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지독한 오후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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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와 다름없는 어느 날 오후 그 바베큐파티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어린시절부터 절친인 에리카와 클레멘타인은 이웃에 사는 비드와 티파니부부에게서 바베큐파티 초대를 받는다.

첼리스트인 클레멘타인은 남편샘 그리고 딸인 홀리와 루비를 데리고 파티에 참가한다.

결혼후 아직 아이가 없는 에리카와 올리버는 사교적인 성격이 아니었지만 결국 파티에 참석하게 된다.


 


샴페인을 마시고 느긋해진 사람들은 그동안 내재해있던 욕망들이 깨어나고 그 사이 사고가 일어나고 만다.소설은 정확하게 어떤 사고가 일어났는지 밝히지 않은 채 과거와 현재를 끼어넣고 등장하는 인물들의 성격과 내밀한 사연들을 드러낸다.

절친이지만 뭔가 벽이 있는 것 같은 클레멘타인과 에리카.

간호사 엄마를 둔 에리카는 정작 자신은 엄마의 돌봄을 받지 못한 채 외로운 유년을 보냈다.

오히려 클레멘타인의 엄마인 팸이 에리카를 돌봐주었고 지금까지도 친엄마보다 더한 친밀감을 느낀다.

아빠가 다른 여자에게 떠나버린 후 그 소외감을 수집병으로 견디는 엄마를 못견디는 에리카는 다른 사람들에게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난자의 문제로 불임판정을 받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클레멘타인의 딸인 홀리와 루비를 미친듯이 사랑하는 에리카는 결국 난자를 기증받아 아이를 낳기로 결심하고 클레멘타인에게 난자기증을 부탁한다.

소심한 첼리스트인 클레멘타인은 남편인 샘과 문제없이 잘 살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자신감이 넘치는 에리카에게는 친밀감 이외에 뚫지 못하는 벽이 있음을 느낀다.

친엄마은 팸은 에리카를 더 사랑하는 것 같고 첼리스트로서도 실패한 것 같은 자괴감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살고 있는 것만 같다. 딸들을 사랑하지만 샘과의 사이는 점점 벌어지는 것 같아 두렵기도 하다.


전직 무용수인 티파니는 성적 매력이 넘치는 여자고 이미 딸이 셋이나 있던 비드는 그녀의 매력에 빠져 티파니와 재혼을 했다. 티파니와의 사이에 딸인 다코타가 있지만 비드는 여전히 티파니에게 푹 빠져있다.

다만 오지랖 넓은 남편 비드가 자신과 상의도 없이 이웃 부부를 바베큐파티에 초대한 것이 문제가 될 줄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었다.


친한 친구에게 자신의 난자를 줘야 하는가. 그렇다면 그 아이는 자신의 아이가 되는 것이 아닌가.

이미 다 가진 것 같은 에리카에게 난자를 주는 것음 정말 싫다. 하지만 바베큐파티에서 일어난 그 사고로 클레멘타인은 에리카에게 난자를 줘야만 한다.

하지만 에리카는 클레멘타인이 남편인 샘에게 난자를 주기 싫다는 말을 들었고 결국 난자는 포기한다.

그리고 조금 다른 방법으로 아이를 갖는 것을 생각해보기로 한다.

경제적으로 부족함이 없이 사회적으로 성공한 에리카는 몰래 클레멘타인의 물건들을 훔쳐 숨겨둔다.

결국 클레멘타인과 에리카는 서로에게 가진 것을 행복헤하기보다는 갖지 못한 것에 대한 불행함으로 벽을 세웠고 겉으로는 친한 척하는 위선을 가지게 된다.


바베큐파티에서 일어난 사고가 위태롭게 버티던 가식과 평화를 깨고 서로가 감추어두었던 비밀이

드러나게 된다. 어쩌면 '정말 지독한 오후'는 '가식을 걷어낸 오후'가 된 것이 아닐까.


우리는 모두 이런 위선쯤은 모두 가지고 살지 않을까. 사람들의 미묘한 심리를 잘 그려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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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 앤 허니 - 여자가 살지 못하는 곳에선 아무도 살지 못한다
루피 카우르 지음, 황소연 옮김 / 천문장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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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란 시인만 쓰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평범한 사람들의 질곡같은 삶의 언어들이

더 우리가슴에 와 닿을 때가 있다.

저자인 루피 카우르는 인도 출신으로 캐나다에서 성장한 시인이며 화가이다.

