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메고 돌아본 일본역사
임용한 지음 / 혜안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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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임용한씨 글을 참 좋아하는지라, 홈페이지에서 답사기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얼른 구입해서 읽었다 올 가을에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열심히 읽게 됐다

사실 나는 3년 전 4박 5일 코스로 일본을 다녀온 적이 있다 여행 상품이 다 거기서 거기인지라 이 책에 나온 곳도 오사카를 제외하고는 전부 다녀왔다 그런데 그 때는 일본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가이드 설명에만 의존해야 했다 그나마 가이드가 있어서 망정이지, 그 설명도 없었더라면, 즉 배낭여행으로 혼자 떠났다면 눈에 비추는 일본의 풍경에 만족하고 왔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가이트 투어를 선호한다)

내 눈에 비친 일본은 굉장히 낯선 곳이었다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나는 일본이 우리와 매우 비슷할 것이라고 착각을 했었다 또 축소지향형이라는 편견 때문에 실제의 모습을 보고 더 놀랬던 것 같다 일본의 절은 우리와 매우 달랐다 우리나라 절이 산 속에 고즈넉 하게 위치한, 수도를 위한 곳처럼 보인 반면, 일본의 절은 굉장히 화려하고 규모가 매우 컸다 정말 일본이 축소지향형인지 굉장히 의심스러웠고, 내가 알고 있던 일본은 내 편견에 불과했던 게 아닌가 의심이 갔다. 특히 성 같은 곳은 한국의 산성들과는 다르게, 마치 유럽의 성처럼 굉장히 웅장했고 천수각은 보는 사람을 압도하는 힘이 있었다 확실히 무사들의 나라다웠다

일본 여행 후 일본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 관련 책들을 읽던 차에, 좋아하는 작가의 답사기가 나와 굉장히 반가웠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내가 무심코 지나쳤던 유적지들에 대해 꼼꼼하게 역사와 건축 구조 등을 설명해 준다. 역사학을 전공하신 분답게 단순한 감상 위주의 여행기는 아닌지라 실제 여행에 참고하려면 다소 무거운 경향이 있지만, 책을 읽고 간다면 2배는 더 즐거운 여행이 되리라 확신한다. 특히 일본의 성에 대한 설명은 매우 자세하다. 전공인 만큼 보는 눈도 남다름을 느꼈다 그 분의 다음 저서가 될 임진왜란 편이 더욱 기대되는 바다.

일본의 역사를 잘 모르기 때문에 지난 번 여행이 수박 겉핥기에 지나지 않았던 것 같다. 답사기를 읽으면서 헤이안 시대와 전국 시대, 그리고 에도 막부 등에 대한 기본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이 책의 장점을 꼽자면, (사실 저자의 장점이기도 한데) 현상만을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현상이 나오게 된 사회적 배경을 꼼꼼하게 짚어준다는 데 있다. 단순히 일본인의 국민성이 그렇다는 식으로 간단하게 넘어가지 않는다 또 그런 배경을 알기 위해 역사학자들의 가르침이 필요한 게 아닌가 싶다. 무책임하게 한국인은 맞아야 정신을 차린다던지, 일본인은 원래 깨끗하고 부지런하다든지, 몇 대째 걸쳐 가업을 이을 정도로 장인 정신이 뛰어난 사람이라든지 이런 식의 무비판적인 찬양이라던가, 아니면 반대로 일본 얘기만 나오면 군국주의의 화신이라는 식으로 매도하는 것도 참 부담스럽다 그런데 저자는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에 숨겨진 사회적 배경을 짚어줌으로써 근본적으로 모든 인간은 보편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 준다 결국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남의 지배를 받아야 할 만큼 열등한 민족도 없고 반대로 남을 지배할 만큼 위대한 민족도 없다는 얘기다

일본에 대한 경계심이 워낙 높아서인지, 일본의 군국주의적 특성에 대한 비판은 매우 조심스러운 경향이 있다 신사에 대한 설명은, 매우 유용했다 일본인들 입장에서 보면 전쟁으로 희생된 사람들의 넋을 위로하는 우리 식으로 하자면 국립묘지 격이 바로 신사라고 한다. 한 발 더 나아가 전쟁을 일으킨 전범까지도 받들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지만 어쨌든 죽은 이를 신으로 모시는 일본 특유의 무속 신앙이 들어 있는 독특한 곳이 바로 신사라는 것을 알게 됐다

책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여행 경로를 표시한 지도가 없다는 점과 칼라 사진이 몇 장 첨부됐으면 좋겠다는 점이다 400페이지를 넘기 때문에 이미 15000원이라는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흑백 사진만 실려 있어 아쉬웠다 다시 한 번 꼼꼼하게 읽은 후 가을에는 제대로 일본 여행을 다녀올 생각이다 좋은 책이 홍보 부족으로 묻히는 것 같아 참 안타깝다 혹시 일본 여행을 하실 계획이 있는 분이라면 강력 추천하는 바다 단 다소 수준있는 글이라 한번에 죽 읽히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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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2006-08-15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작보다는 다소 재미가 떨어지지만, 읽은 보람은 있습니다
이런 책들 홍보 좀 많이 하면 좋을텐데 늘 아쉬워요

비로그인 2006-09-20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혜안에서 나온책이니 신뢰갑니다. 혜안이 일본역사전문출판사죠. 저도 서점에서 살펴보고 만족해서 다음달에 살려고 하는데 님의 리뷰에 별이 3개라 의아했는데 평은 좋군요.아마 칼라사진이 있으면 책값이 올라서 흑백으로 했겠죠. 분량에 비하면 값은 보통 학술서정도네요.