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술과 차가 있는 중국 인문 기행 중국 인문 기행 1
송재소 지음 / 창비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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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나왔을 때 읽었던 책이고, 2권을 읽은 김에 재독하게 됐다.

2권이 의흥과 소흥 두 곳만 집중적으로 여행한데 비해 1권은 강서성의 구강과, 남창, 경덕진, 안휘성과 강소성의 남경 등 여러 지역을 소개한다.

1권에 비해 집중도가 다소 떨어지긴 하나 재밌게 잘 읽었다.

특히 그 지역의 유명 술과 차에 대한 소개가 흥미롭다.

술에 대한 이야기는 어찌나 정성스럽고 맛깔난지 인간의 취향에 대해 잠시 생각해 봤다.

한시 소개가 참 좋긴 한데 지식이 부족해 즐기지 못해 무척 아쉽고, 사진의 화질도 떨어지는 편이라 여행서로서는 아쉬운 부분이다.

그렇지만 편안하게 중국 유명 경승지의 역사적 유래와 풍경을 잘 설명해 450여 페이지의 책이 지루하지 않다.

또 저자가 얼마나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사랑하는지 절절히 느껴진다.

항상 느끼는 바지만 중국은 정말 거대하고 유구한 역사를 가진 놀라운 나라다.

책에 소개된 산이나 왕릉, 원림, 탑 등의 규모가 놀랍다.

무엇보다 책에 나온 바대로 안휘성의 비취곡이 설악산 계곡보다 나을 게 없을지라도, 유우석이나 왕유 같은 위대한 옛 시인들의 이야기가 얽혀 있으니 그 의미가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


소개된 유우석의 <누실명>이라는 시가 인상적이다.

"산은 높기만 해서 유명한 것이 아니고 신선이 살면 명산이요, 물이 깊기만 해서 신령스러운 것이 아니고 용이 살면 신령하다"

경승지의 인문학적 요소가 왜 중요한지 보여주는 문구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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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사진으로 보는 중국 기행 - 세계 인문 기행 세계인문기행 1
진순신 지음, 정태원 옮김 / 예담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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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같은 저자가 쓴 이스탄불 편도 정말 유익했는데 이 책도 많은 정보를 준다.

역사 관련 서적을 많이 기술한 걸 보면, 타고난 이야기꾼인 듯 하다.

사진도 훌륭하고 내용도 알차고 무엇보다 물흐르듯 지루하지 않게 문장이 술술 읽힌다.

중국 인문 기행서를 좋아해 몇 권 읽어 봤지만 그 중에 최고다.

이미 절판됐고 도서관에서도 보존서고에서 빌렸다.

재출간 되어 널리 읽히면 좋겠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중국은 유교의 나라지만 책을 읽으면서 정말 다민족 국가임을 실감했다.

신강 위구르 지역의 이슬람 문화나 돈황 등의 불교와 중앙 아시아적 색채, 또 도교 문화 등이 신기하게 느껴진다.

여행 가서도 느낀 바지만 만리장성이나 황제의 능, 거대한 탑 등의 규모도 과연 대국답다.

이 거대한 문명에 함몰되지 않고 반만년 역사를 이어온 우리 민족이 오히려 놀랍다는 생각이 든다.


<의문점>

71p 

공자의 후손들이 연성공에 봉해졌는데 72대 연성공 공헌배와 건륭제의 딸이 결혼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저자의 설명대로 청의 황족이 한족과 혼인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텐데 신기해서 찾아보니 야사인 것 같다.

정사에는 실리지 않았고 공자의 후손이라는 이가 쓴 <공부내택질사>라는 책에 실린 게 원전인 모양이다.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우리 식으로 보자면 연려실기술에 실린 민담 같은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146p

유명한 향비묘가 카스 편에 소개된다.

다른 책에서도 논란 여부를 접한 바 있다.

정사에 실려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위와 같은 민담에 불과한 것 같다.

유사한 인물이 용비인데 향비묘에는 그녀가 29세에 황태후의 명으로 자살한 것으로 되어 있으나, 정사에는 58세에 병으로 사망했고 신강이 아닌, 건륭제 후궁묘인 유릉비원침에 매장됐다고 한다.

마치 순치제의 모후인 효장문황후가 시동생인 예친왕 도르곤과 결혼했다는 야사와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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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읽는 현대미술
마이클 윌슨 지음, 임산.조주현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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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까지는 어떻게 감상을 좀 해보겠는데, 동시대 미술은 정말 어렵다.

설치미술을 보면 도대체 작가가 뭘 말하고자 하는지 전혀 감이 안 잡힌다.

