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유럽 역사산책 - 초승달과 쌍두 독수리
이기성 지음 / 북랩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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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이라고 하면 그냥 복잡한 동네, 코소보 사태, 이 정도가 아는 상식의 전부였는데 김철민 교수가 쓴 발칸 반도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 관심이 생겼고 역사의 중심이 되는 서유럽과는 상당히 다른 개성적인 곳임을 알게 됐다.

잘 모르는 곳이라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가벼운 여행기를 택했는데 생각보다 발칸 반도의 역사와 더불어 터키까지 알차게 정리해 준다.

저자가 발칸의 역사에 대해 꽤 많이 공부를 한 듯 하다.

가벼운 여행기와 발칸 역사가 비교적 고르게 잘 어우러진 책이다.

다소 아쉬웠던 점.

자세한 불가리아 역사 서술은 좋은데 불가리아 사람들이 터키를 싫어하고 러시아에 우호적인 것에 대해 균형 감각이 부족하다고 가볍게 평하는 것은 좀 이상하다.

마치 외국인이, 한국인은 오랜 지배를 당한 중국에는 우호적이면서 겨우 36년 식민 통치를 받은 일본에 대해서는 매우 적대적인 것이 이치에 맞지 않다고 가볍게 서술하는 것 같다.

이웃 나라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가질 때는 오랜 역사적 근원이 있다고 생각하는 게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인상깊은 구절>

91p

점령한 보스니아의 가톨릭 프란체스코회 수도원과 수도사들에게 허락한 이 칙령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특히 다른 종교에 대한 관용을 선포한, 당시로서는 보기 드문 사례였다.

"나 정복자 술탄 칸은 만방에 다음과 같이 선포하노라. 보스니아의 프란체스코회는 술탄의 이 칙령으로 보호받을 것이다. 아무도 그들과 그들의 교회에 해를 가할 수 없다. 그들은 나의 영토 안에서 평화를 누릴 것이다. 어느 누구도 그들의 생명과 재산과 교회를 위험에 빠지게 할 수 없다. 땅과 하늘을 지으신 성스런 신의 이름으로 나의 검을 들어 이 칙령을 선포하노라."

211p

이렇게 역량 있는 국가나 민족은 특정 이데올로기로서의 종교에 매몰되지 않고,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행동한다. ... 물론 종교나 인종을 들먹이며 몰아가는 지도자들도 문제지만, 이들의 선동이 먹혀들어가는 사회의 내부 역량도 큰 문제라고 본다.


<오류>

305p

세르비아는 그나마 무라드 2세를 암살하는 기개라도 보였다.

->세르비아가 암살한 이는 무라드 1세로 무라드 2세의 증조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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