그녀가 겪은 성차별이나 사랑과 이별 그리고 치유에 관한 언어는 너무 단순하고 쉬운 언어같지만

그래서 더욱 우리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와 닿는 언어가 되었다.


 


그녀의 사랑에 관한 언어들은 시어라기 보다는 사랑하는 이에게 보내는 달콤한 속삼임처럼 들린다.


 


'손 끝 하나 대지 않고도 나를 만지는 너'

얼마나 단순한 시어란 말인가. 하지만 단 이 단어 몇개만으로 사랑의 유한함을 극도로 표현해 놓았다.

길들여지지 않은 나를 부드러운 물처럼 바꿔 놓는 기적같은 사랑의 힘에 대해서도 그녀는 그저 몇 줄의

언어만으로 충분히 표현해놓았다. 누군가는 그녀의 시가 너무 평범하다고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우리같은 평범한 독자에게 꾸밈없이 와 닿는 시어가 된 것이 아닐까.


 


연인이 떠나고 만신창이가 되어 거울을 보았을 때 거뭇해진 다크서클을 발견한 여인의 실연을

해학적으로 표현한 것도 참신하게 다가온다.


그녀가 지닌 상처의 크기가 절절하게 다가오는 첫장면은 조금 충격적이기도 하다.

아마 태어난 조국 인도의 여성들이 겪는 성차별이나 성폭행을 그린 것 같은데 여전히 지구 어디에선가는

이렇게 상처를 쌓아가는 여성이 존재하고 그 사실이 뼈아프게 다가온다.

시어에 못지 않게 일러스트 역시 사실적이고 직접적이다.

눈으로 읽고 마음으로 느끼고 동감하게 되는 시집인 셈이다.


'여자가 살지 못하는 곳에선 아무도 살지 못한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여자가 고통받은 곳은 지옥이다.

세상 여자들이 행복한 시대가 온다면 온 세상 모두가 행복한 시대라는 말일 것이다.

이 책이 그런 세상을 향해 디딤돌이 될 것임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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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분석대로 미래는 이루어진다 - 국내 유일 트럼프 당선을 정확히 예측한 우종필 교수의 구글 빅데이터 기법 공개!
우종필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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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대선'이 코앞이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에 대선을 치루는 것은 처음인데 행복하기

보다는 씁쓸하기만 하다. 국민이 어렵게 낸 세금을 모아 치루는 선거들이 무용지물이 되고

심지어 투표한 것을 후회하게 만드는 상황들이 힘들기만 하다.

정치가 개판일수록 다시는 투표를 하지 않으리라 다짐하지만 국민의 의무라던가 권리라던가를

들춰가며 독려하는 통에 선택하기가 참으로 어렵기만 하다.

이렇게 어려운 선택으로 뽑은 사람들이 과연 제대로 된 선택이었을까.

가끔 이런 내 생각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서로 속을 나눌수는 없지만 대중들의 생각을 살펴보면 내 선택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중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지금 세계는 개성강한 대통령 때문에 몹시도 어수선하다. 터키, 필리핀에 이어 최근에 당선된 미국의

도날드 트럼프까지.

물론 나는 플레이보이에 아무말이나 내뱉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었다.

아무리 개성이 강한 미국이로소니 설마 이런 인물을 뽑으랴 싶었다. 하지만 이런 내 예상과는 다르게

트럼프가 당선되고야 말았다. 물론 트럼프가 당선된데는 미국 특유의 선거제도 때문이기도 하다.

만약 우리나라처럼 직접투표방식이었다면 과연 그가 당선될 수 있었을까.


 


하지만 트럼프의 당선을 예상했던 사람중에는 빅데이터에 의한 분석에 의해 족집게처럼 짚어낸 경우가

있어 '빅데이터'가 과연 무엇인지 주목하게 된다.

구글데이터를 이용하여 미래를 예측하는 방식은 노스트라다무스나 점성술사의 예언과는 완전히 다르다.

저자인 우종필 교수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뭔가를 선택해야 할 때 그와 관련된 검색을 하게 된다고 한다.

영국이 EU에서 탈퇴를 해야할지를 묻는 브렉시트의 경우 박빙이긴 했지만 여론조사를 했을 때 60~70%이상 잔류를 선택할 것이란 보도가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EU탈퇴였다!!


 


저자가 브렉시트에 대한 예측을 제안 받았을 때 국내에서는 자료를 구할 수 없어 거의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구글데이트를 이용하여 거의 정확하게 결과를 예측해냈다.

