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들여다보기 - 북유럽 복지국가 생생 리포트
이병문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기대했던 것 보다는 별로였다 나쁜 책은 아니고 읽어 볼 만 하다 북유럽 사회를 소개한 책이 워낙 없기 때문에 기대를 너무 많이 했던 게 문제였다 박노자씨의 노르웨이 소개책에 비하면 사회 분석력이 떨어지지만, 1년간 잠시 머물러 있다 쓴 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는 않다 경어체로 쓰여 있기 때문에 읽기도 편하다

신자유주의 물결 때문에 더욱 복지국가에 대한 기대치가 커지는 것 같다 무상의료, 무상교육, 노후연금, 육아휴직, 남녀평등 등 꿈같은 이야기가 많다 세금을 50%나 내야 하는 엄청난 부담감이 있긴 하지만, 내는 세금을 국민에게 복지 제도로써 돌려 준다면 기꺼이 낼 만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부에 대한 신뢰가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영어 사용률은 대단히 높다고 한다 워낙 인구가 적어 규모의 경제가 불가능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해외무역이 없으면 생존 자체가 불가능 하므로 영어는 필수라고 한다 노키아 회사 내에서는 아예 영어로만 업무를 진행한다고 한다 핀란드 대학 홍보 책자에는 핀란드 어를 전혀 못해도 학교 생활에 지장이 없다고까지 광고를 한다고 하니, 한국어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대한민국 사람들에게는 다소 낯설게 들릴 것이다 뉴스 외에 프로그램의 90%를 수입하고 더빙을 하는 대신 핀란드어 자막을 내보내기 때문에 국민들이 쉽게 영어에 익숙해진다고 한다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프렌즈를 공중파 방송에서 더빙없이 매일 본다고 해야 할까? 과연 대한민국에서 가능한 일인지 의심스럽다 어쨌든 이 영어 드라마는 평범한 아줌마 아저씨들의 회화 실력을 대단히 상승시킨다고 한다

세금이 많고 복지국가라고 해서 경제 성장률이 낮지 않음을 북유럽 국가들이 증명해 주고 있다는 통계 자료가 실렸다 무척 반가웠다 신자유주의의 물결 속에서 새롭게 지향해야 할 모델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핵심은 혁신에 있다고 한다 새롭게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 남기 힘들다는 위기 의식 아래 핀란드 기업들은 학교와 정부까지 합동하여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실제적인 기술 연구에 주력한다고 한다 특히 대학 교수 채용시 박사학위 보다는 실제로 기업에서 근무한 경력을 중요시 하고, 기업과 연계하여 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는 점은 신선하게 들린다 대학은 학문의 전당이고 아카데믹한 상아탑이라는 한국의 전통적인 관념과는 매우 다름을 알 수 있다 그러고 보면 핀란드가 적은 인구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세계적인 복지국가,부자국가가 된 것은 실용적인 사고방식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 일변도에서 벗어나, 또 프랑스나 독일 같은 서유럽 일변도에서 벗어나 다양한 국가들을 소개한 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다양성의 의미로 보자면 이 책도 좋은 안내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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