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대사 사료비판론
강종훈 지음 / 교육과학사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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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평이하게 쓰여져 잘 읽었다.

역사는 결국 사람사는 이야기라 그런지 아무리 복잡하고 어려워도 약간의 배경지식과 흥미가 있으면 금방 몰입할 수 있는 것 같다.

삼국사기의 기년을 3세기 정도 미뤄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을 다른 책에서 읽은 바 있어 이 책을 도서관에 신청하게 됐다.

엄격한 사료비판이라는 주제에 매우 공감했는데 다만 전연 시기에 백제가 요서를 공격했다는 기사를 사실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다.

<우리 시대의 한국고대사>에서 읽은 바에 따르면, 낙랑이 고구려의 공격으로 망한 후 요동으로 세력을 옮겼고 전연의 지배하에 있으면서 그 곳을 낙랑이라 칭했고 다시 그 유민이 요서 등지로 퍼졌는데, 백제가 낙랑태수라는 직위를 남조에서 받으면서 백제가 낙랑 유민을 통합하고 있다는 인상을 줬다고 했다.

그래서 양직공도에 낙랑이 등장한다.

다른 주장으로는 남조가 북조의 사정을 제대로 몰랐기 때문에 실제로 북조가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요서 땅에 마치 백제가 세력을 떨친 것처럼 서술했다고도 한다.

여러 정황으로 봤을 때 저자의 주장에는 공감이 잘 안 간다.

광개토대왕릉비의 신묘년 기사도 저자는 왜가 바다를 건너와 백제와 신라를 신민으로 삼았다는 것 자체는 비문 그대로 해석하는 게 타당하고, 다만 그 기사를 쓴 까닭은 광개토대왕이 할아버지 고국원왕의 원수를 갚기 위해 백제로 출정해 아신왕을 격파한 사건에 대한 명분으로 제시한 것이므로 고구려식 사고체계라 현실과 다를 수 있다고 본다.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누구의 눈으로 보느냐에 따라 당대의 자료도 얼마든지 다르게 구성될 수 있을 것 같다.

사료에 쓰여 있다고 해서 반드시 역사적 진실인 것은 아님을 새삼 느끼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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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7-07-09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읽고 있는 중인데 재미있습니다. 읽으면서 요서 경략에 대한 부분은 자꾸 갸웃거리게 만들기는 합니다. 요서경략설에 대한 의견은 유원재 교수의 견해가 더 설득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빼고는 만족스러운데(아직은 1부를 다 읽은 상태입니다만;;) 확실히 역사학이 사료비판이 가장 핵심임을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