당시 영국의 여론조사방법에는 많은 문제가 있었다. 표본이 너무 적었기 때문에 정확치가 떨어진다고 판단한 저자는 구글데이트를 이용해 보기로 한다. 탈퇴를 의미하는 '브렉시트'와 단순히 'EU 국민투표'의 의미인 단어로 검색하니 여론조사와는 상당한 차이가 나는 결과로 나타났다.

말하자면 빅데이터의 분석을 완벽하게 하려면 빛과 그림자를 같이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유력 대통령후보로 떠오른 사람의 경우 당선유력후보이지만 '뽑고 싶지 않은 후보'에도 1위임을 감안한다면 빅데이터의 검색방법이 무척이나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인터넷 이후 최고의 발명품은 빅데이터!'라는 저자의 말처럼 이제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만을 앉아서 확인하는 시대는 구태의연하기만 하다. 직접 분석하고 예측한다면 누구나 노스트라다무스가 되지 않을까.

과연 '장미대선'의 승자는 누구일지 이 책에서 제시한 방법대로 분석해본다면 이미 결과는 나온 것이 아닐지 직접 분석기술자가 되어보면 어떨지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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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 있어요 - 봄처럼 찾아온 마법 같은 사랑 이야기
클레리 아비 지음, 이세진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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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PC에는 사전의향서라는 파일이 있습니다.

혹시라도 내가 의식없이 연명이 계속되야 하는 경우 어떠한 의료조치도 하지 말라는 의향서입니다.

물론 드물지만 오랜 의식불명상태에서 소생한 경우가 있다고 알고 있지만 혹시 내가 그 주인공이라면 나는 긴 시간과 싸우면서 가족들을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런 의지가 있던 나로서는 '나 여기 있어요'라고 외치는 이 소설의 주인공 엘자의 '살아있음'에

잠시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인간이 죽음에 이르기 전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감각이 청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호스피스 일을 하는 사람들은 죽음으로 향하는 사람에게 마지막까지 가슴속에 있는 말을 들려주라고 조언한답니다. 숨이 끊어져도 귀는 여전히 열려 있기 때문이라는데요.

이 소설의 주인공 엘자는 모든 감각이 죽어있는 상태에서도 청각만은 열려있습니다.

이런 엘자를 알아보는게 우연히 엘자의 병실에 들어왔던 남자 티보였습니다.

처음에 티보도 그저 거의 죽은 환자일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기적같은 사랑이 찾아오고

엘자가 자신의 말을 듣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고은  시인의 시중에 올라갈 때 보지 못했던 꽃을 내려오면서 보게되었다는 귀절이 있습니다.

꽃은 그 자리에 분명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눈여겨 보지 않았다면 내려올때도 보지 못했을 그 꽃을 누군가가 깊이 바라 보았더라면 또 하나의 우주를 발견하지 않았을까요.

사랑이라는 눈으로 죽어가는 엘자를 깨운 티보의 시선에 깊은 감동이 느껴집니다.


 

 



'결심이 섰다. 어떻게 싸울 것인지 작정했다. 나는 나 자신을 위해서 싸울 것이며, 이 여자를 위해서 싸울 것이다.' -186p


떠나간 연인에 대한 상처로 문을 닫아 걸었던 티보가 한 마디 나눈적도 없는 모르는 여자 엘자를 위해 싸우겠다고 결심하는 장면은 정말 인상깊었습니다. 정말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사실 엘자를 위해서라기 보다 자신을 일으키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지요.


 


또 하나 인상적인 장면은 티보의 동생 실랭이 음주사고로 어린 두 여자를 사망케 하고 자신역시 큰 상처를 입고 병원에 입원한 후 자신을 찾아와주지 않았던 형을 향해 던졌던 말입니다.

'형은 진짜 사랑을 하는거야. 형이 부러워. 사랑을 해서 부럽다는게 아니라, 그 정도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게 부러워.  나는 그렇게까지 진실했던 적이......마음의 깊이라고 해야할까? 그래, 그렇게 말할 수 있겠다. 사람에게 깊은 마음을 느낀 적이 없이 웬지는 몰라. 사랑받지 못할까봐 두려웠던 걸까?' -214~215p


쉬지 않고 여자를 갈아치우고 사고까지 낸 동생이 의식불명의 여자를 사랑하는 형을 향해 던지는 이 말은 '돌아온 탕자'의 후회가 깊이 느껴져서 가슴을 울립니다. 이미 자신때문에 앞날이 창창했을 두 사람이 하늘나라로 떠났고 결국 실랭은 아주 여린 영혼을 지녔던게 틀림없었을 겁니다. 결국 자신을 스스로 죽일만큼.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 영악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믿음으로 기적을 이루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숙연해집니다. 비록 소설일지라도. 왜냐하면 이런 기적이 때로는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믿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런 기적같은 사랑이야기를 만나 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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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으로 산다는 것 - 조선의 리더십에서 국가경영의 답을 찾다
신병주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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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 500년의 시간은 인류의 역사를 볼 때 짧은 시간이 아니라고 한다.