해설을 읽으면 더 어렵다.

좋게 말하면 철학적이고 솔직히 말해서 사변적이기 그지없는 말장난으로 느껴진다.

책에 소개된 동시대 미술가들의 작품을 보면서, 19세기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식사>가 샬롱전에 등장했을 때 관객과 심사위원들의 충격이 얼마나 컸을지 진심으로 이해가 될 지경이다.

미술은 역시 시대를 선도해 나가는 창의적인 예술인가 싶다.

비디오 아트나 개념미술, 아르테포베라, 행위예술 등은 정말 거의 공감을 못하겠고 그래도 구상회화는 강렬한 색감 때문인지 마음에 울림이 있다.

유명한 피터 도히그나 이 책에서 알게 된 앨런 알트페스트, 카이 알트호프, 미카엘 보레만스 등의 구상회화가 인상적이었다.

아이 웨이웨이나 올라퍼 앨리아슨 등의 설치미술은 규모와 독특함 때문인지 기억에 남는다.

작가와 작품에 대한 해석은 너무 추상적이라 사실 공감하기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200여 명에 달하는 현대 미술가들을 소개시켜 준 책에 대해서는 만족한다.

도판도 훌륭하고 많은 최근 미술 동향을 이해할 만큼 많은 작품들이 등장해 도움이 됐다.

미국이나 기껏해야 영국 미술가 일색일 줄 알았는데 의외로 다양한 지역의 작가들이 등장하고 흑인과 아시아인, 여성 미술가들도 많아 다채로움에 놀랬다.

지구촌 시대라는 게 실감난다.


<인상깊은 구절>

192p

"신의 사랑을 위하여"는 그가 조력가로서의 기업가적 예술가의 숙련함을 지녔다는 점과 자기 나름의 창의적 매체를 부 증식의 수단으로 삼았다는 점을 명확하게 증명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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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기억력 천재가 된 남자 - 전 세계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든 기억의 위대한 힘
조슈아 포어 지음, 류현 옮김 / 갤리온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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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제목과는 달리 꽤 지루하고 기억력에 대한 특별한 방법이 제시되지 않아 실망스럽다.

서양에는 기억력 대회가 있어 마치 스포츠처럼 훈련을 한 선수가 출전해 등수를 가리는 모양이다.

유일하게 소개된 방법이 바로 기억의 궁전인데 다른 책에서도 읽었지만 실제적으로 도움이 안 됐다.

잘 아는 장소에 기억해야 할 것들을 대입시키라고 하는데, 나는 그런 공간적 이미지가 쉽게 떠오르지 않고 익숙한 장소를 기억하는 것부터가 너무 어렵다.

내가 길치이고 공간 감각이 부족한 탓도 있을 것 같다.

내가 최근에 기억하고 싶어하는 것은 왕위계승도다.

역사책을 읽을 때 거의 대부분이 왕조사이기 때문에 왕위계승 관계를 확실히 알면 인물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서양사는 일부러 외우지 않으면 그 인물이 어느 시대 사람인지 전왕과는 어떤 관계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위키를 참조해 꼭 확인을 한다.

그런데 정말 안 외워진다.

배경지식을 모르기 때문에 무조건 외우기가 참 힘들다.

특히 서양은 고유명사가 아니라 같은 이름이 너무 많이 반복되어 정말 헷갈린다.

그나마 역사적으로 약간의 수식어가 붙은 왕은 구별하기가 좀 낫다.

이를테면 스코틀랜드를 정벌한 에드워드 1세는 장신왕, 부르고뉴의 마리 1세 아버지는 용맹공 샤를 1세, 그 아버지는 선량공 필리프 3세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데 그 위의 필리프 2세도 용담공이고 아들인 장 1세도 용맹공으로 번역된다.

원어는 다른데 번역은 같으니 구분하기가 참 힘들다.

또 장1세와 필리프 2세 등은 프랑스 왕도 있기 때문에 항상 헷갈린다.

책에 나온 방식처럼 이미지로 만들어 외우는 것은 시간도 많이 걸리고 익숙하지가 않아 책에 나올 때마다 찾아보면서 반복해서 눈에 익히고 있다.

그런데 내 경우를 비춰 보면, 시간을 두고 다른 책에서 여러 번 보면 기억에 오래 남게 된다.

같은 책을 반복적으로 읽으면 지루해지는데 며칠의 시간을 두고 다른 책에서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면 그 때는 각인이 되는 것 같다.

기억관련 책에서는 이를 교차반복이라 하는 듯 하다.

