박밭은 본래의 자연성과 어긋나는 것이다. 


자연성의 회복은 곧 앙통에게 삶의 균형과 여유를 찾는 과정이다.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법!


삶에 여유와 관망이 필요하다. 


수박 하나만 바라보던 편협하고 오만한 시선을 거두면,

항상 주위에 있었던 아름다운 풍경이 비로소 보인다.


수박밭도, 고양이도, 지평선도...


수박밭은 여전히 고요하고 풍요로웠고, 완벽하였다.

앙통의 수박밭은 너무도 완벽했다.

앙통수박 한통을 도둑맞기 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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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씨앗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83
조리 존 지음, 피트 오즈월드 그림, 김경희 옮김 / 길벗어린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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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일까요?
주인공 씨앗은 못된 행동만 골라서 합니다.
심지어 자신이 하는 행동들이 나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어요.
도대체 왜 나쁜 행동을 하는 걸까요?


 

씨앗이 잘 성장하기 위해서는 비, 바람, 햇볕이 골고루 필요해요.
그런데 만약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나 사고가 생기면, 어떻게 견딜까요?

 

씨앗은
슬플까요?
화가 날까요?
불안할까요?
무서울까요?
원망할까요?

이 책의 주인공 씨앗은 스스로를 아주 나쁜 씨앗이라고 말합니다.
마음에 커다란 상처가 있는 아이,
미움받는 게 훨씬 익숙하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어요.


씨앗의 그릇된 행동은, '진짜 진짜 힘들어'라는 무언의 외침입니다.

사실 과거에 씨앗은 마음속에 커다란 태양을 담고 있었습니다.
갑작스러운 불행이 닥치기 전까지 말이에요.
불행한 사건이 발생한 후부터 씨앗은 마구마구 주변 사람들에게 위악을 부립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나쁜 행동을 으스대는 씨앗은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습니다.

씨앗은 조금씩 변화를 꿈꿉니다. 
과거를 되돌릴 수 없지만,  새로운 시간을 만들어 갑니다.
아주 더디지만, 조금씩 희망을 품고 성장합니다.

씨앗이 자생할 수 있기를, 여름날 찬란하게 피어오르는 해바라기를 가만 상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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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끄지 마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57
마에카와 도모히로 글, 고바야시 게이 그림, 이기웅 옮김 / 길벗어린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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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린 시절 밤이 굉장히 무서웠어요.
특히 무서운 공포영화를 보고 난 후 한밤중에 화장실에 갈때는 오싹오싹 무섬증에 덜덜 떨렸지요.

눈을 떠도 감아도 보이는 것은 시커먼 어둠뿐...
어둠은 공포를 극한으로 상상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상상속에서 존재하는 미지의 괴물과 귀신들이 어둠속에서 숨죽여 기다리는 것 같았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이제 어둠에 대한 공포는 사라지고, 바쁜 일상 24시간에 어느덧 밤은 제일 편하고 친숙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고단하고 지친 하루를 마무리하며 베개 맡 가장 평온한 시간과 마주합니다.

그림책에서 보여주는 밤의 아름답고 빛나는 순간들에 굉장히 공감이 됩니다.
보는 순간, 이 그림책 작가는 언제 밤이 가장 아름다운지 정확히 알고 있다고 느꼈어요.
작가가 보여주는 아름다운 먹색의 세계에 흠뻑 빠져듭니다.


참고로 밤의 상상적 세계를 잘 표현한 <깊은밤 부엌에서>  '밤'은 마법과 환상의 세계를 만나는 시간입니다.
밤은 아이가 꾸는 달콤하고 밝은 꿈나라입니다.

반면 이 책에서 아이가 보는 '밤'은  직접적인 어둠 그 자체이며, 몽환적 꿈과 현실적 감각이 혼재합니다.
아이는 어둠에 대한 실제적 불안과 공포를 가지고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운 밤의 시간속을 떠다니며 여행합니다.
이제 아이에게 미지의 밤은 무섭지 않습니다.
어둠이 아이를 감싸안듯 고요하게 자장가를 불러주는 평온함이 전해집니다.
마치 아무것도 들리지 않은 깊은 바닷 어둠에서 평온하게  배영하는 기분이 들어요.
하늘도 바다도 뒤집힌듯 경계가 끊긴 어둠에 풍덩 빠져 유유히 느껴봅니다.


어둠과 친밀해지는 시간...
졸음이 묻어나는 이 책장을 열면 아름답고 신비한 밤의 세계로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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