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카의 세계를 알다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7
기무라 히데오.다카노 준 지음, 남지연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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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얇은 책이라 잉카 문명 전반에 대한 내용으로는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어쩌면 알려진 사실이 너무 적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일지도 모르겠다.

나무위키에 실린 내용과 매우 겹치는데 설마 일본에서 나무위키 한국어를 보고 베꼈을 리는 없고 이 정도가 잉카에 대해 알려진 사실의 대부분인지, 아니면 출처 표시 없이 이 책을 참조한 것인지 궁금하다.

요즘처럼 검색이 손쉬운 시대에는 글을 쓸 때 반드시 출처 표시를 해야 함을 새삼 느낀다.

문고판인데도 컬러 사진이 여러 장 실려 있어 보는 즐거움이 있다.

잉카라고 하면 아주 먼 옛날 고대 문명 같은데 15~16세기에 존재했던, 우리나라로 치면 조선시대 국가라는 게 놀랍다.

이렇게 가까운 시대에 있었는 거대한 제국이 글자도 없고 철기가 아닌 석기 문명을 유지했다니.

책에서도 정교하게 다듬어진 석조 건축물의 놀라움을 여러 차례 언급한다.

그 기술과 솜씨가 놀랍긴 한데 철기 문명으로 진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더욱 놀랍다.

<총균쇠>에서 언급한 바대로 역시 문명의 전파가 중요한 것 같다.

유라시아가 균질하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횡으로 넓어 전파 속도가 빨랐던 반면, 아프리카나 아메리카는 세로로 길고 말라리아나 열대 우림 등의 자연적 제약 때문에 고립되어 있었던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한다.

인신공양에 대한 언급이 없어 아쉽다.

한반도에도 원삼국시대에는 순장 제도가 있었으나 유교와 불교 도입 후 사라졌다고 하니 인신공양 관행도 문명의 발전 지표가 되는지 궁금하다.

잉카 문명에 대한 맛보기 느낌이라 아무대로 보다 자세한 책읽기가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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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살림하는 남자들 - 조선 시대 남자들의 집안 살림 이야기
정창권 지음 / 돌베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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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도 신선하고 책표지도 산뜻한데 내용은 너무 평범해서 기대치에는 못 미친다.

독자에게 지적 만족감을 주는 밀도있는 글을 쓴다는 건 참 어려운 일 같다.

널리 알려진 미암일기나 묵재일기 등 조선 사대부들이 남긴 일기류 등을 바탕으로 쓴 글이다.

조선시대 일기는 감정을 토로하는 오늘날의 일기 개념이 아니라 하루 일과를 기록하는 일지 느낌이라 당시 생활상을 잘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신 문학적인 기쁨이 적어 솔직히 아주 지루하다.

몇 날 몇 일 날씨 어땠고 오늘 무슨 일을 했다, 이런 식이다.

감정 표현을 절제하고 도덕군자를 이상향으로 삼았던 시대라 그런지 개인의 소회를 밝히는 사적 글이 적다는 게 참 아쉽다.

이것도 한 사회의 특징으로 봐야 할 것 같다.

저자의 말대로 조선시대 사대부가는 노비까지 포함해 50~100여 명의 사람들을 거느리고 집안을 운영하는 일종의 중소 기업과도 같았기 때문에 당연히 살림을 아내에게만 맡겨 둘 수 없었을 것이다.

양반의 가치가 떨어져 양반이라고 하면 남산 밑의 딸깍바리 고지식한 선비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지만, 조선 중기까지만 해도 양반은 서양의 귀족 계층처럼 일반인과 구별되는 상류층이었던 듯하다.

모든 것을 직접 생산해야 하는 자급자족 시대였던 만큼 양반들은 집안 살림을 총괄하여 재산을 증식하고 자식을 교육시키며 봉제사 접빈객을 통해 사교 활동을 이어갔다.

관료로 나가는 시절은 일종의 비정규직 기간이었고 물러나면 바로 농사와 양잠 등 집안 경제 활동에 전념했다고 한다.

특히 요리의 경우 궁에서는 수라간 궁녀라는 일반적 이미지와 달리 숙수라는 남자 요리사가 담당했다.

중국 요리도 팬을 들고 볶는 등 힘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남자들이 맡는다는 얘길 들었다.

지금 유명 요리사도 대부분 남자들이다.

아마도 직업으로서의 요리는 바깥일이기 때문에 요리 자체가 여자의 영역이라기 보다는 집안에서 식구들 밥을 먹이는 일을 여자가 담당하는 것 같다.

결국 남녀 성별 분업이 확실한 셈이니 조선시대 남자들이 살림을 했다고 넓게 주장하기는 좀 어렵지 않을까 싶다.

자급자족 사회였기 때문에 관직에 나가지 않을 때는 직접 집안 경영을 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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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기억이다 - 공공기념물로 본 서양 도시의 역사와 문화
도시사학회 기획, 권형진 외 지음 / 서해문집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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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두꺼운 책을 읽었다.