프랑스의 왕 필리프 4세를 외울 때도 도대체 이 왕이 누구인지 앞뒤의 계승자는 어떻게 되는지 헷갈렸는데 어떤 역사 다큐에서 그가 템플 기사단을 해체하고 아비뇽 유수를 단행한 사람임을 드라마 형식으로 보고 나니 그 다음부터는 안 헷갈리게 됐다.

또 필리프 4세는 아들 셋이 왕위에 오르고 딸은 에드워드 2세에게 시집가 낳은 아들이 에드워드 3세이니 자녀들이 넷이 모두 왕위에 올라 필리프 4세다, 이런 식으로 외우고 있다.

어쨌든 반복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한 번에 잘 외우고 싶어 이 책을 읽게 됐는데 실제적인 도움은 되지 않아 아쉽다.

다만 자동화 단계에 진입하게 되면 플루토 상태가 되어 더이상 실력이 늘지 않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인지 단계에 머무르면서 목표를 설정해 좀더 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말은 도움이 됐다.

또 잘하는 것은 여러 번 반복해 봤자 실력 향상에 도움이 안 되고 결과 평가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습해야 한다는 말도 공감이 간다.

유튜브에서 강용석 변호사가 나와 사시 합격 비결이라고 강의를 할 때 비슷한 말이 있었다.

맞은 문제는 다시 볼 필요가 없다, 애매한데 맞은 것도 안 봐도 된다, 어차피 시험보면 애매하지만 정답을 맞추게 되어 있다, 다만 복습할 때는 틀린 부분만 다시 풀어라, 그러면 시간을 절약하고 모르는 부분을 확실히 알게 된다고 했다.

미국 의사가 쓴 책 중에도 피드백의 중요성에 대해 나온다.

응급의학과 의사는 병동 의사에 비해 진단률을 높이기 어려운데 이는 병동으로 올려 보내고 나서 경과관찰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책에도 비슷한 얘기가 나온다.

유방암을 진단할 때 방사선사는 사진만 찍을 뿐이라 오래 일해도 진단하기가 어려운데 유방암을 수술하는 의사는 병의 경과에 대해 피드백을 받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실력이 높아진다고 했다.

수련받을 때는 피드백 받기가 쉬운데 막상 일선에 나가게 되면 대부분 follow up 이 loss 되기 때문에 참 어려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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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세 도시 기행 - 송대의 도시와 도시 생활
이하라 히로시 지음, 조관희 옮김 / 학고방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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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 도시에 대한 디테일한 이야기.

분량이 작고 번역이 매끄러워 금방 읽었다. 

당나라 때는 도시를 방벽으로 구획하여 자기가 속한 방에서만 거주하게 했는데, 송나라로 넘어오면서 도시가 상업화 되고 벽이 무너져 교역이 자유로워지고 서민 문화 에너지가 넘치게 된다.

성벽도 놀라운데 방벽이라니, 당나라 역사를 읽을 때마다 이 부분이 참 놀랍다.

성벽은 도시 방어를 위해 높게 두를 수도 있겠으나 성 안을 다시 방으로 나누고 거기에 또 벽을 치는 거주지 규제라니.

앞서 읽은 하버드 중국사에서도, 인민을 토지에 종속시켜 지배하는 균전제에서, 단순히 토지의 생산량에 따른 세금을 걷는 양세법으로 전환하면서 국가의 지배력이 약해졌다고 지적한다.

중세의 도시는 오늘날의 도시와 크게 다를 게 없을 만큼 매우 역동적인 근대성을 갖고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래에 옮겨적은 것처럼 국가에 의한 통제력이 상상 이상이었음을 잊지 않아야 할 듯 하다.

꼼꼼한 각주가 좋긴 한데, 책 내용과는 큰 상관없는 이야기들이라 다소 흐름에 방해가 된다.


<인상깊은 구절>

238p

송에서 명, 청으로 전해진 중국 사회에 엄중한 지배가 억누르고 있었다는 것은 의심할 바 없는 사실이다. 사람들이 가까이서 누렸던 생활의 이면에는 강한 지배력의 첨병이었던 관료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사람들의 마음 따뜻한 배려가 무심한 관료에 의해 산산이 부셔진 정황을 묘사한 소설도 많다. 극히 최근의 런던이나 파리로 여겨질 만큼 근대화된 도시 생활의 이면에 일관되게 나타나는 지배나 시대의 논리를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어느 시대건 서민의 에너지는 굉장한 것이다. 하지만 빛나기만 할 뿐인 서민의 에너지에 눈을 빼앗겨 중국 사회에 서구적인 의미에서의 근대적인 것이 일찍부터 있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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