'태정태세 문단세~~'로 외워졌던 27왕의 면면을 저자 신병주 교수가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다.

고려말 정도전과 이성계가 세운 조선의 태동부터 격동의 시간들을 지나 일제에 의해 막을 내린 시간까지

사실 평화로왔던 시간보다는 가난, 기아, 전쟁, 당쟁과 같은 아픔이 많은 시간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우리 한민족의 역사상 가장 긴 시간을 차지했던 조선이란 왕국을 거친 왕들의 면면을 보니

도표를 보는 듯 일목요연하다.



태조와 아들 이방원의 대립관계부터 세조의 왕위찬탈, 그리고 인조와 소현세자의 이해할 수 없는 알력과 뒤주에 가둬 사도세자를 죽인 영조의 심리까지 참으로 다사다난한 기록들이 흥미롭다.

방대한 분량의 기록인 '조선왕조실록'은 우리민족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기록유산이다.

일반인이 보기에는 매우 어려운 이 책을 오랫동안 연구하고 해석한 책들을 여러버전으로 봤고 역사란

해석이 다양하기에 최근에도 인기강사가 법정시비에 휘말리는 일이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자신의 해석을 강요하거나 주장한다기 보다는 여러 시각으로 해석을 도와주는 참고서같은 느낌이 강하다.


 


'광인효현 숙경영정~~'에 등장하는 왕들중 저자의 말처럼 가장 존재감이 약한 왕이 바로 현종이다.

광해군이야 폭군이라는 이미지로 모르는 사람이 없고 인조는 청나라에 무릎을 꿇고 아들의 죽음에 뭔가 비밀이 있는 왕으로 효종의 북벌을 추진했던 왕으로 기억되지만 현종은 무얼했던가 기억해보면 떠오르는 것이 별로 없다.

그 원인이 건강이 좋지 않아서라고 하지만 유약한 몸때문인지 신하들에게도 그다지 권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 같다. 다만 뒤를 이은 외아들 숙종을 낳은 공이 지대했다고 할까.


 


연산군에 이어 조선의 폭군으로 유명한 '광해군'의 평가는 저자의 말처럼 재해석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버지 선조의 무능을 뛰어넘어 전장에서 카리스마를 발휘했던 그가 왕위를 위해 핏줄을 제거하고 그 과오를 평생 짊어지고 가야했던 아픔이 있지만 그의 외교적인 능력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도 사드로 인해 광분한 중국의 어이없는 휘둘림에 농락당하고 있지만 과거 중국의 온갖 행태에 그저 고개만 숙이고 속국임을 인정한 왕들보다 그래도 나은 편은 아니었을까.


 

 


세종에 이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왕 정조는 후일 발견된 비밀편지에 의해 다혈질이며 화를 참지 못한 왕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가 이룬 업적은 결국 그가 자신의 건강을 헤칠만큼 열정적이었고 조선의 르네상스를 이룬 왕임을 부인할 수 없다. 다만 그의 사후 외척세력의 분탕질로 조선이 서서히 침몰하게 된 것은 큰 아쉬움이 아닐 수 없다.

조선에 제일 찌질이 왕으로 기억되는 선조와 인조말고 세종이나 정종과 같은 왕들이 좀 더 나왔다면 조선의 역사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조선의 왕들을 불러내어 질문을 할 수 있다면 꼭 묻고 싶어진다.

'왕으로 산다는 것'이 행복했는지. 아마 많은 왕들이 아니었다고 대답하지 않았을까. 누군가는 좀 더 이루지 못한 아쉬움 때문에 혹은 뒤돌아보니 너무나 많은 실책때문에 자책하지 않았을까.

힘없는 백성들은 그저 그 시대 왕들이나 잘 만나야 그나마 심간이 편했을텐데 조선의 많은 백성들은 가난과 전쟁과 기아로 힘든 삶을 연명했다. 역사는 반복되고 거울 같은 것.

지금 우리는 제대로 된 리더를 만나 행복한지 묻게 된다. 이 땅에 제대로 된 리더가 와야 백성이 편한해지는 것은 과거와 다르지 않아 역사의 무서움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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