주석은 제외하고 본문만 450 페이지에 달해서 중간에 동력을 잃어버리고 한참을 묵혀 두다가 내일이 반납일이라 급하게 읽었다.
여러 명의 학자들이 유럽의 공공기념물에 대한 역사적 의의를 분석한 책인데 크게 어렵지는 않지만 약간 지루하다.
워낙 많은 내용이라 하나의 주제로 수렴되지는 않으나 히틀러의 과대망상이 만든 위대한 게르마니아 건설 의욕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공산주의는 파시즘을 극도로 싫어하고 대표적인 두 국가인 소련과 독일이 엄청난 인명 피해를 내면서 전쟁을 벌이기까지 했으나 결국은 두 집단이 모두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국가 혹은 독재자의 위대함을 찬양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것 같다.

문화 예술인의 동상이 여러 개 건립된 프랑스의 사례가 인상적이다.

역시 문화강국인가 싶다.

한국 사회가 여전히 국론이 분열되어 좌우 대립이 극심한 걸 생각해 보면 공동체 모두가 인정하는 존경받는 예술인들의 동상 건립이 과연 가능할까 의문이 든다.

주제는 공공기념물이지만 유럽 시민사회의 형성과 역사에 대해 살펴 본 좋은 독서 시간이었다.

좋은 내용에 비해 평범한 제목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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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시대, 진실과 반전의 역사 - 유물과 유적으로 매 순간 다시 쓰는 다이나믹 한국 고대사 서가명강 시리즈 12
권오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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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디자인은 참 예쁜데 내용은 너무 평범해서 꾸벅꾸벅 졸면서 읽었다.

지적 즐거움을 확 주는 신선한 내용이 없어 아쉽다.

문헌 기록도 중요하지만 답은 유물이 발굴되는 현장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고고학이 역사에서도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특히 문헌 기록이 부족한 고대사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책이다.

유사역사학이 다른 시대도 아닌 유독 고대사에 많은 이유도, 문헌 기록이 매우 적기 때문에 고고학적 성과를 무시한 채 자기들끼리 상상의 나래를 펴기 때문일 것이다.

고고학적 발굴이야 말로 역사학자를 대중역사가들과 구별짓는 특징이 될 듯하다.

미륵사지 서탑에서 발견된 사리봉안기에서 사택왕후의 존재가 드러난 것처럼 고대사 연구의 중심이 유물 유적 발굴 위주로 바뀐다면 보다 실제적이고 입체적인 역사가 그려질 것 같다.

이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아무리 한국사 연구라 해도 한반도에만 국한될 것이 아니라 대외 교류의 영역을 해외로 넓히면 보다 풍성한 한국사를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직접 몽골과 발해 유적을 발굴하는 걸 보면 확실히 저자는 발로 뛰는 학자 같다.

참고자료를 보니 박물관 도록들이 많이 나온다.

인상깊게 봤던 가야나 카자흐스탄 등의 유물 성과들을 담은 책들이라 기회가 되면 꼭 다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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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중국: 중국 사회문화의 원형
페이샤오퉁 지음, 장영석 옮김 / 비봉출판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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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도에 발간된 책인데 독음도 달지 않은 한자어라니.

아무리 한자를 많이 써도 괄호 안에 독음은 달아주던데 정말 거의 다 한자어 그대로 씌여 있어 네이버 한자 사전 찾아가면서 읽느라 힘들었다.

아는 글자 같은데 바로 생각이 안 나서 더 답답했다.

그 점만 뺀다면 정말 흥미롭고 분석력이 뛰어난 책이라 행복한 독서 시간이었다.

저자의 전작인 <중국의 신사계급>과 연결되는 책이다.

간단히 말해 서구의 개인주의, 자본주의 사회와 중국의 향토사회 더 정확히는 가부장적이고 전체적의, 집단주의적 농본사회는 어떻게 다른가에 대한 고찰이다.

나는 항상 왜 과거에는 잘 나갔던 동양이 근대화에 실패하고 서구가 주도하는 세상으로 바뀌었는지에 대해 확실한 답을 얻지 못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근본적으로 동양 사회가 어떻게 서구와 다른가에 대한 분명한 기준을 알게 된 기분이다.

서구도 처음에는 중국처럼 농본사회였을까?

어느 순간에 그들은 개인주의, 자본주의로 발달했고 동아시아 사회는 여전히 집단이 중시되는 정적인 향촌사회로 남아 있었던 것일까?

이 사회의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유가의 인륜이라는 도덕규범이었고 이것은 신분에 따른 차등적 질서로 나타난다.

장유유서, 남존여비 등의 차등적 질서가 농사를 짓는 작은 마을의 안정을 유지했고 지난 책에서 설명했던 신사 계급, 즉 전현직 관리층이 국가와 마을 공동체의 교량 역할을 한 셈이다.

국가라는 거대한 범위 안에 속해 있으면서도 마을 공동체의 자치적인 조직이 굴러 갔던 것은 이 신사 계급이라는 마을 지도층이 있었던 덕분이기도 한데, 중요한 것은 서구와는 달리 이들이 국가에 대항하는 존재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조선시대 양반 계층처럼 국가에 의해 향촌 사회에서 특권을 인정받는 대신 (오히려 이들은 특권 유지를 위해 국가의 보호가 필수적이었다) 지역민들을 잘 통제하는 역할을 했다.

중국이나 한반도의 국가가 서양처럼 봉건제로 흩어지지 않고 오래 전부터 중앙집권화를 이룩했던 비결이 있었던 셈이다.

여지껏 읽었던 역사책과는 다른, 실제적인 현장 분석을 통한 저자의 역사적 식견이 참으로 탁월하고 너무나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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